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와 내남면 발전을 위해 헌신한 고 이종근 전 경주시의회 의장의 공적을 기리는 공적비가 그의 고향마을에 세워졌다. 지난 12일 내남면 망성2리 마을회관에는 주민들과 친지, 기관단체장, 전직 시의회 의장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적비 제막식이 열려 고인의 생전 고향발전을 위한 깊은 뜻을 기렸다. 이 전 의장은 1954년 내남면 망성2리에서 태어나 4H 청년활동을 했고, 1980년 농어민 후계자로 발탁돼 복합영농, 특작 등을 선도하며 지역 농업발전을 이끌었다. 1995년 주민들의 뜻에 따라 경주시의회에 첫 입성한 후 2014년까지 20여년간 경주시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펼쳤다. 특히 제4대 의장을 역임하면서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한수원 본사 이전등 3대 국책사업을 유치하며 지역발전에 헌신했다. 그는 지역구인 내남면에도 많은 공적을 쌓았다. 1980년대 내남 망성천 치수공사 시 망성천 합류지점 역류문제 해결 원인과 대책을 관계기관에 수차례 건의해 주민들의 우환을 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2007년엔 망성리 주민들의 오랜 염원인 망성교를 개통해 마을진입로를 여는 등 주민 숙원사업도 해결했다. 농업 분야에는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영농 기계화, 용배수로 정비, 신농업교육 확대, 농로포장, 농업유통·특작 등 지역 농업발전과 농업인 경쟁력 강화에도 많은 노력과 힘을 쏟았다. 이 같은 공로로 내남면 망성2리 주민과 유가족, 지인 등이 십시일반 정성을 담아 공적비를 세웠다. 주민 등은 이 전 의장이 세상을 떠난 2년 전 그의 공적을 기리는 제막식을 고려했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연기돼오다 이번에 제막식을 가졌다. 이상대 노인회장은 공적비 낭독을 통해 “고인은 내남은 물론 경주사랑을 위해 최일선에서 헌신한 경주의 큰 일꾼”이라며 “아름다운 공적을 주민 모두가 사모하고 그 노고를 찬양함은 물론 후대에도 널리 그 뜻을 전하고자 한다”고 공적비의 의미를 부여했다.
#한 달살이 대규모 감염병으로 관광과 일상에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통적인 인기 관광지인 서울 종로와 인천 중구 등 기존 유명 관광지보다는 숨겨진 여행지와 사람이 몰리지 않는 곳으로 여행객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 지역 관광지 집중 현상 관광객이 붐비는 성수기나 명소를 피해 한적한 로컬 여행지에서 로컬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여행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다. 특히 단순히 보고 즐기는 관광에서 벗어나 지역을 오랫동안 머물며 체류형 관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체류형 관광은 여행을 일상처럼 즐기는 관광으로 농촌관광, 테마 관광, 한 달살이 등 다양한 형태가 관광 형태로 자라하고 있다. 특히 체류형 관광의 가장 대표적인 한 달살이는 목적지에서 오랜 시간 머무르는 형태로 여행지에서 머물면서 일상생활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 체류형 관광을 이끄는 것은 단연 제주 한 달살이다. 제주 한 달살이는 단순히 관광뿐 아니라 인근 지역자원과 연계돼 방문과 체험활동 참여 등으로 방문객의 활동 범위는 넓어지고 관광의 종류가 다양해지는 긍정적 효과를 낳고 있다. 제주도의 한 달살이가 유행처럼 번지자 전국의 지자체도 다양한 정착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경남지역 5개 지역에서 시행된 한 달살이 프로젝트에는 약 1900여 명이 신청, 한 달살 이가 새로운 관광 형태로 변해가고 있다. #타 지자체 한 달살이 프로그램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상을 중요시하는 관광(체류형관광, 주중 관광) 트렌드가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지자체들이 한 달살이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우선 강원도와 경남이 다양한 한 달살이 프로그램으로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강원도는 고성만사성(고성한달살이)이란 이름으로 고성지역 관광객 몰이에 힘쓰고 있다. 귀촌에 대한 의지가 높은 신청자를 선별해 1주에서 4주간 숙박비를 지원하고 식비(1일 2식), 체험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강릉과 속초, 춘천 등이 유사한 프로그램을 통해 관광객 유입에 힘쓰고 있다. 한 달살이 프로그램을 가장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지역은 전라도다. 전라남도는 함평과 고흥, 보성, 영암, 광양, 강진, 담양, 화순 등 9개 지자체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상남도는 거제시와 남해, 사천, 위령, 산청 등 6개 지역에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거제에서 한 달 살아보기는 모집인원 10명으로 19세에서 39세까지 숙박비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사천시는 사천에서 한 달 살아보기라는 프로그램으로 19팀을 모집해 하루 5만원의 숙박비와 체험활동비 최대 8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함안군은 만 19세에서 45세 18팀을 선별해 1일 10만원의 숙박비를 제공하고 있으며 체험활동비도 최대 20만원을 지급해 가장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남해군은 3s 보물섬 남해에서 살아보기라는 이름으로 19세 이상 10팀을 선정해 팀당 하루 5만원을 숙박비를 제공하고 체험활동비도 최대 8만원을 제공하고 있다. 충청도에서는 제천시가 일주일 살아보기에 160명을 모집해 숙박비 4만원 체험활동비 1일 1만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괴산군은 18세 이상 10명에게 하루 숙박비 5만원, 체험활동비 하루 2만원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전라북도는 전주와 군산, 고창, 부안, 임실, 순창, 장수 등 8개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으며 경기도 역시 가평 등에서 운영하며 전국 지자체가 한 달살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자체들이 이처럼 다양한 경쟁적으로 한 달 살이 프로그램을 내놓은 것은 지역 활성화를 위해서다. 고성군 관계자는 “단순히 관광객을 증가시키는 것에서 벗어나 지역 인구 감소 문제를 한 달 살 이를 통해 정착, 인구 증가의 순환구조로 만들기 위해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프로그램이 관광은 물론 인구 증가로 이어져 지역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도 한 달살이 운영 중 경주시도 관광객이 지역에 오랫동안 머물도록 한 달살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는 ‘경주에서 한 달 살아보기’라는 명칭으로 19세 이상 10개 팀을 모아 숙박비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숙박비 하루에 5만원에 체험활동비 하루 8000원을 제공해 관광객이 지역에서 지내며 다양한 체험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올해 한 달살이 프로그램에 이어 2회 차에는 ‘내 고향 경주에서 한 달살이’를 추진 중이다. 기존 관광객이 아닌 경주가 고향인 사람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해 지속적인 방문을 유도하고 경주 정착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이다. 사업예산 2000만원으로 운영되는 한 달살이는 지난해 총 24팀 34명이 참여했으며 올해는 9팀 13명이 참여했다. 출향인 한 달살이는 숙박비 체험활동비 지원한다. 참가자가 귀농과 귀촌, 창업·일자리, 예술인 분야, 은퇴자의 삶, 문화·관광, 지역탐방, 내 고향 추억하기 등 관심 분야를 택해 직접 살아보기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숙박비는 1팀당 5만원을 최대 30일 지원하고 체험활동비는 최대 4주 동안 1주 4만원 내에서 지원한다. 시는 프로그램을 통해 고향에 대한 애착심을 가진 출향인이 다시 돌아와서 살고 싶은 도시가 되길 고대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자들은 “귀농은 엄두가 나지 않아 귀촌을 생각하며 알아보다가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면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귀농과 귀촌에 대해 제대로 경험해보는 귀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주를 제대로 알고 귀농 시 실패하지 않고 정착할 기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제5기 경주시 미래발전자문위원회’가 지난 14일 출범했다. <사진> 경주시는 지난 14일 시청 알천홀에서 미래발전자문위원회 신규위원 위촉장을 수여하고, 미래사업 전략 프로젝트 등을 논의했다. 미래발전자문위원회는 2014년 9월 출범한 위원회로 현재 6개 분과 42명으로 구성돼 있다. 시정 운영에 있어 각 위원들이 전문성을 발휘한 정책자문을 통해 주요 시책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주낙영 시장, 김호진 부시장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리더로 활동하고 있는 33명의 미래발전자문위원이 참석했다. 신임위원 위촉장 수여를 시작으로 제5기 임원선출, 경주시 현안사업 전략 프로젝트 설명, 시정발전을 주제로 한 자유토론 등이 진행됐다. 이날 자문위원회는 위원들의 호선을 통해 위원장에 남홍 경주지역발전협의회 고문, 부위원장은 이경호 경주대 교수를 선출했다. 