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회째를 맞는 ‘청년의 날’ 기념행사가 16일, 17일 이틀간 봉황대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청년의 날 행사는 ‘청룡의 해, 청년과 함께 해!’를 주제로 청년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경주시가 주최하고 경주시 청년센터 ‘청년고도’, 위덕대 산학협력단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경주시의회..
경주시가 추석을 앞두고 벌초대행 추진단을 구성해 운영한다.운영 기간은 12일부터 30일까지 3주간이다.대행 추진단은 지역 7곳 농협, 경주시 산림조합으로 구성됐다.벌초대행 신청은 경주시 농업정책과로 예약하면 된다. 접수된 건은 대행 추진단에 구역별로 통지돼 사업이 진행된다. 비용은 10만원. 다만, 봉분 위치에 따..
경주시는 올해 8월 정기분 주민세 개인분 11만8000건에 12억9000만원, 사업소분 1만8000건에 31억원을 각각 부과했다. 주민세 개인분은 지난 7월 1일 기준 경주시에 주소를 둔 세대주에게 부과되며, 납부액 1만1000원을 16일부터 9월 2일까지 납부하면 된다.주민세 사업소분의 납세의무자는 7월 1일 기준 경주시에 사업소를..
경주 시내버스 위치를 카카오맵에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12일부터 시작된다. 경주시는 카카오맵 어플에서 제공하는 초정밀버스정보 서비스가 이날 오후 3시부터 개시된다고 밝혔다.이 서비스는 지난 5월 ㈜카카오와 경주시 간 초정밀버스정보 업무협약 체결에 따른 것이다. 초정밀버스정보는 위성항법시스템(GN..
지속되는 쌀 가격 하락과 쌀 소비 감소에 따라 경주지역 농축협이 쌀 소비 촉진에 나서기로 했다. 경주시농협운영협의회는 지난 7일 신경주농협에서 쌀 소비 촉진 캠페인을 실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관내 11명의 조합장, 농협중앙회 경주시지부 지부장, 경주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 등이 참석해 쌀 과다 재고 해결을 위해 상호 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쌀 소비촉진을 위한 홍보활동에 적극 앞장설 것을 약속했다.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원자력본부는 오는 9월 6일까지 ‘2025년도 한수원 지원사업’을 공모한다. 기존 ‘사업자지원사업’이 ‘한수원 지원사업’으로 사업명을 변경해 시행한다.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행되는 이 사업은 △교육장학지원 △지역경제협력 △주변환경개선 △지역복지 △지역문화진흥 ..
경주시가 2024년 농촌에서 살아보기 2기 참가자를 16일까지 모집한다. 이 프로그램은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이 농촌에서 2~3개월간 거주하며 일자리, 생활 등을 체험하고 지역주민과 교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참가대상은 경주시로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만 18세 이상의 타 지역 거주 도시민이다. 1인 또는..
한국수력원자력이 14일 오후 3시까지 2024년도 하반기 체험형 청년인턴 지원서를 접수한다. 총 선발인원은 최근 3년 중 최대인 600명이다. 일반전형(520명)과 취업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사회형평전형(80명)으로 나눠 채용한다.지원서는 한수원 채용 홈페이지(www.khnp.co.kr/recruit)를 통해 14일 오후 3시까지 제출하면 ..
가정이나 사무실 등에서 교체 후 버려지는 폐전선의 가치를 알아내 재활용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청소년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국제학교 9학년 4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Save the Earth’ 팀이 그 주인공. 이들은 통상 일반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는 폐전선을 재활용하면 환경 보전과 자원 재순환 등 효과를 거둘 ..
홀로 사는 어르신의 안부를 챙기는 노인맞춤 돌봄서비스가 의식불명으로 쓰러진 80대 어르신의 생명을 구해 화제다. 경주시에 따르면 안강읍에서 노인맞춤 돌봄서비스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사 김동아(여·47) 씨는 지난 1일 자신이 돌보는 A(83) 어르신이 전화를 받지 않자 변고가 생겼음을 직감했다. 평소 안부 확인 전화를..
