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들이 일상생활속 탄소중립실천을 위해서 직접 기획한 ‘성건동 냉장고 다이어트’캠페인의 참여자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성건동 냉장고 다이어트’는 탄소중립실천 마을 만들기를 위해 성건동 리더 자원봉사자들이 만든 사업이며, 여자들의 로망인 냉장고를 정리하고 에너지도 절약해서 탄소중립을 실천하자라고 만들어진 사업이다. 전문가와 함께 직접 리더 자원봉사자들이 냉장고 비우기를 도와주는 것과 캠페인 형식인 냉장고를 직접 정리 후 인증사진을 올려 참여하는 두 가지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냉장고 내부를 이웃들에게 공개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만큼 참여자들이 적을 것으로 예상한 것과 달리 냉장고를 정리한 후 개인 SNS에 올려 인증하며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는 지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캠페인 1호 참여자인 윤미경 씨는 평소에도 먹을만큼만 음식하기, 검은 비닐봉투 안쓰기, 필요한 만큼 장보기, 냉장고 가득 채우지 않기를 실천해오고 있었지만 이런 생활이 탄소중립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 윤미경 씨는 “불필요한 것들이 늘어나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기도 해서 딱 필요한 만큼만 장을 보고, 필요한 만큼만 장을 보니 냉장고가 가득 차 있는 경우가 잘 없다. 재활용 문제나 분리수거 등과 관련된 뉴스나 신문기사, 캠페인 등을 보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자는 마음으로 해온건데 이런 행동이 탄소중립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이번 냉장고 다이어트 캠페인도 직장동료와 함께 식당에서 식사하던 중 우연히 포스터를 보고 참여하게 된 것이다. 평소에도 해오던 일이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탄소중립실천 캠페인에 동참하겠다”고 전했다.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냉장고를 공개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지속적으로 캠페인에 동참하는 인증글들이 올라와서 우리 지역 주민들의 의식이 많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 냉장고 다이어트는 11월까지 진행되는 캠페인이지만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일상생활속에서 탄소중립을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안내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성건동 냉장고 다이어트’캠페인은 11월까지 진행되며, 전문가와 함께 직접 리더 자원봉사자들이 집에 방문해서 냉장고를 정리해주는 방법과 냉장고를 직접 정리 후 사진을 개인 SNS에 올린 후 캡처해서 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메일로 발송하는 방법으로 참여가 가능하다. 참여자들에게는 정리함세트 기념품(정리함 2종, 지퍼팩 2종)이 전달된다.
한국수력원자력 시니어봉사단은 지난 8일 참사랑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를 찾아 정기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사진> 한수원시니어봉사단은 저소득 재가어르신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참사랑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에 150만원의 복지 후원금을 기탁하고 후원금으로 마련한 식료품을 직접 포장, 전달하는 ‘미리 온(溫) 산타’사업에 참여했다. 이날 봉사활동에는 정인수 대표를 비롯한 11명의 봉사자가 참여해 총 30명의 지역 내 어르신에게 물품을 전달했다. 정인수 대표는 “지역 내 어르신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봉사활동으로 지역 내 소외된 이들을 살피는 데에 힘을 보태겠다”고 활동의 소회를 밝혔다. 박경복 센터장은 “매년 나눔의 미덕을 실천하고 있는 한수원시니어봉사단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전했다. 한편, 한수원시니어봉사단은 한국수력원자력 퇴직자들로 구성된 봉사단체로 매년 정기적인 후원과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 내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있다.
경력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한 직업교육훈련 ‘장기요양기관 실무’ 교육과정 수료식이 지난 9일 경주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에서 개최됐다. <사진> 수료식에는 그동안 교육에 참여했던 경력단절여성 15명이 참석했다. 지난 9월 2일부터 이달 9일까지 실시된 이번 교육과정은 장기요양기관 사회복지사로 취·창업을 희망하는 경력단절여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해당 기관에서 직무 수행에 필요한 행정실무 등 영역별 전문교육이 이뤄졌다. 새일센터는 교육과정을 수료한 사회복지사들을 지역 장기요양기관 위주로 취업을 연계할 예정이다. 한편 2019년부터 운영 중인 장기요양기관 실무과정은 관련분야 종사자 채용수요가 많은 지역 특성을 반영해, 지난해까지 총 52명 수료생 중 34명이 취업으로 연계됐다. 이성환 센터장은 “경력단절 여성들이 다시 직업인으로 경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직업훈련과 직업상담을 충실히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경주시 어울림한마당봉사회는 지난 12일 장애인체육관에서 ‘제5회 경주시 장애인 어울림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 이날 행사는 지역 장애인단체와 장애인, 자원봉사자 200여명이 참석해 일타장고, 난타공연, 댄스 등으로 행복한 시간을 함께 보냈다. 또 장애인단체에 라면 70박스 전달을 비롯해 윷놀이, 한궁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용기와 희망을 나눴다. 2014년 창립된 경주시 어울림한마당 봉사회는 200여명의 지역 자원봉사자로 구성돼 매년 어려운 저소득 장애인 사랑나눔 물품전달, 자원봉사 활동, 어려운 장애인가구 집수리봉사 등 지역 장애인들의 손과 발이 되는 행복한 동행을 8년째 이어오고 있다. 우성만 경주시어울림한마당봉사회장은 “지역사회에 유일하게 장애인을 위한 봉사단체로 장애인 행사 및 후원, 자원봉사의 핵심역할을 해주는 봉사회가 있어 든든하다”며 “향후 봉사회를 중심으로 지역 장애인이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봉사와 후원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편견을 넘어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한분 한분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며,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살기 좋은 경주, 살맛나는 경주를 만들어 가겠다”고 전했다.