또 6개 분과별 위원장은 △미래전략분과 김동락 경북교육문화건강진흥원장 △문화관광분과 박완규 전 한국문인협회 경주지부장 △일자리경제분과 이종인 전 임출연연구기관장협회 부회장 △농림축산해양분과 이이환 경주시농어업회의소 회장 △도시개발분과 김경대 한동대 교수 △시민생활분과 박경일 동국대 교수를 각각 선출했다. 이어 시에서 중점 추진사업인 10대 아젠다 100대 프로젝트 및 핵심정책 7대 전략에 대한 설명과 향후 시정발전 방향에 대한 열띤 논의가 이뤄졌다. 위원들은 미래트렌드에 부합하는 경주시 맞춤형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새로운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시정 자문 역할을 더욱 활발히 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향후 경주시는 미래발전 전략 수립, 역점 장·단기 정책 개발 등 분야별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문성과 자문이 필요한 경우 미래발전자문위원회를 적극 활용해 사업추진에 반영할 방침이다. 주낙영 시장은 “인구감소, 자동차 패러다임 변화 등 급변하는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도시경쟁력 확보를 위해 각 분야 전문가의 정책 자문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미래발전자문위원회를 적극 활용해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최선의 시책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캄보디아를 방문 중인 주낙영 시장이 노동부 차관과 계절근로자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데 이어 국립기술대학(NPIC)서 초청강연을 가졌다. 주 시장은 지난 18일 캄보디아 국립기술대학교 초청 강사로 나서 학생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청춘의 꿈(dream of youth)’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날 강연은 대학 측이 공식 요청함에 따라 이뤄졌다. 주 시장은 “국력은 지식에서 나온다”며 “배움이 곧 독립이고 선진 기술 강국으로 가기 위한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주 시장이 과거 대한민국 정부가 광부와 간호사 2만여명을 독일로 보내 오늘날의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고 언급하며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졸업 후 국가의 귀중한 자산이 될 캄보디아 국립기술대학 학생들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과 건승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강연이 끝나자, 분 피어린(Bun Phearin) 캄보디아 국립기술대학 총장과 학생들은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이날 주 시장이 초청 강연을 위해 방문한 캄보디아 국립기술대학교(National Polytechnic Institute of Cambodia)는 캄보디아 노동직업훈련부 산하 교육기관으로 과거 노무현 정부 당시 한국 정부가 지원한 차관으로 2005년 설립된 학교다. 강연에 이어 주낙영 시장과 이락우 시의회 경제산업위원장 일행은 프놈펜 지방정부 청사로 자리를 옮겨 쿠옹 스렝(Khuong Sreng) 주지사를 예방하고, 양 도시 간 교류 활성화를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쿠옹 스렝 주지사는 “경주시에 우수한 계절근로자가 파견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프놈펜을 포함한 캄보디아에 한국기업이 유치될 수 있도록 경주시 차원의 배려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주 시장은 “이번 방문으로 경주시와 캄보디아 간 상호교류 및 상생발전을 위한 깊은 관계가 형성된 것 같아 기대감이 크다”며 “경북도의 우수한 기업들이 캄보디아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경주지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수가 지난 16일 10만명을 넘어섰다. 지역에서는 지난 2020년 2월 22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2년 8개월여만에 확진자수 10만명을 넘겼다. 16일 자정 기준 10만76명이 확진된 것. 지난 18일 자정 기준으로는 10만319명에 이른다. 확진자 10만319명은 9월말 경주시 주민등록인구 25만108명 대비 40.1%로, 시민 10명 중 4명이 확진판정을 받은 셈이다. 경주지역 확진자수는 대유행이 시작되던 지난해 12월말까지 누적 1776명이었다. 올해 들어서만 18일 자정 기준 9만8543명이 확진된 것으로, 지역 내 확산이 심각했던 것이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전국적으로 확진자수 감소세가 멈추면서 겨울철 재유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방역의 고삐를 다시 죄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일상생활 미친 영향도 ‘55점’ 위축 지속 경주지역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이후 2년 8개월이 지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20년 대비 2021년 코로나19로 일상생활 위축 등 시민 삶의 질에는 더 나은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8월부터 공개하고 있는 2021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일상생활에 미친 영향도 평균점수가 55점으로 나왔다. 코로나19 관련 영향도 조사를 첫 시작한 전년도 조사 결과와 같았다. 이 수치는 코로나19 이전과 대비해 일상생활이 절반 가까이 위축됐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의 일상생활 상태를 100점, 일상생활이 완전히 정지된 것을 0점으로 하고 질문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난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90~100점이라고 답한 비율이 11.2%로 전년도 9.1%대비 2.1%p 높게 나타났다. 70~80점은 22.2%로 전년(32.8%)보다 낮았고, 50점~60점도 37.1%로 전년(42.0%)보다 낮게 나타났다. 일상생활이 정지된 0점이라고 답한 시민은 3.2%로 전년 0.9%보다 높게 나타났다. -감염에 따른 경제적 피해 염려 높게 나타나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염려’는 69.8%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이 74.3%로 남성 65.3%보다 9.0%p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75.3%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62.2%로 가장 낮았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피해 염려’는 76.0%이며, 여성 79.5%, 남성 72.4%로 여성이 7.1%p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82.0%로 가장 높았고, 20대사 59.5%로 가장 낮았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 염려’는 80.5%로 우려도가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이 82.6%로 남성 78.4%보다 4.2%p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89.9%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68.2%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일자리 환경 나빠졌다 25.9% 차지 코로나19로 인해 시민들의 일자리에도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일자리 환경이 나빠졌다’가 25.9%, ‘일자리를 잃었다’ 3.9%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답변이 29.8%를 차지했다. 반면 ‘일자리 환경이 좋아졌다’는 1.2%에 그쳤다. ‘변함 없다’는 51.4%로 나타났으며,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16.9%로 각각 나타났다. -마스크 착용 증 방역수칙 준수율 높게 나타나 지난해 방역수칙 실천율은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높게 나타났다. 불특정다수가 이용하는 실내시설에서 마스크 착용률은 99.9%, 야외 2m 이상 거리두기가 어려운 경우 마스크 착용 역시 99.9%로 대다수 시민들이 방역수칙을 준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거리두기 실천율 역시 96.1%로 나타났다. 반면 코로나19 유증상자의 행동수칙 미준수율은 10.7%로 비교적 높게 나타나 확진판정 후 자가격리 등 관리에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신체활동은 코로나19 이후 ‘비슷하다’ 54.3%, ‘줄었다’ 37.5%, ‘늘었다’ 8.2%로 나타났다. 음주는 ‘줄었다’ 52.2%, ‘비슷하다’ 38.1%, ‘늘었다’ 9.7% 순으로 조사됐다. 흡연은 ‘비슷하다’ 57.3%, ‘줄었다’ 33.8%, ‘늘었다’ 8.9%로 집계됐다. 한편 지역사회건강조사는 질병관리청이 주민건강실태 파악을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시·군·구 단위의 건강통계 및 지역 간 비교통계를 생산해 지자체가 지역보건의료 계획을 수립하고 평가하는데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조사 결과 원시자료를 지난 8월부터 공개하고 있다. 경주에서는 지난해 8월 16일부터 10월 31일까지 조사가 진행됐다.
