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2024년 마을 만들기 사업’에 참여할 마을을 모집한다. 이는 마을 주민들이 최대 5억원의 사업비로 시설물 등을 자발적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 과정에서 지역특징 및 인적·물적 자원 등을 활용해 마을을 변화시켜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농어촌 마을을 조성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모집대상은 읍·면의 리, 또는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에 따른 농촌지역이다. 지원방법은 ‘마을 만들기 사업 주민위원회’를 구성한 후 주민위원장이 해당 마을의 읍·면 행정복지센터로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신청기간은 11일 오전 9시부터 22일 오후 6시까지다. 시는 심사를 통해 4개 내외의 마을을 선정할 예정이다. 사업기간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진행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주시 홈페이지를 확인하거나 도시재생과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시는 이 사업을 통해 지역 주민이 공동체적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기초생활기반 확충은 물론 주민 역량강화를 위한 시설운영·문화·복지 프로그램 등이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마을 만들기 사업을 통해 농촌 마을이 더욱 아름답게 가꿔지고, 주민들의 삶도 함께 윤택해지길 바란다”며 “이번 마을 만들기 사업 공모에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앞서 2021년 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된 서면 도리마을과 천북면 화산마을은 올해 준공을 앞두고 있다. 2022년 문무대왕면 용동마을, 현곡면 하구마을은 실시설계 중이며, 진난해 선정된 강동면 오금마을, 서면 사라마을은 기본계획이 진행 중이다.
엔진부품·미션부품·조향장치부품 등 차량에 들어가는 핵심 단조부품을 만드는 업력 48년차 중견기업이 경주에 신규 공장을 짓는다. <사진> 경주시와 경북도는 지난달 31일 진영산업㈜와 투자금액 800억원, 160명의 신규 일자리창출을 위한 경주공장 신설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시청 대외협력실에서 열린 이날 협약식에는 주낙영 시장,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 진영산업㈜ 정길상·안정모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이날 투자 양해각서를 교환한 자리에서 진영산업㈜은 내남면 명계3일반산단 5만8500㎡ 부지에 800억원을 투자해 내연·전기차량용 단조부품 공장을 2025년까지 짓고, 160명 규모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진영산업㈜은 1976년 설립된 차량용 단조부품 기업으로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현대트랜시스, 현대위아 등 현대·기아차 주요 계열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업력 48년차 중견기업이다. 국내 5개, 중국 2개 법인을 두고 있는 등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이다. 경주시는 이번 투자 협약을 계기로 경주를 자동차 부품 산업 클러스터로 변모시켜 미래차 부품 기업으로 사업재편을 시도하는 국내외 강소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진영산업㈜ 정길상 대표이사는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이 되기 위해 R&D와 직원의 역량 계발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라며 “향후 신설되는 공장에는 경주시민을 우선 채용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이번 투자는 경주의 SMR 국가산업단지 지정과 맞물려 경주에 좋은 기업들이 몰려오는 마중물과 같은 투자”라며 “진영산업의 내연자동차 단조부품을 만들던 장인정신이 전기자동차까지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주낙영 시장은 “향후 명계3산업단지를 자동차 부품 등 전문기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 경주시가 가진 모든 행정역량을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경주 건천지하차도’가 준공된 지 53년 만에 철거된다. 경주시는 집중호우 시 침수피해와 겨울철 결빙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던 ‘건천지하차도’를 철거하기로 했다. ‘건천지하차도’는 서울 청량리와 경주 도심을 잇는 ‘중앙선’ 열차의 효율적인 운행을 위해 1970년 준공된 지하 통행로다. 하지만 준공 이후 하절기 침수피해와 동절기 결빙사고는 물론, 주변 상권을 단절시키면서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이에 경주시는 2021년 12월 ‘중앙선’이 폐선됨에 따라 국가철도공단과 긴밀히 협의하며 폐철 구조물 철거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그 결과 올해 6월 국가철도공단이 폐철 시설물을 포함한 지하차도 구조물 철거라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폐철 구조물이 모두 철거되는 이달 말부터 평면화 공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올 연말 완공을 목표로 지하 공간을 모두 메워 주변 도로와 같은 높이로 만들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시비 4억5000만원이 투입된다. 이번 사업으로 구조 개선이 이뤄지는 평면화 구간은 총 194.5m이다. 공사 기간 통행 제한에 따른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이곳을 지나는 시내버스 △350 △351 △352 △353 △355 △356 등 6개 노선의 우회로를 확보했다. 