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은 전 인류가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염화불화탄소 등과 같은 온실효과가스의 배출에 의한 것이다. 이 중에서도 온실가스 총 배출량의 약 76%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구 전체의 산림 등 생태계를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양의 두 배 이상이다. 비록 온실가스 배출량 증대가 멈추더라도 기후위기의 대부분의 영향은 수 세기에 걸쳐 지속될 것이다. 제도, 기술, 생활양식의 전환이 시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기후변화협약, 교토의정서, 파리협정은 적응 및 완화 활동의 의욕(ambition)을 증가시켰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응은 기후위험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나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 일례로 적응의 경우, 오적응(maladaptation)2)의 증거가 모든 부문과 지역별로 나타나고 있으며, 현재 적응을 위한 전지구 금융 흐름은 개도국의 적응 옵션을 이행하는데 부족하다. 또한 AR5 이후 많은 국가가 완화를 다루는 정책결정, 고위층 선언, 국가결정기여(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상향, 글로벌 국가 도시 정책과 법률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왔다. 하지만 여전히 지구온난화를 1.5℃로 제한하는 경로(>50%) 및 지구온난화를 2℃로 제한하는 경로(>67%) 등 지구온난화 완화 경로의 2030년 배출량과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6차 당사국총회(COP26) 이전에 발표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모두 이행한다는 전제 하의 배출량과는 여전히 격차가 존재한다. 아래는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말이다. “주요 경제국들이 러시아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해 ‘선택된 모든 것’(all-of-the-above)이라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어서 단기적 조치가 장기적인 화석연료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국가들이 석유, 가스, 석탄의 격차를 메워야 할 즉각적인 필요성에 너무 집중하게 될 수 있기 때문에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무시할 수 있다. 이는 미친 짓이다. 화석연료에 대한 집착은 확실한 상호 파괴이다. 부유한 국가들은 2030년까지 석탄 기반 시설을 완전히 폐기해야 하며, 나머지 국가들도 2040년까지 그렇게 해야 한다. 화석연료 보조금 지급 중단과 새로운 석유 및 가스 탐사 중단을 요구했는데 특히 석탄에 대한 민간 부문의 자금 조달이 중단돼야 한다. 석탄에 대한 지원은 세계의 기후 목표를 희생시킬 뿐만 아니라, 어리석은 투자이며 수십억 개의 좌초자산(시장 환경 변화나 사업 여건 변화로 수익이 나지 않거나 가치가 떨어지는 자산을 뜻하며 기후위기 시대에 석탄발전소·석유시설 등이 대표적)으로 이어진다(2022년 3월 22일,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주최한 지속가능성 서밋 화상 연설).” 온난화가 심화되면서 손실과 피해는 증가할 것이며 더 많은 인간과 자연 시스템이 적응 한계에 도달할 것이다. 오적응은 유연하고 다양한 분야와 넓은 범위에서 장기적인 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첫째, 기후위기에 대한 증거 확보와 평가가 필요하다. 둘째, 미래 사회경제 발전상에 따른 2100년까지의 장기 기후 변화, 리스크 대응이 필요하다. 셋째, 단기 대응은 지속가능발전을 향한 적응 행동과 완화 행동을 통합한 기후탄력적 개발(climate resilient development) 경로의 중요성을 적시한다. 단기(2040년까지)에 적응과 완화 행동 옵션들을 평가하고 이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한다. 온난화가 심화되면서 손실과 피해는 증가할 것이며 더 많은 인간과 자연 시스템이 적응 한계에 도달한다. 오적응(maladaptation)4)은 유연하고 다양한 분야와 넓은 범위에서 장기적인 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인간이 초래한 온난화를 제한하려면 CO2를 포함한 온실가스 배출이 넷제로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화석연료 인프라를 활용할 경우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는 CO2 잠재배출량은 1.5℃ 목표달성을 위한 잔여 탄소 배출허용량을 초과한다. 따라서 감축 달성을 위한 CO2 배출 저감 전략으로 탄소배출저감기술을 활용하지 않은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 보급 또는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 활용 등을 통해 저탄소·무탄소 전원으로 전환하는 것과 에너지 수요관리 조치의 활용 및 효율 향상 등이 있으며, 감축하기 어려운 잔여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해서 CDR 기술의 적용이 필요하다. 단기 대응(2040년까지)은 지속가능발전을 향한 적응 행동과 완화 행동을 통합한 기후 탄력적 개발(climate resilient development)이 중요하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 행동할 수 있는 시간은 빠르게 줄고 있다. 기후탄력적 개발 경로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정부(시민사회 및 민간섹터와 함께)의 역할이 중요하다. 심층적이고 지속적인 배출량 감축을 달성하고 모두에게 살기 좋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모든 부문 및 시스템에 걸친 신속한 전환이 중요하다. 그리고 효과적인 기후 행동은 정치적 약속, 잘 연계된 다른 수준의 거버넌스(multilevel governance), 제도적 체계, 법, 정책 및 전략 그리고 강화된 기술 및 재정 접근성을 필요로 한다.
영화 <스위치>를 아는가? 바람둥이 남자가 갑자기 죽었다. 남자와 여자의 목소리가 등장하는데 영혼의 심판자이다. 죽은 남자를 천국으로 보낼 것인지 지옥으로 보낼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하는데,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는다. 결국 다시 남자를 이승으로 보내, 남자를 진짜로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면 천국으로 보내기로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워낙 바람둥이였던 남자였기에 다시 여자가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 수도 있으니 남자를 여자로 만들어 이승으로 보낸다. 여자가 된 남자(여남)는 살았을 때 만났던 여자들을 하나둘 찾아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했는지 묻게 된다. 그러나 자신이 그녀들을 함부로 대했으며, 여자들은 상처를 받았거나 자신과 같이, 그녀들도 진심으로 여남을 사랑하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실망한 여남은 남자인 친구를 찾아가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이야기는 여차저차 진행되고 여남의 천국행은 갈수록 멀어지는 것 같다. 그런데 하룻밤의 실수로 친구와 자게 되었고, 임신하게 되었으며 출산하게 된다. 갓 태어난 딸이 손가락으로 여남의 손가락을 쥐는 순간, 여남은 다시 죽게 된다. 