경주시 직영 청소년수련시설 ‘경주 화랑마을’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운영을 재개했다. 이에 따라 육부촌과 야영장은 지난 18일부터 화랑마을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이 재개됐다. 다만 방역방침에 따라 수용인원의 50% 이내에서만 예약을 받고, 4월 이후 이용예약은 3월 1일부터 가능하다. 또 다음 달부터 매주 토..
경주시가 22일부터 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2021 시민과의 대화’ 일정에 들어간다. 시는 코로나 위기 속 ‘다함께 심기일전’이라는 슬로건으로 22일 외동읍과 양남면을 시작으로 3월 11일까지 ‘시민과의 대화’를 실시한다.이번 행사에는 주낙영 시장이 23개 읍·면·동을 직접 방문해 시민들에게 올해 시정방향을 ..
경주시는 어르신들의 여가활동을 돕고 경제활동 기회를 제공해 활기찬 에너지를 불어 넣기 위해 ‘우리동네 환경지킴이’사업을 실시한다.시는 22일부터 3월 5일까지 거주지 읍면동행정복지센터에서 만65세 이상 80세 미만의 신체 건강한 어르신 345명을 모집한다.이 사업을 통해 환경미화원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골목길 내 ..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오는 3월 4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울산·포항·경주 간 연계 관광 발전을 모색하는 ‘해돋이역사기행 관광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은 울산광역시, 포항시, 경주시가 주최하고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주관한다.이번 포럼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으로 선정된 ‘해돋이역사기행’ ..
경주시 황성동과 현곡면 라원리·금장리를 잇는 황금대교가 사업 추진 5년 만에 내달 첫 삽을 뜬다.경주시는 3월 중순 황금대교 착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황금대교는 금장교, 동대교, 서천교, 나정교에 이어 도심권에서 형산강을 횡단하는 5번째 대형 교량이다. 지난 2016년부터 사업구상이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만 5년..
경주시 천군동 종합자원화단지 일대에 조성된 ‘경주 보문카라반파크’가 오는 3월 8일 정식 개장한다.위탁 운영자로 선정된 ㈜유니레저는 정식 개장 전인 지난 20일부터 시설점검과 홍보를 위해 카라반 시범운영에 들어갔다.경주 보문카라반파크에는 4·6·8인용으로 다양하게 구성된 풀옵션 카라반 16대와 개별 바비큐장,..
경주시 최초 공공 아이스링크인 ‘경주시 야외 스케이트장·민속 썰매장’이 시민들의 큰 호응 속에 지난 14일 성황리에 폐장했다.시에 따르면 지난달 6일 개장 이후 이달 14일까지 야외 스케이트장과 민속썰매장을 이용한 사람이 총 1만8078명으로 하루 평균 약 500명, 주말 평균 800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또 이용..
경주시는 올해부터 달라지는 7개 분야 복지제도를 통해 복지도시 실현에 한 발짝 더 나아가기로 했다. 시는 한층 강화된 복지제도를 적극 홍보해 지원을 필요로 하는 시민들이 빠짐없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결실 인간의 감성과 정서는 대단히 신비스러운 영역이다. 형태를 가지고 있지는 않으나, 형상을 만들어 내고, 기억 속 사라진 추억을 화면 속에 재생시키고 생명을 불어넣는다. 운정 이옥희 / 010-3516-1564 / gsm0413@gmail.com 개인전 5회, 파리, 일본, 독일 등 국제교류전, 단체전, 초대전 210여회, 2020공공미술프로젝트 우리동네미술 ‘천년 이야기’ 참여 경상북도미술대전, 신라미술대전 초대작가, 경주여류작가회장 역임, 현 한국미술협회 회원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최근 발표한 ‘2020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에 따르면 경주시의 교통문화지수가 전년도에 비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문화지수는 시민들의 교통안전의식 수준을 평가해 지수화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전국 229개 기초지자체를 4개 그룹(인구 30만 이상·미만 시·군·구)으로 분류해 운전행태, 보행행태, 교통안전 등 3개 항목에 대한 지표를 평가하고 있다. 2020년 평가에서 경주시는 100점 만점에 ‘74.8점’을 받았다. 이는 인구 30만 미만 시 49개 지자체 중 32위, C등급으로 중하위권 수준이다. 교통문화지수 전국 평균 78.94점, 30만 미만 시 그룹 평균인 79.34점에는 크게 못 미쳤다. 경주시는 경북도내에서도 인구 30만 미만 8개 시 중에서도 7위를 기록하는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지난 3년간 경주시의 교통문화지수가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타 지자체의 개선 폭에 비해 경주시가 향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운전자들의 인식개선도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자의 기본인 ‘안전띠 착용률’ ‘운전 중 스마트기기 사용빈도’ ‘방향지시등 점등률’ 등 3개 항목이 낮게 나왔다. 그나마 횡단보도 정지선 준수율, 신호준수율, 이륜차 승차자 안전모 착용률, 음주운전 빈도, 규정 속도위반 빈도 등은 전년대비 개선돼 기대를 갖게 했다. 시민들의 보행행태를 평가하는 3개 항목 중 ‘횡단보도 신호 준수율’과 ‘횡단 중 스마트기기 사용률’은 전년보다 개선됐지만 ‘무단횡단 빈도’는 10명 중 4명이 무단횡단 하는 것으로 나타나 시민들의 교통안전 준수의식이 요구되고 있다. 안전한 교통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은 관계기관의 노력만으로는 되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 보행자들이 관련법규를 준수하고 남을 배려하는 의식이 중요하다. 교통사고는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큰 피해를 준다. 경주시의 교통안전지수나 교통문화지수가 항상 최하위로 나타나고 있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관계기관의 대책마련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인식개선이 필요한 때다.