주낙영 시장은 “건천지하차도 구조개선 사업을 통해 마을 간 단절요인을 없애 정주여건 개선은 물론, 이곳을 지나는 운전자들의 사고 위험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주복합문화도서관이 ‘자연과 동화되는 신라정원문화 도서관’으로 콘셉트가 정해졌다. <사진> 지난달 31일 시청 대회의실에서는 ‘경주시 복합문화도서관 건립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도서관 현황 분석, 국내·외 사례 조사, 설문조사 등을 통해 제안된 시민들의 의견을 검토하고 향후 도서관 운영, 입지 분석 및 건축 기본계획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숙명여대 산학협력단이 수행한 기본 계획에 의하면 경주시 복합문화도서관은 자연과 어우러지는 숲 속의 도서관이자 시민의 힐링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한다. ‘도서관·생활문화시설·경주의 자연’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융합한 도서관은 황성공원 내 3만㎡ 부지에 787억원의 예산을 들여 2026년까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도서관 1층은 북카페, 국제어문학실, 동아리실, 메이커 스페이스 등의 공간을 마련해 시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과 자유열람실, 야외테라스 등 자유롭게 책을 열람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했다. 2층은 어린이 자료실, 일반자료실, 영상 및 다목적실 등을 배치해 지식정보센터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3층은 컨퍼런스룸, 화상회의실 등 비즈니스형 공간으로 마련했다. 지하 1층은 보존서고와 향토자료실을 중점으로 신라역사 문화 분야 도서를 발굴·수집하면서 지역의 인물, 자연, 생활을 축적해 경주학 관련 정보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도록 기획했다. 또 3D전시관, 실감형 콘텐츠 전시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공간을 조성해 과학 기술의 변화를 경험하고 미래의 도서관을 체험할 수 있도록 운영방향을 제시했다. 기본 방향 중에서는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창조·발신하는 ‘신라특화 도서관’으로 건립하고, 지역 내 다른 시설과의 연계성을 강조해 ‘신라정보학 도서관’ 및 ‘신라정원문화 특화 도서관’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를 통해 신라정원문화를 보존하고 미래로 이어가며, 힐링과 미래 개방을 목표로 하는 독특한 도서관으로 방향을 설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신라정원문화도서관에 대해서 일부 의견 충돌도 있었다. 개념적인 모호함이 문제로 지적됐으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신라정원 이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일부 위원들은 운영 인력 부족과 현재 추세와 맞지 않는 점 등을 이유로 공간 분할 방식에 대한 보완 사항을 제안했으나, 건축 설계는 향후 10억원의 예산으로 국내외 공모를 통해 진행된다. 경주복합문화도서관은 공공도서관 건립 사전 타당성 평가(문화체육관광부), 지방재정 투자심사(행정안전부), 한국수력원자력(주)과 협약체결 등의 행정 절차들을 거친 후, 2026년에 개관될 예정이다.
경주시가 동경주 지역으로 다수의 원자력 관련 연구기관, 공기업 등이 입주할 예정에 따라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마련한다. <사진> 경주시는 경북도와 지난 1일 문무대왕과학연구소에서 원자력 관련 3개 유관기관과 ‘경주 테크노폴리스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테크노폴리스는 첨단과학,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놀로지와 고대 그리스 도시 폴리스가 합쳐진 개념으로 첨단산업, 연구시설, 대학과 교육, 문화, 거주 등 정주여건이 모두 갖춰진 복합형 자족도시를 의미한다. 이번 업무협약은 향후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SMR 국가산단 조성에 따른 우수인재들의 지역정착과 입주기업 종사자의 생활 인프라 조성을 위해 마련됐다. 이날 협약식에는 주낙영 시장, 이철우 도지사, 이철우 경주시의회의장을 비롯해 황주호 한수원㈜ 사장,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 조성돈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도·시의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5개 기관은 △경주 테크노폴리스 조성을 위한 부지 선정 및 확보 △부지개발 및 필수 기반시설 구축 위한 재원마련 △교육·의료·문화·휴양 등 분야별 정주여건 조성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동용역 추진 등을 함께 하기로 했다. 향후 동경주 일원은 연말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사이언스빌리지, 에너지 미래관, 한수원 아트센터, 원자력 타운하우스 등 기술산업연구도시로 구축될 예정이다. 주낙영 시장은 “그간 동경주 지역은 지리·위치상 도심과 이격된 농어촌 지역으로 교육·의료·문화시설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정주여건이었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경주가 과학산업 중심의 자족형 복합 첨단도시로 도약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택지조성 및 기반시설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며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장마와 폭염, 태풍 등의 영향으로 추석상에 오를 채소류와 과일 등 품목의 가격이 뛰고 있는 것. 지난 6일 경상북도 물가관리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밥상물가 품목 중 무(1kg)가 2433원으로 전월보다 60.9% 상승했다. 또 배추(1kg) 3333원으로 41.8%인상, 감자(1kg) 3050원 13.0% 상승, 파는 2428원으로 12.9% 인상됐다. 이외에도 양파(1kg) 2167원 8.4%, 고추(건조 600g) 1만7142원 4.7% 인상 등 채소류를 중심으로 전달 대비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이들 품목은 9월 들어서도 수요증가 등의 요인으로 가격 오름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축산물인 달걀(10개) 가격도 2833원으로 전월보다 4.9% 올랐고, 냉동오징어역시 9860원으로 4.1% 인상됐다. 