국내 최장거리 야외 호러 체험 ‘EXHORROR’가 8월 한 달간 경주엑스포대공원 화랑숲에서 오싹한 공포로 경주 방문의 재미를 더한다. ‘EXHORROR’는 기존 ‘루미나 호러나이트’의 스토리·연출·코스를 전면 재단장해 공포 체험의 재미를 가미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지난 3년간 경주엑스포대공원에서 열린 호러 ..
경주시가 3일부터 9일까지 전통시장 3곳에서 하반기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연다. 행사를 하는 시장은 안강공설시장, 성동시장, 중앙시장 등 3곳으로, 국내산 수산물 구입 금액의 최대 30%를 환급해 준다. 구매금액이 3만4000원 이상이면 1만원, 6만7000원 이상이면 2만원 온누리 상품권을 각각 지급한다. 소비자들은 이 ..
그림 이야기 흔히들 꿈이 없으면 죽은 것과 다름없다고 말한다. 꿈은 내 마음의 고향이자, 갈망하는 마음의 종착역이다. 그러나 나는 꿈 없이 살아온 날들이 너무나 길었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다시 한 번 꿈을 되짚어보고자 한다. 어릴 적 꿈꿨던 무의식적 잠재 행위의 기쁨 속으로 들어가서 노닐고 싶다. 나의 행위 속에 내가 투영되길 바라며, 푸르름으로 변화하는 색의 조화 속에서 무르익어가는 나의 영혼이 점차 성숙해지도록, 나의 꿈을 자유롭게 산책하고 싶다. 한동안 이전의 작업들을 지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마음은 이미 저 멀리 가 있는데, 행위는 따라가지 못했다. 반복적인 수정 속에서 무아의 경지에 이르는 느낌이 좋다. 이러한 행위의 반복을 통해 모티브를 탐색했고, 우리의 산수화를 차용해 평면적인 원근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몽환적인 색과 비움으로 연결되는 운무를 나의 정신과 결합해 작업을 정진하고자 한다. 꿈속에서 보았던 풍경들을… 행위가 지속됨에 따라 단순화되고, 심연의 파동이 계속됨에 따라 꿈으로부터의 산책은 현실의 나와 만나 하나가 되는 행복한 꿈이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
열대야로 잠 못 드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여름 들어 열대야 일수는 지난달 30일 기준 8일을 넘어서며 1994년 이후 30년 만에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강원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는 ‘초열대야’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초열대야는 최저기온이 30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다. 기상청은 예년에 비해 폭염 발생 기간이 길어진 것은 전 지구적인 기상이변으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다습한 남풍이 계속 들어오고, 높은 습도 탓에 낮에 오른 기온이 밤사이 떨어지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무더위가 본격 시작된 탓에 올 여름 무더위는 역대급으로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열대야로 ‘최악의 여름’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8월에도 폭염과 함께 열대야는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여 더욱 걱정스럽다. 폭염은 냉방기 사용에 따른 급격한 에너지 사용과 각종 농작물, 가축 등에 많은 피해를 준다. 또 고령층 등 폭염 취약계층에게 온열질환을 발생하게 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대구·경북의 온열질환자는 이미 100여명을 넘어서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했고, 지난달 24일엔 상주에서 첫 온열 질환 사망자가 발생하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했다. 열대야가 발생하면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건강이다. 덥고 답답한 환경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피로가 누적되면서 무기력해질 수 있다. 심할 경우 불면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고령층이나 어린이, 만성 질환자 등은 열사병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혈압 상승과 심장 질환 악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열대야는 이제 불편함을 넘어 건강을 위협하는 주 원인이 됐다. 개인 스스로의 대처 뿐만 아니라 사회 시스템을 통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시민의 안전을 위한 노력은 아무리 지나치게 해도 부족함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경주시는 역대급 폭염 속에 시민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혹시 빠진 곳이 없는지 다시 한 번 세심히 살펴주길 당부한다. 잠들기 힘든 열대야를 슬기롭게 극복해 올 여름 건강하게 보내길 간절히 바란다.