정부가 이달 15일부터 28일까지 2주간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수도권은 2단계, 비수도권은 1.5단계로 낮춤에 따라 시민들의 자율방역이 더욱 중요하게 됐다. 경주지역은 정부의 방역 조치에 따라 1.5단계에 들어가 식당·카페,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등 다중이용시설 운영시간 제한 해제되는 등 영업활동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문을 닫았던 축구장, 야구장을 포함한 지역 주요 공공체육시설 56곳의 운영도 재개했다. 이에 따라 축구, 야구, 태권도 등 전지훈련 장소가 없어 경주를 찾지 못했던 팀들을 다시 유치할 수 있게 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체육동호인들도 공공 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한결 자유로운 야외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다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다시 높일 수 있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지난 17일 0시 현재 전국 코로나 확진자 수는 다시 600명을 넘어섰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가 또 다시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설 연휴 가족모임 등으로 인해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여서 앞으로 일주일이 코로나19 재확산의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경북교육청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코로나19 확진 학생 224명의 감염경로를 분석한 결과 가족감염이 134명으로 59.8%를 차지했다. 이는 사회활동이 활발한 4~50대 학부모의 감염이 가정 내로 전파된 것으로 학생들의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서는 학부모들의 철저한 예방수칙 준수가 중요하게 됐다. 특히 3월 초 각급학교들이 개학을 앞두고 있어 관계기관의 철저한 예방방역과 학부모들의 자율적인 방역 엄수가 요구된다. 지난 1년여 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반복되는 거리두기 강화조치로 자영업자들이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고 살길조차 막막해졌다. 방역을 강화하면 경제적 타격을 입고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이 반복되곤 했다. 이번 거리두기 1.5단계 완화는 모처럼 온 기회인만큼 시민들은 경각심을 갖고 자율방역을 엄수하는 실천이 요구된다. 특히 경제활동 과정에서 방역수칙 엄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적극적인 실천이 있어야 한다. 방역당국도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영업장에 대해서는 엄중히 처벌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 이번 거리두기 완화는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거리두기 완화 여부는 방역당국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역할에 달려 있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월성원전 1~4호기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오염과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차수막 파손에 따른 방사능 누출 사건으로 인해 경주가 연일 홍역을 앓고 있다.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검증 기관과 조사단을 통해서 확실하게 매듭을 지어야한다. 한수원이 작성한 문건에 보면 월성원전 부지에 설치된 27곳의 지하수 관측 우물에서 모두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높게 나왔다고 한다. 이쯤 되면 월성원전 부지 전체가 심각한 삼중수소에 오염되어 있지 않는지 정밀한 조사(원전 종사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가 필요하다. 또한 2016년 9월 12일 규모 5.8 경주지진 이후 지진 충격으로 인한 폐수지 저장탱크,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등 지하구조물들의 안전 점검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궁금하다. 삼중수소(三重水素) 또는 트리튬(tritium)은 수소의 동위원소이다. 삼중수소는 월성원전과 같은 중수로형 원전에서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방사성물질이다. 삼중수소는 장기적으로 노출될 때 백혈병이나 암을 유발하는 위험이 있다고 국제 논문 등에서 보고되고 있다. 더구나 방사선으로 인한 건강 피해는 성인에 비해 어린아이로 갈수록 더 민감하다. 삼중수소에 대해서 좀 더 살펴보면 대한민국 유일하게 경주에만 있는 월성1~4호기는 가압중수로(천연우라늄, 중수사용) 원전이라서 삼중수소(양성자 1개, 중성자 2개로 구성된 원자핵을 가진 방사성동위원소이다)가 다른 경수로(한빛, 한울, 고리) 원전보다 많게는 10배 이상 더 방출된다. 원자력발전소가 정상 가동 중이라도 삼중수소 등 방사성물질이 발생한다. 삼중수소는 핵분열 시에 발생하는 방사성물질로 주로 중수로 원전의 냉각재인 중수의 중수소에 핵분열 시 발생한 중성자가 결합해 삼중수소가 생성된다. 삼중수소는 크기가 매우 작고 이온을 띄지 않아 금속과 콘크리트 구조물을 통과한다. 그래서 월성원전에서는 삼중수소제거설비와 중수증기회수 계통 장치를 설치하여 삼중수소의 배출을 최대한 저감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효과는 장담할 수 없다. 월성원전 인접지역 주민 가운데 일부는 소변검사에서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되었다는 ‘경주시월성원전·방폐장 민간환경감시기구’의 발표(2015년)가 있었다. 매년 경북대학교 방사선과학연구소가 ‘월성원전 주변 환경방사능 조사결과’를 지역 주민들에게 설명을 하고 발표를 하는데 “월성원전 주변 환경방사능 조사, 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볼 때 월성원전의 가동에 의한 부지외부의 방사선환경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방사성물질의 배출을 저감할 수 있는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문제는 월성원전 부지외부가 아니라 부지내부에 대한 방사성물질의 배출을 저감할 수 있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럼 어떻게 월성원전 삼중수소 방사능 누출 오염 문제를 해결할까? 첫째, 원자력 안전성을 확보하고 관리, 감독, 규제해야 할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금까지 전문성 부족과 위원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로 월성원전 부지 내 삼중수소 방사능 오염 문제가 불거진 만큼 원자력안전위원회 주도의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단은 국민적 신뢰를 얻기 어려운 만큼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사단은 백지화 되어야한다. 둘째, 경주시 차원에서 꾸린 ‘월성원전 삼중수소 관리 안전성 확보를 위한 민관합동조사단’은 별로 실익도 없고, 권한도 없고, 책임도 별로 없는 형식적인 조사단이 될 확률이 많은 만큼 조사단을 해체하는 것이 좋다. ‘경주시월성원전·방폐장 민간환경감시기구’ 주도로 감시기구(8명), 시의원(2명), 경주시 공무원(1명), 시민단체(3명), 전문가(6명), 주민대표(5명) 등 25명으로 조사단이 구성되었다. 지역의 환경단체와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은 조사단 구성이 절대적으로 친원전 인사들이고, 조사단에 규제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경주시가 주도하는 조사단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경주시장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좌우 이념과 정치적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경주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지역의 환경단체와 소통해서 이번 기회에 월성원전의 삼중수소 문제를 확실하게 뿌리 뽑아야한다. 셋째, 탈핵단체로 구성된 에너지전환포럼이 제안한 “국가 차원에서 국무총리실이나 국무조정실에서 조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지금 정부는 탈원전 정부요, 에너지전환정책으로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경주시민들이 동의하지 않는다. 최근 지역의 화백신문이 창간 1주년 기념으로 조사한 경주시민들의 ‘월성1호기 폐쇄 결정’에 대해 64.7%가 잘못 된 결정이라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월성원전 부지 내 삼중수소 검출 및 방사능 오염 문제 진상 조사단 구성’은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조사단을 구성하지 말고 국회차원에서 조사하는 것이 맞다.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 힘 국회의원들이 월성원전에 방문해서 월성원전 본부장의 해명성 자료에 의존하지 말고 하루 빨리 국회차원에서 국정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 경주시민들은 가치관과 이념에 다른 찬핵, 반핵, 탈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설계 수명이 다할 때까지 안전한 핵발전소 운영이 더 중요하다.