반면 육류인 소고기(500g) 3만원, 돼지고기(500g) 1만4683원, 닭고기(1kg) 6540원으로 전월보다 각각 5.3%, 7.9%, 12.0% 가격이 하락했다. 9월 들어서도 추석상에 오르는 사과, 배 등 과일 가격이 뛰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4일 사과(홍로·상품) 도매가격은 10㎏에 8만4800원으로 1년 전 5만3025원보다 59.9% 급등했다. 평년에 비해선 66.2% 올랐다. 배(원황·상품) 도매가격은 15㎏에 5만6780원으로 1년 전 4만4575원보다 27.4% 뛰었다. 7월부터 이어진 국제유가 오름세가 반영되면서 경유와 휘발유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경북평균 경유가격은 1627원으로 전월(1506원)보다 8.0% 상승했다. 휘발유는 1744원으로 전월(1688원)보다 3.3% 올랐다. 국제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국내 유가에 반영되는 시점이 2~3주 시차가 발생함에 따라 앞으로 경유와 휘발유 가격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도시가스 요금이 2.24% 인상되고, 택시요금 기본요금이 4000원으로 700원 올라 서민들의 추석나기가 버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경주시 황성동에 거주하는 주부 A씨(55)는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비용이 작년에 비해 2~3만원 차이가 날 정도로 물가가 급등한 것을 실감하고 있다”면서 “전기요금, 도시가스, 밥상물가까지 올라 올해 추석 보내기에 걱정부터 앞선다”고 하소연했다. 경주시, 추석 앞두고 장바구니 부담 줄인다 물가 상승으로 서민들의 부담이 커진 가운데 경주시는 추석 명절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시는 △경주페이 인센티브 한도 상향 △온누리 상품권 특별판매 △전통시장 장보기 및 농축산물 환급 행사 등을 추진한다. 경주페이는 9월 한 달간 캐시백 혜택 한도를 40만원에서 60만원(10%)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통시장의 지류형(5% 할인) 온누리상품권 구매한도는 100만원에서 130만원, 모바일·카드형(10% 할인) 온누리상품권 구매한도는 15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각각 한시적으로 확대한다. 성동시장과 중앙시장은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농축산물 환급 행사가 진행된다. 정육·과일 등 성수품에 대해 구매금액의 최대 30%에 해당하는 온누리상품권(최대 2만원)을 환급 받을 수 있다. 또 제로페이 앱(APP)에서 인당 3~4만원 한도로 20~30% 할인된 가격에 모바일 상품권을 구매 후, 전통시장 내 제로페이 농할·수산상품권 가맹점 73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농축수산물 특별 할인 이벤트도 선보인다. 농특산물은 오는 27일까지 경주몰에서 20% 할인, 오프라인 매장인 본점(계림로 69), 불국점(진현로1길 59-5)에 한해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경주천년한우는 18일부터 28일까지 외동·보문·안강·용황·본점(용강)에서 최대 30%까지 할인 판매한다. 수산물은 안강공설시장(점포 13곳)에서 18일부터 24일까지 1인당 5000원, 최대 1만원 할인쿠폰 발급 행사를 연다. 주낙영 시장은 “최근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할인행사를 통해 가계 물가 부담을 덜 수 있길 바란다”며 “추석을 맞아 생활물가에 민감한 주요 품목 살피고, 서민들의 경제 안정을 위해 민생 살리기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사)신라문화원이 지난달 31일 향교‧서원 프로그램 ‘인문학 강좌’를 개강했다. 이 강좌는 서원의 교육적 기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지역 문화유산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지난해에 이어 진행되는 인문학 강좌는 (사)신라문화원에서 주최하고 문화재청과 경상북도, 경주시의 후원 아래 진행되며, 총 16회로 구성돼 있다. 진흥문화재연구원장 김호상 박사가 강사로 참여하는 이 강좌는 서악문화공간에서 진행되며, 강의와 답사를 통해 깊이 있는 학습을 제공한다. 이번 강좌는 오는 12월 21일까지 계속된다.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국악공연 ‘고택에서 즐기는 풍류’가 매력적인 공간 서악서원에서 펼쳐졌다. (사)계림국악예술원이 지난 2일 스토리텔러의 구수한 입담과 함께 한 편의 드라마 같은 국악공연을 선보인 것. 경상북도와 경북문화재단 2023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날 공연은 피리독주, 국악실내악, 태평무, 판소리, 가야금 독주와 대중가요로 진행됐다. ‘고택에서 즐기는 풍류’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서원을 발굴하고 이를 국악예술과 결합시켜 새로운 문화 예술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목표를 두고 기획됐다.
경주시의회는 4일 제277회 임시회를 개회해 2023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비롯해 조례안 등 각종 안건을 처리한다. 이번 임시회는 이날 제1차 본회의를 시작으로 오는 14일까지 11일간 일정으로 열린다. 이날 본회의에 앞서 최재필 의원은 ‘일과 휴가를 병행할 수 있는 워케이션’, 이강희 의원 ‘민간 폐기물 산업으로 ..
경주시가 동경주 지역 도시가스 공급을 위한 조사용역에 들어갔다. 시는 4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동경주 지역 도시가스 공급 타당성 조사용역’ 착수보고회를 가졌다.이번 용역은 감포읍, 문무대왕면, 양남면 등 3개 지역의 마을 형태별로 적합한 도시가스 공급체계를 개발하고, 향후 원자력 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프라 ..
경주시 감포읍 앞 바다에서 갯바위와 부딪혀 침수하던 5톤급 낚시어선이 해경에 의해 구조됐다. 포항해양경찰서는 지난 2일 오후 4시 18분경 경주시 감포항 남쪽 약 3.7km 부근에서 낚시어선 A호가 갯바위에 부딪혀 기관실에 물이 들어오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신고를 받은 포항해경은 감포파출소 연안구조정과 연안구..
지난 7월경 경주에서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의 하나로 위조된 ‘우편물 도착 안내서’를 아파트 우편함에 넣었던 피의자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1일 경주경찰서에 따르면 공문서인 우체국 ‘우편물 도착 안내서’를 위조한 보이스피싱 피의자 A씨(43)와 B씨(24) 2명을 검거해 A씨를 지난달 25일 구속했다. 경찰 조사결과 A..