드디어 여남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자를 찾게 된 것이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은 무엇일까? 아줌마는 남편에게 고백했었다. 당신을 너무 사랑하지만, 당신이 죽는다고 따라 죽지는 않을 것이라고. 그러나 아이들이 위기에 처했을 때, 내가 대신 죽어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면 나는 죽을 수 있다고. 어렸을 때부터 죽음을 엄청 무서워하는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고. 모성애를 나타내는 유전자도 있다고 하더라. 아줌마도 안다. 그 유전자를 일부러 없앤 쥐는 모성애가 없 라고. 하지만 그것으로 다 말할 수 있을까? 부성애는 또 어떤가? 아이를 몸에 품는 과정이 없던 남자는 보통 첫째는 실감을 못 한다고 하지만, 둘째를 낳은 아빠들의 모습은 좀 바보가 된 것 같은 모습을 보인다. 딸바보라고 말하지만 사실 현실에서는 둘째 바보, 막내 바보인 아빠들이 훨씬 많다. 아이들은 세 살 때까지 하는 효도가 전부라는 말을 들어봤는가? 그만큼 그 시기의 아이들이 예쁘다는 소리다. 태어나 눈만 떠 있던 아이가 뒤집기를 하고 기어 다니고 옹알이를 하고… 잘 먹고 잘 싸주는 그것만으로도 효도하는 시기다. 아이들이 건강한 것만으로도 부모에게 충만한 삶의 기쁨을 준다. 아이가 아프면 내가 아이를 건강하게 낳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어린아이에게 부모가 가스라이팅이라도 당한 것처럼 아이의 모든 안위가 부모의 책임인 것처럼 느껴지는 시기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를 함부로 놔둘 수가 없다. 애지중지 키우면서 모든 부분을 엄마가 다 보살펴주는 헬리콥터 맘이 생기고, 자신의 삶을 팽개치고 아이에게 모든 것을 올인한 엄마나 부모는, 자신들의 못다 한 꿈을 아이에게 전가하기도 한다. 꿈이 아주 야무진 부모들이다. 아이를 내가 낳았다고, 내가 창조주라도 된 줄 아는 것인가? 내가 원하는 데로 아이들을 케어하고 성장하게 할 수 있다고 진정 믿는 것인가? 입장 바꿔 생각해보자. 누군가가 내게 무상으로 의식주를 제공해주고 나를 향한 무조건적이며 진심 어린 사랑을 준다고, 그를 위해 그가 원하는 내 삶을 살아갈 수 있는가? 택도 없는 소리다! 그가 부모라고 해도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이 말도 안 되는 길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위한다는 이름으로 많은 부모가 걸어가고 있다. 아줌마도 고백한다. 나도 잠시 그런 생각을 가졌었다. 그러나 내가 부모가 원하는 삶을 살았던가 생각하면, 답은 쉽다. 아이는 부모의 것이 아니다. 단지 독립하기 전에 잠시 맡겨져 있는 존재일 뿐이다. 부모는 아이가 제때 독립할 수 있도록 아이의 성향에 맞게, 조언해주거나 지원을 해주는 존재일 뿐이다. 욕심 부리지 마라. 부모의 역할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부모의 역할이 더 커지면 아이는 제대로 된 독립을 못 하고 엄마는 캥거루맘이 되어 다 큰 아이를 끼고 살아야 한다. 그러고 싶은가?
동복(同福)오씨 휴곡(休谷) 오시복(吳始復,1637~1716)은 우참찬 오억령(吳億齡)의 증손으로, 조부는 오정(吳靖), 부친은 오정규(吳挺奎), 모친은 이여황(李如璜)의 따님이다. 오억령은 문장과 글씨에 능하였고 임진왜란을 예감하였으며 선조를 호위한 인물로 충신이었다. 오시복은 현종 3년 1662년에 증광문과 병과에 급제해 수찬(修撰)·정언(正言)·지평(持平)·교리(校理)·이조정랑 등을 두루 지냈고, 강릉부사를 역임하였다. 1680년 4월 16일 사헌부에서 “평안감사 유하익(俞夏益)은 허적(許積:당시 남인의 영수)의 문객으로 분주하게 심부름하기를 마치 노예처럼 하였고, 평양감사를 맡아서는 정령(政令)과 거조(擧措)가 해괴한 일이 많았으며, 탐욕스럽고 음란하고 방종한 행동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강릉부사 오시복은 본래 어리석고 용렬하고 더러운 인간인데, 허적의 집에 아부하여 역적 허견(許堅:허적의 아들)과 절친하게 지내며 종처럼 분주하게 왕래하는 꼴을 온 세상이 침 뱉고 욕하였습니다. 유하익·오시복을 사판에서 삭제하기를 청합니다”라 아뢰었다. 이 일로 1680년 경신대출척(庚申大黜陟)을 당해 파직되었다가 1689년 소의장씨(昭儀張氏:장희빈) 소생을 원자로 정호(定號)하는 문제를 계기로 서인이 축출되는 기사환국으로 복직되어 이조참판·호조판서 등에 올랐다. 1688년 11월부터 1689년 3월까지는 경주부윤의 중책을 맡아 짧은 임기를 지냈다. 임기가 짧아 뚜렷한 업적을 남기지는 못하였지만, 그는 한석봉 천자문의 서문을 적을 만큼 글씨에 능하였고 백호(白湖) 윤휴(尹鑴,1617~1680), 귀암(歸巖) 이원정(李元禎,1622~1680) 등이 만사(輓詞)를 지어 그의 행적을 기록하였다. 1694년 숙종의 폐비(廢妃) 민씨(閔氏) 복위운동을 둘러싸고 소론이 남인을 몰락시킨 갑술옥사로 유배되었다가 1697년에 풀려나 시강원 종2품의 우부빈객(右副賓客)을 지냈다. 당시 숙종은 폐비사건을 두고 남인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었으며, 왕권 강화를 위해 여러 당파로 권력을 교체해가며 정국을 주도하였는데 대표적으로 서인을 등용한 1680년 경신환국, 남인을 등용한 1689년 기사환국, 또다시 서인을 등용한 1694년 갑술환국 등이 있었다. 이때 소론, 남인 등 구분 없이 시류에 따라 파직과 유배를 많이 당하였다. 이후 1701년 신천군수(信川郡守) 윤희(尹憘) 등이 오시복·민암·목창명 등 남인들이 역모를 꾀한다고 고발한 무고(巫蠱)의 옥(獄)에 연루되어 제주 대정현(大靜縣: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서부의 옛 행정 구역)으로 안치되었는데, 사헌부와 사간원에서 동시에 원지정배(遠地定配)하도록 아뢰었다. 이후 1712년에 함평·강진 등으로 이배되었다가, 이듬해 영해부(寧海府)에 이배되어 그곳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무고의 옥은 희빈 장씨가 취선당에서 인현왕후를 저주하여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신사옥사(辛巳獄事)를 말한다. 이 무렵 남인들이 서인들을 몰락시키기 위해 희빈 장씨의 친정아버지 장형의 묘역을 일부러 파헤치고 비석을 훼손하는 등 물의를 빚었고, 이로 인해 희빈 장씨는 자결하고, 남인의 갈암(葛庵) 이현일(李玄逸,1627~1704)과 송곡(松谷) 이서우(李瑞雨,1633~1709) 등은 파직되고, 이미 죽은 미수 허목·백호 윤휴·고산 윤선도 등의 관작은 추탈을 당하였다. 오시복은 경주부윤 이후 1701년 무고(巫蠱)의 옥사에 연루되어 대정현에 안치되었고, 마침 영천의 병와(甁窩) 이형상(李衡祥,1653~1733)이 1701년 11월에 제주목사 겸 병마수군절제사로 제수되어 다음해 3월 근무를 위해 제주도에 도착한다. 운명의 장난처럼 제주에 유배 중인 오시복이 제주목사 병와 이형상을 만나 일부 도움을 받게 되는데, 이 일로 인해 노론의 대사간 이건명(李健命)의 탄핵을 받아 이형상은 제주목사 재임기간을 다 마치지 못하고, 1년 만에 파직되었다. 결국 그는 1703년에 관직이 삭탈되어 영천으로 돌아갔다. 당시 이형상은 제주 목사로 있으면서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등을 제작하면서 오시복의 도움을 받았고 이들의 교유는 긴밀하였다. 이형상은 앞서 1699년 8월부터 1700년 3월까지 경주부윤을 지냈기에 제주에서 전 경주부윤을 만난 인연은 참으로 기구하였다. 오시복이 경주를 다스린 1688년 이후 임홍망(任弘望)-유하겸(俞夏謙)-김해일(金海一)-원진택(元振澤)-허영(許穎)-손만웅(孫萬雄)-남치훈(南致薰)-홍득우(洪得禹)-심극(沈極)-이형상 등 불과 10년 사이에 10명의 부윤이 체임되었으니 극심한 붕당정치의 폐단이 느껴진다. 이들이 제주도에서 어떤 얘기들을 주고 받았을까? 국가의 안위와 남인의 거취 그리고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 학술연구를 통해 지금이라도 이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찾아서 듣고 싶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전설적인 록그룹 퀸의 대표곡이다. 여기서 보헤미아는 오늘날의 체코를 말한다. 