신축년 설날, 서울에서 차례를 지내고 아내와 딸 나, 셋이서 음복을 마치고 노트북을 열어 복과 글을 짓는다. 복은 받기 전에 먼저 짓고 나누는 것임을 새삼 다시 다짐하며 모든 가족이 모이지 못하고 보냄도 복이라 생각하며 마음 깊은 곳에서 고마움을 불러낸다. ‘5’라는 숫자가 이렇게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 코로나19의 엄중함에서 보낸 서울 명절에 뼈까지 때리는 울림으로 다가온다. 경주 본가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와 지난해 3월에 돌아가셔서 선산에 계신 아버지 두 분을 남매 모두가 모여 함께 모시지 못하는 설이 낯설다. 설 전 주에 우리 식구는 어머니·아버지를 뵙고 왔고 설에는 막내 가족이, 그 다음 주는 바로 밑 동생 가족이, 이어서 여동생이... 순번을 지어 주마다 경주를 찾는 계획이다. ‘오(5?) 마이 갓’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코로나19가 ‘5’ 이상을 넘지 못하게 한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에 가족을 한 번에 못 모이게 한다. 우리 남매가 경주집에 한 번에 모여 어머니 모시고 웃고, 아버지를 찾아뵙고 절할 모월모일모시가 하루라도 빨리 오길 간절히 바란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첫 번째로 맞이하는 설이다. 돌아가신 날이 속한 3월과 한 달 열흘 정도 앞서 온 설이 특별하다. 매년 설이 되면 찾아 읽고 공유하는 시가 한편이 있다. 20여 년 이상 된 나만의 의식이다. 올 설은 해마다 해온 의식과 함께 또 하나의 글이 겹친다. 지난 주 경주를 다녀오면서 더욱 애절하게 함께 하는 글이다. 매년 설 나와 함께 하는 시는 김종길 시인의 ‘설날 아침에’이다. 내게는 매우 따스하고 희망을 주는 시이자 설에 봄의 힘찬 함성 소리를 들려주는 시 같아 설 전에 찾아 읽고 함께 나눈다. ‘~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 고운 이빨을 보듯 /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고 노래한 이 아름다운 시를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이와 함께 기억되는 글이 지난 주 경주에 가서 어머니를 뵙고 아버지 산소에 다녀오며 가슴 속에서 폭풍을 일으킨 한시(漢詩)가 ‘풍수지탄(風樹之歎)’의 한 구절이다.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자욕양이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 - 나무는 고요히 머무르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 자식은 봉양하고자 하나 부모님은 기다려 주시지 않네’ 지난 주 경주에서 어머니가 대상포진에 걸려 심히 고생하셨다. 그렇게 아프신데도 매일 전화드릴 때마다 ‘괜찮다’, ‘너와 네 식구들이 건강하면 다 좋다’고 하셨다. 미리 동생을 통해 편찮으신 것을 알아 자식들이 걱정할까 숨기신다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전화 통화 때마다 괜찮다는 말씀에 ‘나는 내 할 일을 했다’며 하루하루 보냈다는 생각에 죄스러웠다. 더구나 이런 송구함조차 일상에 묻혀 포말처럼 생기고 사라짐을 반복할 것 아닌가. 아버지 산소에 가서 좋아 하시던 소주를 잔에 담아 드리다 병째 잔디에 부어드렸다. 처음 홀로 맞이하신 추운 겨울 잘 보내셨는지, 하늘에서는 아프지 않으신지, 행복하시고 어머니와 우리 남매 가족 일체 늘 보살펴 달라 말씀을 드리고 서울로 올 때 생각난 것이 풍수지탄이다. 이번에 경주를 찾으면서 어머니의 병환과 관련, 친구들의 소중함을 또 한 번 느끼고 감사드린다. 어머니를 병원으로 모시려다 어느 병원으로 모셔야 할지 몰라 고민하다 친구에게 전화했더니 해당병원을 추천해주고 미리 전화까지 해 준 친구의 고마움이 지금까지 생생하다. 그런 한편 노인들을 모시는 데 있어 국가나 지자체의 정책적 배려가 소홀하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외지에 사는 자식이 갑작스레 어른들을 병원으로 모시려고 할 때 진료과목별로 전문병원을 일목요연하게 알려주는 사이트가 있으면 좋겠다. 노령화로 거동이 불편하고 정보로의 접근이 어려운 분들이 전문병원을 쉽게 찾아 진료 받을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경주가 대한민국의 모범,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나 혼자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경주는 나의 과거, 현재가 있고 미래에 있을 곳이다. ‘설날 아침에’처럼 따스한 정과 희망이 흐르고 ‘풍수지탄’의 교훈을 새겨 늘 행하는 경주가 되기를 갈망해본다.