경주지역에서 최근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다양한 형태의 화재가 발생해 인적·물적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이다. 경주소방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사이 무려 5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폐기물업체, 가설건축물, 자동차 제조업체, 차량 등 각각 다른 장소에서 부주의나 기기 과열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이중 지난달 23일 인왕동 인근 도로에서 관광객이 운전하던 전동카트에서 발생한 화재는 그 원인이 배터리 과열로 보여 안전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기차 전기충전시설 화재 발생은 지난 2021년 24건, 2022년 43건, 지난해 72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경북도내에서는 2022년 12월 김천시에서 전기버스, 2023년 4월엔 구미시에서 전기차량이 각각 충전 중 화재가 발생했다. 전동 킥보드 화재 사고도 매년 증가 추세다. 경주소방서에 따르면 경북도내에서는 지난 2022년 8월 포항시, 2023년 5월 김천시에서 충전 중이던 전동 킥보드에서 불이 났다. 이번에 경주에서 불이 난 전동카트 역시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의 공유형 이동장치다. 이들 이동장치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원인은 배터리 내부 전해액이 흘러나오면서 배터리셀 온도가 1000℃ 이상으로 급격하게 상승하는 열폭주 현상 때문이다. 근래 들어 전자기기 기술 발전과 함께 배터리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비롯해 킥보드, 전기차, 친환경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이르기까지 용처가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개발 속도 만큼 화재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나 안전 기준 마련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이런 까닭에 주머니 속에 넣어 다니는 휴대전화, 충전 중인 전기차나 전동킥보드, 운전 중인 전동카트가 언제든 우리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전기차 등 배터리 과열로 발생하는 화재는 쉽게 진압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제대로 진압하지 못하면 2차, 3차 피해도 초래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관련당국은 지역 내 전동 킥보드, 전동카트 등 배터리가 주동력인 이동장치 및 시설에 대한 면밀한 점검과 함께 안전 매뉴얼을 만들어 홍보해야 한다. 또 개인 스스로는 전자기기의 올바른 사용법과 안전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이번에 경주에서 발생한 전동카트 화재를 단순 화재로만 여겼다간 더 큰 사고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어쩌다 보니 주부를 자임하고 산지 12년이 넘었다. 일하면서 살림 살고 있으니 전업주부는 아니지만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점에서는 여느 여성 주부들 못지 않게 면밀한 살림살이가 몸에 베었다. 그 주부생활에서 놀라운 사실을 자주 발견하곤 하는데 그중 가장 심각한 것이 넘쳐나는 비빌 봉투와 쇼핑백, 골판지 상자와 플라스틱 폐품들이다. 주방 수납장 한 칸은 완전히 쇼핑백으로 차 있었다. 쇼핑백은 아이들이 집에 오거나 손님들이 자주 오므로 무얼 들려 보낼 때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비닐 봉투보다는 가져오는 빈도수도 적어 쓸 가능성이 많다.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박스는 다양도실을 가득 채울 정도로 넘쳤다. 한때 책을 발송하거나 수석을 취미로 하면서 여러 곳에 돌을 포장해 보내느라 골판지 상자도 차곡차곡 모았다. 며칠 전 이런 폐품들에 대해 일대 혁신을 단행했다. 