경주푸른마을은 2022년 경상북도 장애인체육회에서 지원하는 사업에 선정돼 특수체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이 프로그램은 올해 매주 목요일마다 매주 1회씩 경주푸른마을 이용 장애인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특수체육 프로그램은 장애인들이 인지적, 신체적, 감성적 부분을 배우며, 더불어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시설 이용 장애인들이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힘들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배드민턴 라켓도 잡고, 직접 말도 타는 등 다양한 교구들을 활용하며 시설에서 제공하는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특히 경주푸른마을은 2018년부터 배드민턴, 재활승마, 탁구, 뉴스포츠, 특수체육 등 5년 연속으로 경상북도 장애인체육회 지원사업에 선정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생활체육프로그램을 통해 시설 이용장애인들에게 건전한 여가생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증진에도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 경주푸른마을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설 이용장애인 개인별 체력 측정을 통해 더욱 건강하고 다양한 체육활동을 지원하고, 이용장애인들에게 보다 활력이 넘치는 삶을 제공해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상북도 장애인체육회는 새로운 체육활동을 통해 흥미 유발 및 기초체력 향상, 장애인 생활체육의 다양화 및 신체기능 활동으로 근력, 유연성, 눈과 손의 협응 능력 향상, 건전한 취미 여가활동 지원, 삶의 활력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장애인 체육활동 홍보를 위해 매년 장애인생활체육 공모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90여개소의 기관이 선정돼 운영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자서전 이야기에서 잠깐 벗어나 대필의 좀 더 다양한 영역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성싶다. 대필의 범주는 매우 넓어서 비단 자서전뿐 아니라 크게는 학술 논문이나 강연문, 작게는 인사말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대필이 이뤄진다. 이런 경우의 대필 역시 당연히 금전적인 계약이 따르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경우에 따라 자서전보다 더 큰 금액이 대필료로 책정되는 것도 다반사다. 논문 대필은 전문가 집단에서 더 자주 일어나는데 이것은 전문가가 비전문적인 개인에게 어떤 이유에서건 개인의 실력이나 연구와 상관없이 자격을 부여하기 위해 벌이는 일탈 행위다. 최근 김건희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해 표절 시비가 붙었는데 이것은 대필을 자주 해본 내 입장에서 보면 표절이 아니고 대필이라 추정한다. 만약 김건희 여사가 그 논문을 직접 썼다면 ‘YUJI’라는 단어는 아무리 남의 논문을 베껴서 썼다고 해도 바보가 아닌 이상 발견하지 못할 리 없는 너무나 뻔한 오류다. 그럼에도 유지가 YUJI로 쓰였다는 것은 김건희 여사가 대필논문을 받은 후 단 한 번도 읽어보지 않았다는 분명한 증거다. 아마도 그 논문을 대필한 사람은 대필 의뢰자가 논문을 읽어보지도 않을 것이란 사실을 짐작했을 것이고 그래서 자신만 알아보도록 YUJI라는 간단한 흔적을 남겼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논문은 합격이 떼논 당상이었기 때문에 논문을 제출한 김건희 여사도 논문을 심사한 교수진도 YUJI가 붙은 제목은 물론 논문 전체를 읽어보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 많은 대학의 많은 석박사 학위 논문들이 이런 엉터리 같은 방법으로 복사기로 복사하듯 표절된 예는 지금까지 방송·언론이 보도한 것으로만 해도 과할 정도로 많다. 단언하건데 그것은 표절이 아니라 대필이었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러니 그런 논문이 제대로 쓰여질 리 없고 그것이 제대로 심사될 리 또한 없다. 이런 현상은 쉽게 돈으로 학위를 사려는 자와 그만큼 쉽게 돈을 벌고 지식도 아닌 ‘수법’을 팔려는 자들의 속 검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일 뿐 표절자 한쪽만의 잘못이라고 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중요 인사들의 논문 표절이 끊임없이 횡행하는 이유는 그만큼 대학의 논문 검증 기능이 형편없었다는 반증이며 한편으로는 논문 심사 속에 도사린 범죄를 묵과해왔다는 증거일 수 있다. 너무나 다행인 것은 이렇게 부실한 논문으로 학위를 받은 사람들이 무언가 정말 중요한 일을 하려고 나섰을 때 반드시 ‘검증’이라는 도마에 오르게 되고 지금의 온갖 명쾌한 시스템들이 그 허구적 실체를 가차 없이 밝혀낸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엉터리 학위를 받았거든 딱 그 엉터리가 통할 만큼의 일에만 써먹어야지 더 이상 욕심내면 안 된다. 일순간 심사는 속일 수 있어도 철저한 시스템과 도도한 국민의 눈은 절대 통과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논문 대필이 불법적인 것이고 양심의 문제와도 결부된 것이라면 연설문 대필은 법과 상관도 없을뿐더러 양심과도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 연설문은 단지 연설문일 뿐 대필자를 써서라도 잘 쓰는 것은 훨씬 중요한 일이다. 때문에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공직자들은 물론이고 어지간한 단체의 수장들은 연설문 대필에 익숙하다. 특히 경험이 얕거나 글에 자신 없는 정치가들은 중요한 연설문을 대체적으로 보좌진이나 대필자에게 의뢰해서 작성하는 것이 상례다. 내 경우에도 무수히 많은 연설문을 대필해서 썼고 그것이 해당 연설자의 이름으로 명문화된 것도 많다. 그렇다면 이런 연설문을 쓸 때는 어떤 관점에서 써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연설문을 매우 가볍게 생각해서 아무 행사 아무 때나 ‘인사말 하나 써줘’ 하면 뚝딱 나오는 줄 안다. 물론 일반적인 행사의 연설이라는 것이 판에 박아서 경험 많은 대필자들은 행사가 어떤 행사인지만 알면 무난하게 연설문을 써줄 수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연설문을 쓰려면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이 있다. 