올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에서 자타공인 최강팀이 시즌 최단 시간 만에 패배했다. 1시간 8분 만에 세트 스코어 0대3(16-25 12-25 14-25), 완벽한 패배다. 절대 강자가 없는 프로 세계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약팀이 강팀을 잡는 극적인 반전은 늘 있어 왔지만 이번 경우는 다르다. 가장 큰 이유는 팀의 주축인 쌍둥이 선수들이 출전을 안 했기, 아니 못했기 때문이다. “강한 자에게만 굽신거리고 약한 이에게는 포악해지는 일, 살면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 사건은 쌍둥이 중 하나가 SNS에 이 글을 올리면서 시작되었다. 자필로 써서 올린 걸로 봐서는 진심인 듯하다. 그 밑에는 이런 글도 있다. “본인은 모르지. 당한 사람만 알지. 난 힘들다고 했고 그만하라고 했는데도 끝까지 괴롭히는 사람이 잘못 아닌가요...” 나중에 드러난 바로 피해자는 쌍둥이, 가해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배 선수였다. 가해자와 피해자 구도가 선명해 보인다. 가해자로 지목받은 선수가 갈등이 있었던 건 사실이고, 오해가 쌓여 생긴 해프닝이라고 해명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쌍둥이 선수들이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을 저지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상황은 급 반전된다. 피해자가 알고 봤더니 가해자였던 것이다. “학창 시절 같이 땀 흘리며 운동한 동료들에게 힘든 기억과 상처를 갖도록 한 점 깊이 사죄드린다”, “철없던 지난날 저질렀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렸다” 둘은 고개를 숙였지만 왠지 씁쓸해진다. 어느 사회나 스트레스는 있다. 사춘기의 중딩들도 마찬가지다. 사회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아직 미숙한 이들은 또래와의 관계를 통해 완성된 인격체로 거듭난다. 그 과정에서 갈등과 화해, 그리고 스트레스는 익히 예상 가능하다. 문제는 그 스트레스가 운동성을 띈다는 거다. 톡 건드리기만 해도 폭발해버릴 것 같은 이들에게 사소한 험담, 갈등, 왕따는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로 쌓인다. 철 모를 때 한두 번씩들 경험해 보았겠지만 일은 어떻게 진행되던가? 아프리카 개코원숭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딱 TV에서 보던 대로다. 서열 1위, 소위 짱인 수컷이 괜히 2위를 때리거나 먹는 걸 빼앗는다. 기습적인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2위는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열 받은 2위는 자기가 당하는 꼴을 옆에서 지켜보던 서열 3위에게 화풀이를 해댄다. 똑같은 방식으로 강도는 더 세게 말이다. 이런 식으로 전파력을 확보한 스트레스는 폭력이라는 형태로 꼴등까지 이어진다. 더욱 강력하고 잔인하게 말이다. 이렇게 스트레스 전이(轉移)는 피해자가 다시 가해자가 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시어머니 욕하면서 닮아간다’는 우리 속담이 딱 이런 경우다. 갑은 을을, 을은 또 병을 괴롭힌다. 냉정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자신보다 약한 대상에게 폭력을 가하는 스트레스 전이가 자신의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란 점이다. 여드름 가득한 소영웅들이 군웅할거(群雄割據) 하는 중학교 교실에서부터 치열한 경쟁의 연속인 프로 스포츠 세계에 이르기까지 이 잔인한 사실은 여전히 유효하다. 잔뜩 열 받은 인간(내지 원숭이)은 그 스트레스를 풀 유효한 대안을 쉽사리 찾지 못한다. 제일 쉽고 익히 경험해왔던 방식이 다른 누군가에게 폭행을 행사하는 것이다. 스트레스 안 받으려고 남을 괴롭힌다. 결국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는 셈이다. 어리석지만 사실이다. 전쟁은 결코 전쟁으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건 다 아는 데도 말이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어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드는 구조로 몇몇의 스트레스는 풀릴지 모르지만, 조직 전체는 결코 건강하지 않다. 평창 올림픽 때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한 팀추월 선수들끼리의 갑을 논쟁은 진행형이지만 둘 다 지는 게임인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폭력의 끝없는 돌림노래는 행위 주체의 과오에 대한 분명한 인정(認定)과 자발적 재발 방지 의지(意志)만으로 멈출 수 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불가능에 가까운 이 미션을 수행해내야만 하고.
격렬한 운동을 할 때 느껴지는 쾌감과 행복감을 ‘러닝 하이(running high)’ 혹은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한다. 이는 운동했을 때 나타나는 신체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행복감이다. 오래 달려도 전혀 지치지 않을 것 같고, 계속 달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특히 마라톤을 할 때 극한의 고통을 느끼는 35km 지점쯤 되면 이와 같은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문성의 자취를 찾아 그동안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힘이 들었으나 막바지에 이르니 이제 ‘러닝 하이’를 느끼게 된다. 이제 마지막으로 관문성의 서쪽 끝자락을 찾기로 했다. 그런데 모화리의 관문성은 물론이고, 동쪽 신대리성은 그 자취가 뚜렷하지만, 이곳 관문성의 서쪽 부분은 잘 알 수가 없었다. 문헌을 접하지 못해 인터넷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자료를 찾기가 힘들었다. 외동읍의 녹동리와 울주군 범서읍 지역에 관문길이라는 도로명 주소가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일단 집을 나섰다. 네비게이션의 도움을 받고자 했으나 행선지를 명확하게 설정할 수 없어 난감했다. 일단 관문성의 주변으로 추정되는 원녹동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도중에 녹동마을에서 길을 잃어버렸다. 이리저리 살피는데 마침 행인을 만나게 되었다. 관문성의 위치를 물으니 한 5리쯤 가서 나오는 못을 지나면 관문성이라고 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그 못이 바로 두산지였다. 이 못을 지나니 갑자기 길이 넓어지고 통행하는 차량이 많다. 이 길이 바로 국도 제14호선인 관문로였다. 바로 앞에 원녹동버스정류장이 있는데 경주 시내에서 운행하는 609번 시내버스 종점이다. 길 건너편에는 울산에서 운행하는 시내버스 대신정류장이 있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뚜렷한 성곽의 자취를 볼 수 없는데 길 동쪽 편으로 나지막한 석축이 있다. 관문성이다. 이곳 관문성의 서쪽 끝부분은 울주군 범서읍 두산리와 외동읍 녹동리의 경계 지점이다. 이 지역의 도로명이 관문로, 관문〇길이다. 그리고 녹동 쪽으로 성저(城底) 마을이 있고 이 마을의 도로명이 성저길이다. 성저란 성의 아래에 있다는 의미로 성밑이라 부르다가 한자로 성저라 칭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신대리성의 아래에 기령이라는 지명이 있는 것과 같이 이곳에도 관문성에 주둔하던 병사들이 군기를 꽂은 기배기바우가 있다는데 확인을 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관문성과 관련한 지명과는 달리 이곳에 관문성의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있는 것은 아니다. 국도 14호선이 관문로이고, 울산과 경주 경계 지점이 관문성의 성문터라고는 하지만 돌로 쌓은 나지막한 축대만 남아 있다. 이곳이 성문이 있던 터라고는 하나 성문의 흔적을 더듬기에는 무리이다. 이 일대 마을은 울산공업지구의 확장으로 화물차 통행이 잦아 옛 맛을 잃고 있다. 또 다른 관문성의 흔적을 찾기 위해 이틀 후 다시 길을 나섰다. ‘관문성탐방로’가 있다는 사실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검색에서 문화재 관련 내용은 찾을 수 없고 등산로 내지는 둘레길 걷기 코스로 안내되어 있을 뿐이다. 순금산과 천마산의 중간 쯤에 관문산성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 듯하여 먼저 순금산 쪽으로 갔다. 골짜기 안쪽으로 태고종 사찰인 천불사가 있다. 그런데 한참 안쪽으로 들어가 보아도 관문산탐방로라는 안내판이 보이지 않는다. 지자체에서 조성한 탐방로라면 진입하는 길도 정비가 되어있을 터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되돌아 나와 천마산을 찾았다. 그러나 이곳 진입로도 다르지 않다. 입구에서 머뭇거리는데 마침 행인이 있어 물어보니 서장사 뒷길로 올라가란다. 하늘땅 유치원과 정안요양병원을 지나면 바로 그 안쪽으로 서장사가 있다. 서장사 뒤로해서 산길로 접어드는데 반갑게 ‘관문성 500m’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15분여를 오르니 드디어 고개마루에 이른다. 관문성탐방로라는 표지판과 아울러 관문성 안내판이 있다(그동안 여러 차례 관문성 안내판을 보았는데 모두 같은 내용이다). 성의 흔적이 뚜렷하지는 않으나 그 아래로 무너진 돌무더기가 죽 늘어져 있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700여m를 오르면 천마산이고 동쪽으로는 순금산이다. 『대학』 「정심」장에 이런 구절이 있다. ‘心在不焉 視而不見(심재불언 시이불현)’ 즉 ‘마음이 있지 아니하면,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며칠을 두고 여기저기를 헤매고 다니기는 했으나 관문성의 실체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다. 마음만 문제가 아니고 소양이 부족했던 것이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순금산에서 천마산까지 관문성의 흔적을 차근차근 더듬어 볼 작정이다.