이 대부분을 분리수거장으로 옮겨 처리한 것이다. 막상 꺼내놓고 보니 분리수거장으로 몇 번이나 왕복할 만큼 양이 많았다. 이렇게 일대 개혁을 단행하고 나니 다용도실이 눈에 띄게 넓어 보이고 수납장도 많아졌다. 단순히 개인의 집 하나에도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쌓이는데 사회 전반, 지구 곳곳에는 얼마나 많은 폐품들이 쌓일까? 시장이나 마트, 기타 생활용품 전반에 사용되는 포장지는 거의 대부분 비닐이다. 조금만 비용 나가는 제품을 사면 쇼핑백도 기본으로 따라온다. 행사에 참가해도 마찬가지다. 골판지 상자는 최근 인터넷 쇼핑으로 인한 택배 이용이 늘어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일주일에 크고 작은 상자가 최소한 서너 개는 된다. 여기에 의도치 않게 몰려드는, 쓸 곳도 없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용기와 제품들도 골칫거리다. 과자니 과일, 생선, 기타 온갖 포장에 플라스틱과 스티로폼은 빠지지 않는 재질이다. 분리수거할 때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이것들이다. 문제는 이런 포장재를 줄이는 것이 이미 개인의 선택 차원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나만 해도 가급적이면 비닐 사용을 덜 하려고 배낭에 늘 휴대용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니지만 조금만 양이 많아도 장바구니가 태부족이다. 결국 비닐 봉투에 넣어올 수밖에 없다. 플라스틱이나 골판지, 스티로폼을 줄이겠다고 물품을 사지 않거나 인터넷 쇼핑을 멈출 수도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분리수거라도 잘 하는 것이 이런 폐품들로 주위를 오염 시키지 않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결국 이들 폐품들이 모이는 곳은 대규모 매립지나 부문별 재활용 처리장, 자원재생센터 같은 곳들이다. 그러나 매립지는 지자체들이 서로 수용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추세고 재활용 처리장이나 자원재생센터를 건설할 때도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며 설립에 애를 먹는다. 엄청난 쓰레기를 양산하는 것에는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지만 그것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는 극심한 이기심과 님비현상이 머리를 쳐든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재생 가능한 재료의 상용을 무시하고 기껏 연구 개발된 소재들에 대한 상용을 폐지하면서 환경부가 환경을 망치는 정부부서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실제로 지난 정부에서 적극 권장해 개발된 다양한 재생 용품들이 현 정권의 납득하지 못할 정책 선회로 성과를 보지 못했고 개발업체들은 줄도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정책이 무용화된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 폐품 사용을 줄이라는 말은 씨도 먹히지 않는 법이다. 결국 합성수지류 폐품은 더 걷잡을 수 없는 남용으로 치닫고 있다. 오늘도 마트에 다녀오면서 여러 장의 비닐을 또 쌓았다. 지난주 인터넷 쇼핑으로 쌓인 골판지와 스티로폼 상자도 몇 개나 된다. 플라스틱 용기도 분리 수거함에 몇 개나 쌓였다. 일주일에 두 번 하는 분리수거 날짜마다 내놓을 폐품들이 반드시 쌓인다. 이제 동네마다 매립지가 생기고 생활폐기물 재생 센터가 만들어지는 날이 곧 올 것이다. 지구 곳곳 바다에 거대한 쓰레기 섬이 쌓이고 있는 것은 많은 방송 언론 매체들의 보도로 확인했듯 결국 우리가 사용한 쓰레기들을 우리가 떠안고 사는 날이 멀지 않았다. 주부만이 아니라 가족 모두가, 가정과 직장 모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될 난제다.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가장 중요한 곳이 정부다. 정부가 이런 쓰레기, 폐품들의 처리에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면 개개인의 개선의지는 더 이상 살아나지 못할 것이다.