가장 큰 3대 요건은 1)연설할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2)연설할 곳은 어떤 곳인가? 3)연설자의 연설할 곳과의 관계는 무엇인가? 등이다. 이것만 알면 기본적인 연설문을 쓸 수 있다. 그러나 연설이 좀 더 감명 깊거나 설득력을 얻으려면 반드시 취재가 필요하다. 내 경우 내가 모르는 사람의 연설문을 쓸 때는 반드시 연설할 사람과 통화부터 한다. 그래서 연설할 사람과 연설할 곳의 특징과 성격, 연설을 들을 사람들의 현황 등을 상세하게 파악하고 연설문을 작성한다. 그래야 리드미컬하고 가치 있는 연설문을 쓸 수 있다. 한번은 어떤 선배가 연락해 자기가 아는 지인의 연설문을 써달라고는 부탁했다. 문제는 그 선배가 연설할 사람의 정보를 전혀 주지 않고 무턱대고 대충 하나 써달라고 떼를 쓴 것이다. 당연히 그 부탁을 사양했다. 대충 쓰는 것은 잘 쓰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대충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기 때문이고 그런 연설문은 존재하기 않기 때문이다. 연설할 사람과 연설할 대상 양쪽을 다 아는 경우라면 연설문 쓰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왜냐하면 연설자의 평소 소신과 그 단체에 대한 태도는 물론 연설자의 어투까지 잘 알고 있는데다 연설할 대상이 필요로 하는 사항과 그 대상의 현재 상태까지 상세하게 알기 때문이다. 영광스럽게도 나는 한때 내가 속한 모 단체의 역대 회장님들의 연설문을 6년이나 썼었다. 2년마다 회장님이 바뀌어도 그 단체의 범주 안에서 평소 잘 알던 분들끼리 바꾸는 일이라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심지어 정확하게 그 회장님들의 어투까지 글 속에 표현해 놓아서 회장님들이 연설하고 나서 연설문이 입에 잘 붙어서 매우 자연스러웠다는 공치사를 듣기도 했다. 좋은 연설문에 아주 중요한 수칙이 있다. 반드시 짧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쓰는 연설문은 아무리 길어도 5분을 넘기지 않고 보통은 3분 이내 마치는 것을 원칙으로 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권위와 품격 모두를 지키기 위함이다. 대신 ‘취임사’는 소신과 정책을 넣어서 7분에서 길게는 10분 정도로 꾸민다. 그것은 향후 그 연설문이 해당 단체나 조직의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 일반적인 인사말은 3분에서 ±10초 오차범위로 쓴다. 이때 3분의 기준은 연설하는 분의 어투와 말 속도를 고려한 시간이다. 3분의 이유도 분명히 있다. 대한민국 행사는 아직도 후진국형을 벗어나지 못해 인사하는 사람들이 마이크 붙들고 온갖 너저분한 말을 길게 해야 잘했다고 착각한다. 그래서 마이크 잡는 분들이 일일이 행사장에 나온 누구누구에게 인사하고 어떤어떤 일에 축하하는 것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나서 본론으로 들어간다. 본론에 들어가서도 뼈대 있는 말은 없이 공자왈 맹자왈, ‘누구의 말씀에 따르면~’ 식으로 끝없이 떠든다. 그러다 보면 ‘끝으로~’ 할 때까지 8분, 10분 막 넘어간다. 그 앞에서 사람들은 아무도 듣고 있지 않는데 자기만 신나서 떠드는 것이다. 이런 인사말은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그래서 3분 이내에 핵심적인 사항을 이야기하고 상황에 따라 그 안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슬쩍 끼워서 쓴다. 이렇게 하면 듣는 사람들이 지루하지 않게 짧고 강력하게 연설할 수 있다. 내가 대필해준 연설문 중에는 우레와 같은 환호성으로 연설자가 영웅이 된 일이 있었다. 내가 나온 대학의 어느 선배가 자신이 졸업한 고등학교 동창회장으로 추대돼 모교 졸업식에서 한 연설문이었다. 그 내용이 파격적으로 ‘이 문을 나가는 즉시 마음껏 놀아라’는 것이었다. 물론 논다는 것은 새로운 창의력을 전제한 것이었지만 그 마음껏 놀아라는 말에 졸업생들이 열렬히 환호했다며 아주 만족해서 답례했다. 궁극적으로 대필 연설문은 대필을 의뢰하는 사람의 철학과 신념이 근간이 되겠지만 상단 부분 대필하는 사람의 철학과 신념도 중요하게 반영된다. 의뢰자와 대필자의 이상이 들어맞으면 더 이상 좋을 수 없다. 내가 지금까지 대필한 인사말의 주인공들은 그런 면에서 나와 참 조화로운 분들이었다. 덕분에 참 행복하게 인사말을 쓸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
대한민국이 일제 치하에서 해방된지 올해로 만 77년이 지났다. 두 세대하고도 반이 더 바뀐 것이다. 해방 당시 강보에 쌓인 아기가 지금은 할아버지가 되었다. 그분들에게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감정이 어떤 것이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할까? 아마도 대부분 이전 세대들의 영향을 깊이 받아 존경심과 고마움을 느낄 것이다. 그렇다면 두 세대 훨씬 넘은 지금의 어린이 세대들은 김구 선생,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을 어떤 느낌으로 바라볼까? 이 물음에 대한 힌트를 황담비(페이스북 명 담비첫날) 씨의 11월 6일자 페이스북을 통해 들여다 볼 수 있다. 황담비 씨의 가족들은 지난 11월 13일 기분 좋은 용인 나들이를 다녀왔다. 큰아들 규린 어린이가 ‘항일독립’ 주제 청소년 그림 공모전에 출품한 작품이 입선해 최종 선발된 30여개의 작품과 함께 용인시 소재 ‘필랩갤러리’에 전시되었기 때문이다. 규린이의 작품은 김구 선생과 안중근 의사를 소재로 삼아 그려졌다. 여기서 규린이가 표현한 김구 선생은 세상 근심이 하나도 없는 듯 정말 환하게 웃고 있고, 안중근 의사 역시 총을 들었음에도 얼굴에는 미소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어린이다운 순수함이 언제나 힘겨웠을 독립운동가들을 이렇게 표현한 것을 김구 선생이나 안중근 의사가 아신다면 얼마나 행복하실까? 바로 이렇게 후손들이 천진난만하기를 바라 독립운동가들은 그 험한 역경들을 기꺼이 이겨내지 않았을까? 이 작품은 규린 어린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인 2021년 11월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초등학교 1학년인 어린이가 이처럼 화면이 꽉 차고 대담한 그림을 그린 것을 보면 확실히 유전자는 속이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어머니인 황담비 씨가 당당한 국선 입선 작가이기 때문이다. “엄마 작품만 갤러리에서 전시되는 걸 보다가 자신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본 규린이는 더 자신감이 생겼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감회가 새롭습니다” 황담비 씨가 담담히 올린 소감에는 비록 어리지만 함께 그림 그리는 규린이에 대한 애정이 흠씬 묻어나 있다. 마찬가지로 이 모습을 김구 선생과 안중근 의사가 지켜 보신다면 역시 얼마나 흐뭇하실까? 규린 어린이가 그린 그림은 틀림없이 두 분 독립운동가가 살아생전 가장 웃고 싶었던 웃음임에 분명하다. 그래서 더 빛나 보이는 그림이다.