봄의 정치 고영민 봄이 오는 걸 보면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봄이 온다는 것만으로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밤은 짧아지고 낮은 길어졌다 얼음이 풀린다 나는 몸을 움츠리지 않고 떨지도 않고 걷는다 자꾸 밖으로 나가고 싶은 것만으로도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몸을 지나가도 상처가 되지 않는 바람 따뜻한 눈송이들 지난 겨울의 노인들은 살아남아 하늘을 올려다본다 단단히 감고 있던 꽃눈을 조금씩 떠보는 나무들의 눈시울 찬 시냇물에 거듭 입을 맞추는 고라니 나의 딸들은 새 학기를 맞았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노래 “방금 봄이 오는 들판을 산책하고 왔어요. 봄처녀도 보았소.” 얼마 전 선배가 카톡으로 보내온 소식이다. 봄처녀를 보았다니, 새싹도 돋아나고, 꽃망울도 제법 터뜨리고, 구름도 제법 한가해졌구나. 꽃샘추위가 몇 번 왔다가겠지만 그래도 봄은 어김없이 우리 가슴 속에 찾아와 볼을 부비리라. 일 년에 한 계절, 봄이 있다는 건 참으로 고맙고 설레는 일이다. 어느 시인은 봄이 밟고 간 땅마다 지뢰가 폭발하듯 푸르고 붉은 꽃과 풀과 나무의 여린 새싹들이 터진다고 했다. 봄꽃 소식이 북상하는 속도는 하루에 22km. 제주도에 개나리 피면 정확히 20일 후에 정확히 서울에서 핀다고 한다. 22km는 네 살짜리 어린아이가 쉬지도 자지도 않고 하루에 걷는 거리라니 신기하지 않은가? 시인은 봄을 세상이 나아지는 계절이라 나직이 말한다. 밤은 짧아지고 낮은 길어진다. 얼음이 풀리고, 날이 따뜻해지고, 밖으로 나가고 싶고, 꽃이 눈시울을 뜨고, 이제 바람도 몸에 상처를 내지 않고, 눈송이마저 따뜻하다. 고라니가 찬 시냇물에 입을 맞춘다. 지난 겨울 고비를 넘긴 노인들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봄의 노인이 된다. 내 딸들은 신나게도 부푼 새 학기를 맞는다. 얼마나 생기 있고 멋진 봄날의 일상인가? 그러나 그것만일까? 고영민의 시에는 현상을 담담하게 서술한 문장들 이면에 적막과 우울이 스며 있다. 별 의미를 갖지 않고 넘어갈 수도 있는 발화들이 내밀하게 시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시인의 문장은 그렇게 다른 의미를 실어 나르는 매개가 된다. 그것은 우선 아직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세상과의 대비에서 온다. 봄은 왔건만 내집 마련의 길은 멀고 생계는 더욱 팍팍해지고, 실업의 나날은 지속된다. 그러다 보니 늘어나는 건 미혼(未婚), 비혼(非婚)족들. 꽃은 피었는데 골목엔 어린 아이의 웃음소리 들리지 않고, 좋은 시절은 왔지만 아직도 우리네 상황은 겨울[춘래불사춘]이라는 의미가 깔려 있는 것이다. 그렇구나. 시인은 그래서 제목을 봄의 ‘정치’라 했구나. 봄은 이런 정치로 세상을 싱그럽게 만드는데 자연의 순환과 더불어 우리 정치도 세상을 나아지게 만들었으면, “몸을 움츠리지 않고/떨지도 않고/자꾸 밖으로 나가고 싶”게 만들어주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는 블랙 유머도 들어 있구나. 그래서 시인은 정치가 봄보다 못하다는 직설을 하는 대신 ‘봄의 정치’라고 넌지시 말하고 있구나! 그래, 정치야 봄에게 조금은 미안해야 된다. 암, 그래야 하고 말고.