행복은 세월이 지나면서 그 기준이 변하기도 한다. 40대 이후에는 그 기준이 더욱 복잡해 진다. 대개의 경우 행복한 기억보다 좋지 않았던 기억들이 무척 많다. 그만큼 만족은 어렵고 불만족이 다반사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 주된 이유는 사회가 다양화되고 자본에 따른 계급화가 형성되면서 계층 간 비교 등이다. 불행의 이유는 다양하며 간단한 이유로 불행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이 문제다. 그리고 그 다양함이 사회의 건전성을 해치기도 하고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큰 원인이기도 하다. 그럼 그 다양함은 어디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지금의 사회를 이끌어가는 리더(지도)층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일반 사람들의 평범한 삶은 주변을 제외하고는 접하기 어렵다. 하지만 리더층은 여러 곳을 통해 접하기가 쉽다. 방송, 언론, 요즘 대세인 유튜브에서는 일반인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지도층, 성공한 사람들을 주제로 다루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매일 매순간 그것을 접하는 우리는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한 채 어느 순간 몰입하게 된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형성되고, 그 형성된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평가하게 되고, 그것들을 현재 나의 상황에 대입시키기도 한다. 정치의 경우에는 내가 지지하지 않는 것은 들으려고 하지 않고, 듣고 싶은 것만 가려서 듣게 되는 경향이 짙어지게 된다. 자본의 경우는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의 출연료, 계약금이 얼마며 재산이 얼마라는 것에 부러움과 함께 허탈감, 박탈감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에 대한 뉴스에는 현재 나의 소득이 한없이 초라하게만 느껴지고 의욕마저 상실한다. 물론 그러한 생각들이 오래 머무르지는 않고 잠시 스쳐 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우리가 쉽게 접하는 방송 등에서 계속 나온다면 반복 학습 효과처럼 머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결국 이겨내지 못해 우울증 등 여러 가지 정신적인 피해로 나타나기도 한다. 보통사람들은 자기의 눈 앞에 펼쳐진 것들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나 이외의 세상은 주로 방송 등에서 접하는게 일반적인데 거기에는 나와는 너무 다른 세상들만 보이는 것이다. 물론 가끔은 아닌 경우가 있지만, 특히 요즘은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들이 더욱 많아지면서 자기의 독자성과 정체성을 더욱 혼돈의 세상으로 내몰고 있다. 그러면서 더욱 불행을 생각하는 횟수가 늘어가기만 한다. 방송 등에서 보는 것들은 대개 화려하고 당당한 삶, 그리고 신데렐라 같은 인생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세상은 점점 자극적으로 변해가는듯 하다. 정치만 하더라도 예전의 룰은 없다. 자극적이고 정쟁도 치열하며 거의 전쟁 수준이다. 니편 네편도 없고 의리도 실종됐고 도덕도 사라졌다. 얼마 전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우리는 잘 보았다. ‘저 사람들이 같은 편이 맞을까?’하고 의구심이 들 정도로 치열했다. 그리고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 신데렐라 같은 인생 스토리도 방송 등에서는 초창기 시절과 성공했을 때까지의 모습만 보여준다. 예를 들어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하더라도 코흘리개 순박한 시골아이가 방송국이 개최한 노래 경연대회에서 입상 하면서 자기 노래 하나 없이 그냥 노래만으로 짧은 시간에 전과는 다른 수십억짜리 아파트, 명품시계, 수억대의 승용차를 굴리는 화려한 삶을 보여 준다. 이러한 모습들은 보통의 청소년들에게는 어떻게 비춰질까? 어른들은 상실감을 느끼지 않을까? 필자는 이런 현상이 정상일까 하고 의문도 가져봤고 부작용도 생각해 봤다. 그리고 과연 신데렐라 같은 인생스토리가 해피엔딩일까? 그렇게 신데렐라 같은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그 이후의 모습도 계속 관찰하고 정확하게 우리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림자가 있다면 우리에게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성공의 기준을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물질적인 풍요가 행복의 척도인지 아닌지를 판별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다수 사람들은 지금도 행복이 무엇인지를 헷갈려하며 조금의 스트레스에도 불행을 떠올린다. 만족하는 법을 잊어버린 듯한 세상이다. 행복의 기준은 무엇일까? 돈! 명예! 권력! 돈이 있어도 그것을 활용하지 못한다면 없는 것보다 못하고 건강을 잃으면 만사가 무용지물! 로또의 행운보다 하루에 수만, 수십만이 불의의 사고 등으로 다쳐 병원에 입원하거나 사망하게 되는데 이에 해당되지 않는 것만으로도 아주 큰 행운이라 여겨야 한다. 정당한 댓가, 소득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요즘이다. 정당함을 바탕으로 댓가, 소득을 재평가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불균형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대한민국이 유토피아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그것을 누가 해야 하느냐? 