서울시는 한강의 물길을 관광 자원화하는 ‘세계로 향하는 서해뱃길’ 사업을 본격화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르면 2026년, 인천항에 정박한 대형 크루즈 승객들이 한강행 유람선을 타고 여의도에서 내려 서울을 관광하거나, 여의도에서 크루즈를 타고 서해 뱃길을 지나 외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가능해진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국제 관광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크루즈 관광 수요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런 시점에서 서해뱃길을 활용해 새로운 관광자원을 확보하고, 관광객 3000만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다. ‘세계로 향하는 서해뱃길’ 사업의 핵심은 지난 2010년 지방관리무역항으로 지정된 여의도에 2026년까지 ‘서울항’을 조성해 한강~서해~동북아를 잇는 서해뱃길의 활용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1단계로 2023년부터 한강~경인아라뱃길 유람선을 정기운항하고, 2단계로 기본계획 수립과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서울항’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그 중에서 서해뱃길 사업의 첫 단추인 한강~경인아라뱃길 유람선 운항은 올해 시범 운항을 시작하고, 2023년부터 정기운항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대비해 서울시는 지난 9월 1000톤급 선박이 오갈 수 있도록 한강 갑문 인근 수역의 수심을 3.5m로 확보하는 준설을 완료했고 지난 10월 8일에는 김포에서 출발해 여의도 불꽃축제를 즐길 수 있는 유람선을 운항했으며, 연말까지 한강~경인아라뱃길 시범 운항을 지속할 계획이다. 또 내년에는 한강~경인아라뱃길 유람선 정기운항에 맞춰 선박 길이가 약 66m인 1000톤급 유람선이 여의도 선착장에 정박할 수 있도록 현재 65m인 여의도 선착장을 95m로 확장한다. 2단계 여의도에 국제여객터미널 ‘서울항’을 조성, 2026년 운항 개시를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서울항이 조성되면 여수, 제주도 등 국내선 항만 기능을 우선 수행하고, 향후 해양관광 수요를 바탕으로 중국 등 동북아를 연결하는 국제항으로 기능을 확장할 계획이다. 한편 한강은 조선시대 후기까지만 해도 강원도에서 출발한 배가 한강까지 닿았음은 물론 한강에서 출발한 배가 중국까지 가는 등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뱃길운항을 자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향후 한강에서 출발하는 배의 규모가 현실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느냐에 따라 존립의 향방이 드러날 전망이다.
소문난 애주가이자 애연가였던 영국의 총리 처칠은 91세로 장수했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도 마찬가지였다. 건강 장수를 위해 음주와 흡연은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 걸까? 노인의 음주와 흡연에 대해 알아보자. -건강 장수를 위한 생활 수칙 우리나라 평균 수명은 2019년 기준 83.3세이다. 과학과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평균 수명이 늘어났으며, 평균 수명 100세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단순히 숫자적으로 오래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이다. TV나 인터넷을 보다 보면 하루에 담배 1갑씩을 피우고도, 술은 거의 매일 1병씩 먹고도 장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기도 한다. 장수 비결이라고 해서 별것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생활 수칙을 지키면서 산다는 것이 얽매인 삶을 사는 것 같아 오히려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즐겁게 사는 게 장수의 비결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럼 건강 장수를 위해서는 어떻게 생활해야 할까?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강 장수를 위한 생활 수칙이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존재한다. 그것도 많은 연구를 통해서 입증된 수칙들이 여러 기관을 통해서 소개돼 왔다. 그중에서 먼저 블루존 연구를 소개하고자 한다. 블루존은 세계에서 장수하는 노인들이 많기로 유명한 그리스 이카리아, 이탈리아 사르데냐, 미국 로마린다, 코스타리카 니코야반도, 일본 오키나와를 지칭하는 말로, 이 다섯 지역이 바로 세계 5대 블루존이다. 이곳의 노인들은 80대, 90대, 100대까지도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유명하기에 과학자들은 블루존의 장수 비결을 밝히기 위한 많은 연구들을 진행했다. 그리고 연구들을 바탕으로 9가지의 공통점을 찾아내 ‘파워나인(Power nine)’을 발표했다. 바로 ‘자연스러운 일상 속 움직임’, ‘목적의식 가지기’, ‘식물성 식단’, ‘80%만 먹기’, ‘하루에 와인 한두 잔 마시기’, ‘마음 내려놓기’, ‘가족을 우선시하기’, ‘신앙 가지기’, ‘사회관계 유지하기’이다. -노인 음주와 흡연이 건강 장수에 미치는 영향 블루존에는 들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와 조금 더 가까운 중국의 충칭과 하이난의 100세 이상의 장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특징 중 하나는 대상자의 90%가량이 비음주자, 비흡연자라는 것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음주와 흡연을 하는 장수 노인들에 비해서 그렇지 않은 장수 노인들의 삶의 만족도가 더 좋았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한 대학에서 90세 이상의 노인 168명을 대상으로 생활 습관을 조사했다. 장수 노인들은 9시간 정도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규칙적으로 식사하며, 일반인보다 콩과 두부, 된장 등의 식물성 식품을 많이 섭취하면서도 동물성 단백질도 적절히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 영양가 있는 가벼운 식단, 적절한 운동, 조화로운 가족 환경 등이 장수 백세인들에게서 나타나는 주요한 생활의 특징이었다. 물론 중국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비음주자, 비흡연자였다. 실제로 많은 연구들에서 흡연을 건강 장수의 주적으로 뽑고 있다. 흡연이 소수의 장수 노인에서는 큰 질병이나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하더라도 대부분 노인에서는 건강 장수를 방해하고 수많은 질병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삶의 만족도 또한 높여주지 못하는 것이다. 음주는 어떨까? 파워나인에서 이야기하는 ‘하루에 와인 한두 잔’은 멋져 보이기도 하고 건강에도 좋다니 시도해 볼 만해 보인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삶의 조건은 와인 한 잔을 식사와 곁들이는 외국과는 사뭇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와인은 아직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익숙한 술이 아니며, 일상적인 술인 소주는 와인과는 성분과 제조가 전혀 다른 술이다. 그리고 소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정말 식사와 함께 하루 한 잔으로 음주를 멈출 수 있을까? -‘노인증후군’에 빠지지 않는 방법 요즘 건강 장수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노인증후군’이 함께 이야기된다. 노인증후군이란 항상성이 상대적으로 저하된 노인에게 여러 장기 및 기관의 장애가 점차 누적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써 다양한 요인들이 결합한 건강 상태를 의미한다. 