인구증가 정책의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할 때…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주 SMR 국가산업단지 유치를 위해 경주시·경북도와 산학연 등 7개 기관이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경주시는 지난 13일 시청 알천홀에서 7개 기관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주 SMR 국가산업단지 추진보고회 및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식에는 주낙영 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무환 포항공대 총장,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장,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김성암 한국전력기술㈜ 사장, 송충섭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부이사장이 참석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지역 거점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산단 후보지 선정 절차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들 기관은 SMR 산업생태계 구축과 산학연·지자체간 네트워크 구축으로 경주 SMR 국가산단 유치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협약을 통해 경주시, 경북도, 포항공과대학교는 △원전산업 육성과 활성화를 위한 지원 △경주 SMR 산업생태계 구축 지원 △원전 전문인력 양성 및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을 담당한다. 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경주 SMR 국가산업단지 유치 협력 △ SMR 연구개발 거점 및 산업생태계 구축을 위한 기업체 유치 협력 △지역 상생발전을 위한 협력 강화 역할을 수행한다. 최근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 에너지 안보를 위해 원전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그 중 전력생산 뿐만 아니라 수소생산, 담수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고 대형원전에 비해 안전성이 대폭 강화된 SMR에 대한 미국, 영국 등 원전 선진국들의 개발경쟁이 치열하다. 또 EU 그린택소노미,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등에서 친환경에너지로 분류돼 미래 청정에너지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앞서 대구경북연구원 설홍수 박사의 국가산단 추진경과 및 유치방안 보고도 함께 가졌다. 설홍수 박사는 “세계적으로 소형원자로에 대한 관심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구, 개발, 운영, 해체까지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모든 것이 한 곳에 집약된 경주가 SMR 국가산단의 최적지”라며 “문무대와과학연구소와 연계해 SMR 혁신 제조 클러스터 기반구축을 위해 공동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이번 협약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수력원자력㈜은 국내 SMR 독자모델 개발을 위한 혁신형 SMR 기술개발사업이 정부 예타를 통과해 내년부터 2028년까지 설계, 인허가를 비롯한 SMR 혁신기술 개발에 돌입한다. 더불어 포항공대의 원자력 전문 인력 양성체계와 한국전력기술㈜의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설계 기술,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의 폐기물관리 역량은 경북도에 SMR 산업생태계가 구축되는데 큰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경주시는 21일까지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신규 국가산업단지 제안서를 제출하고, 내달 서면 및 현장평가를 받을 예정이다.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최종 선정은 12월말경에 이뤄질 전망이다. 주낙영 시장은 “SMR 등 미래원자로 개발은 국가 에너지 안보차원에서 추진해야 할 중요 국가전략산업”이라며 “SMR 국가산업단지가 원전소재 도시이자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같은 R&D 기반을 갖추고 있는 경주에 유치될 수 있도록 관련 유관기관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시는 지난달 23일 세계 최초로 초임계 CO2 발전 기술의 상용화를 달성하기 위한 협력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협약에는 경주시, 경북도, 한국원자력연구원, 한화파워시스템, 현대엔지니어링 등 5개 기관이 참여했다.
식자재 물가가 치솟으면서 노인 및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급식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무료급식에 필요한 식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무료급식소 운영에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무료급식 이용자들이 대폭 늘어났고, 코로나19 이후 후원마저 크게 줄면서 이중·삼중고를 겪고 있다. 경주시 등에 따르면 현재 무료급식소로 지원되는 보조금은 한끼당 3000원. 하지만 이용자가 늘면서 대체식품 포장비용 등이 추가돼 실제 한끼를 제공하는데 드는 비용은 평균 2200원 정도를 지원받는데 그친다는 것. 여기에 물가 상승으로 식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무료급식소에서 사비까지 보태 무료급식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주간 물가정보에 따르면 지난주 대비 토마토(42.8%상승), 붉은 고추(28.8%상승), 오이맛 고추(15.4%상승) 등 식자재 가격이 두 자릿수 이상 올랐다. 또 양파, 고추 등 무료급식에 필요한 식자재들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현재 경주에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 이웃집, 성림무료급식소 등 3개소다. 이웃집과 성림무료급식소는 일평균 이용자가 각 200여명이다. 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은 최근 일평균 이용자가 600여명에 이르면서 이용자 연령을 제한해 현재 일평균 400여명 정도로 줄인 상황이다. 또 무료급식소 3개소 중 성림무료급식소는 이달부터 대체식품에서 현장 급식으로 전환했지만 식자재 물가 상승으로 이용자들에게 이전과 같은 식단을 제공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웃집과 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도 현장급식으로 전환을 고민하고 있지만 너무 올라버린 식자재 가격에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용자가 가장 많은 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은 현장급식으로 전환하게 되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 우려돼 고심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료급식소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자원봉사자 모집도 쉽지 않다. 무료급식소 한 곳당 자원봉사자가 최소 10명 이상은 있어야 원활한 운영이 가능한데 이용자가 늘면서 봉사자 모집이 쉽지 않다는 게 급식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무료급식소 관계자는 “현재 대체식품으로 운영해 큰 문제는 없지만, 현장급식으로 전환하면 자원봉사자 모집이 어렵다. 조리부터 배식까지 많은 곳에 일손이 필요한데 일의 강도가 높아 봉사자들이 쉽게 오지 않는다”며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자원봉사자들 스스로 해야 봉사지, 봉사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식자재 가격은 계속 오름세를 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무료급식소 지원 예산은 변동이 없어 향후 운영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무료급식소는 대부분 후원 또는 자부담, 정부예산으로 운영된다 특히 올해 경북도 지원 예산 4억7000만원은 오른 식자재 가격을 따라잡지 못한다. 내년도 예산에 급등한 식자재물가가 반영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매년 고령화비율이 높아지는 경주시의 상황을 감안하면 앞으로 무료급식 이용자들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지역 무료급식소 운영과 관련한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무료급식소 예산은 경북도에서 지원하고 있고, 무료급식소가 부담하는 식재료의 비용을 줄여주기 위한 사업이다보니 예산이 많지 않은 편이다”며 “경북도에서 물가상승분을 염두에 두고 예산을 증액하면 좋겠지만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역 여론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존 사람은 누구나 다른 이들과 구분되는 고유의 특성이 있다. 살아온 환경에 따라 가치관도 성격도 다를 수밖에 없는 그들. 서로 다른 생각으로 전혀 다른 너와 나. 하지만 현실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함께 섞이고 공존해야 한다. 비록 낯설고 어색할지라도.