당연히 소위 지도층이란 사람들이 해야 한다. 우리에게 정확하고 균형 잡힌 것들을 방송 등을 통해 전달해 행복의 기준을 정립하는데 도움을 줘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 지도층은 그동안 그렇게 했을까? ‘아니다’고 해서 비판해서도 안 된다. 그 사람들을 선택하는 것이 우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절대 아무나를 선택해서는 안된다. 행복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본인 생각 속에 있으며 불평을 줄이고 만족하는 것을 늘이는데 있다고 보는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항생제는 몸에 해로운 세균들의 번식을 억제하거나 죽인다. 문제는 그 세균들이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는다는 거다.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super) 세균으로 거듭나 기존의 항생제를 가볍게 무시해 버린다. 세균들의 반격인 셈이다. 항생제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면 이건 매우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인류 생존의 10가지 위협’ 중에서 항생제 내성 문제를 꼽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눈에도 안 보이는 세균한테 무릎을 꿇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지금 당장은 돌파구(breakthrough)가 없어 보이지만 우리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인류는 늘 그랬듯이 어디선가 반격의 카드를 만들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인류는 존재를 이어가고 있다. IT 상황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한쪽은 출처를 알 수 없는 딥페이크 사진이나 영상을 퍼트리고 있고, 다른 한쪽은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써서 막으려 한다. 딥페이크는 스스로 학습이 가능하다는 의미의 AI 기술 ‘딥러닝(deep-learning)’에다가 가짜를 뜻하는 ‘페이크(fake)’를 합성한 말인데, 재미난 건 딥페이크가 딥러닝의 한 종류인 ‘생성형 대립 신경망’(GAN)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립이라는 단어에서 눈치챘겠지만 생성자와 판별자라는 두 신경망의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상호 진화하는 구조라는 말이다. 즉 생성자는 가짜 이미지를 진짜처럼 보이게 아주 그럴듯하게 만들고, 대척점에 있는 판별자는 생성자가 만든 이미지 중 가짜처럼 보이는 걸 솎아내는 식이다. 어느 전문가의 비유처럼 지폐 위조범은 계속해서 가짜 지폐를 만들어 내고 경찰은 즉각적으로 막아선다. 창과 방패의 무한 싸움에 과연 끝은 있을까? 그건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강력한 스매싱은 더 강력한 블로킹을 부르고 바이러스 침투나 해킹은 백신과 업그레이드된 방어벽으로 이어진다. 끊이지 않는 이 과정을 무한 반복하면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어쩌면 분리와 대립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이렇게 소통하고 발전해 나간다. 여기서 잠시 다리(bridge)를 한번 떠올려 보자. 다리의 본질적 기능은 무엇인가? 서로 떨어져 있는 두 영역을 이어주는 것이다. 예컨대 섬과 섬을 이어주는 다리는 기본적으로 떨어져 있는 두 섬, 즉 분리를 전제로 한다. 소통은 그 분리에서 시작되고 소통으로 완성된다. 그래서 토함산 그 꼭대기 절에 파란구름다리[靑雲橋]와 흰구름다리[白雲橋]가 존재 이유를 가지게 된다. 산꼭대기에 다리라니 무슨 강이나 바다가 있겠나 싶겠지만, 무지한 중생들이 사는 세상과 부처들만 사는 정토를 ‘구분하면서 동시에 이어주기’ 위해 기어이 다리를 그 사이에 세워 둔 거다. 이 담론에는 분리라는 허무주의도, 그렇다고 소통이라는 낙관주의도 개입될 여지가 없다. 그저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면서 진리를 마주하고, 한 계단 한 계단 내려오면서 이 세상에서 저 진리를 실천하고자 노력할 뿐이다. 다리(계단)를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나는 새롭게 태어나는 거다. 진화이며 발전이다. 사찰 내 다리는 그 자체로 부처의 수인(手印)이나 입보다 침묵하듯 진리를 토해내는 다리고 계단이다. 그런데 현실은 좀 다른 양상이다. 미국 대학스포츠협회(NCAA)가 주관한 수영 대회에서 벌어진 일이다. 누가 봐도 남자고 다른 여자 선수들에 비해 머리통 하나는 족히 커 보이는 선수가 여자 자유형 500m에서 우승 트로피를 받았다. 그는, 아니 그녀는 생식기 제거 수술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여성으로 성(性)을 바꾼 트랜스젠더 선수란다. 트랜스젠더 선수라도 경기에 참여할 권리는 있겠지만 남성부 소속일 때 462등 하던 선수가 여성부에 출전해서 바로 1등을 한다면 이건 좀 정상적이지 않다. 차이가 있기에 소통도 있는 거지, 차이를 기어이 소통시켜야 할 명분은 없지 않을까! 미국 매사추세츠 어느 농구 경기장에서는 누가 봐도 우람한(?) 트랜스젠더 선수가 휘두른 팔에 그를 막아서던 세 명의 여자 선수들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산을 깎아서 강을 메우는 것이 제일 어리석다고들 한다. 산은 산대로 강은 강대로 있을 때 가장 자연스럽고 그 하모니(harmony)가 제일 아름다운 법이다.