섬망, 노쇠, 낙상, 수면 장애, 어지러움, 실신, 욕창, 요실금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증상 또는 질환들은 대부분 노인 환자에게서 기존 방식의 진단으로는 접근하기가 어렵고 치료에 한계가 있다. 게다가 한 명의 노인 환자에게서 여러 개의 노인증후군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노인증후군이 제대로 치료 및 관리가 되지 않으면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할 수 있으며 심지어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2018년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노인병학회가 노인증후군을 가진 환자의 생활 습관을 살펴본 결과, 비만, 흡연, 음주 습관이 관련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질환을 가지고 있을 확률도 높았으며, 뇌졸중, 신장질환, 골다공증 등 만성질환도 노인증후군과 상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증후군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상태에서 인지 기능, 감정, 의사소통, 운동 및 평형, 영양, 사회 환경 자원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잘 관리되어야 한다. 결국 노인증후군에 빠지지 않는 법, 건강 장수를 이루는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어느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 요인들이 함께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야 한다. 글 : 박영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도자기와 나무의 조화, 독특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탄생된 와인잔과 커피드리퍼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좌식 생활에 적합했던 나지막한 전통 목가구들이 현대 입식 생활과 문화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협동조합 성녕바치의 설립기념전 ‘잇다’가 오는 28일까지 보불로에 위치한 갤러리 아래헌에서 펼쳐진다. 현대인의 삶에 맞는 예술성과 실용성을 갖춘 공예전시가 열리고 있는 것. 이번 전시에서는 잊혀지는 우리 전통 제작기법이나 형태, 성질을 현대인의 생활에 맞는 제작물로 재해석한 도예와 목공예 작품 5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성녕바치는 공예와 장인을 뜻하는 순우리말의 결합으로 ‘공예품이란 우리 생활에 밀접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어야 한다’라는 슬로건으로 경주의 공예인들이 결성한 협동조합이다. 교육사업, 판매사업을 목적으로 올해 8월 법인 등록을 마쳤다. 현재 공예인들 간 어울림이 있는 작품을 통해 현재의 공간과 쓰임의 재해석을 통해 시대에 어울리는 작품을 교육·창작하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협동조합 성녕바치 설립취지를 알리고 지역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가 무형문화재 55호 소목장 이수자이자 협동조합 성녕바치 송영도 이사장은 “우리 문화재는 조상이 경제활동과 시대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협동조합 성녕바치는 전통을 계승한다는 의미를 복원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에 어울리는 우리 생활과 더 밀접한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충족한 창작활동을 위해 공예인들이 뜻을 모아 만든 단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통 목가구 복원 및 디자이너 협업 작품 제작, 창작 디자인 작품을 제작하는 송영도 이사장은 이번 전시에서 사방이 트여있는 다층의 입식다기장, 쌍사방탁자 등 지금 쓰임이 있는 공예품을 선보이고 있다. 경주도예가협회장이자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윤관영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감태나무를 활용한 찻잔과 전통기법을 이은 토분, 서양식 도자기 등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협동조합 성녕바치는 ‘제의성’ ‘시의성’ ‘전통성’ ‘지속성’에 초점을 맞춰 자생적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전을 위한 편의를 제외하고는 이들은 모든 공예품에 대해 수작업으로 완성하고 있으며, 현대인의 삶에 알맞은 예술성과 실용성을 갖추고 있다. 우리의 것이라는 전통에 근거해 형태나 가치에 이질감이 없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또 환경과 인류의 지속적 영위에 도움이 되고자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 송영도 이사장은 “우리 일상에 수공예품이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잇다’를 협동조합 성녕바치의 대표 전시로 브랜드화해 전통과 현대, 사람과 사람, 우리와 세계를 잇는 전시로 활성화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경주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공간의 특징과 지역의 트렌드를 반영한 작품 전시 기획으로 지역민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지역연계 협력을 통해 지역민들과 함께 상생하는 성녕바치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제43회 신라미술대전에서 박미향의 ‘Endless Love...流影’(한국화), 이종윤의 ‘유니버스’(공예), 이주연의 ‘금궤도’(민화)가 각각 부문별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사진> 지난 12일 경주예술의전당 4층에서는 제43회 신라미술대전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미술 부분 521점, 서예·문인화 부문 350점 총 871점이 출품됐으며, 올해는 미술부문 한국화, 공예, 민화 파트에서만 대상작이 선정됐다. 한국화 부문 대상으로 선정된 박미향의 ‘Endless Love...流影’는 신라의 흔적들을 적절히 잘 배치해 화려하지 않고 담담한 블루계열의 부드러운 색조로 소박한 미를 한층 더 느끼게 표현한 예술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 받았다. 공예 부문 이종윤의 ‘유니버스’는 전통나전칠기 기법을 활용한 작품으로 고급 자게를 사용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고, 은은한 색감을 살려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빼어난 칠화 작품으로 인정받아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신라 김알지의 탄생설화를 그린 민화 부문 대상작 이주연의 ‘금궤도’는 다양한 필법으로 생동감 있게 묘사, 세밀한 음영 표현과 개체들의 조화 등을 근거로 완성도가 높은 작품으로 평가 받았다. 미술부문 도병재 심사위원장은 “경주는 통일신라의 보물을 그대로 간직한 문화예술의 발상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어느 지역보다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라 생각된다. 공모전은 예비 작가로 평가를 받고 미래의 방향을 검증하는 장이므로 완성이 아닌 출발점이기에 수상자들은 이를 기회로 삼아 더욱 분발해 작가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주시가 주최하고 신라미술대전 운영위원회, (사)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 (재)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신라미술대전은 미술인들의 축제의 장이자 참신하고 역량있는 신인 발굴의 등용문으로 역할을 해온 미술사적으로 중요하고 대표적인 공모전이다. 한편 서예·문인화 부문 출품 수는 지난해보다 증가했지만 대상 적격 작은 나오지 않았다.