가만히 자연의 노래를 들어본다 자연의 노래를 듣고 관찰하다 보면 자연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음을 알게 된다. 파도 위를 승천하는 날치는 자연 속에서의 꿈과 희망을 노래하고, 시원한 폭포가 우리의 답답한 가슴을 씻어내 주기도 하며 햇빛과 녹음이 어우러져 만드는 빈 공간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기도 한다. 삭막한 도시, 비록 인공의 자연일지라도 자연의 에너지 속에서 하나로 연결되어 사는 우리도 결국 자연의 일부다. 나의 그림을 통해 자연과 공존하는 세상을 함께 호흡하고 환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인 윤기중 선생이 얼마전 별세했다. 마지막으로 상당한 돈을 연세대에 기부하고 깨끗한 삶을 마쳤다. 그분의 이력을 살펴보니, 일본 히토쯔바시(一橋) 대학에서의 유학이 삶의 큰 전기가 된 것 같다. 나는 1989년 한국 법관 최초로 국비로 일본에 파견되어 일본의 최고재판소에 근무하면서 히토쯔바시 대학의 객원연구원으로 있었으니, 그분의 히토쯔바시 대학 후배인 셈이다. 그분은 일본 문부성 장학금을 받은 최초의 수혜자였다고 하고, 아마 나는 한국 국비로 일본 유학을 간 최초의 사람인지 모른다. 나 역시 보통의 한국인처럼 막연한 적개감을 안은 채 일본에 갔다. 귀국 후 히토쯔바시의 체험을 바탕으로 하여 펴낸 ‘일본 땅 일본 바람’이란 책은 베스트셀러의 대열에 오르기도 했다. 그 책은 일본사회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한 한국 최초의 책으로 안다. 이 책에서 나는 한국 사법부 구성원들의 일탈행위를 신랄하게 비판하였는데, 이것은 큰 파문을 일으키며 결국 내가 법관직을 떠나게 만드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 그러나 책 전반의 내용은 상당한 호평을 받았고 어떤 이는 이 책을 루쓰 베네딕트 여사의 ‘국화와 칼’이라는 책보다 뛰어나다고 평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히토쯔바시 대학이라고 하면 우선 일본 제일의 명문 국립대학이다. 일본인을 만나서 내가 그쪽에서 공부를 했다고 말하면 거짓말 같지만 자세를 고쳐 앉는다. 명문답게 고색창연한 캠퍼스가 무척 아름답다. 매일 점심을 먹으러 연구실에서 나와 캠퍼스의 구석구석까지 산책했다. 지금 생각하면 눈물겹게 그리운 풍경들이다. 히토쯔바시 대학의 스기하라(衫原) 선생은 내 일본인 스승이다. 어떤 겨울날 그분의 연구실에서 담소를 나누었다. 그런데 건물 전체에 난방이 들어오지만 그 연구실은 난방을 일부러 꺼놓아 한기가 심했다. 선생은 태연히 커피포트에서 끓인 물로 차를 우려내어 나와 함께 한 잔씩 마시며 추위를 삭였다. 평생 일본과 한국, 중국 3국의 평화공존을 원하여 헌법학 분야에서 이를 실천하려고 노력하셨다. 선생이 한 번은 일본에 오신 내 한국 은사 고 김철수 선생께, “신(申)상은 일본에 있으면 얼마든지 뻗어 나갈 사람인데,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니 무척 아쉽습니다.”라는 말씀을 하셨다는데, 그만큼 극진히 내 뒷받침이 되어주셨다. 귀국 후에도 히토쯔바시 대학에 자주 들렀다. 90년대 초반의 일이다. 히토쯔바시 대학에 객원연구원으로 와있던 이화여대의 신인령 교수와 마침 그곳에 있던 최봉태 변호사와 함께 히토쯔바시 출신의 우사끼(右崎) 교수 댁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일본인은 거의 자기 집에 손님을 초대하지 않는다. 그런데 일단 초대를 하면, 농담 삼아 하는 말로 ‘기둥뿌리를 뽑는 식’으로 융숭하게 접대한다. 그날도 음식은 끝없이 나왔다. 그런데 너무 더웠다. 달랑 그 집에 있는 선풍기 한 대로는 땀을 식히기 어려웠다. 그런데 그 선풍기마저 우리를 위하여 옆집에서 급히 빌린 것이었다. 심한 더위를 견디다 못해 나는 그만 복통을 일으키고 말았다. 고 윤기중 선생이나 당시 어린 소년이었던 윤 대통령 역시 나처럼 그쪽 인사들과 정성과 진심이 어린 인간관계를 맺으며 큰 감명을 받았을 것으로 본다. 윤 대통령의 대일정책 수립은 그 소년기의 경험, 그리고 부친의 일본에 대한 호의적 태도가 크게 영향을 끼쳤음이 틀림없다. 고 윤기중 선생과 대척점에 선 사람이 태백산맥의 조정래 작가이다. 그는 운동권 세력이 주축이 된 지난 진보정권 하에서 크게 각광을 받았다. 운동권세력의 전형적 배일(排日)관에 투철한 사람이다. 그런데 그는 ‘일본에 유학 갔다 오면 모두 다 친일파’이고 “반민특위를 부활시켜 150만 친일파를 전부 단죄하지 않으면 이 나라의 미래가 없다”고까지 말하였다. 그는 또 대단한 반미주의자다. 어느 날 한국에 온 미국 여성학자의 면전에서 “나는 미국놈들이 싫다. 미국놈들은 악랄한 제국주의자들이다”라고 소리쳤다 한다. 그의 지독한 반미, 반일은 거의 광기 수준이다. 도대체 현기증 나는 그 광기는 어디서 연유하는 것일까? 한일간의 사이에는 교착된 많은 앙금이 남아있다. 그것을 전제하며 한 마디로 말하자. 우리가 대일정책의 기본을 수립할 때 고 윤기중 선생이나 나의 구체적 경험 같은 것을 참고해야 할까 아니면 조정래 작가의 광기 어린 막연한 말 따위를 중시해야 할까?