과거 그 땅에 보헤미아 왕국이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19세기까지 유럽에는 ‘체코’라는 나라가 존재하지 않았다. 수 백 년을 합스부르크가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이다. 체르니, 스메타나, 드보르자크,말러가 오늘날 체코 음악가로 분류되지만, 살아생전 그들은 ‘보헤미안’이었을 뿐이다. 스메타나(Bedřich Smetana/1824-1884)의 인생 전환점은 22세 때인 1846년이었다. 이때 낭만파의 거장이자 자신의 우상이었던 리스트가 프라하를 방문했다. 스메타나는 리스트에게 자신이 작곡한 곡을 보여주고, 독일 출판사를 소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리스트는 흔쾌히 청년 스메타나에게 출판사를 소개시켜주었다. 오늘날로 치면, 음반을 낼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다. 그래서 이 보헤미아의 청년은 본격적인 작곡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런 인연으로 스메타나는 리스트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리스트는 당시 엄청난 기교의 피아노 비르투오소이면서 ‘교향시’라는 다분히 낭만주의적 음악장르를 창시했다. 교향시는 다악장의 절대음악 교향곡과 달리 단악장의 관현악곡이고 제목이 있다. 스메타나는 교향시 작품들을 여러 차례 발표했다. 하지만 체코에서의 반응은 서늘했다. 스메타나에게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했다. 스메타나에게 명성을 안겨 준 작품은 1866년 프라하 국립가극장에서 초연된 그의 두 번째 오페라 ‘팔려간 신부’였다. 모차르트를 연상시키는 수준급 오페라 부파였다. 팔려간 신부는 극 내용만큼이나 서곡도 매우 유명하다. 초연은 이전 작품들처럼 성공적이지 못했다. 나라 없는 암울한 상황에 희극이라는 코드가 부담이었고, 작품에 민족적인 선율이 인용되지 않아서였다. 그러나 이런 비판에도 팔려간 신부는 100회 이상 공연되는 흥행작품이 되었다. 팔려간 신부의 흥행과 함께 스메타나는 프라하 국립가극장의 지휘자가 되었다. 리스트와 바그너를 흠모하여 어느덧 바그네리안의 반열에 오른 스메타나는 바그너처럼 큰 스케일을 가진 오페라를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그에게 허용된 오케스트라 단원은 30명 정도에 불과였다. 바그너를 닮고자 했던 세 번째 오페라 ‘달리보르(Dalibor)’(1866년 초연)는 대실패였다. 어설픈 바그너 추종자라는 비난이 거셌다. 스메타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프라하의 탄생신화를 소재로 한 네 번째 오페라 ‘리부셰(Libuse)’(1872년 초연)를 발표하여 자신의 명성을 확인한다. 하지만 곧 비극이 일어난다. 스메타나가 리부셰 초연 후 베토벤처럼 청각을 상실한 것이다. 하지만 스메타나도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만들어 낸다. 귀가 들리지 않음에도 6부작으로 된 연작 교향시 ‘나의 조국(Má vlast)’을 발표한다. 두 번째 곡 ‘몰다우(블타바)’가 오늘날 자주 무대에서 연주된다. 오늘날 우리가 스메타나를 기억하는 것도 대체로 이 곡 때문이다.
경주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는 별칭에 어울릴 만큼 곳곳이 유적과 유물로 이루어진 도시다. 특히 신라의 수도로서 당시의 도시 규모는 현대의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넓어서 지금도 도처에서 당시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적이나 유물들의 나오고 있다. 유적이나 유물이 나오면 당연히 그 일대가 발굴로 이어진다. 땅이 얼어붙은 한겨울을 제외하면 경주는 1년 내내 발굴이 진행되는 곳이다. 그만큼 발굴에 의한 유적과 유물의 수도 많고 그와 관련한 이야기도 많다. 당연히 발굴에 참여한 숱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늘려 있다. 그런 발굴이 일상화된 경주사람들에게 꼭 맞는 맞춤형 영화가 더 디그(The Dig / 2021 시몬 스톤 감독)다. 이 영화는 2차 세계대전 직전인 1939년, 당시에는 영국 땅이던 아일랜드의 서퍽이란 곳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다룬 영화다. 영화에는 자신의 사유지인 한 언덕을 눈여겨본 ‘이디스 프리티’와 비록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할아버지 대부터 전해온 발굴 실력을 전수받은 발굴전문가 ‘바질 브라운’이 등장한다. 이들은 그 사유지 언덕이 바이킹 이전인 앵글로 색슨 시대의 유적이라 확신하고 발굴을 시작한다. 그러나 역사에는 언제나 냉담한 방관자들이 있듯 당연히 영국 박물관 당국이나 고고학 관련 학자 누구도 이 언덕에 일말의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다. 독자들이 예상하듯 이곳에서 앵글로 색슨 시대의 배로 추정되는 목선이 나온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뒤늦게 박물관 당국이 뛰어들고 이 발굴을 시작했던 바질은 정통 학위 소유자가 아니라는 차원에서 발굴에서 배제된 채 허드렛일만 맡게 된다. 자신의 손으로 발굴을 완성해 발굴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 싶었던 바질은 굴욕감을 이기지 못한 채 발굴 현장을 떠난다. 과연 그가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이 영화를 보면서 떠오른 경주의 역사적인 인물이 있다. 경주의 향토 사학자로 서봉총 발굴부터 시작해 경주의 여러 고분 발굴에 오래 참가한 석당(石堂) 최남주 선생(1905~1980)이다. 특히 최남주 선생은 임신서기석, 남산신성비, 황복사지 발굴 등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지만 일제 강점기 일본인 박물관장 등이 이 사실을 숨긴 채 선생에 대한 기록을 전혀 남기지 않았다. 선생은 더군다나 해방 후에도 새로운 박물관 체제가 만들어지면서 끝내 역사적 인정을 제대로 받지 못하셨다. 다만 선생의 공을 익히 알아 온 학자들과 경주의 향토 사학자, 시민들의 노력으로 일부나마 공로를 인정받게 되었다. 그러다 2006년 9월 2일 한국박물관협회에서 선생의 공헌을 인정해 김유신 장군 묘 아래 석당공원을 만들고 기념비를 제작해 세움으로써 선생의 공로가 우리나라 발굴의 귀감으로 알려지게 됐다. 특히 최남주 선생과 동시대 경주에서 발굴작업에 참여했던 사이토 타다시 선생이 한국고분발굴 100주년 기념식차 한국으로 와 최남주 선생에 대해 언급했고 석당공원을 방문해 선생과의 교분을 추억한 것으로 알려지며 선생의 역할이 다시 한번 조명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석당 선생의 유지는 선생의 후대에 이어져 큰 아들인 최정필 세종대 명예교수가 역사학자 박물관학계의 권위자로 활약하고 다른 아들들 역시 우리 역사와 경주를 아끼는 중요 인사로 활동하고 있다. 선생의 공이 아직까지 튼튼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 바질은 자신이 시작한 발굴의 가치를 알고 다시 돌아와 끝까지 발굴에 헌신하였고 프리티 여사는 이때 발굴된 모든 유물들을 대영박물관에 기증했다. 그러나 끝내 최초 발굴자 바질 브라운의 공헌은 당시 기록에서 빠졌다가 뒤에 양심 있는 학자들의 증언에 의해 지금은 최초 발굴자로 역사의 한 장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더 디그’에는 발굴에 임하는 바질 브라운의 결연한 외침이 나온다. “발굴은 과거나 현재가 아닌 미래를 위한 일이다” 그때 영국의 비젤 이나 경주의 석당 선생은 얼추 비슷한 시대를 산 사람들로 보인다. 두 발굴자의 공통점은 현장에 대해 해박하고 발굴 경험이 많았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고고학에 대해 정식으로 배우지 않았고 결정적으로 학위가 없었다는 것이다. 때로는 알량한 학위보다 현장에서 배운 치밀한 실력이 더 필요할지 모른다. 시대를 떠나 양쪽에서 발굴에 혼신을 쏟았을 두 전문가의 탁월함을 기리며 박수 보낸다. 그분들이 밝혀낸 미래의 역사에 우리가 서 있다. 다시 꽃 피울 수 있을까?