청년 서예가 김상지 작가가 서울과 경주에서 제2회 김상지 서법전 ‘歸於初心’을 개최한다. <사진> 오는 23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경북에서, 12월 24일부터 28일까지는 경주엑스포문화대공원에서 열리는 것.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서예, 현대서예, 캘리그라피, 전각 작품 등 2019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발표해온 작품 60여점을 모아 전시한다. 그 중 평소 작가가 흠모하는 무의자 혜심선사의 작품이 대거 출품된다. 김상지 작가는 “귀어초심은 처음 마음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는 제가 처음 붓을 잡았던 1998년 티끌 하나 없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서 다시 붓을 잡고 공부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김상지 작가는 현재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 초대작가이자 대한민국천진서화협회 회장이다. 한국서예가협회, 대구경북서예가협회, 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행복만당 서화평생교육원 원장으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경주 문화도시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경주시는 지난 11일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제1차 문화도시 추진위원회를 열고, 위원 위촉장 수여 및 위원장 선출, 경과보고 등의 시간을 가졌다. 법정문화도시는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지역별 특색있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문화 창조력을 강화하는 사업이다. 경주문화도시추진위원회는 박원철 문화관광국장, 이원철 문화예술과장을 당연직 위원으로 포함 문화예술, 전통 및 역사 분야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전문문화예술인, 사회적 경제협의체 대표 등 13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추진위원회는 앞으로 △문화도시 조성에 관한 주요시책과 계획 수립에 관한 사항 △문화도시 계획의 추진·평가 등에 관한 사항 △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문화정책 연구·개발에 관한 사항 △그 밖에 문화도시 조성사업에 필요한 사항 등을 심의하며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임기는 2년. 이날 제1차 문화도시 추진위원회에서 박임관 경주학연구원장과 이장은 협동조합 문화채움 대표가 위원장과 부위원장으로 각각 선출됐다. 박임관 위원장은 “1년간 예비도시로의 역할을 잘해야만 남은 5년 동안 경주가 명실상부한 문화도시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새롭게 시작하는 우리 문화도시위원회가 제대로 역할을 진행해 나갈 수 있도록 위원들의 많은 협조 부탁드린다”면서 “앞으로 여러 위원님들의 뜻을 받들어 경주가 역사도시에서 문화도시로 제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법정문화도시 최종선정을 위한 1차 관문인 ‘예비문화도시’에 선정돼 내년 9월까지 1년간 예비문화도시 사업을 수행하고, 2023년 10월 문화도시심의위원회 평가를 받게 된다. 평가를 통해 최종 선정되면 2024년부터 향후 5년간 최대 국비 100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한편 경주시문화도시사업단은 지역 문화자산을 활용한 문화산업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2022 경주문화도시 소통포럼’을 오는 28일 더케이호텔경주에서 갖는다. 이날 포럼은 경주문화도시사업단의 경주문화도시조성계획발표를 시작으로 수원문화재단 이선옥 문화도시센터장의 ‘수원문화도시사례발표’, 원주창의문화센터 김선애 사무국장의 ‘원주문화도시 사례발표’에 이어 경주문화도시사업단 김규호 단장을 좌장으로 종합토론과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된다. 참가 신청은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 참고.
‘2022 양동마을 주말 체험프로그램’이 오는 9일 1회차 체험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 5월 말부터 시작해 33회차 간 운영된 양동마을 주말 체험프로그램이 관광객과 시민, 마을 주민들에게 긍정적인 호응을 얻어왔다. 특히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양동마을은 자체사업 ‘1일형 체험학습’을 추진해 주민들은 물론 주변 지역민들의 일자리 및 수익 창출 등 양동마을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양동마을 주말체험을 활성화를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온 심규석 씨를 만나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코로나 이전 2019년 양동마을을 찾은 관광객 수는 9월 2만9000여명, 10월 5만7000여명, 11월 4만6000여명인데 비해 2022년 9월은 1만2000여명, 10월은 2만4000여명 등 절반 이상 감소했다. 단체관광객, 외국인 관광객 수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 가족 단위 관광객 수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머물며 체험을 즐기는 관광객 수는 다행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안강 출신인 심규석<인물사진> 씨는 동국대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했다. 현재 아이체험여행 대표로 국내외 역사탐방, 체험학습 등 십대 배낭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십대에게 여행과 학습 놀이가 어우러지는 교육여행디렉터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양동마을은 당초 문화유산과 전통문화를 홍보하고 활성화하기위해 경주시와 경주문화원에서 ‘양동마을 전통문화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해오다 2020년부터는 양동마을 운영위원회에 자체적으로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양동마을의 효과적인 체험운영을 위한 전문가 공고를 통해 심규석 씨가 초빙된 것. 안강에 거주하는 그는 자녀 셋을 일부러 양동초에 보낼 만큼 이전부터 양동마을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잊혀진 전통놀이에 대해 고민했어요. 그러면서 조선시대 서당 아이들이 즐겼던 벼슬게임인 승경도를 ‘양동마을신승경도’라는 이름으로 제작해 선보였죠. 