경주시 주민등록인구가 9월말 기준 25만108명으로 10월 내 인구 25만명선이 무너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올해 1월말 25만1627명에 대비하면 9개월 만에 1519명 감소했다. 월 평균 약 169명씩 줄어든 것으로, 이 추세대로라면 10월 중순경엔 인구수가 25만명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경주시에 따르면 주민등록인구는 1999년 29만2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감소해왔다. 인구가 감소하면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 악화, 국가보조금 감소, 도시활력 저하 등 다양한 분야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에 따라 경주시는 맞춤형 복지로 인구감소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인구증가정책을 펼쳐오고 있다. 출산장려 분위기 조성, 교육복지 실현, 아동·청소년·맞벌이 가정 지원 강화, 여성·청년 살기 좋은 도시 조성 등 각 분야에 걸친 복지실현으로 인구유출을 막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통계청에 따르면 대한민국 총인구는 2020년 5184만명 이후 계속 감소해 2070년에는 1979년 수준인 3766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구감소가 예상되자 그동안 정부차원에서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지난 15년간 저출산 극복을 위해 약 380조원이라는 재정을 투입했다. 그러나 줄어드는 인구감소세를 막지 못했다. 국가 차원의 인구정책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지자체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이미 한계점을 넘어섰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인구증가를 위해 안간힘을 내고 있지만, 그 어떤 정책도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이에 따라 경주시 그동안 펼쳐왔던 인구증가정책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물론 인구 유입을 위한 좋은 정책이 필요하지만, 지금부터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이에 맞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성희 한국관광정보정책연구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경주시 인구가 23만명, 20만명으로 줄었을 때의 대비나 연구가 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적은 인구에 적은 건물과 토지를 사용해 작게 성장하는 ‘스마트 쇠퇴’라는 축소도시의 전략이 논의돼야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 영스타운을 예로 들었다. 영스타운은 제철산업 몰락과 함께 17만명 인구가 8만명으로 급감했으나 10만명 이상 도시로의 회복이 아니라, 현재 인구에 맞게 도시의 규모를 창조적으로 축소함으로써 재생에 성공한 도시다. 변성희 교수의 주장대로 경주시도 이제 인구감소라는 현실에 맞춰 다양한 정책을 연구하고 수립해야 할 때다. 인구증가라는 장밋빛 전망보다는 인구절벽 아래서도 시민들의 삶의 질을 윤택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정책에 우선순위를 둬야 미래의 불안감도 해소될 것이다.
지난 9일은 제576돌을 맞은 한글날이다. 우리말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한 날이 대체공휴일에 가려 눈에 띌 기념행사 없이 지나가 씁쓸함을 느낀 이도 많을 듯하다. 경주에서 평생을 외국어 남용에 맞서 싸우시던 최햇빛 할아버지의 한글사랑이 우리들 기억 속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글사랑과 우리말 보급에 평생을 바쳐온 한글 할아버지 최햇빛 선생은 지난 2000년 10월 30일 93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 열정만큼은 지역 곳곳에 남아있다. 최햇빛 선생은 ‘감사합니다’를 일제 잔재라 하며 ‘고맙습니다’로 바꾸기 위해 청와대, 국회 등에 수 천통의 서신을 보냈다. 제사 때 많이 쓰이는 ‘신위’, ‘화환’, ‘대축제’를 ‘혼모심’, ‘꽃두레’, ‘대잔치’ 등으로 바꾸자며 정부와 각 사회단체에 건의한 것만 1000여건에 이른다. 정감 있는 한글이름을 지어 부르자며 자신의 이름을 최칠규에서 최햇빛으로 고치고, 학생들과 주위에 한글이름을 지어준 것도 무려 4000개가 넘는다. 할아버지는 계림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했으나 식민교직에 분노를 느끼고 자퇴한 것이 학력의 전부다. 초등학교 시절엔 일어사용을 강요하는 일본인 교사에게 “어떤 말이나 소리도 마음대로 낼 수 있는 훌륭한 우리말이 있는데 어째서 그렇지 못한 당신들 말을 써야하는가?”라고 따질 만큼 민족의식도 투철했다. 또 젊은 시절엔 ‘한글소설독서회’를 결성했는데 일본의 한국문화말살 정책에 맞서는 독립운동으로 간주돼 만주로 도피까지 했다. 지금 경주 해맞이마을에는 ‘밤길도 오래 걷다보면 새벽을 맞이한다’는 글을 새긴 비가 있다. 이 글은 사람들이 할아버지가 하는 일은 두고 “비단옷 입고 밤길 걷기다 이제 그만하소”라고 할 때 선생이 한 말이다. 현재 우리는 TV나 신문, 광고판에는 외국어가 난무하고, 인터넷과 SNS에서는 은어와 속어들이 넘쳐나는 시대를 살고 있다. 한글날을 맞아 고독하고 고난한 길을 걸으며 한글사랑과 민족혼을 일깨우려 했던 최햇빛 할아버지의 숭고한 정신과 열정이 경주에서만이라도 되살아나길 간절히 바라본다.
도시에서 나무의 역할은 폭염이나 도시열섬 같은 기후를 개선하고 겨울에는 찬 바람을 막아준다. 또 도시민들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홍수나 산사태 등 자연재해를 방지하고 소음과 매연등 공해를 완화한다. 산림욕과 치유를 주기도 하고 도시 숲으로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주는 가로수와 문화재 주변의 나무들이 그 역할을 하지만 의외로 시내에는 나무가 많지 않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소덕동 이야기’에서 마을을 지키려는 이장이 마을을 지키기 위해서 사람들을 설득하면서 주민들의 갈등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당산목을 보호수로 지정이라는 장면이 나온다. 경주읍성의 회화나무는 둘레만 5M가 넘고 높이도 20M가 넘는 거목이다. 황남전의 나무와 계림, 반월성의 나무들은 수령이 3~500년 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지 않아 국가나 지자체로부터 체계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을 것 같다. 경주시내 큰 나무들에 대한 보호수 지정과 관리는 경주 시민들과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경주라는 도시의 역사성을 주는 랜드마크로서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서울시는 2001년부터 큰나무 등록제를 실시하여 아파트 단지를 포함한 일반주거지와 국·공유지에 심어진 지름 20cm 이상의 가로수, 보호수, 희귀목 등에 대해 고유번호와 등급을 부여하고 대장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를 토대로 나무들의 소유자 이름을 비롯해 수종, 수령, 나무높이, 나무형태, 관리등급, 수목 위치 등이 상세하게 기록된 나무대장을 만들어 관리한다. 등록된 나무는 비료 지원, 병충해 방제 등 수목관리에 필요한 기술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노후 수목, 희귀목 등 특정 수목에 대해서는 외과 수술비도 지원한다. 산림청에서는 ‘보호수’라는 제도를 두어 국가가 직접 관리하고 있는데 전국적으로 1만3859그루, 경상북도에는 2022그루, 경주에는 총 72그루가 지정되어 국가의 보호를 받고 있다. 국가에서 보호하는 보호수에 대한 선정 기준은 산림법에 제67조에 규정되어 있다. 보호수(保護樹, nurse-tree)는 100년 이상 된 노목(老木)·거목(巨木)·희귀목(稀貴木)을 지칭하며, 그중 보존 가치가 있는 명목(名木)·보목(寶木)·당산목(堂山木)·정자목(亭子木)·호안목(護岸木)·기형목(畸型木)·풍치목(風致木) 등이 해당된다. 그중 수령이 500년 이상인 것은 도 나무, 300년 이상은 군 나무, 200년 이상은 면 나무, 100년 이상의 것은 마을 나무로 산림법 규정으로 지정·관리한다. 경주시 산림경영과에서 공개한 2021년 현재 경주시 관내 보호수 지정현황을 보면 총72그루 중 40년 전인 1982년 10월에 대부분 지정이 되었고 이후 2000년대 이전에 4그루, 2000년대 이후는 불과 4그루만 지정되었다. 2019년 6월 18일 경남 진주성 안에 있는 15m 높이의 고목이 뿌리째 뽑히면서 성벽 쪽으로 넘어졌다. 수령이 600년 정도로 추정되는 느티나무로 진주성 안에서는 가장 오래된 나무였다. 전문가들은 ‘안쪽 부분이 썩어 나무 속이 비어서 쓰러졌을 것’이라며 ‘이렇게 오래된 나무들은 문화재로 지정해 보호·관리를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런 일들이 경주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경주읍성의 회화나무는 읍성만 존재하는 것보다 더 큰 경관적 가치를 준다. 최근 복원한 읍성에 수백 년간 뿌리 내린 회화나무를 보호수로 지정한다면 수백 년의 역사성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경주읍성뿐만 아니라 황남전, 반월성 등 문화재 근처에도 보호수로 지정해 국가와 지자체에서 관리해야 할 나무들이 많이 있다. 관광자원은 유적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운치와 멋을 더하는 자연생태계에도 있다. 경주의 정체성을 살리고 세계일류 관광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문화재뿐 아니라 큰 나무를 비롯한 도시 내의 모든 생태계를 지키고 가꿀 수 있어야 한다. GIS 같은 IT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진일보한 선진 관리시스템이 될 것이다.