‘우리는 미래를 상상한다. 그러면 그 상상은 우리를 두렵게 한다’-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 영화 오펜하이머 중에서- 동일본 대지진으로 파괴 되었던 후쿠시마 원전의 삼중수소가 포함된 오염수 방류로 인해 중국은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과 유통을 전면 금지하였다. 일본 기시다 총리의 지역구에서도 원폭 피해단체들이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오염수는 여러 가지 원인으로 생성되며 그중 일부는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게 된다. 오염수의 위험성은 그 안에 포함된 물질의 종류와 양에 따라 다르지만 아래와 같은 점들이 주요한 위험 요소로 간주된다. 첫 번째는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삼중수소는 원전에서 배출되는 방사성물질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환경방사능 감시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이 물질은 생명체에게 피폭될 경우 DNA 손상, 세포 변이, 암 발병 등의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 두 번째는 지속적 누출 가능성이다. 이번에 방류하는 오염수는 전 세계가 공유하는 바다로 방류하므로 인해 해양생태계, 해양 생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 번째는 방사능의 반감기가 워낙에 길어서 장기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방사능은 장기간에 걸쳐 환경에서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인류와 해양생태계는 수백 년 동안 그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생태계 및 인류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방류는 여러 국가들에게 우려의 대상이 되어 왔다. 특히 우리나라 동해안은 일본과 가까운 지리적 위치에 있으며 어민들과 수산물 유통업체나 식당들은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경주시는 동해를 끼고 일본과 매우 가까운 도시이므로 오염수 방류로 인한 우려와 두려움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경주시와 시민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의 투명성 확보다. 원전 오염수로 인한 영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시민들에게 교육 및 공유해야 한다. 소금 사재기나 수산물 거부 같은 불필요한 공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 전달이 필수적이다. 다음으로 감포, 양남, 양북 등 지역 어촌 어민들, 수산물 관련 업체들과 시와의 협력이다. 어촌 지역의 어민들과 함께 어획물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오염수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수산물 검사 강화와 대안 식품의 소개 및 권장은 물론, 오염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동해안 지역의 어민들을 위한 지원 방안도 마련되어야 한다. 더불어 국내 타지역과 국제적인 협력을 모색하는 것도 중요하다. 후쿠시마와 관련된 이슈는 단순히 한 지역이나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다양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공동의 노력으로 해결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지역 사회의 참여와 의견 제시를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주시민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두고 함께 해결의 방향을 제시하며 참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시민 참여를 통해 다양한 의견과 방안을 모아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주시는 지속적인 도시생태계통합관리 시스템 구축을 통해 환경에 대한 다양한 모니터링 및 긴급 대응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상식적으로 오염의 농도는 옅어지겠지만 오염수로 인한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장기적으로 나타난다. 만약 오염 수준이 예상보다 높아진다면 이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는 경주시와 동해안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 큰 도전이다. 하지만 정보의 투명성, 협력, 시민 참여, 그리고 도시생태계통합관리 시스템 등을 통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정보공유를 통해 원전 오염수 방류로 인한 환경적 재앙을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함께 머리맞대고 해결의 길을 찾아가야 한다.