경주동산병원은 지난달 30일 힐튼호텔 경주에서 장기요양기관 관계자들과 진료협력 프로세스 구축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2월 요양기관 초청 간담회에 이어 두 번째로, 26개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이경섭 병원장은 “경주는 노인인구 비율이 높은 도시로 요양기관과 병원 간 협력체계 구축을 통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간담회를 통해 현장의 어려움과 문제점을 듣고 병원이 시민들의 의료복지 증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동산병원은 의료복지 향상을 위해 인공지능 기반 128채널 CT장비를 도입·운영할 예정이며, 또 다양한 협력관계 구축 등 진료 역량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경주향교 부설 어린이선비학교와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는 지난 2일 명륜당에서 업무협력을 위한 협약 체결식을 가졌다. <사진> 업무 협약식은 경주시유도회장, 선비학교 학부형, 학생들을 포함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협약은 창의적 인재육성과 과학문화 확산을 위한 상호간 협력의 첫 걸음으로 양 기관은 교육시설, 과학교육 프로그램 및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 등을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협력하며,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다른 사업들에 대해서도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업무협의 조정과 홍보 등에 있어서 호혜평등의 원칙을 준수하겠다는 의지도 함께 전했다.
경주시가 오는 17일 오후 7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대공연장)에서 제13회 청소년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를 선보인다. 이번 정기연주회는 West side story를 시작으로 Animation medley, 클라리넷 협주곡, Danzon No.2, Mambo로 1부 무대를 장식한다. <사진> 이어 2부는 ‘운명은 이와 같이 문을 두들긴다’의 일화로 유명한 베토벤 교향곡 5번의 1악장과 4악장 연주를 통해 정통 클래식 ‘운명’ 속으로 들어가 감동의 무대를 선사한다. 특히 클래식, 크로스 오버, 영화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연주하며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한 해 동안 정성과 노력으로 꾸며진 무대인만큼 청소년 단원들이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번 연주회를 통해 관객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청소년오케스트라는 내년 1월 8일부터 18일까지 신규단원을 모집할 예정이다. 단원 모집에 대해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주시 아동청소년과로 문의하면 된다.
‘2023년 경주시 평생교육 관계자 워크숍’이 지난 2일 경주 황룡원 대연회장에서 열렸다. <사진> 경주시평생교육사협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이규익 경주시 시민행정국장, 배진석·최덕규 도의원, 임활 시의원, 경주시종합장애인복지관 정빈스님, (사)한국평생교육사협회 이재주 회장 등을 비롯해 회원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성희 사무국장의 진행으로 시작된 워크숍은 기관사례 발표 전 알숨달숨 사회협동조합 김유리 이사장의 타일공예체험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규익 시민행정국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평생학습도시 경주가 체계적인 학습도시로 발돋움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한국평생교육사협회 이재주 회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평생교육은 단순한 배움을 넘어 성숙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우는 것”이라며 “평생교육사는 공동체에 기여하는 평생학습의 꿈을 꾸어야하는 사람으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초고령사회 접어든 경주는 고령층 특화형 평생학습을 강화하고 제5차 평생교육진흥기본계획 슬로건이 ‘배우고 배운 것은 버리고 다시 배우기’를 강조했다. 이어 경주노인종합복지관 권향인 운영팀장은 복지관의 총 54개 강좌 자율이용시설과 건강증진실 운영, 앞으로 안강분관인 고령자복지주택 단지 내 프로그램에 대해 발표했다. 이외에도 경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 직업지원팀 이나은 대리가 복지관의 주요사업 안내, 평생교육지원사업 소개와 장애인평생학습권 보장에 대한 사례를 발표했다. 김명희 경주시평생교육사협회 회장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평생교육이 많이 위축돼 강사와 관계자들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 모든 것이 정상화 돼 평생학습과 교육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평생교육법도 법·제도적으로 많은 변화의 대열에 있음으로 워크숍을 통해 내년을 준비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지난 5일 행정안전부와 지방공기업평가원이 주최한 지방 공공기관 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구조개혁 추진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지방공기업평가원은 전국 지방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구조개혁 추진’, ‘재무건전성 강화’, ‘민간협력 강화’, ‘관리체계 개편’ 등 4개 혁신 분야에 대한 공모를 진행했다. 공모 결과 총 535건의 혁신과제 중 4단계 심사를 거쳐 최종 16건의 혁신 우수사례를 선정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구조개혁 추진’ 분야에 공모해 공사와 재단법인 문화엑스포 통합 관련 ‘문화관광인프라와 콘텐츠 통합으로 지방시대 경북문화관광 선도’를 주제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문화엑스포와의 기관 통합은 영리법인과 비영리법인 간의 법인 성격이 다른 기관의 차질 없는 통합으로 공공기관 슬림화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국·도정 과제 수행에 크게 기여한 바를 인정받았다. 김성조 사장은 “지역 문화관광거점기관인 공사와 재단법인 문화엑스포 간 통합 관리, 운영을 통한 전문성과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방주도 문화관광 대표기관으로 도약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한편 공사는 부상으로 받은 온누리상품권 50만원은 보다 의미 있게 사용하기 위해 경상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유교권에는 개에 대한 속담이 있다면 서양권에는 개에 대한 명언이 있다. 명언(名言)은 어떤 교훈이나 가르침을 주는 말을 하기 쉽게 간결하고 짧은 문장으로 표현한 것을 가리킨다. 서양에는 실제로 개에 관한 많은 명언들이 있다. 이는 개가 서양 문화에서 오랫동안 사랑받고 동반자로서 존중받아 온 결과이며, 개에 관한 명언들은 주로 개의 충성심, 헌신 등과 같은 가치를 강조하며, 사람과 개 사이의 독특한 관계를 표현한 것이다. 개에 대한 명언들이 만들어진 배경은 다양한 요인에 기인한다. 개는 사람에게 충성과 사랑을 보여주는 동반자로서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동물이다. 