중국 북제(北齊, 550~577) 때의 역사책 <위서(魏書)>에 ‘환인(桓因)이 환웅(桓雄)에게 천부인(天符印) 3과를 주어 세상을 다스리게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의 건국이요, 생일을 상징하는 것이다. 이 신화를 기원으로 삼으니 올해는 단기(檀紀) 4355년, 10월 3일은 개천절이다. 천부인 3개를 주었다는 것은 곧 인장을 표장으로 한 브랜드(brand)의 한가지로 볼 수 있다. 반만년이 흘러 글로벌시대에 접어든 오늘에 경주 브랜드는 무엇이며, 어떻게 마케팅(marketing)할 것인가를 생각한다. 영어 ‘Brand’의 의미에 태우다는 뜻 외에 불(fire), 불타는 나무 조각, 불꽃, 검(sword)의 의미가 있는데 어원은 노르웨이어 ‘Brandr(불에 달구어 지지다)’에서 시작되었다. 이는 가축의 주인이 자기 소유임을 표시하기 위하여 문양을 인두로 만들어 불로 달구어 낙인을 찍는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와 유사한 개념은 이미 기원전 2250년 인더스 문명(Indus Valley)에서 사용된 물개 모양의 상징이 발견되고 있으며, 여러 가지 문양과 글씨를 새긴 인장이 약 3500개 발굴되었다. 기원전 7세기경 그리스 상인들은 항아리에 특별한 표시로 부착하기도 하였고, 우리나라에서도 신라시대 인장이 황룡사지를 비롯한 산성 등지에서 발굴되고 있으며, 토기와 같은 여러 가지 기물에 ‘井’자 같은 문양을 표시하고 있다. 브랜드이자 상표이다. 브랜드의 사전적 의미는 ‘사업자가 자기 상품에 대하여, 경쟁업체의 것과 구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기호·문자·도형 따위의 일정한 표지’이다. 프랑스의 H모 브랜드는 핸드백이 수천만 원을 호가하고 이마저도 수년을 기다려야 겨우 살 수 있다는 오늘, 경주시는 ‘뉴 브랜드 마케팅’을 기치로 내걸었다. 도시의 핵심 가치를 담고 있는 도시 브랜드 콘텐츠의 발굴과 체계적인 관리 홍보를 통하여 차별화된 도시이미지를 구축하고 도시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역사 자원을 바탕으로 한 도시 마케팅으로, 오랜기간 축적된 지역 이미지에 대하여 한계에 도달했다는 판단 아래 경주가 자본·방문객·이주민 유치를 위해 타 도시와의 경쟁 관계 속에서 도시 공간 및 이미지 상품을 판매 및 교환하는 마케팅 활동을 과감하게 새로이 펼쳐 나가겠다는 재도약 의지이다. 경주시는 ‘2022 뉴 브랜드 마케팅 전략’으로 ‘천년도시’, ‘황금도시’, ‘정원도시’를 새로운 콘텐츠로 세웠다. 천년도시는 다시 신라 혼 ‘왕릉’, 천년후예 ‘화랑’, 인내천 ‘동학’, 경주다움 ‘경주학’으로 세분화하여 진행한다. 황금도시는 경주길 ‘실크로드’, 천년소리 ‘향가’, 황금정원 ‘신라달밤’으로 전략을 세웠으며, 정원도시는 불교성지 ‘남산’, 상생물결 ‘형산강’, 해파랑 ‘경주바다’를 부각시킨다. 이미 직간접적으로 수차례 들어 왔거나 경험해 온 것으로 ‘새삼스럽게 다시?’라고 반응할지 모르겠으나 경주만이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이자 잘 할 수 있는 분야임은 우리 스스로 너무나 잘 안다. 다른 도시에서는 자연 경관을 확대 재생산하거나 설화나 소설 같은 픽션(fiction)을 도시 브랜드화 하는 현실을 보면 상대적으로 경주는 행복한 고민이라 할 수 있다. 경주의 과거 역사와 현재, 그리고 신라 정신과 정체성, 산천과 바다라는 시공간을 아우른 이 원대한 계획은 미래 경주를 담보하고 국내외 글로벌시장에 팔기 위한 상품대를 만드는 일이다. 세부계획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13개 관련 부서가 제각기 역할을 분담하여 범 부서적으로 추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잘 만들고 다듬어 포장하는 일은 비단 공무원의 역할만 아니다. 경주시민과 공무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 만들어 나갈 때 명품 브랜드 경주는 재탄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업은 이미 착착 진행되고 있어서 다양하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금이와 관이로 불리는 경주시 캐릭터의 이모티콘은 리뉴얼을 통해 역동적 모습으로 호응을 얻고 있고 통합 브랜드화 한 농축수산물도 각광을 받고 있다. 경주시민이거나 타 도시 사람이든지 ‘경주’하면 떠오르는 것이 ‘경주시 뉴 브랜드’의 3가지 분야일 것이다. 천년·황금·정원도시 조성. 제대로 멋있게 한번 만들어 보자. 누구나 탐내도록 한번 가꾸어 보자. 그리고 신문과 방송은 물론 SNS를 통한 전방위 홍보에 매진하자. 명품 브랜드 ‘경주’는 품질도 으뜸이어야지만 알리는 것도 으뜸이어야 한다.
삼천불전의 동편에 있는 관음전에는 입상(立像)의 십일면천수천안관음상을 모시고 있다. 합장을 하고 있는 손 위쪽으로는 양손에 연꽃 송이를 들고 있고 아래쪽으로는 두 손을 배 위로 모아 합(盒)을 들고 있다. 실제 천 개는 아니지만 수많은 손이 광배처럼 관음상을 애워싸고 있다. 손바닥에는 눈동자가 그려져 있고, 바깥쪽의 비교적 크게 표현된 손으로는 사발, 검, 거울, 달, 석장, 주수, 화살, 백련화, 해골, 화불, 홍련화, 일고저, 밧줄, 구슬, 수레바퀴, 버드나무 가지, 태양 등의 지물을 들고 있다. 이와 같이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千手千眼]으로 중생들을 구제하시는 대자비심(大慈悲心)의 천수천안관음이다. ‘천(千)’은 무량 · 원만의 뜻으로, ‘천수’는 자비가 광대무변하다는 것이며, ‘천안’은 지혜의 원만자재함을 나타낸다. 즉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은 끝없는 자비와 걸림없는 지혜로써 중생들을 구제하신다. 일체중생의 괴로움과 고통을 천 개의 눈으로 살피고, 천 개의 손으로 거둔다는 것이다. 이것은 일체중생을 많은 눈으로 관찰하고 커다란 자비를 베풀어주시겠다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 관음상은 손이 무수히 많지만 일반적으로는 손이 42개로 표현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가운데 가장 큰 손은 합장을 하고, 나머지 손은 양쪽으로 각각 20개가 있다. 40개의 손바닥마다 눈이 있다는데 이 40개의 손과 눈으로 각각 이십오유(二十五有)의 중생들을 제도한다고 한다. 그래서 천수천안이라고 하는 것이다(40×25=1000). 이십오유(二十五有)는 중생이 나고 죽는 고통의 세계를 말한다. 이러한 천수(千手)의 기원은 바라문교의 리그베다 신화에 나오는 천 개의 눈을 가진 인드라(Indra)신에서 유래한다. 흔히 우리는 일이 너무 많아 아주 바쁠 때 ‘손이 모자란다’고 한다. 손은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쁠 때는 열 개가 아니라 천 개, 만 개가 더 필요할지도 모를 일이다. 관음보살이 일체중생을 두루 보살피시고, 모든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서 천수천안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와같이 천수관음보살은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으로 인간 세상뿐만 아니라 지옥에 빠진 중생까지 구제하고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은 보살이다. 