경주서 2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2023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축구대회’가 지난달 25일 14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해외 자매우호도시 중국 ‘양저우시’, 일본 ‘나라시’ 축구팀을 비롯해 전국 학교·클럽에서 201개팀, 1만여명이 출전해 1600여경기를 소화했다. 이번 대회에서 단연 인기를 끌었던 것은 지난 4월 문을 연 국내 최초 정규규격 실내 축구장인 ‘스마트에어돔’이다. 이 시설은 1만752㎡ 부지에 107억원을 들여 정규규격 인조축구장 1면, 모래훈련장 1면, 전술회의실, 탈의실, 주차장 등을 완비한 사계절 전천후 축구 전문구장이다. 구장의 형태는 공기압을 이용해 기둥과 옹벽 없이 거대한 막 구조물로 돼있으며, 가로 120m, 세로 78m, 높이 25m 규모의 K리그 인증 구장이다. 특히 냉·난방 시스템을 갖춰 온·습도 및 기온, 강추위, 미세먼지 등 외부환경과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다. 여름에는 영상 24도, 겨울에는 영상 18도, 습도 50%를 유지해 쾌적하게 운동을 즐길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으로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축구관련 221개 팀 6590명, 체육행사 11회 2700여명 등 총 9290여명이 이 구장을 사용하는 실적을 거뒀다. 이번 화랑대기에서도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1차 대회기간 48경기를 치렀고, 대회 마지막 날까지 다수의 팀들이 무더위 속에서도 쾌적하게 훈련과 연습구장으로 활용하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스마트 에어돔이 설치된 곳은 경주가 최초다. 이에 따라 전국 지자체, 관련기관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건립 당시 제기됐던 안전성 관련 의문이 사용을 거듭할수록 해소됐고, 경주시의 새로운 스포츠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스마트 에어돔의 장점이 확실해진만큼 이제는 스포츠와 연계한 특수목적관광을 개발해야 할 때다. 대회와 동계훈련 등을 이전보다 더 많이 유치하고, 경주의 풍부한 숙박·관광 인프라와 연계해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스마트 에어돔의 활용방안을 더욱 확대하길 기대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법정문화도시 지정 사업을 사실상 중단하면서 지난해 예비문화도시로 선정된 경주시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게 됐다. 문체부는 지난달 14일 제5차 예비문화도시로 선정된 16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와 간담회를 갖고 법정문화도시 지정평가를 중단한다는 결정을 공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19일 예정됐던 제5차 법정문화도시 선정을 위한 최종 현장실사가 취소되기도 했다. 중단 이유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는 사업에 국비로 지원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어긋난다’는 것이었다. 또 기존 지정된 지방자치단체의 문화사업은 앞으로 지역의 자율예산으로 진행되며, 국비지원은 중단될 예정이라고 전해지면서 해당 지자체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경주시는 법정문화도시 선정을 위해 2020년부터 세 차례 도전 끝에 지난해 예비문화도시로 선정됐다. 이어 적지 않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법정문화도시 선정에 힘써왔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그간의 노력들이 모두 헛수고가 된 셈이다. 특히 이번 문체부의 법정문화도시 지정 사업 중단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대한민국 문화도시’ 조성 사업과 결을 같이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은 기존 법정문화도시 사업과 본질적인 개념에서 상당한 유사성을 갖고 있다. 권역별 문화도시 육성과 인근 도시와의 네트워킹을 통해 문화균형발전을 지향하는 광역형 선도모델이다. ‘대한민국 문화도시’ 사업은 지역을 광역시, 경기, 충청, 강원, 경상, 전라, 제주 등 총 7개 권역으로 나눠 최종 7개 도시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미 법정문화도시 선정된 지자체는 공모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이들 2개 사업의 개념이 유사한데도 수년간 지속해왔던 법정문화도시 지정 사업을 지자체만의 사업으로 규정하고 중단한 이유는 석연치 않다. 이에 대한 문체부의 명확한 해명조차 없다보니 전 정부 사업 지우기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광역권으로 나눠 7개 도시를 선정하는 ‘대한민국 문화도시’ 조성 사업은 경북도내에서만 예비문화도시로 지정된 경주, 안동이 있고, 또 많은 콘텐츠를 가진 시·군이 경쟁에 뛰어들 것은 자명하다. 이로 인해 예비문화도시로 지정됐던 경주시를 비롯한 여러 지자체로서는 큰 부담을 떠안게 됐다. 특히 문체부는 현재 사업취소가 아니라 사업중단이라는 애매모호한 입장만 전달해 지자체들만 혼란해하고 있는 형국이다. 문체부는 지금이라도 명확한 방침을 결정하고 공식발표해 더 이상의 혼선이 없도록 해야할 것이다.