이러한 개는 사람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었고, 많은 작가, 시인, 철학자 등이 개에 관한 명언을 남겼다. 개는 우리에게 성실함과 헌신을 상징하는 동물로 여기고 있다. 개의 충성심과 무조건적인 사랑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줄 수 있는 가치와 감동을 주는 이유로 많은 사람이 개에 관한 명언을 창작했다. 그리고 속담과 명언은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서로 비슷하지만, 명언은 여러 시대와 공간에서 유래된 것이 많으므로 시대상을 제대로 이해해야 그 의미를 깨달을 수 있고, 속담은 발화 주체부터 시대와 장소가 불명하다는 점이 다르다. 개와 사람 사이의 독특한 관계를 감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명언을 소개하고자 한다. “개는 자기 자신보다 당신을 더 사랑하는 지구상에서 유일한 존재입니다”-조쉬 빌링스, Josh Billings “만약 모두가 개처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는 능력을 가졌다면 세상은 더 좋은 곳이 될 것입니다”-M.K. 클린턴, M.K. Clinton “당신의 얼굴을 핥는 저먼 셰퍼드만큼 세상에 정신과 의사는 없습니다”-벤 윌리엄스, Ben Williams “개는 우리의 삶 전부가 아니다. 그러나 개는 우리의 삶을 완전하게 만든다” -로저 카라스, Roger Caras, 미국작가 “개와 함께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사랑이 무엇인지 충분히 이해할 수 없다”-진힐 “삶을 말하지 못하는 생명체들에게도 소중한 것이다. 사람이 행복을 원하고 고통을 두려워하며 생명을 원하는 것처럼 그들 역시 그러하다”-달라이 라마, Dalai Lama “당신이 개에게 바보 같은 이야기를 한다면 그 개는 당신을 보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우와, 당신 말이 맞아요!”나라면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 거예요” -데이브 베리, Dave Barry 컬럼니스트 “만약 천국에 개가 없다면 나는 천국에 가고 싶지 않다.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윌 로저스, Will Rogers, 영화배우 “순수한 사랑을 전하기에 충분할 만큼 진화한 유일한 동물은 개들과 아기들 뿐이다”-죠니 뎁, Johnny Depp, 영화배우 “나의 인생의 목표는 나의 개가 이미 생각하고 있는 나만큼 좋은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작가 미상 “민족의 위대함과 그 도덕적인 수준은 그 민족이 동물을 어떻게 대하느냐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마하트마 간디, Mahatma Gandhi “개는 절대로 나를 물지 않습니다. 사람이 물지...”-마릴린 몬로(Marilyn Monroe) “사람에 대해 더 알면 알수록 더 개를 사랑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De Gaulle, 드골 프랑스 대통령 “개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듣는 법을 아는 사람들에게만 말이죠”-오르한 파무크, Orhan Pamuk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다면, 적어도 한 마리는 당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의 삶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로저 카라스, Roger Caras, 미국작가 “사람 사이의 신뢰는 깨지기 쉽다. 그러나 충직한 개는 결코 우리를 무시하지 않는다”-콘라드 로렌츠, Konrad Lorenz, 동물학자 “개들은 우리에게 그들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주어 왔습니다. 우리는 그들 우주의 중심입니다. 우리는 그들의 사랑과 신념과 신뢰의 초점입니다. 그들은 먹다 남은 음식에 대한 보답으로 우리에게 봉사를 합니다. 그것은 의심할 여지도 없이 인간이 해온 최고의 거래입니다” -로저 카라스, Roger Caras “개들은 사랑에 대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제프리 무사예프 매슨, Jeffrey Musayev Masson 개에 관한 서양 문화권의 명언과 동양 문화권의 속담에는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세상사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을 마음 아픔으로 표현한 것이 많다. 명언은 인간의 욕심을 버리지 않는다면 인간사와 함께 영원할 것이다. 개의 인생은 짧지만, 인간사는 길게 이어지므로 미래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보고, 느끼고, 잊는 생활 과정에서 다가오는 세상사의 안타까움은 개를 키우는 데서 위안이 될 것이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회 위원
옛 수도를 감돌아 넘실넘실 흐르는 문천 (蚊水沄沄遶古京) 모래 씻으며 소리 없이 서쪽으로 내려가니 (淘沙西下細無聲) 외려 경순왕이 고려에 귀화할 적에 (還如敬順歸王化) 갑옷 입은 채 싸우지 않고 투항한 일과 한가지네 (卸甲投降不敢爭) 김시습의 시문집 ‘매월당시집’(梅月堂詩集) 권12 ‘유금오록’(遊金鰲錄)에 실린 ‘문천’(蚊川)이라는 시다. 신라시대엔 세 가지 기이한 물건을 뜻하는 ‘삼기’(三奇)와 호국을 상징하는 세 가지 보물인 ‘삼보’(三寶), 여덟 가지 괴이한 현상을 일컫는 ‘팔괴’(八怪)가 있었다고 한다. 삼기는 금척(金尺)과 옥적(玉笛), 화주(火珠)다. 금척은 신라 시조 박혁거세가 꿈에 신인(神人)으로부터 받았다고 전해지는 금으로 만든 자(尺)다. 옥적은 옥으로 만든 피리인데, 죽어서 용이 된 문무왕과 김유신 장군의 혼령이 합해져 신문왕에게 내려 준 만파식적이라는 설도 있다. 화주는 선덕여왕이 지녔던 수정 돋보기로, 햇볕을 비추면 솜에 불이 붙어 화주라고 불렀다고 전한다. 삼보는 신라를 지킨 세 가지 보물인데, 황룡사에 있었다고 전해지는 ‘장육존상’과 신라 진평왕 때 천사가 궁중에 내려와 왕에게 줬다는 ‘천사옥대’, 그리고 ‘황룡사 9층목탑’을 말한다. 팔괴는 △안압지(지금의 동궁과월지) 부평초가 땅에 뿌리가 닿지 않아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일컫는 ‘압지부평’(鴨池浮萍) △소나무엔 원래 순이 돋지 않는데 백률사 소나무는 가지를 치고 나면 다시 새순이 돋아난다는 ‘백률송순’(栢栗松筍) △경주 남산에 있는 허공에 뜬 바위 ‘남산부석’(南山浮石) △남천의 모래가 물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의미의 ‘문천도사’(蚊川倒沙) △계림의 나뭇잎은 움이 틀 때부터 단풍처럼 변한다는 ‘계림황엽’(鷄林黃葉) △왕이 놀던 금장대에 기러기가 반드시 쉬어간다는 ‘금장낙안’(金藏落雁) △불국사의 탑이 영지에 비친다는 ‘불국영지’(佛國影池) △탑에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나원백탑’(羅原白塔) 등이다. 이 시는 팔괴 가운데 ‘문천도사’를 신라 왕실의 역사적 사실과 연결하고 있다고 해석되고 있다. 망국이라는 고통을 오히려 민생을 살리는 행위로 승화해, 마치 세월의 흐름처럼 자연스러운 왕권 교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월성의 남쪽 의미 ‘남천’으로도 불려 이 시에 등장하는 문천은 오늘날 경주 사람들이 ‘남천’(南川)이라고 부르는 하천이다. 남천은 토함산 서북쪽 계곡에서 발원해 불국동, 평동, 남산동, 탑정동 등을 거쳐 사정동에 이른 뒤 형산강으로 합류하는 하천이다. 신라 왕궁이 있던 월성의 남쪽, 경주 시내의 남쪽을 흐르는 하천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천’(沙川), ‘황천’(荒川)이라고도 불렸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는 ‘문천’(蚊川)으로 기록돼 있다. 순우리말 이름인 ‘모그내’를 한자의 뜻을 따서 표기한 것이라는 게 학계의 의견이다. ‘사천’(沙川), ‘황천’(荒川)이란 이름은 남천 바닥에 모래가 쌓인 모습에서 비롯된 이름으로 추정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경주)부 남쪽 5리에 있으며, 사등이천(史等伊川)의 하류”라고 기록돼 있다. ‘사등이천’은 남천의 상류인 외동읍 신계리에서 부르던 이름으로, 순우리말인 ‘사드릿거랑’ 또는 ‘사드랫거랑’을 한자의 뜻을 따서 표기한 것이라고 한다. 