월지는 과학적으로 조성되었다. 월지의 규모는 동서 약 200m, 남북 약 180m로 전체 면적이 1만 5658㎡(4738평)이다. 호안 석축의 길이는 1005m이고, 섬을 포함하면 1285m이다. 서쪽은 연못을 내려다볼 수 있게 5.1m의 높은 대(臺) 위에 건물을 짓고 남·동·북은 1.2m로 낮게 호안을 조성하였다. 건물이 있던 서쪽과 남쪽은 호안을 직선으로 처리하고 직각으로 꺾어 못 안으로 돌출시키고, 동쪽과 북쪽은 절묘한 굴곡으로 직선과 곡선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연못의 어느 쪽에서 보아도 전체를 볼 수 없도록 하여 바다를 연상하도록 하였다. 명나라 문인화가 동기창은 ‘소중현대(小中現大)’라고 하여 작은 것 속에 큰 것이 나타난다고 하였다. 월지라고 하는 작은 연못을 조성하면서 바다를 표현한 신라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동기창은 아마 몰랐을 것이다. ‘신(神) 즉 자연은 곡선을 만들고 인간은 직선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자연과 인공의 조화’, 당시 신라인들의 안목에 할 말을 잃는다. 연못 바닥은 두께 50cm 정도의 점토와 자갈 등을 섞어 강회다짐을 하여 물이 새지 않도록 하였고, 바닥 전체에는 굵은 모래와 자갈을 깔았다. 연못 한가운데에 한 변이 120cm인 정(井)자형의 나무곽을 만들어 그 속에 연꽃과 같은 수초를 심어 못 전체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였다. 연못의 동쪽과 북쪽은 낮은 언덕을 조성하여 중국 초나라 양왕이 선녀들과 노닐었다는 고사에 등장하는 무산12봉을, 그리고 연못 속에는 불로초가 있다는 삼신산을 상징하는 영주·방장·봉래의 세 섬을 만들었다. 따라서 이곳은 도교의 신선사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인공 바다였던 것이다. 월지의 시설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입수부와 배수부이다. 입수부는 물을 끌어들이는 장치를 한 곳으로 못의 동남쪽 귀퉁이에 있다. 동남쪽의 계류나 북천에서 끌어온 물을 거북이를 음각한 것 같은 아래위 두 개의 수조에 고이게 하였다가, 자연석 계단으로 흘러 폭포로 떨어져 연못으로 들어가게 만들었다. 위 수조에는 용머리 토수구(吐水口)를 설치하여 용의 입으로 물을 토해서 아래 수조로 떨어지게 만들었다. 이 용머리는 없어지고 지금은 용머리를 끼운 자리만 남아 있다. 아래 수조에서 연못으로 떨어지는 폭포의 높이는 약 1.2m 정도이다. 또한 물이 입수부의 완충 수조를 지나 못으로 수직 낙하하는 지점에 판판한 돌을 깔아놓았는데, 이는 못 바닥의 침식을 막기 위한 것이다. 심산유곡에서나 볼 수 있는 이런 현상을 재현한다는 미적 감각도 놀랍지만 수조를 거치는 동안 물속에 있던 찌꺼기가 걸러지고 그 물이 폭포로 떨어지면서 용존 산소를 높였을 것으로 생각할 때 당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조상들의 지혜가 놀랍다. 또 못 안으로 들어온 물이 그대로 머무는 것이 아니고 입수부 바로 앞에 섬을 배치하여 그 좌우로 물이 갈라져 못 전체로 물이 흐르도록 세심하게 배려하였던 것이다. 입수부를 통해 들어온 물은 연못 안의 곳곳을 돌아 동북쪽으로 나 있는 출수구로 흘려보냈다. 출수구에는 상하로 뚫린 3개의 구멍이 있는데 나무로 된 마개로 수위를 조절했음이 밝혀졌다. 정원(庭園)의 물은 성(聲)·류(流)·광(光)의 세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고 한다. 월지의 입수 부분에 폭포를 이루어 물이 떨어지니 소리가 들렸을 것이고(聲), 입수구에서 끊임없이 물을 공급하고 앞에 있는 섬을 휘돌아 연못 전체 물이 흘렀을 것이며(流), 찌꺼기를 거르는 장치를 두어 항상 맑은 물을 공급하여 바닥까지 빛이 비치는(光) 등 이곳 월지는 정원수의 3요소를 충분히 갖추었던 것이다.