새만금 대회는 끝났지만, 우리나라에서 잼버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방만한 행사 준비와 위기 상황에서의 부실한 대처 능력에 따른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아쉽지만 이미 벌어진 일은 돌이킬 수 없다. 마치 쏟은 우유처럼 말이다. 하지만 벌어진 일을 어떻게 수습하고 해결할 지에 대한 과정은 어렵지만 매우 중요하다. 그를 통해 무엇을 배웠고 그 배운 바가 앞으로 어떻게 적용될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번 새만금 잼버리는 여러분들이 기대했던 것과는 달랐습니다. 여러분들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을 겁니다” 아흐마드 세계스카우트연맹 사무총장이 환송사에서 한 멘트다. 총장의 피곤한 기색도 이를 증명하는 듯했다. “그 어떤 행사도 이렇게 많은 도전과 극심한 기상 상황에 직면한 적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무총장의 검게 탄 얼굴이 환하게 펴지며 메시지는 반전된다. “역사상 그 어떤 잼버리도 여기 계신 스카우트와 같은 결단력, 창의성 및 회복력을 보여준 적도 없었지요!” 우리가 잼버리 사태의 책임이 전북도인지, 공항을 짓기 위한 정치적 장치였는지, 여가부인지 아님 중앙이나 국정상황실인지를 고민하느라 이번 행사의 본질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전 세계 대원들이 이번에 온탕과 냉탕을 오가면서 배워야 했던 덕목은 누가 뭐래도 스카우트 정신이다. ‘유쾌한 잔치’ 또는 '즐거운 놀이’를 의미하는 잼버리(Jamboree)의 목적은 캠핑, 하이킹, 스포츠, 문화 체험과 봉사 활동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각국의 친구들과 교류하고, 스카우트 정신을 체득하는 과정이다. 당연히 그 핵심 정신은 위기 극복을 통한 도전과 협력이고 우정과 평화다. 총장의 단호한 목소리는 결론까지 이어졌다. “여러분들은 시련에 맞섰고 오히려 더 특별한 경험으로 바꾸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돌아왔고(made it back) 잼버리는 재결합했습니다(we united our Jamboree)!” 지친 그들이 만들어낸 박수 소리는 우레 같았다.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고 사지(死地)에서 살아 돌아왔다는 의미였으리라. 어린 영웅들은 자신과 함께 한 동료들을 자랑스레 둘러봤다. 주지하다시피 이번 미션 완수에는 조력자들의 도움이 컸다. 외국에서도 유명하다는 k-치킨을 맛 보여주려고 직접 튀겨왔다는 치킨집 사장님부터 고생하는 대원들 생각에 빵이며 제철 과일이며 박스째 날라다 준 아저씨들, 길 가다 눈에 띄면 아이스크림부터 쥐여준 아주머니들, 화장실 청소를 위해 득달같이 달려온 시민들까지 딱, 한국 엄마(물론 아저씨 포함)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문화적으로 우리는 손님에게 약하다. 그래서 손님맞이에 진심이다. 그러니 처음으로 부모 손을 떠나 머나먼 한국까지 왔을 어린 손님들인데 말해 뭐 하겠나. 이참에 아주 그냥 K-엄마의 정(情)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게 하나 빠져있다. 국민의 자발적인 도움으로 뻘에 빠져있던 행사를 무사히 건져냈다고 안도할 때가 아니다. 자모(慈母)와 한 몸인 엄부(嚴父)가 빠져있기 때문이다. 스카우트 운동에서 극기는 매우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다양한 환경과 상황에 맞춰 스스로를 극복하고 도전하는 정신을 배우고 실천하려고 잼버리에 참여한다. 산악자전거 타기, 수상 스포츠와 참가자들이 높은 곳에서의 도전 등 다양한 극기 체험 프로그램에 꼭 넣는 이유다. 그런 점에서 새만금 잼버리에서는 폭염과 태풍 등 안전상의 문제를 K-pop 댄스 레슨과 전통 떡 만들기 등 견학과 관광으로 대체해 버린 것은 참 아쉽다. 이건 태풍이 와도 강행해라, 극기할 기회다! 식의 강도의 문제가 아니라 알맹이 빠진 대안이란 점을 환기하는 거다. 까진 무릎을 잡고 울고 있는 아들딸에게 아빠들은 보통 단호하다. “울지 마, 괜찮아. 아빠도 다 그렇게 배웠어. 너도 곧 아빠처럼 자전거를 타게 될 거야” 강하지만 속 깊은 아빠의 정을 배울 기회를 놓쳤다는 게 아쉬운 거다. 물론 태풍이 몰려온다는데 그런 프로그램을 뚝딱 만들 수는 없다. 그저 어린 손님들에게 균제된 엄부자모 정신을 맛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쉬워서 괜히 딴지를 거는 거다. 아참, 이번 새만금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주제는 ‘너의 꿈을 펼쳐라(Draw your Dream!)’였다.
작원성에 대해서 글을 써야 한다. 그런데 이에 대한 자료를 찾기가 힘이 든다.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에서는 아예 이에 대한 언급이 없고, 『동경통지』에 1줄로 간략하게 기술되어 있고, 『경주시지』에는 단지 8줄이 기록되어 있으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기가 더러 보인다. 어떻게 하지……? 문득 칠곡 망월사 동진스님의 책 ‘행복한 사람’ 속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행복한 사람은… 일이 생기면 기회가 주어졌다고 좋아하고, 고독하면 자유를 누리게 되었다고 좋아한다. 건강하면 일을 할 수 있다고 좋아하고, 병이 들면 조용히 쉴 수 있다고 좋아한다.… 재난을 만나면 나를 단련시키고 마음을 비우게 해준 은덕에 고마워한다. 봉사할 일이 생기면 이웃을 돕고 기쁨을 전할 수 있게 되었다고 좋아하고, 좋은 사람을 한 명 사귀면 만남의 길이 열렸다고 좋아한다. 이제부터 작원성에 대해 글을 써야 하는데 참고할 자료를 찾지 못해 막막하니 재난을 만난 셈이다. 그래도 이를 은덕으로 생각하고 나 자신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멸망할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옛 돌궐제국의 장군이였던 톤유쿠크의 비문에 적혀 있는 구절이다. 필자가 재직할 당시 교장 및 교감 자격연수 강의를 할 때, 그리고 경상북도교육혁신홍보대사를 하면서 교육혁신에 대해 강의할 때도 자주 인용하던 구절이다. 교육지도자는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진취적인 자세를 가져야 함을 강조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동·서 돌궐은 당의 지배기를 포함하여 160여 년간 존속하다가 결국 멸망하여 지도상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성을 쌓고 적의 침입에 대비한 신라는 천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그 시절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이런 엉터리 인용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일단 성을 쌓아 안으로 안정을 다지고 밖으로 나아간 신라 사람들의 판단이 옳았던 것이다. 