쌍육, 고누, 투호 등 전통놀이 체험은 물론 죽마, 들돌 들기, 지게와 물지게 체험 등 양동마을에서 즐길 수 있는 조금 특별한 전통문화체험을 관광객들에게 선보이고 싶었습니다” 그는 2년간 양동마을의 대표적인 인물인 우재 손중돈과 회재 이언적 등 옛 선현들의 청빈한 삶의 발자취를 직접 체험하고, 600년 역사의 전통마을로서 가지고 있는 양동마을의 진면목을 다양하고 특색있는 프로그램으로 담아냈다. 하지만 양동마을은 2020년 문화재청 공모 ‘세계유산 활용 프로그램’에서 탈락했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 심규석 씨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전통한옥 브랜드화 사업에 공모한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고 했다. 전통한옥 브랜드화 사업은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 발전할 수 있는 전통한옥을 한국을 대표하는 숙박시설로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옥체험업으로 지정된 개별한옥, 또는 한옥체험업 밀집 지역 및 마을이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전통한옥 브랜드화 사업에서는 양동마을의 가치를 알리는 체험은 물론 양동마을 주민들이 마을 강사로 활동하며 직접 교육하고 진행하는 데 초점을 뒀습니다. 그러다보니 양동마을 체험프로그램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인프라가 자연스럽게 구축됐죠. 현재 전통한옥 브랜드화 사업뿐 아니라 양동단체 1일형 체험학습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일자리 및 수익 창출 등 지역 공동체의 이익을 효과적으로 실현해 가고 있습니다” 단순히 관광객들을 유인하는 체험이 아닌 선현들의 청백리 정신과 마을의 고유한 멋을 몸소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고유한 문화·음식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주요 과제라고 설명하는 심규석 씨. “양동마을의 가치에 대해 알릴 수 있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저희의 역할입니다. 양동마을에는 특히 미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유교문화자산이 풍부합니다. 그동안 고스란히 보존됐던 전통문화를 시대의 변화와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문화콘텐츠 생산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져 옛 추억을 소환하고, 뉴트로 감성도 충족시켜 줄 양동마을을 많이 사랑해주시고, 많이 방문해주세요”
경주시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는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저염실천급식소 사업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사진> 위덕대에서 위탁하는 경주시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는 10인의 전문 영양사가 경주시 어린이급식의 안전과 위생, 영양을 책임지고 있는 곳이다. 저염급식실천 사업은 어린이급식소에서 국의 염도일지 작성, 저염 메뉴 제공 및 Mission 메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나트륨 섭취 줄이고 권장 염도를 준수하여 건강한 식습관 조성하고 있다. 기간 내 참여한 24개소 어린이집은 ‘저염실천 급식소’ 현판과 기념품을 전하고, 26곳 가정에는 수료증과 기념품을 전달했다. 이인숙 센터장은 “아이들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지속적으로 사업을 운영해 경주시민의 건강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선정된 23개 시설 중 16개 시설은 ‘저염실천급식소’로 처음 선정되었으며 2개 시설은 3년 연속, 그리고 5개 시설은 2년 연속 선정됐다.
동국대 WISE캠퍼스 디자인미술학과는 지난 10일 경북콘텐츠진흥원 경북웹툰캠퍼스에서 양기관 활성화 및 협력방안에 대한 실무회를 가졌다. <사진> 이날 협의에서 양기관은 경주지역 역사 문화를 바탕으로 새롭고 경쟁력 있는 콘텐츠 개발과 활용방안, 학술 프로그램을 통한 교육협업 및 웹툰산업 취·창업 인프라 공유 등 분야전반에 대해 협력하기로했다. 동국대 WISE캠퍼스 디자인미술학과는 지역의 역사, 문화 등 정체성을 담보로 콘텐츠 원천 소스를 개발하여 웹툰 및 미술디자인 분야 전반에 활용, 차별화된 학과 경쟁력을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다. 류완하 교수는 “웹툰캠퍼스는 웹툰을 보다 쉽게 알리는 방안과 웹툰 인재 발굴을 지역의 산업으로 연계시키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면서 “웹툰 콘텐츠 발굴과 경주시의 오래된 역사문화의 스토리텔링 콘텐츠들을 체계적으로 발굴해내 웹툰이라는 분야로 확산 시키겠다”고 말했다.
동국대 WISE캠퍼스가 지난 15일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초청해 ‘경주형 세계시민교육 초청강연’을 개최했다. <사진> 경주형 세계시민교육은 동국대 WISE캠퍼스 글로벌융합연구소에서 경주시와 관학협력사업의 일환으로 기획한 명품 교양강좌 시리즈로 매월 진행하고 있다. 행사를 준비한 이영찬 교수는 “경주 시민들을 대상으로 문화다양성, 지속가능발전목표, 국제개발협력 등 세계시민성에 관한 핵심 주제별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책임있는 세계시민으로서의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하며, 경주의 지역인재양성과 글로컬 특성화 모델을 창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덕여고 창업기업 스타트업과 원스타트는 지난 14일 경상북도 초·중·고교 30개 학급에 무상 동영상 실행 멀티미디어 전자책을 보급한다. <사진> 교내 창업동아리로 출발한 스타트업과 원스타트는 전자책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학생기업으로 다양한 스마트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웹브라우저 기반의 반응형 멀티미디어 전자책을 제작하고 있다. 무상으로 보급하는 반응형 멀티미디어 전자책은 오디오와 비디오를 실행할 수 있고 다양한 웹사이트를 연동할 수 있다. 스타트업 김서영 대표는 “아직은 동아리 성격의 작은 기업이라 많은 학교를 지원할 수 없지만 멀티미디어 전자책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편, 선덕여고는 이번 행사에서 선정된 학급문고를 모아 경북 e-학급문고 온라인도서관함께 개관해 언제 어디서든 전자책을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경주시가 경북도 주관 ‘제27회 농업인의 날’을 맞아 지난 11일 지역 농업의 미래를 이끌어 갈 5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농업인의 날은 매년 11월 11일 농업인의 사기진작과 자긍심 고취를 위해 정부가 지정한 법정 기념일이다. 이날 도청 동락관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지역 농업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정부포상 4명, 경북도 농어업인대상 1개 부문을 수상했다. 