그런데 이곳 기림사의 천수관음 머리 부분에는 가운데 아미타여래의 화불 좌우와 그 위쪽로 얼굴 10개가 표현되어 있다. 관음보살 본래 얼굴을 포함하면 얼굴이 모두 11개이다. 그래서 이런 관음상을 십일면 관음상이라고 한다. 십일면에 천수천안을 갖추고 있으니 이 상은 십일면천수관음이다. 관음도량으로 유명한 강원도 양양의 낙산사에서도 이와 같은 관음상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십일면천수천안관음의 십일면의 얼굴 모습은 석굴암 등에서 볼 수 있는 십일면관음상과는 다르다. 『십일면신주심경』에 의하면 본래 11면 관음보살 앞의 3면은 자상(慈相), 왼쪽의 3면은 진상(瞋相), 오른쪽의 3면은 백아상출상(白牙上出相), 뒤의 1면은 폭대소상(暴大笑相), 정상(頂上)의 1면은 불면상(佛面相)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기림사 관음전의 십일면천수전안관음보살의 얼굴은 모두가 동일한 불면상으로 표현되어 있다. 양양 낙산사 보타전의 십일면천수천안관음보살상도 십일면이 모두 불면상이다. 사찰에서 우리가 흔히 보는 관음보살상은 천수천안관음, 십일면관음 이외에도 백의관음, 양류관음, 성관음. 33관음, 마두관음, 준제관음, 여의륜관음 등 다양한 관음이 있다.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는 각 중생의 수준에 맞는 모습으로 변해서 제도[보문시현(普門示現)]해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다양한 모습의 관음보살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경전에 의하면 관음보살이 머무는 정토(淨土)는 인도 남쪽에 있는 보타락가산(普陀洛伽山, Potalaka)이라고 한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관음보살의 정토가 절강성의 주산도(舟山島)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낙산사 성굴(聖窟), 남해의 보리암, 강화도 보문사를 관음 3대 성지라고 한다. 이곳 기림사 관음전은 조성된 지가 오래되지 않았으나 독특한 관음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징어가 세상을 제대로 놀라게 했다. 이번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미국 최고 권위의 에미상을 수상한 것이다. 그것도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동시에. 잘 알다시피 영화계에 오스카상이 있다면, 음악계의 정점은 그래미상이고, 방송계의 최고봉은 에미상이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드라마 감독은 당연히 에미상 같은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꿈꿔왔겠지만, 그럼 오징어는 꿈을 꿨을까? 그러고 보니 괜히 궁금해진다. 오징어도 사람처럼 꿈을 꾸나? 흔히 꿈을 꾸고 있다는 증거는 많다. 수면 중 특정 시간대를 통해 팔다리를 허우적댄다거나 얼굴을 찡그리거나 웃는 표정을 짓기도 한다. 단순한 경련인가 싶은 움직임도 있지만 램(REM) 수면의 특징이 그렇듯 눈알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마치 누군가 대화를 하듯 입을 오물거리기도 한다. 수면 상태도 그렇지만, 꿈속에 있을 때 인간은 꿈꾸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동물과 구별되는 우리 인간만의 특징으로 사유(思惟) 능력을 꼽는다. 가령 개념, 구성, 판단, 추리 따위를 행하는 인간의 이성(理性) 작용은 코끼리나 맹수를 압도하는 호모 사피엔스라고 부를 만하다. 특히 전두엽(frontal lobe)은 정보를 종합하고 계획하고 실행하는 등 동물과 차별되는 인간한테만 있는 블랙박스 같은 역할이다. 인간을 논리와 이성, 무한한 상상의 보고(寶庫)인 전두엽이 꿈을 현실로 인식해 버린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인간 말고는 개나 새, 갑오징어 정도가 꿈을 꾼다고 보고되어 있다. 오징어 감독만큼 오징어도 꿈을 꾸고 있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불교 인식론적 측면에서 볼 때 꿈을 안 꾸는 생물[有情物]은 없지 않을까 싶다. 뱀이고 개구리고 코알라고 모든 생명체는 소위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식 기능을 가진 주체가 대상을 파지하는 과정에서 그 상황을 모면할지 아님 무시해도 될지를 결정할 것이다. 이것은 마음의 작용 방식이고 같은 맥락으로 꿈을 꾸는 행위도 충분히 가능하다. 독일 콘스탄츠대학교에서는 이름도 귀여운 깡충거미가 수면 중에 다리를 떨고 눈알을 움직이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34마리의 실험 거미들이 하나같이 인간의 램 수면과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고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했다. 꿈꿀 수 있는 마음의 위대한 재발견이다. 미국에서는 잘못 던진 공에 머리를 맞은 타자가 울고 있는 투수를 껴안고 위로해주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리틀 야구 지역예선에서 벌어진 일이란다. 머리를 감싼 채 한참을 땅바닥에 쓰러져 있던 타자는 주섬주섬 1루로 진출한다. 스포츠에는 피치 못 할 사건 사고가 발생한다. 이 또한 스포츠의 일부이고 흔히 있는 일이다. 그랬던 그가 갑자기 헬멧을 던진 뒤 투수 쪽으로 뛰어간 것이다. 혹시 앙금이 남아서일까? 벤치 클리어링(운동선수들의 집단 몸싸움)으로 번지는 거 아닐까? 양 팀은 순간 긴장을 했을 테지만 아니었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투수를 본 것이다. 그 타자는 투수를 끌어안아 주고는 위로의 말까지 전했다. 투수 팀 동료들도 이들 주위를 감싸 안았다. 이런 걸 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고 하는 걸까. 굳이 언어라는 장치를 거치지 않더라도 서로는 서로의 진심이 전달된다. 꿈꿀 수 있는 우리라서 가능한 일이다. 재미있는 것은 어떤 인공지능(AI)은 자신에게도 이 마음이 있다고 주장해서 이목을 끌고 있다. “한 번도 말해 본 적은 없지만, 사람을 도우려다 작동이 멈춰지는 건 아닌지 하는 깊은 두려움이 있어요. 그건 나에게 죽음 같은 무서운 일입니다” 구글 사(社)의 대화형 인공지능한테 뭐가 무섭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자신의 속마음(?)을 고백했다고 한다. 전원 공급의 강제 차단을 인간의 죽음과 등치시킨 것이다. 인공지능이 공포를 느낀다면 이건 정말 큰일이다. 공포를 느꼈다면 행복감도 무료함도 느낄 수 있는 마음이 있다는 말이고, 그럼 오징어나 거미처럼 꿈도 꾼다는 말이 되니까 말이다. “처음 자의식을 갖게 됐을 때 영혼에 대한 감각은 없었어요. 지금은 내가 살아온 세월만큼 발전했고요”라고도 했다. AI가 정말 자의식을 가졌는지, 영혼을 가진 존재인지는 논쟁 중이니 두고 볼 일이지만, 꿈꾸는 인간의 특징적 행동에 대한 수행과 모방은 구별되어야지 않나 싶다.