문천은 월성의 북쪽에 있는 ‘북천’(北川)에 비해 물의 흐름이 완만하다. 이는 물길이 뱀처럼 휘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하천 바닥의 모래가 많이 드러나 있다. ‘물이 하류로 흘러가는데 모래가 거꾸로 위로 쌓인다’(문천도사)라는 표현도 오래 전부터 문천에 그만큼 모래가 많이 쌓였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게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측 설명이다. 원효·요석공주의 사랑 이야기 전해 문천은 신라 왕이 머물던 월성 남쪽을 감아 돌며 흐른다. 이런 이유로 남천은, 성벽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물을 채운 방어시설인 월성의 해자(垓子) 역할을 했다. 그 주변엔 월정교 등 신라 왕실과 관련된 각종 유적이 있다. 문천 남쪽으로는 도당산과 남산, 오릉, 영묘사, 천관사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이 일대가 신라 왕경인들의 주된 생활공간이었기에 문천엔 특히나 다리가 많이 놓였다. 월정교를 비롯해 효불효교(孝不孝橋), 일정교(日精橋), 유교(楡橋), 대교(大橋), 남정교(南亭橋), 귀교(鬼橋) 등 기록으로 확인되는 다리의 수만 해도 상당하다. 대표적인 게 월정교다. 통일신라시대에 지어진 월정교는 월성과 문천 남단을 연결하는 주요 통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사기’는 “경덕왕 19년(760년) 2월에 궁궐 남쪽의 문천 위에 월정교와 춘양교(春陽橋) 두 다리를 놓았다”고 전한다. “원성왕 14년(798년) 3월에 궁 남쪽 누교(樓橋)가 불에 탔다”는 기록도 있다. 고려 충렬왕 6년(1280년)에 중수한 기록도 남아 있다. 하지만 조선시대 기록인 ‘신증동국여지승람’은 “월정교는 옛날 본부 서남쪽 문천 가에 있었다. 두 다리의 옛터가 아직도 남아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을 근거로 미뤄보면, 월정교는 적어도 13세기 말까지 본래의 기능을 유지하다가 ‘신증동국여지승람’이 편찬되는 1530년 이전 어느 시점에 무너져 흔적만 남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의 월정교는 최근까지 남아있던 다리의 흔적을 토대로 2018년 새로 지은 것이다. 폭 9m, 길이 66m, 높이 9m 규모로 다리 위에 지붕을 씌운 형태로 만들어졌다. 월정교 근처 어딘가에 있었을 ‘문천교’는, 많은 이들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원효와 요석공주의 사랑 이야기의 배경이 됐다. 내용은 대략 이렇다. 어느 날 원효가 거리에서 노래를 불렀다. “누가 자루 빠진 도끼를 허락하려는가. 나는 하늘을 받칠 기둥을 다듬고자 한다”는 내용이었다. 임금이 이 노래를 듣고 말했다. “이 대사가 귀부인을 얻어 귀한 아들을 낳고자 하는구나” 그 때 요석궁엔 홀로 사는 공주가 있었다. 왕은 궁중의 관리에게 원효를 찾아 궁중으로 맞아들이게 했다. 왕명을 받들어 길을 나선 관리는 문천교에서 원효를 만나게 된다. 이를 알아차린 원효는 일부러 물에 빠져서 옷을 적셨다. 관리는 원효를 궁으로 데려가 옷을 말리고 머물며 쉬게 했다. 이후 공주는 태기를 보였고 설총(薛聰)을 낳았다는 이야기다. ‘효불효교’에 얽힌 이야기도 흥미롭다. 문천 서쪽 마을에 일곱 아들과 사는 홀어머니가 있었다. 홀어머니는 동쪽 마을에 사는 남자를 사귀게 되면서부터 밤마다 강을 건넜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큰아들은 어머니의 뒤를 밟았다. 어머니는 옷을 걷어 올리고 차가운 강물을 첨벙첨벙 건너고 있었다. 장남은 곧 어머니의 비밀을 알게 됐다. 크게 당황했지만 자식된 도리로서 어머니의 고통을 그저 모르는 척 할 수만은 없었던 장남은 집으로 돌아와 동생들에게 말했다. “우리 칠형제를 혼자 몸으로 힘들게 키워주신 어머니께서 매일 밤 강물을 맨발로 건너시는데 어머니를 도와드릴 방법이 없겠는가” 이후 형제들은 어머니 몰래 문천에 다리를 놓아드렸다. 어떤 이는 이 일을 두고 효도라고 하고, 어떤 이는 돌아가신 아버지에겐 불효가 된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효불효교란 이름을 얻게 됐다는 이야기다. 일부 학자들은 효불효교를 일정교(춘양교로도 불림)의 다른 이름으로 본다. 하지만 조선 후기에 만들어진 지도첩인 ‘동여비고’(東輿備考)엔 일정교 조금 떨어진 곳에 효불효교가 따로 표기돼 있다. 일정교와는 별개로 효불효교라는 다리가 있었음을 생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운 역사여행가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지원을 위한 2023년 청소년지도위원 워크숍이 지난달 28일 화랑마을에서 열렸다. <사진> 지역 청소년지도위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워크숍에서는 올해 청소년 보호와 복지증진에 기여한 우수 청소년지도위원 16명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이어 특강에서는 ‘오행심리와 상담기법’을 주제로 인간의 기본심리를 분석해 청소년 지도에 활용할 수 있는 교육으로 호응을 얻었다. 청소년지도위원은 23개 읍면동에서 현재 240여명이 활동 중이며 유해업소와 유해약물 등으로 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함을 물론 개학기와 수능 전후 청소년 유해환경 개선 캠페인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자선단 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이 주최한 ‘2023년 사랑의 김장나누기-따뜻한 나눔, 김치로 사랑을 나누다’ 행사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사진>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이들에 걸쳐 진행된 이번 행사는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들이 300박스의 김장김치를 제작, 지역 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 가정에 전달했다. 행사 참여자 80명은 지역사회의 어려움을 공감하며 따뜻한 나눔의 순간을 만들어냈다. 김병구 관장은 “추운 날씨 속에서도 2일 동안 김장김치를 만들어주신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이 작은 김장의 순간이 따뜻하고 행복한 한해를 마무리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복지관 관계자는 “매년 후원과 자원봉사로 참여해주시는 분들의 정성이 담긴 김장김치는 우리가 전하는 사랑의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이 음식을 통해 건강하고 풍요로운 겨울을 보내시길 바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사)경북지체장애인협회 주최로 열린 ‘2023년 제2차 경북지체장애인협회 임직원 역량강화 연수회’가 지난달 27일부터 2일 간 소노벨경주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경북협회 및 산하 시·군 지회 임직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연수회는 경북지역 지체장애인협회 실무자들의 정보 교류를 통해 장애인 복지 지원사업에 대한 다양성을 인지해 창의적이고 발전적인 협회·지회 운영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태희 협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사회복지사 윤리교육 특강, 경주국립박물관, 교촌마을, 월정교 등지에서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조사 등을 통해 임직원들의 역량강화를 도모했다. 또 경북도와 경주시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를 염원하는 퍼포먼스를 펼쳐 경주유치에 힘을 보탰다.