경주에서 70년 대 이전 시기를 산 사람들은 지금의 경주가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 기억할 것이다. 대릉원 담장 속, 능묘 사이사이 놓여 있던 인가들이며 황남동 고분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던 인가들, 반월성에서 향교 사이로 늘어서 있던 인가들이며 쪽샘 주변을 비롯한 황남동, 구 교육청을 중심으로 한 인왕동, 그 외 사정동과 황오동, 황성동 인가들이 전부 유적지 발굴 혹은 정비라는 ‘대의명분’ 아래 헐렸고 그곳에 살던 사람들은 가족과 이웃이 흩어져 낯선 곳에서 새 삶을 시작해야 했다. 그 시대에는 보상도 형편없어서 그저 정부나 시에서 선 그면 긋는 대로 주민들은 이사를 가야했고 어디 불평이나 불만을 제기할 수도 없었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그 많았던 인가들이 아직도 자체의 미관을 고쳐가며 보존되어 왔다면 경주의 오늘날 모습은 어땠을까 궁리해보면 마치 교토나 파리, 로마를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유적 주변으로 인가와 상가들이 밀집함으로써 유적이 활기를 띠고 주민이 유적으로 인해 많은 혜택을 누리는 모습들은 경주에서는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발굴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발굴후의 토지가 전부 공터로 변해 버린 경주는 여름날 음료수 하나 사먹을 수 없는 ‘사막고도’로 바뀌어 버렸다. 오죽하면 이 인구밀집 지대가 사라짐으로 인해 계림, 월성, 황남초등학교가 급격히 쇠락하고 심지어 황남초등학교는 용황동으로 이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람들로 흥청이던 구도시 중심상가들은 8시만 되도 무인지경 상태로 변해 폐업점포가 늘어나고 있을 지경이다. 봉황로에 아무리 돈을 퍼붓고 온간 현란한 전구로 치장을 해도 주변 인구가 사라진 마당에 이 지역 상가가 활성화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유적만 덩그러니 남은 도시, 사람이 사라진 고도는 바로 이런 도시 붕괴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유적지 개발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경주어반스케치’를 이끄는 전시형씨의 2월 15일 페이스북에 올라온 문화재 정비구역의 철거현장은 그래서 더욱 을씨년스럽다. 화폭에 담긴 그림은 상세한 묘사로 정겹기까지 하지만 비었을 집이 가진 아픔과 허망함까지 느껴진다. 전시형 씨가 그린 그 사람이 살던 땅에 유적지 발굴 후 다시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어떨까? 원래 사람이 살던 땅이었으니 무리도 없을 것이고 살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면 유적들의 가치가 훨씬 높아지지 않을까?
2015년 6월, 2개월간 유럽지역 자유 캠핑 여행을 했습니다. 우리부부와 딸 내외, 외손주 2명(초등생)등 가족 6명이 함께 했어요. 이동하기 힘든 인원에 짐 가방도 7~8개 나 되어 여간 힘들지 않았어요. 영국, 스코트란드, 아이스란드를 거쳐 동서 유럽권과 포르투칼, 스페인등 12개국이 여행 대상지였죠. 각국의 생소한 노정과 낯선 풍물에 힘들었지만 호기심을 등불 삼아 좋은 경험을 했어요. 지금 ‘코로나 19’로 해외여행이 어려운 만큼, 당시의 기행 관련사항을 참고해 주요 발자취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포르투칼로 가는 길 포르투칼은 유럽대륙에서 서쪽 대서양 끝에 위치해 있어 지리적으로 동·서유럽 국가로 가기 편리하고 물가가 싸고 아름다운 항구도시와 역사적 유물이 많아 여행하기 좋은 나라입니다. 대서양의 이베리아 반도에서 스페인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인구 1050만의 우리나라보다 조금 작은 나라이죠. 15세기부터 대항해시대로 접어들면서 해양왕국으로 부상, 영토 확장과 부(富)를 축적하였고 꽤 선진화되어 살기 좋은 나라입니다. ▲포르투시에 있는 세계10대 유명책방 ‘렐루서점’ 포르투시는 항구 도시로 도루강 남단 연안에 자리고 있습니다. 인구 24만명정도 되는 제2도시 예요. 점심을 먹자마자 식당 부근에 있다는 세계적인 유명서점 ‘렐루서점’을 찾아갔습니다. 그 이름 ‘Lello livraria’이 흰 건물 전면에 쓰여 있고, 좌우에 마주보고 서있는 두 여인상이 새겨져있어요. 관람객들이 많아, 문밖에서부터 줄을 서 있더군요. 1906년에 두 렐루 형제에 의해 오픈되었는데, 이 서점이 세계적으로 이름 난건, 두 가지 이유에서랍니다. 하나는 '헤리포드’저자 ‘조엔k롤링’이 이 도시에서 영어교사를 할 때, 아르바이트를 한곳이며, 여기에서 영감을 얻으면서 책을 집필하였다는 현장이기에. 또 하나는 서점 내부 구조가 빼어난 예술 공예품 조합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10개 서점 중의 하나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에요. 1, 2층 계단이 소라 고동처럼 동글동글 하며 아름다워 ‘천국으로 오르는 계단’으로 불리죠. 또한 손잡이, 천정스테인 그라스, 서가구조 등이 예술조각처럼 제작되어 있어요. 책보다는 책방 구조물을 만져 보고 쳐다보며 사진촬영에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입장료를 지불해야 해요. ▲파리 에펠탑구조를 닮은 도루강 ‘동루이스 1세다리’ 포르투 항구의 ‘도루강’을 따라 선상유람을 했어요. 유람선을 탄 30여명은 1시간동안 강 상류를 오가며, 강 언덕에 전개되는 중세풍의 도시건물과 수도원, 낡은 성벽, 그리고 강변에 늘어선 유명한 포르투칼의 와인공장 등에 탄성을 질렀어요. 특히 강 좌우 도시를 연결하는 ‘동루이스 1세다리’에 유독 시선을 많이 보내더군요. 길이 172미터의 상하선 복선으로 되어, 위에는 철도와 길 양옆에 사람들이 다니고, 아래는 버스와 자동차가 달렸습니다. 프랑스 에펠탑을 만든 ‘구스타프 에펠’의 제자가 설계한 다리로 구조철물 등이 파리 에펠탑과 비슷한 게 특이하고 도루강 주변 야경이 멋있어서 관람객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다고 안내원이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성모 마리아가 발현한 곳, ‘파티마 대성당' 포르투에서 리스본행 버스를 타고 남쪽180여km에 있는 ‘파티마 대성당’으로 향했어요. 인구 8000여 명밖에 안 되는 이 작은 도시(파티마)가 유명해진 것은, 1917년 5년13일 성모마리아가 세 목동들 앞에 나타난 기적의 땅으로, 이를 기념하기 위해 1953년 대성당이 준공되어 항상 수많은 관람자들이 이곳을 찾기 때문입니다. 버스에 내려 20~30분 걸어가니 온통 성당 가는 사람들로 마을길이 복잡해졌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니 30여만 명을 수용한다는 광활한 성당 광장이 눈앞에 펼쳐졌고요. 발아래 지하에 1만여명이 미사를 보는 지하 성당이 있고, 멀리 8천5백 여 명이 입장한다는 본당과 함께 어마하게 큰 성당이었습니다. 본당까지 흰색 줄이 그어져있는 데 ‘고난의 길’표시로 본당 앞에 까지 무릎을 꿇고 걸어가는, 고행의 구간으로 정해져 있어요. 본당 앞에는 성모 마리아상이 창공을 향해 높다랗게 서 있고요. 1917년 이곳 ‘코바다 이리아’ 언덕에서 양치던 목동 3명의 어린이(프란시스쿠, 야신타, 루치아)가 성모 마리아를 만난 후, 6회에 걸쳐 마리아가 나타났다고 전해옵니다. 이 성당은 순례자 성금으로 건립되었다고 하는데 그 웅장함과 광장의 광활함이 대단해요. 세계 3대 성지중의 하나로, 매년 400만명 이상의 순례자가 모인다고 하는 데, 우리가 간 날만해도 성당 보수 공사중이었으나 많은 사람들로 붐볐어요. 세 사람의 목동 무덤은 성당 안에 잘 마련되어 있었고 그들의 일생이나 마리아의 발현 기록, 그들의 생가도 근처에 잘 보존되고 있었습니다. 이종기 시민기자