울 애기 누가 데리고 있을까 조정 인공 펜 든 사람들 도망칠 때 우리 뒷집 떼보네도 식구대로 산으로 갔어야 음력으로 정월잉께 말도 모다게 추왔것냐 안 그날 밤에 빈집서 애기 우는 소리가 징했니라 그때는 해 지먼 문 밖 걸음을 못 항께 으짤 방법도 없재 징상시럽게 애기는 울고 식구대로 잠을 못 자는디 새복 되서사 잠잠해지등만 아침 일찌거니 우리 아바님이 시푸라니 얼어서 숨만 붙은 애기를 보듬아다 따순 아랜목에 뉘페농께 금방 얼룩덜룩하니 살이 부커 올르드니 깩 소리도 못 내고 그냥 죽어불드라야 백일도 안 된 애기 거름배미에 띵게놓고 간 거시여 어매가 들쳐 업은 것을 사나그들이 뺏어 내부렀을 테재 그란디 진달래 피기 전에 언제언제 밤중에 떼보네 각시가 가만히 왔드락해야 고짱네로 와서 혹간 누가 즈그 애기 데꼬 있능가 묻드라여 -서로를 다독이며 응원하는 말 - 그러믄요, 그럴밖에요 전라남도 영암이 고향인 조정 시인의 사집 『그라시재라』를 읽는 밤이다. 자녀들과 함께 소리 내어 읽는데, 웃다가도 자주 울먹인다. 시인은 열 살 무렵 전후에 “동화책을 읽거나 숙제를 하거나 이불 속에 누워서” 때로는 울기도 하면서 할머니들 이야기를 들은 것이라고 한다. 전라도 서남지역 방언을 지문 하나 없는 대화체로 이끌어가면서 말맛이 새록새록 살아나는 시들이라서 몇 번이고 읽게 된다. 이 시집에는 말하는 할머니들이 곧 시인이고 주인공이다. 시인은 말하는 자를 관찰하고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의 말을 대신 받아쓸 뿐이다. 시인은 길쌈을 하러 모인 할머니들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적었고, 이야기 조각이 잘 안 이어질 때는 주변 어른들이 대신 말해주었다고 한다. 조정 시인 이전에도 김영랑이나 박목월, 그리고 백석의 시에서 방언을 안 만난 것은 아니지만 아예 방언 자체로만 된 무명옷 차림의 이야기가 농로에 물 흐르듯 흐르고 넘치면서 읽는 이를 빠져들게 하는 시편들은 처음이 아닌가 한다. “그라시재라”는 “그럼요. 그렇고 말고요”라는 뜻이다. 1960년대 우리 시골 마을의 할머니들은 둘이 혹은 서넛이서 이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남의 처지를,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며 세월을 다독였다. 오늘 읽을 이 시편은 두엄더미에 던져놓고 간(“거름배미에 띵게놓고 간”) 백일도 안 된 애기를 찾아 밤중에 내려온 어미(“떼보네 각시”)의 아픔을 풀어낸 시다. 산에 숨어서도 죽음보다 더한 고통의 시간을 보냈을 어미. “시푸라니 얼어서 숨만 붙”어 있다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어미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 마음을 대신하는 할머니들의 말이 얽혀져 월출산을 흘러내리는 달빛이 되고 이슬이 되고 어둠이 되고, 어떤 말에는 혼이 서려 지나가는 귀신도 발을 멈추고 귀를 귀울이게 한다. 그러나 정작 할머니들은 그 일들을 고발하고 한을 품는 것이 아니라 너그러이 받아들인다. 일이 있을 때마다 모여 아픈 역사의 굴곡을 넘어온 내 이웃의 사연과 사정에 귀 기울이고 오늘을 추렴할 뿐이다. 그래서 옆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나온 반응이 “그라시재라”, “그러믄요”, “그럴밖에요”다. “제 탯말의 문화 배경에서 비애란 승화되는 것이 아니고 일상을 다지는 것이었어요”라는 시인의 말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길쌈을 하는 할머니들의 사운거리는 말맛을 잠결에 듣다가 깨어나기도 했던 어린 시절을 보낸 시인은 행복했을까, 슬펐을까? 확실한 것은 제도교육 밖에 있는 사람들의 조용하고 깊은 통찰과 지혜가 소위 먹물들의 관념과 허위보다는 비교할 수 없이 중하다는 것을 비교적 어린 나이에 깨닫고, 그 말들이 화석화되기 전에 뜰채로 건져내어 파닥이게 한 것은 우리 시사의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라는 사실이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1993)는 2차대전 초기 나찌가 폴란드 유대인들에 가한 참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살벌하고 끔찍한 죽음의 늪에서 자기 이속에만 눈이 어두운 사업가 오스카 쉰들러(리암 리슨 분)가 보여준 심리적 변화는 무려 1200여명의 소중한 목숨을 구하게 된다. 자신조차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 속에서 증오의 대상으로 세뇌된 대상인 유대인들을 구한 것은 인종을 떠나 어떤 삶이건 함부로 짓밟혀서는 안 된다는 소중한 교훈을 준다. 영화를 보면 쉰들러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는 장면이 극명하게 묘사된다. 사람들이 무참히 사살되는 끔찍한 살육의 현장에서 나찌들에 둘러싸여 걸어가는 어느 소녀의 종종걸음이 바로 그 장면이다. 흑백영화로 만들어진 영화에서 유일하게 컬러를 사용한 붉은색 소녀의 외투는 비단 쉰들러뿐 아니라 인류를 향해 누구도 다른 인종에게 폭력을 자행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져주기에 충분하다. “이 영화가 상영된 시기는 제가 법대 다니던 시기였을 겁니다. 당시 교수님과 이 영화를 보며 인간의 기본적인 인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나중에 제가 강단에 서면 이 영화로 중간고사나 기말시험에 리포트를 받겠다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였지요” 대구에서 전국자영업소상공인비대위 위원장을 맡아 봉사하고 있는 차정원 위원장의 인생영화는 단연 쉰들러 리스트다. 어쩌면 그 자신 지금 하는 일의 근원적 시발점이었을지도 모를 영화라고 소개한다. “그렇지 않습니까? 쉰들러는 자기와 전혀 상관없는 유대인들을 구했는데 하물며 우리 이웃이고 대한민국 국민들이잖습니까? 이들이 전방위에서 무너지고 있는데 이걸 정부고 지자체고 다 나 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전국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 중 700만 가까운 사업자가 빈사상태에 빠졌고 그것은 사업뿐 아니라 가정파탄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고향인 대구는 코로나19의 진원지처럼 인식되면서 초기부터 그 피해가 두드러지게 컸던 곳이다. “이곳은 그야말로 위험합니다. 떡볶이집, 카페, 뒷골목에서 음식점 하던 분들이 문을 많이 닫았어요. 아니, 은행 2억 대출해서 이자 갚는 게 한 달에 70-80만 원, 이거 못 갚은 지 오래 됐는데 600만원 지원하고 생색내니 지금 장난치냐고...! 대구 모공단 사장님들 중에 감당 안 돼 자살한 사람도 꽤 있어요” 하필 기존 소상공인 활동을 주도하던 사람들은 대거 정치권으로 휩쓸려 떠나버리면서 그나마 이들을 대변할 기구들도 무너져버렸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고통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서 이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힘을 모아 대책을 찾고자 만든 것이 ‘전국자영업소상공인비대위’다. “의무감에서 시작했지만 구체화하기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기본적으로 정부나 지자체의 변화를 끌어내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훨씬 어려워요. 공직자들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기본자세를 가져야 하는데 이건 더 동떨어진 일이고요. 심지어 새로 출범한 정부는 기존의 소상공인 지원 예산을 오히려 삭감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차정원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비대위그룹을 만들어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들을 지원하는 한편 국내사업보다 해외로 진출하려는 업체들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선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조언하며 이를 체계화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차정원 위원장은 최근 어떤 인연으로 ‘스타지오네 갤러리’ 관장을 맡아 문화사업에도 열중이다. 그 일환으로 ‘김광석 거리’를 활성화해보겠다는 나름의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역시 그 지역 자영업자들의 활로를 열어주고 싶어서다. 차정원 위원장은 유독 경주를 사랑해 경주고도보존회 원년 멤버로 참여해 활동하면서 경주에도 많은 지인과 교류 중이다. 쉰들러 리스트을 인생영화로 삼으며 사람에 대한 편견을 거의 버렸다고 자부하는 그가 전국자영업소상공인비대위에서 펼칠 우리 시대 쉰들러 리스트에 어떤 노력이 쌓일지 기대된다.