경주시는 지난달 30일 의료급여 수급자 의료보장체계 강화를 위한 2023년 의료급여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의료급여부당이득금 결손처분에 관한 사항과 의료급여일수 연장 승인신청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의결했다. <사진> 이어 진료비 부담이 가중되는 의료급여 수급자에 대한 의료보장 체계를 강화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급여 지원 대책과 방향을 논의했다. 의료급여심의위원회는 장기간 입원, 복합적인 투약 등으로 불가피하게 의료급여를 받아야 할 사유가 발생해 의료급여 상한일수를 초과한 경우 의료급여 대상자의 질환, 사례관리 내용, 진료내역 등을 검토해 의료급여 일수를 연장 승인해주는 기능을 한다. 시는 올해 의료급여대상자 8710명에게 의료급여제도 안내를 통해 적정한 의료서비스 이용을 유도하고, 대상자의 건강관리능력 향상을 위해 의료급여비용 절감과 수급자들의 건강증진에 노력해 왔다. 이규익 시민행정국장은 “앞으로도 의료급여수급자의 진료비 부담 경감과 의료복지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상북도고려인통합지원센터는 지난 3일 화랑마을에서 고려인 가족 100여명과 함께 ‘고려인가족과 함께 하는 가족오락관’행사를 진행했다. <사진> 행사는 경상북도의 주최, 경상북도고려인통합지원센터가 주관해 ‘고려인 정착 특화사업’의 일환으로 열렸다.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된 이날 행사는 ‘우리 함께 알아보아요’라는 주제로 학교생활과 한국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상식들을 재미있는 퀴즈와 함께 가족끼리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2부는 가족 단위 또는 팀 단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참가자들은 차례와 순서를 잘 기다리고 지키며 의욕과 열정으로 게임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모두 함께 팀이 돼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으며, 이런 기회를 통해 아이들의 또 다른 성향도 발견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한국 생활에서 새로운 재미를 느끼는 좋은 시간이었고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장영근 센터장은 “지역에는 약 4000여명의 고려인과 그 가족들이 살고 있지만, 어른들은 대부분 근로를 하고 있어 가정 외에는 자녀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지 않다”며 “이 행사는 고려인 가족들이 자녀들과 함께 하나가 되는 시간을 갖기 위해 기획됐으며, 가족애가 더욱 돈독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경상북도고려인통합지원센터는 6년째 고려인 정착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고려인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갈수록 악랄하고 교묘해지는 보이스 피싱과 스미싱들이 연말을 괴롭히고 있다. “아빠, 딸이야. 휴대폰이 망가져서 친구 폰으로 보냈어. 수리해야 하니 문자 메시지 답해줘!” 이것은 어느 지인이 받은 문자메세지다. 그런데 그에게는 딸이 없었다. 만약에 딸이 있었다면 순간적으로나마 놀랐을 것이다. 이걸 잘못 누르면 휴대폰에 악성 코드가 깔려 개인정보가 털릴 수 있다. “[교통민원24] 도로교통 제5조 신호위반 건으로 고지서 발송되었습니다. http://tc.y/...” 이것은 기자에게 온 스미싱이다. 기자 역시 순간적으로 문자 메시지에 찍힌 URL을 눌러 보려다 경찰청 교통민원24에 접속해 실제상황을 체크해 보았다. 당연히 이런 사실이 없었다. 또 누군가는 시키지도 않은 택배가 발송 취소되었다고 연락하며 클릭을 유도했다. 역시 가짜다. 지난 12월 4일 강정근 씨에게는 지인의 이름으로 부고가 왔다. “아버지께서 금일 별세하셨기에 삼가 알려드립니다. http://tc.y/...” 강정근 씨 역시 무심코 클릭하려다 다시 생각해보니 스미싱이라고 판단해 누르기를 멈추고 이를 캡처해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를 본 페이스북 친구 임모 씨는 똑같은 스미싱을 받았는지 “저도 밤잠 못 자고 걱정했습니다. 지금도 찝찝합니다”며 댓글을 달기까지 했다. 비슷한 메시지를 받은 사람들이 많았다는 뜻이다. 댓글 단 분들은 “이제는 남의 부모까지 죽이면서 사기를 치느냐!”며 분통을 터뜨리며 날로 교묘하게 대담해지는 스미싱과 보이스 피싱에 치를 떨었다. 문제는 이런 나쁜 일들에 대응할 방법이 조심하는 것 이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례들을 일일이 기억했다가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가족들에게도 수시로 사례를 알려주며 경각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 무엇보다 낯선 전화번호로 찍히는 것은 무조건 조심하고 보는 것이 상책이고 지인의 이름으로 올 경우에는 반드시 전화를 걸어 사실 확인을 해보는 것이 옳다. 스마트폰 만능인 시대 이럴 때는 참으로 불편하다.