“정부 시책에 따라 어업해 우리나라 자연산 문어를 국민 식탁에 올리고 있다는 것에 뿌듯합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선장들의 노령화가 가속되는 것에 비해 이 일을 배우려고 하는 이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요” 감포에서 문어잡이 선박을 가지고 있는 선주(船主) 조경수 대표의 말이다. 문어는 낙지과의 연체동물로 다리가 여덟 개여서 팔초어(八稍魚) 또는 팔대어(八帶魚)라고도 하며 다리에는 강력한 빨판이 있다. 먹을 쓸 줄 알며, 몸을 낮춰 생활하는 ‘글월 문(文)’의 문어라는 이유로 양반들이 특히 좋아했다는 고기로 특히 경상도 지방에서는 설 차례상과 잔치에 빠질 수 없는 귀한 물고기다. 성인 몸집만한 거대한 대문어를 잡아 올리는 기분은 어떨까. 바다의 황제라고도 일컬어지는 이 고기를 잡아 올리는 선박이 우리 지역 감포에도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드물다. 지난 16일, ‘광성호’라는 문어잡이 배 한척을 가지고 있는 선주(船主) 조경수(66) 대표를 감포에서 만났다. 감포 토박이자 감포중고등학교 총동창회장이기도 한 그를 감포 주민들은 ‘회장님’으로 부르고 있었다. 흡사 그리스의 선박왕 오나시스를 떠올리게 하는 풍모에선 거칠지만 속정 깊은 항구 사람의 체취가 물씬 풍겼다. 문어잡이 배는 대개 24톤~29톤 정도며 조 대표의 배는 총길이가 27m로 29톤이었다. 광성호에는 ‘근해 채낚기 통발 29톤’이라 씌어져있었다. 풍랑주의보로 양포항에 정박 중인 광성호에선, 선원들의 굵은 땀방울처럼 진한 삶의 현장 속 이야기가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거친 바닷길을 가르며 끝도 없이 문어를 잡아올렸을 광성호 앞에 조경수 대표가 섰다. -아들은 문어잡이 배 선장, 아버지는 선주(船主)...어업인 이익과 문어 생산고 높이는데 앞장 서 조경수 대표는 감포 출생으로 1979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해 산내면 출장소 소장으로 5년, 고향인 감포에서 감포출장소 소장(서비스 센터장)으로 20년간 근무하는 등 약 32년간 공기업에 몸담았던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감포를 벗어난 적이 거의 없는 셈이다. 고향 감포에 대해선 누구보다 애정이 많은 그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퇴직을 한 뒤 그는 바로 고향 감포에서 문어잡이 선박(광성호)의 선주가 된다. 조 대표는 우선 선장 자격증을 취득했고 선장으로서 직접 운영해보고 이 일의 가능성을 확신했다고 한다. 확고하게 자신감을 얻은 그는 한국전력공사 6년차였던 그의 아들(조영관·40)도 직장생활을 그만두게 하고 현재 광성호의 선장을 맡기고 있다. 이들 부자(父子)는 지금까지 10여 년째 이 일을 경영하고 있다. 조 대표는 “노령화된 선장들이 대부분인데 전산화된 시스템에 대해 젊은 선장인 아들에게 문의할 정도로 디지털적 작업에 능통합니다”라며 든든한 아들에 대한 신뢰를 전했다. 조 대표는 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사)전국문어생산자협회를 조직해 해양수산부 사업을 유치하는 등 어업인의 이익을 높이고 문어 생산고 또한 높였다. 또 선원들에게 지급하던 보합제 방식 대신 월급제를 도입하는가하면, 양포통발협회장을 맡고부터 살아있는 활어 상태로 판매하게하고 외국선원도입제, 어쟁(魚爭)을 조정하는 역할 등을 맡아 추진해왔다. 이에 (사)전국문어생산자협회장으로 분쟁 해결에 공을 세운 것을 인정받아 해양수산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어업인에 대한 공로로 경주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이런 변화들을 선두에서 추진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93,94’ 해구에서 문어 잡아 국민 식탁에 올려...이 해구는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손에 꼽을 만큼 황금어장이지만 최근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라는 난관에 봉착 조 회장의 선박이 조업하는 해구는 구룡포나 감포 앞바다가 아닌 울산과 부산, 일본 근해지역인 ‘93,94’ 해구다. 이 해구까지는 양포항에서는 4시간 반, 감포에서는 3시간 40여 분 걸린다고 한다. “93,94 해구는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손에 꼽을 만큼 황금어장입니다. 이 구역에서는 문어, 가자미, 오징어, 꼼장어 등이 엄청나게 잡히고 있습니다. 이백여 대가 이곳에서 조업하고 있는데 양포통발회장을 맡으면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분구 어쟁이 너무 심해 흡사 전쟁터와도 같았습니다. 어업관리단 조정위원회에서 제가 주관을 해 서로 효율적이고 평화롭게 조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상당한 문어 생산고를 올리고 있으며 양포, 감포, 구룡포, 포항 등에 전량 위판으로 들어가 경북 예천, 안동, 영주 등 내륙지방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이곳의 문어가 워낙 맛이 좋다보니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까지 알려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근해채낚기통발 어선으로 문어를 잡습니다. 가로 120cm, 세로 80cm, 높이 60cm의 사각문어통발을 2100m 한 줄에 30m당 70개씩 70틀 정도 설치해 약 5000개의 통발을 사용합니다. 어구표시기를 설치하고 통발 안에 청어 미끼를 넣어 투망을 해 2~3일 만에 건져 올려 문어가 잡히는 방식으로 조업하고 있습니다. 93, 94해구에는 문어잡이 어선이 열서너대가 포진돼있어 국민식탁에 문어를 올리고 있지요. 