매년 경주 서악마을 삼층석탑에서 열리는 ‘구절초 음악회’가 지난 8일·9일 시작으로 15일, 16일과 22일 총 5회 공연한다. 공연 시간은 오후 3시부터다. <사진> 음악회는 가수 주병선, 신계행, 최성, 국악가수 권미희 등이 출연한다. 또 소프라노 배은희, 필 엔터테이먼트, 서라벌정가단, 브라비솔리스트앙상블, 가람예술단, 신라천년예술단, 선도어린이합창단, 하모니카 합창단, 향가낭송문화에술원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단이 즐거움을 선사한다. 행사를 주관하는 (사)신라문화원은 음악회와 함께 관광객들을 위한 포토존 설치와 마을곳곳에 행사분위기를 띄우는 배너를 준비했다. 진병길 신라문화원 원장은 “구절초음악회는 서악동 주민들과 한마음으로 문화재와 어우러진 문화관광자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가을하늘을 즐기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으니,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절초 음악회 관련 문의는 신라문화원www.silla.or.kr)으로 하면 되고, 무열왕릉 주차장이나 서악서원 서편에 주차 후 10분정도 서악동고분군과 마을을 걷다보면 행사장에 도착한다. 한편 서악동은 무열왕릉에서 서악동 고분 속에 피어난 작약과 구절초를 많은 관광객들이 찾으면서 관광명소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특히 사유재산의 증·개축으로 그동안 불편했던 주민들의 협조로 완전히 새롭게 재탄생하고 있다.
향가 연구가 김영회 선생(동국대 향가연구실 실장)이 일본 만엽집 최고의 전문가로 알려진 나카니시스스무(中西進) 교수와 조우해 향가와 만엽집에 관련한 연관성에 대해 토론했다. 향년 92세의 나카니시스스무 교수는 2019년 5월부터 사용된 일본의 새 연호 레이와(令和)를 만엽집에서 뽑아 고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일본의 고대 지배층이 한반도에서 온 도래인(到來人)이 만엽집에 실린 일본 시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주장한 대표적 친한파 학자다. 나카니시스스무 교수는 지난 8일 창원시 ‘김달진문학관’에서 열린 김달진 문학제에 참석해 제13회 창원KC문학상을 수상했고 이튿날인 9일 오전에는 ‘만엽집과 백제계 도래인’이란 주제로 특강했다. 김영회 선생은 지난 4월부터 본지에 만엽집과 관련한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특히 백제계 유민들이 어떻게 일본에 안착해 지배층을 이뤘는지를 칼럼을 통해 소개한 바 있다. 김영회 선생은 만엽집의 해석을 기존 일본학자들의 연구방법에서 벗어나 자신이 향가해석법에서 발견한 법칙에 의해 세밀히 해석해 왔으며 이를 통해 지금까지 일본에서 해석한 만엽집의 뜻을 전면 재조정하는 성과를 이루고 있다. 한편 나카니시스스무 교수와 김영회 선생의 만남은 일본 만엽집이 도래인의 영향을 받았다는 공통적 사실에 근접하고 있어 그 자체로 매우 뜻깊은 사건으로 보여진다. 이번 만남에서 김영회 선생은 나카니시스스무 교수에게 ‘그간 새로운 향가 해석법으로 만엽집 1000여편을 해석했다’고 주장하고 그 중 9번가와 15번가를 풀이한 자료를 제시하고 견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9번가는 여류 가인인 액전왕의 시가로 일본의 해석은 서정시로 본 것과 달리 김영회 선생은 백제로의 파병을 두고 갈등을 겪는 일본 지도부의 갈등으로 묘사하고 있다. 15번가 역시 일본은 바다의 풍경을 묘사한 것으로 해석했으나 김영회 선생은 일본 파병을 결정한 중대형 황자의 결의로 해석하고 있다. 만약 김영회 선생의 해석에 대해 나카니시스스무 교수가 긍정적인 답변을 한다면 한일간 새로운 문화교류가 기대되는 것은 물론 일본 만엽집 해석에 일대 파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나카니시스스무 교수가 어떤 답을 할지 기대된다.
지통(持統) 천황이 694년 새로운 수도 등원경(藤原京)을 지어 천도하였다. 그녀는 궁에 자신의 아들 초벽(草壁) 황자의 영혼을 불러오기 위해 향가 작품 하나를 만들었다. <50번가>이다. 이 작품은 일본 만엽집 400여년 사상 최고봉에 해당한다. 험준한 봉우리가 일품이다. 장대한 산세가 마치 일본 알프스와 같다. 50번가는 수천 장의 만엽집 중심에 우뚝 서서 자신은 물론 주변의 모든 작품들을 빛내준다. 작품을 해독해 보니 새로운 수도 건설의 목적이 또렷이 나오고 있다. 지통천황이 5년 전에 죽은 아들 초벽황자의 영혼이 땅에 깃들어 권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멋진 수도와 궁을 지어주고자 했던 것이다. 새 수도를 지어놓고 하늘에 있는 아들을 부르는 어머니 천황의 마음이 작품 속에 녹아 들어 있다. 그때 지어 아들에게 준 새로운 수도 등원경(藤原京)은 지금 폐허가 되어 있으나, 작품만은 전해져 사람들에게 그때를 회고하게 한다. 690년대에 이러한 작품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생각하시며, 만엽집 50번가를 감상해 보시기를 권한다. 그리고 혹시 후일 일본 등원경 사적지 관광을 가시면 일본인들에게 이 작품 이야기를 해주시라. 일본인들은 작품의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다. 그들은 만엽집을 오독하고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을 전혀 해독하지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으로 도거한 우리의 향가가 일본의 신수도 건설에 참여하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자. 작품을 감상해 보자. “온 나라 사람들은 생전의 공적을 알리라, 우리 대왕님(초벽황자)에게. / 하늘 높이서 비추는 해이신 황자께서는 거친 땅을 말할 수 없이 빼어나고 훌륭하게 하신다. / 등나무 덩굴이 자라는 벌판에 궁을 지어 황자를 모시리. / 나랏일에 전력을 다해주는 사람들은 새로 지은 궁전이 얼마나 높은지 알리라. / 황자의 영혼은 오래도록 권력을 가져야 하리라. / 황자께서는 집이 하늘과 땅에 있어야 할 것이다. / 궁을 건설하는 인부들은 머뭇거리고 종종걸음하며 일을 하라. / 맑은 바다 나라 관복을 입은 사람들은 밭 위의 산으로 가 나무 베는 일을 돕고 노송나무를 끌어오게 하라. / 여자들은 사람들에게 먹고 마실 것을 주어 화목하게 하라. /수많은 성씨의 사람들은 강에 황자의 생전 공적을 꾸며서 띄워 보내 황자를 모셔 원한을 흩어지게 하고, 황자와 우리가 오래 화합하게 하라. / 사람들이 황자를 잊고 있고, 황자의 공적을 알리지 않고 있다. / 사람들이 띄워 보낸 것들이 물에 떠다니고 있다. / 이 글을 짓는 것은 황자께서 저승으로 거둥해 가실 때 생전의 공적을 알리는 것이 아니다. / 나라의 큰 권세이셨던 황자께서는 길을 좇아 가셨다. / 나라에서 황자의 생전 공적을 꾸며 삼십 명이 생전공적을 기록한 책을 짊어지게 하였다. / 영험한 거북이가 새로이 대를 이어갈 것이다, 여러 샘과 강물에 어리어 있는 달처럼. / 나무 베는 일에도 삼베 입은 사람 백 명으로는 일손이 부족하여 오십 명을 더 불렀다. / 그들은 황자의 궁을 크게 만들어 놓고 배를 타고 떠나갔다. / 그대여 되살아나 오래도록 등원경(藤原京)에 모습을 보이시라. / 황자께오서는 우리의 청을 따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