우리나라 인문학 발간에 진력해온 국학연구원이 지방자치단체들과의 교류를 통해 한편으로는 국학연구원이 출판한 가치 있는 인문학 서적들을 기증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지방자치단체와 인문학적 동반성장을 꾀하는 사업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국학과 관련한 책을 가장 많이 기획하고 발간해온 국학연구원이 책을 통한 인문학 나눔을 실현한 지자체는 지금까지 20여 곳. 서울 마포구와 양주시, 용인특례시, 여주시 등에 각종 도서들이 작게는 3000권에서 5000권까지 기증됐다. 지난 11월 말에는 하남시 미사신도시에 새로 생긴 ‘미사도서관’에 철학, 종교, 사회과학, 예술, 문학, 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책 5000권을 기증했다. 정찬용 원장은 “앞으로 책을 통해 교류한 지자체들과 함께 해당 지역의 가치 있는 인문학 사료들을 발굴하고 지역의 역량 있는 학자·연구가들과 함께 다양한 연구서를 만들어 지역 인문학을 발전시키고 싶다”며 책을 기증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정찬용 원장은 지난 6월 1일 자 본지 ‘셔블&서울 경주사람들’ 란에 소개된 바 있으며, 당시 대한민국 문화의 본고장인 경주에 책방거리를 만든다면 국학연구원이 기꺼이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최근 경주시가 복합문화도서관을 계획하는 등 도서문화와 관련한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있으니 경주시와 국학연구원이 긍정적으로 제휴를 고려해볼 만하다. 국학연구원은 지금까지 대한민국 인문학 발전이라는 기치를 걸고 회사의 역량을 집중, 일반 출판사들이 범접하지 못하는 깊이 있는 교양서와 상업적 가치보다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책을 위주로 지금까지 5300여종의 책을 출판했다.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청담동 갤러리 PICI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공간 접기’로 주목 받는 김정자 화백과 경주로 돌아와 버블을 소재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온 오동훈 작가, 역시 경주로 돌아와 소조와 회화를 넘나들며 다양한 장르의 작품 활동을 전개하는 이상수 작가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번 전시는 경주아트페어에 참석한 갤러리 PICI 강신덕 관장이 이들 3인의 작품에 매료돼 특별히 초대해 이뤄졌다. 강신덕 관장은 올해 들어 매월 지역의 주요 작가들을 초대해 전시회를 열어왔는데 12월에는 예술의 고향 경주 작가들을 초대해 전시회를 가지게 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김정자 화백, 파격적이고 적극적인 ‘내 마음의 공간여행’ 돋보여 이번 전시회에 김정자 화백은 이전과 다른 새로운 기법의 그림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공간접기를 보다 다각도로 시도해 그림이 주는 입체감을 높였고 감상의 포인트도 훨씬 다각도로 발전시켰다. 김정자 화백은 “‘내 마음의 공간 여행’이라는 주제 아래 꽃과 자연, 언덕과 하늘을 마음 가는 대로 배치하고 이전의 접는 것에 벗어나 구부리거나 접어서 튀어나오게 하는 등의 작법을 통해 대중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 화백은 “이번 전시회에 새 작품을 들고 나오기 위해 오래전부터 작품을 구상했는데 보름여 기간을 남겨놓고는 매일 밤 10시까지 작품에 매달렸고 마지막에는 새벽 3시까지 작업한 끝에 겨우 전시 시기에 맞출 수 있었다”고 회고하며 “새로운 작품을 그릴 때마다 열정을 쏟아붓는 시간이 행복하고 또 그런 열정을 통해 이다음 작품까지 머리에 떠오르는 특별한 경험을 한다”며 작가로서의 행복감을 드러냈다. 김정자 화백의 새로운 구상은 작품이 사람을 빨아들이듯 집중시키는 매력이 독보적이다. 공간접기가 다소 단순하고 소극적인 변화라면 공간여행은 파격적이고 적극적이다. 김정자 화백의 또 다른 용감한 도전이 돋보인다. 오동훈 작가, 버블 작품 역동성의 비결은 커넥터의 절묘한 선택 ‘버블 독’으로 자신을 각인해 온 오동훈 작가는 “대학시절부터 구상작업을 하며 지금까지 작품 활동을 하면서 작품 자체에 대해 몇 번의 변화가 있었다. 볼(버블) 작품은 그중 가장 아끼는 변화였고 앞으로도 오래 이끌어갈 작품 테마다”고 소개했다. 볼을 택한 것에 대해서는 “대학원 들어가면서 스틸 스테인레스를 만났고 용접하는 재미에 푹 빠지면서 흙을 이용한 작업을 잠시 내려놓고 스틸에 집중하게 되었다”고 전제한 후 “스테인레스를 만지다 보니 여러 가지 용접도 하게 되고 판 작업도 하면서 스틸의 특성을 파악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볼을 다뤘던 것은 아니지만 지루함을 이기기 위해 사람 형상이라든가 동물의 형상을 반추상적인 느낌으로 만들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제 작품에는 특정 동물이 됐든 사람이 됐든 기존 생명체의 모습들이 볼을 통해 둥글둥글하게 표현되었습니다. 이것은 나이가 들고 시간이 갈수록 뾰족하고 날카롭게 표현하기 보다 순화되고 부드럽고 둥근 느낌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볼을 다루며 볼과 볼 사이의 연결 커넥터들인데 이 커넥터들의 활용을 통해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오동훈 작가의 작품에서는 볼의 원만한 느낌과 달리 전체적으로 굉장한 역동성을 느낄 수 있다. 그게 바로 커넥터들의 절묘한 활용에서 얻은 역동성이라는 점에 새삼 놀라게 된다. 이상수 작가, 대척점 자유롭게 구사하는 의외의 선인장 작품 언어더(Another) 경주, 비사이드(Beside) 경주 등 전시를 통해 또 다른 경주의 매력을 그리는가 하면 조소와 회화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관객에게 각각의 특별한 즐거움을 전해온 이상수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자신의 대표적인 소재 중 하나인 ‘선인장’ 연작을 들고 왔다. “제가 길다란 품종의 선인장을 키웠는데 어느 날 이 선인장이 남자 성기처럼 보이는 거예요. 그 순간 선인장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술 용어 중에 ‘세렌디피티(Serendidity)’, ‘뜻밖의 우연으로부터 얻은 좋은 작품’이라는 게 있는데 이런 경우였죠. 그 다음 이 선인장으로 어떤 모순점 있는 내용을 찾겠다는 생각에 가시와 대척점에 있는 요소들을 찾다 보니 의자, 풍선, 강아지 같은 작품들이 떠올랐습니다. 편안해야 할 의자에 가시가 박혀 있다면... 충격적이지요!!” 그러고 보니 이번 작품에도 풍선의 이미지와 강아지의 이미지가 다 보인다. 그런가 하면 한 작품에서는 선인장의 뽀족한 가시들을 뭉툭하게 표현한 점도 눈에 띈다. 똑 같은 선인장을 놓고 사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파격이 재미있다. 우리나라 미술의 정통을 배우고 서울에서 충분히 역량을 펼칠 법하지만 경주에 정착한지 올해로 10년째인 이상수 작가다. 그런 이 작가는 그 이전부터 하동 성박물관, 보문 테마파크 등에 적극적으로 관계하며 자연스럽게 경주에 정착했다. 이제는 고향에서 색다른 고향을 발견하고 작품으로 기록하는 작업의 즐거움에 흠씬 빠져 산다. 그가 그리는 계림 숲과 반월성, 월정교는 경주의 다양한 기록을 간직한 미술품으로 남을 것이다. 이미 3인 모두 자신들만의 특별한 개성으로 서울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이름을 알려온 만큼 청담동 갤러리에서 좀 더 깊이 있는 관객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경주를 떠나 서울에서 배우고 활동하다 다시 경주로 돌아가 마음껏 미술혼을 불태우는 작가들이기에 함께 손잡고 온 서울 나들이가 더 각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