산업포장을 수상한 김병철(건천) 신경주농업협동조합장은 식량작물공동(들녘)경영체 육성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식량작물 잡곡분야 경쟁력을 강화한 점을 인정받았다.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권덕준(강동) 강동시금치작목반 회장은 시금치 유통 안정화와 판로 개척을 추진했으며, 박노혁(외동) 한국쌀전업농경상북도연합회 사업부회장은 볏짚 환원사업의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 수상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수상한 황현숙(건천) 농가주부모임 경상북도연합회장은 농촌지역 내 재능나눔 활동으로 지역사회에 많은 공헌을 했다. 도지사 표창을 수상한 이상목(산내) 씨는 고품질 신라향미쌀 개발 및 판로확보 등을 적극 추진한 점을 인정받았다. 주낙영 시장은 “태풍피해, 쌀 소비 감소, 농업 인력감소 등으로 어려운 농업 여건에도 불구하고 농업발전을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 슬기롭게 대처해 온 농업인들이 자랑스럽다”며 “시도 농업 분야를 이끌어 나가고 낙후된 영농기반을 발전시키기 위해 선도농민들 육성하는데 행정적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남령 최병익 선생이 23일부터 닷새 동안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부지노지(不知老至) 남령최병익 작품전’을 연다. 이번 작품전은 남령 선생의 또 다른 시도인 조각보 디자인을 전격 선보이며, 이 시도가 어떤 반응을 불러 일으킬지 기대를 키우고 있다. 지난 2021년 9월, 남령 최병익 선생의 작업실인 ‘필소헌(筆笑軒)’을 찾은 기자는 선생이 꺼내놓은 작품들에서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다. 선생의 글씨나 미소 달마, 소나무 그림은 자주 보아 낯이 익었지만 오색으로 꾸민 화선지는 도무지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의아해하는 기자에게 선생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내가 채 대답하기도 전에 함께 동행했던 변성희 교수가 “조각보 아닙니까?”고 가로질렀다. 기자 역시 어릴 때 밥상을 덮던 상보의 문양을 막 떠올리고 있을 때라 얼떨결에 “저도 그렇게 보입니다”며 맞장구쳤다. 남령 선생이 허허 웃으며 자못 진지해진 모습으로 한 장 한 장 작품들을 넘겼다. “언젠가부터 서예가 일반인들의 마음에서뿐만 아니라 눈에서도 멀어지고 말았습니다. 서예가로서 이만큼 안타까운 일이 없지요. 지금까지 서예가란 사람들이 지나치게 자기 틀에만 갇혀서 새로운 서예의 흐름을 만드는 것은 고사하고 세상의 변화조차 따라가지 못한 결과입니다. 제가 나름대로 그 틀을 부수겠다고 힘써 왔는데 이번 시도도 그런 마음을 반영한 것입니다” 남령 선생은 전통적인 서예를 누구보다 철저히 연구하고 깊이 있게 실현해 온 서예가다. 특히 추사체에 각별한 뜻을 두고 정진해 추사체에 관한 한 가장 독보적인 경지에 올라 자타가 공인하는 추사체의 전승자가 됐다. 특히 남령 선생은 서예가들의 희구하는 중봉(中鋒)의 진정한 묘리를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 가장 가깝게 구현하는 서예가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전통적인 서예의 기법을 혼신을 다해 붙들어 온 남령 선생이지만 출구가 막힌 서예를 조금 더 친숙한 예술 장르로 승화시키기 위해 새로운 서예의 문을 열기 위한 실험적인 시도들을 꾸준히 해왔다. 선생의 대표작인 ‘미소달마’는 달마의 근엄하고 기괴한 형상을 180도 바꿔 온화하고 밝은 달마로 바꾸었다. 이전 서예가들이 솔잎을 하나하나 그리던 기법을 전면 철회하고 바람 속에 동화되어 흔들리는 유려한 소나무 그림으로 다시 표현해냈다. 그런가 하면 2019년 5월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열린 전시회에서는 본격적으로 조형감각을 입힌 문자도를 선보여 파격적인 서예의 변형을 유감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전시회를 찾은 서예가 정종섭 국회의원(현 국학진흥원 원장)은 남령 선생의 문자도를 보며 “조형을 고려한 서예의 개척이야말로 새로운 기풍을 열어가는 현대 서예작가들의 숙제인데 남령 선생이 그 어려운 길을 걷는다”며 예찬한 바 있다. 그런 남령 선생에게 조각보 디자인은 또 다른 새로운 파격이자 신선한 충격이다. “서예가 어쩌다 보니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서예도 엄연히 예술의 범주에 들어가는데 실상 현대에 들어서는 여성들이 예술을 더 즐기고 구매하는데 말이지요. 그래서 남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고 그 방법으로 조각보를 떠올린 것입니다” 남령 선생은 ‘조각보에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들어 있을 뿐 아니라 일상에서 찾을 수 있었던 몇 가지 안 되는 생활 속 미술이 숨어 있었다’고 강조했다. 누군가에게는 조각보 그 자체로 또 누군가에게는 밥상을 덮었던 따스함으로 기억되는 문양을 화선지에 구현하고 보니 그 자신 묘한 설렘이 느껴지더라는 것이다. 작품을 보면서 바탕인 오색의 문양에는 단아한 여인의 향훈이 서려 있고 그 위에 웅혼한 남성의 기백을 담은 글씨가 펼쳐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온갖 다채로운 색들은 우리나라 궁궐이나 절에서 보듯 음양오행을 맞춘 단청의 의미도 있어 전통의 또 다른 표현으로 손색없다. 서예에 음양과 오행의 조화가 서린다면 어쩌면 남령 선생의 이번 작품이 그 첫 번째 시도가 아닐까? 그 감흥이 아직도 도도한 중에 드디어 11월 23일 전시회 일정을 잡은 것이다. 전시회에 앞서 선생이 보낸 전시회 도록에는 예의 단아한 조각보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웅혼한 글씨가 유감없이 펼쳐져 있다. 이번 전시회는 인사동 ‘핫플’로 손꼽히는 ‘경인미술관’에서 개최된다는 것이 또 다른 즐거움이다. 경인미술관은 인사동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미술관인데다 젊은이들과 여성들이 특별히 더 즐겨 찾는 전통찻집이다. 고풍스런 한옥을 미술관과 전통찻집으로 바꾸어 1년 365일 예향과 다향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 찻집을 찾는 고객들은 차와 함께 예술을 찾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남령 선생의 조각보를 바탕으로 한 서예작품이 전시되기에 이만큼 적절한 곳이 없을 것이다. 서예는 대표적인 전통 예술이다. 누군가는 이를 철두철미 연구하고 계승·발전시켜야 한다. 그러나 참다운 서예를 알아보는 이들도 점점 사라지고 그런 만큼 대중들에게 어려워진 서예가 사랑받을 길도 좁아졌다. 이런 절체절명의 시대, 남령 선생의 조각보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면 서예사에 그 이상 다행한 일이 없을 것이다. 이번 작품전 이름이 ‘부지노지’이다. 신선한 시도에 몰두해온 남령 선생이 늙은 것조차 알지 못할 만큼 심혈을 쏟아부었다는 뜻이다. 이번 작품전이 몹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