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두어로 사용되는 개는 욕을 표현하는 비속어와 가짜, 질이 떨어지는 저급을 나타내는 의미로 통용된다. 우리나라의 개에 대한 어원은 15세기에는 ‘가히’로 사용하다가 16∼18세기에는 ‘ㅎ’이 탈락한 후 음절이 축약된 ‘개’가 되었으며, 19세기에는 개가 ‘가이, ’으로 사용되었다. ‘개새끼’라는 어휘는 ‘개+새끼’의 합성어로 개의 새끼, 즉 강아지라는 의미이며, 어원적으로는 ‘가히+삿기’, ‘개+삿기’이다. 국어사전에서는 접두어 ‘개-’의 뜻은 야생의, 질이 떨어지는, 흡사하지만 다른 것, 헛된, 쓸데없는, 정도가 심함으로 기록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개’자를 앞에 붙여 ‘가짜다’, ‘안 좋다’, ‘∼ 인 척하다’, ‘진실되지 못하다’, ‘좀 아니다라 생각된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 ‘개-’가 붙은 낱말을 좋은 뜻으로 쓰이지 않는다. ‘개살구’나 ‘개떡’처럼 사물을 가리키는 말조차도 마음에 들지 않거나, 맛이 없거나 언짢은 것을 비유하는 말로 더 흔히 쓰이고 있다. 즉 접두어 개의 의미는 욕설 또는 가짜다, 안 좋다, 중간급인 이류 (二流)의 뜻으로 사용된다. 이번 글에는 ‘가짜다’, ‘안 좋다’, ‘본이 아니다’, ‘바르지 못하다’, ‘흡사하지만 다른 것’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접두어 ‘개’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접두어 ‘개’는 ‘야생 상태의’ 또는 ‘질이 떨어지는’, ‘흡사하지만 다른 의미로 사용된 개복숭아, 개살구, 개머루, 개나리, 개꽃, 개망초, 개오동, 개비름, 개흙, 개차반, 개떡’ 등이며, ‘쓸데없는’, ‘헛된’, ‘가치 없는’의 뜻을 의미하는 개소리, 개수작, 개나발, 개꿈, 개똥철학, 개망신, 개망나니, 개판, 개다리, 개죽음 등이며, ‘정도가 심한’의 뜻으로 상스러운 욕으로 표현된 개잡놈, 개병신, 개막장, 개놈, 개새끼, 개자식, 개망나니 등이 있다. 개복숭아, 개살구에서 쓰인 개-는 사람의 손을 타지 않고 야생에서 자란 과일을 말하며 식용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개-머루는 포도과의 낙엽 활엽 덩굴나무로 머루와 비슷하나 먹지 못한다. ‘개나리’는 ‘나리’에 접두사 ‘개-’가 붙은 것이고 나리꽃보다도 작고 좋지 않은 꽃이라고 해서 ‘나리’에 ‘개-’를 붙인 것이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진달래를 ‘참꽃’이라고 하고 먹을 수 없는 철쭉꽃은 ‘개꽃’이라 한다. 개망초는 국화과의 망초속에 속하는 두해살이풀이며, 순수 토종은 망초이고, 외국에서 귀화된 종을 개망초, 민망초, 실망초라 한다. 개망나니는 예절에 몹시 어긋나는 행동을 하거나 성질이 아주 못된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보리 개떡’에서 ‘개떡’은 보릿겨 따위를 반죽해서 둥글넓적하게 만들어 찐 떡을 말하며 질이 좋은 것은 아닌 떡을 말한다.  ‘개꿈’은 꿈속에 개가 나온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내용도 없이 어수선하게 꾸는 꿈’을 말한다. 부정적인 의미로 쓰여진 접두어 ‘개’가 왜 나쁜 의미로 쓰였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아마도 개를 천대시했던 시절에 만들어진 용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접두어 ‘개’의 쓰임은 ‘참’(眞)과 ‘개’(犬) 두 글자로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 여기에서 ‘참’은 한자어의 진(眞)의 뜻인 ‘참’, 즉 사실이나 이치에 어긋남이 없음을 뜻하는 것이고 ‘개’는 한자어 견(犬)의 뜻인 짐승으로 우리가 기르는 개를 의미한다. ‘참’의 반대는 거짓이 아니라 ‘개’라고 했다. 우리말에 먹을 수 있는 것엔 ‘참’이 붙고, 먹을 수 없는 것엔 ‘개’가 붙었다. 즉 좋은 것, 멋진 것엔 ‘참’이 붙고 볼품없는 것엔 ‘개’자가 붙는다. MZ세대의 언어로 알려져 인터넷상에 통용되고 있는 ‘개이득’, ‘개좋다’,‘개웃기다’, ‘개맛있다’ 등으로 통용되는 뜻과 다른 접두어 ‘개-’가 남용되고 있다. ‘정말, 진짜, 엄청, 대단히’등 다양한 우리말 어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이 알 수 없는 언어이며, 국어 문법에도 맞지 않는 언어는 피해야 한다. 유행어의 일종으로도 볼 수 있지만, 국어사전에도 올라 있지 않은 신조어의 사용은 삼가야 한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회 위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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