신라는 서라벌 가까이에서만 명활산성, 선도산성, 서형산성, 주사산성, 남산성, 관문산성 등을 쌓아 적의 침입에 대비하였기에 천 년 가까이 역사를 이어왔다. 선덕여왕 지기삼사(知幾三事) 이야기에 의하면 바로 근처에 있는 부산(富山) 아래 여근곡(女根谷)에 백제 병사 500명이 매복해 있었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으니 서라벌의 안전을 위하여 작원성을 쌓아 군사를 훈련하고 적의 침입에 대비하였으리라.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명활산성 등의 산성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작원성에 대해서는 그 자료가 거의 없다. 빈약하지만 문헌을 찾고 현장을 누비며 그 흔적을 더듬어보아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필자가 퇴임 5년 후 지금까지 작원성이 있는 이곳 대곡에 160여 평의 밭을 마련하여 10여 년간 주 2-3회 이 지역을 드나들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작원성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된다. 원고를 구상하고 있던 차에 평소 자주 만나던 주민과 작원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기대 이상으로 작원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성으로 가는 길은 자기가 건천초등학교를 다녔는데 바로 통학로라고 했다. 그러고는 실제 성으로 안내를 하겠다며 앞장선다. 건포산업로에서 용명대곡 교차로로 내려와 대곡용명길을 따라 200여m 대곡 쪽으로 가면 용명에서 내려오는 개천 위에 다리가 있다. 이 다리를 건너 서쪽으로 1km쯤 가면 산을 절개한 흔적을 볼 수 있다. 안내를 한 주민의 말을 들으면 옛날 이 길을 내면서 산을 잘랐는데 목재 등 성문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가까이 다가가 성의 흔적을 자세히 살펴보면 토석혼축성으로 냇돌과 논흙, 개천의 흙으로 쌓았다. 다시 한번 더 살펴보기 위해 수일 후 좁은 농수로를 따라 이곳을 찾다가 자칫 길옆 수로에 차가 빠질뻔했다. 승용차로 현지를 답사하고자 할 때 각별히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현재 성벽은 모두 무너져 곳곳에 그 흔적만 관찰될 뿐 원래의 모습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구릉의 남쪽 높은 지점을 따라 이은 성(城)의 형태는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산의 정상부 가까이에는 성벽의 열을 따라 곳곳에 무너진 성의 흔적으로 보이는 냇돌이 있고 주변에서는 삼국시대 토기편들이 간혹 보인다는데 실제 확인을 하지는 못했다.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 이상국 비가 오면 짐승들은 집에서 우두커니 세상을 바라보고 공사판 인부들도 집으로 간다 그것은 지구가 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비가 오면 마당의 빨래를 걷고 어머니를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고 강을 건너던 날 낯선 마을의 불빛과 모르는 사람들의 수런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안 가본 데가 없는 비는 들을 지나고 징검다리를 건너와 추녀 끝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기도 한다 빗소리에 더러 소식을 전하던 그대는 어디서 세상을 건너는지 비가 온다 비가 오면 낡은 집 어디에선가 물이 새고 물 새는 소리를 들으며 나의 시도 그만 쉬어야 한다 장맛비, 세상을 무장해제시키는 힘 올여름은 유례가 없이 덥기도 했지만 비도 참 많이 내렸다. 처서가 지나고 여름 끝물에 들어선 요즘도 장맛비가 잦다. 비는 사람이나 짐승을 무장해제시키는 힘이 있다. 시골에 살았던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다 공감할 수 있는 이 시에서 우리는 그것을 실감한다. 기승전결, 그 장면의 전환이 드물게 좋은 작품이다. 시는 이런 맛에 읽는가 보다. 비 오는 날 외양간에서 되새김질을 하며 물끄러미 바깥을 바라보는 소의 눈망울을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이 시에서는 ‘바깥’ 대신에 “비가 오면/짐승들은 집에서/우두커니 ‘세상’을 바라보고”라고 썼다. 소 한 마리에 세상이 딸려나온다. 이런 날에는 공사판 인부들도 집으로 간다. 공치는 날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또 시인은 “그것은 지구가 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쓴다. 우리는 여기서 지구와 세상이 호응한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비가 오면 서둘러야 하는 것이 비설거지다. 빨래도 걷어야 하고, 마당에 널어놓은 고추도 들여놓아야 한다. 심지어 논에 베어놓은 보리나 밀을 서둘러 리어카에 싣고 와야할 때도 있었다. 무엇보다 물이 불어나면 냇가나 강을 건너는 게 큰 일이었다. 사고의 불길한 소식까지 건너오는 경우도 있었다. “낯선 마을의 불빛과/모르는 사람들의 수런거리는 소리”에서 그런 기척이 느껴진다. 그렇다. 온 사방에 비가 내리니, 비는 “안 가본 데가 없”다. 심지어 “들을 지나고 징검다리를 건너와/추녀 끝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기도 한다”고 하다가, 다음 행 “빗소리에 더러 소식을 전하던 그대는/어디서 세상을 건너는지”에 이르면 추녀 끝에 있던 것이 비인지 그대인지를 구분할 수 없다. 이런 미적 감각이 이 시에는 있다. 끝부분에서 비는 나의 문제로 수렴된다. “비가 오면 낡은 집 어디에선가 물이 새고”라고 했지만 이 구절의 ‘낡은 집’은 시인이 거주하는 집이면서 시인의 몸이기도 하다는 걸 우리는 알 수 있다. 시인은 결국 ‘나의 시 쓰기’로 마무리를 한다. 장맛비가 내리는 날에는 ‘내 몸’에서 “물새는 소리를 들으며” 나의 시 쓰기도 멈출 수밖에 없다는 것. 그래서 이 시의 구성이 탄탄하다는 이야기다. 장맛비가 올 때의 심정과 상황을 이렇게 차분하고도 힘을 빼고 쓴 시를 읽고 아, 하는 감탄을 나직이 내뱉는다. 그러나 그 소리도 빗소리가 다 데려가 버리는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