특히 이 해역에서 어획된 문어는 전국 생산량의 3분의1을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답니다” 그런데 동해안 최고 황금어장 93, 94해구가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라는 갑작스런 난관에 봉착해있다고 한다. 문제는 송철호 울산시장이 핵심공약사업으로 내세우면서 발단됐다. 조 회장을 비롯한 이 해구 어업인들은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설 93,94 해구 일대는 황금어장이라는 이유로 크게 반발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자연 생태계와 어자원을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세대로서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하게 표명하고 있다. 조 대표는 “울산시장의 공약사업이고 국책사업이니 이해할 수도 있지만 수백 척 어선과 어민들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업을 시행하기 전에 어업인들이 부양하는 가족들과 연관된 산업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하고 결단을 내려야하는데 그러한 배려 없이 진행 중이어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선대로부터 물려받아 수 십 년간 조업하고 혹은 대대로 물려줄 천혜의 어업의 장(場)을 하루아침에 깡그리 없애기 전에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요즘은 조업을 하고 있어도 참 걱정이 많습니다”라면서 해상풍력발전시설에 보다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접근해주기를 거듭 바랐다. -양포항에서 출항하는 감포 선주의 문어잡이 배는 조경수 대표의 어선 한 척 뿐, 한 달에 서 너 번 출항하고 한번 나가면 3~4일 정도 바다위에서 작업하고 생활 감포 어선들의 주요 어획종이 가자미인데 비해 양포항에서 출항하는 감포 선주의 문어잡이 배는 조 대표의 어선 한 척 뿐이다. “우리 어선을 포함해 양포, 감포, 구룡포, 울산 등지의 문어잡이 어선은 모두 13~4대 정도입니다. 연안에서 문어를 소량 잡아들이는 배들 이외에는 우리의 문어 외획고가 출항 1회 당 약 1톤에서 약 5톤까지로 전국적인 어획고를 자랑합니다. 연중 풍랑주의보가 발효되지 않는 한, 한 달에 서 너 번 정도 출항하고 있는데 한번 나가면 3~4일 정도 바다위에서 작업하고 생활합니다. 외국 선원 6명(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의 외국인 노동자)과 한국선원 4명(아들 조영관 선장 포함)이 배 위에서 고락을 함께 하는 것이죠. 일찍 만선이 되면 더 빨리 돌아올수도 있고요” “바다일 중 힘 안 드는 일은 없겠지요. 이 일도 새벽 4시경 일어나서 밤 11시까지 조업하고 아침, 점심 10여 분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계속 작업이 돌아갑니다. 최근엔 구정 이틀 전까지 작업하고 약 일주일 간 풍랑주의보가 계속 발효돼서 지금은 양포항에 정박중입니다. 이럴때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항하는 거죠” -특히 경북지방에서 가장 대접받는 고기 ‘문어’...“동해에서 잡은 우리 문어는 죽도시장서도 가장 선호도가 높은 편입니다” “문어는 참문어와 대왕문어로 대별됩니다. 참문어는 2~3㎏정도로 자라지만 대왕문어는 50~60㎏까지 자랍니다. 우리는 대왕문어를 잡습니다. 가장 큰 문어는 50㎏정도인데 수시로 잡힙니다. 웬만한 사람 키 만하고 다리 하나가 팔뚝 만하지요. 하하. 시장에서는 주로 1~5㎏짜리가 제사상, 행사, 잔치상에 많이 쓰입니다. 문어는 특히 경북지방에서 가장 대접받는 고기로 안동 예천, 봉화, 영주 등 경북지방에 팔리는 문어만해도 엄청나거든요. 맛은 5~15㎏ 정도가 가장 뛰어나고요. 옛말에 선비들이 문어를 먹지 않으면 과거시험에 떨어진다는 말이 전하는데 이는 문어의 빨판이 워낙 흡착력이 강해 절대 떨어지지 않은데서 유래한답니다. 그래서 선비들이 즐겨 먹었다는 설이 전해지지요” “신정과 구정, 추석, 연말연시, 대단위 행사시, 묘제 때가 가장 고가로 팔리고 있어요. 그 시점에 생산량까지 적으면 가격은 더욱 올라가고요. 예년엔 구정때 1㎏에 5만원~5만5000원을 호가했는데 올해 구정엔 코로나로 수요가 줄어드는 바람에 2만원~2만3000원 정도에 팔렸어요.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어항 작황이 좋아서 하락한 가격을 그나마 상쇄 할 수 있었습니다. 남해와 서해 문어는 다소 질긴 반면, 동해에서 잡은 우리 문어는 죽도시장서도 가장 선호도가 높은 편입니다. 새벽 한 시경에 입항하자마자 새벽 두 세 시경 양포수협에 일부분을 하역하고 나머지는 포항 죽도시장 위판장에서 팔고 있습니다. 전국적 판매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지요. 감포수협에도 생산고를 올려주고 싶지만 감포중개인으로는 부족해서 할 수 없이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한편, 선주로서 사업을 시작한 그는 비슷한 시기에 감포중고등학교 총동창회 회장직도 맡아 진한 모교애를 실천했다. 학생수가 줄어 폐교 위기에 봉착한 감포고등학교를 살리기 위해 서울의 동창회와 연계해 노력한 결과 2018년 교육부로부터 마이스터고로 지정받아 2020년 한국국제통상마이스터고등학교로 개교하는 성과를 올린다. 감포고등학교가 오늘의 마이스터고로 존립하는 기반인 된 것이다. 지금도 이 학교의 학생 유치와 그에 따른 지역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높이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감포장학회 활성화와 초중학생 이탈을 막기 위한 여러 교육사업에도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을 만큼 고향 감포에 대한 조 대표의 애정은 남다르다.
경주YMCA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9일 민족 고유의 명절 설을 맞아 홀로 명절을 보내는 저소득 및 취약계층 50가구에게 명절음식 키트를 전달했다. <사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북지역본부(㈜한수원),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미정)에서 후원해 준비된 명절음식 키트는 떡국 떡, 찹쌀, 참기름, 유과, 약과, 국수, 계란, 황태포, 땅콩, 쌀국수, 식용유 총 11종으로 구성됐다. 복지관 관계자는 “이번에 전달된 물품이 명절을 홀로 외롭게 보낼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이웃사랑 실천에 더욱 노력해 지역민과 함께하는 복지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