사막의 사자* 강현덕 나는 꿈을 수집하는 사자라고 해둘게 초원을 오래 걸어 당도한 원시의 사막 지금은 만돌린을 타던 집시가 잠들었군 – 꿈이라면 집시의 것이 가장 순결하지 세상을 떠돌다 만난 날것만 가졌으니 바람이 물 항아리를 엎기 전 재빨리 채취해야지 포효는 내 게 아니니 달은 떨지 말기를 몽환을 담당하는 밤의 정령에 의해 발톱도 거친 이빨도 진즉에 다 뭉개졌으니 *루소의 ‘잠자는 집시’ 에 있는 사자. ‘사자’와 ‘집시’에서 ‘샤리아르’와 ‘세에라자드’를 떠올리다 연일 뙤약볕이 이글거리고 있다. 보름 전만 해도 장마 이재민들 뉴스가 나왔는데, 온 나라가 태양신전이 점령한 전쟁터 같은 열기에 휩싸이고 있다. 텔레비전 화면은 아프리카 평원에 하얗게 남은 짐승의 뼈를 비추어준다. 이럴 때 이 여름밤을 시원하게 보내라고 우리 어깨를 툭 치는 작품이 있다. 강현덕의 「사막의 사자」다. 풀 한 포기 나지 않고, 영겁의 회의와 죽음만이 주인일 것 같은 황량한 사막! 하지만 사막이기에 오히려 환상은 작동한다. 『천일야화 Alf laylah wa laylah』가 바로 그 산물이 아닌가. 이 작품은 그만큼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시인은 이 작품이 앙리 루소의 그림 「잠자는 집시」에서 발상했다는 각주를 붙인다. 기실 강현덕의 작품은 앙리 루소의 그림만큼이나 환상적이다. 하지만 루소와의 차별성은 첫째 수 초장에서 “나는 꿈을 수집하는 사자라고 해둘게” 라는 출발부터 드러난다. 꿈 수집가 사자! 정말 예측하기 어려운 사자의 이야기로 우리를 몰입하게 한다. 시인은 우선 자신의 경험하지 않은 일을 시로 형상화함에 있어, 자신을 대신해서 발화해 줄 만한 화자를 내세우는데, 놀랍게도 ‘사막의 사자’가 자아를 연기하는 화자로 등장한다. 독자들은 사자로 나타나는 화자의 언술 때문에 상위주체는 시인임을 뻔히 알면서도 더 가까운 거리에서 그 정서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중장 “초원을 오래 걸어 당도한 원시의 사막”의 주체는 사자일 수도, 만돌린을 연주하며 방랑하다 잠든 집시 여자일 수도 있다. 그들은 이미 ‘초원’이라는 생활공간을 떠나 이곳으로 왔다. 사자는 찬찬히 집시를 보다가 “세상을 떠돌다 만난 날것”으로 가득한, 가장 순결한 꿈을 채취할 생각에, “바람이 물 항아리를 엎”어 말라버리기 전이라는 시간을 떠올리며 마음이 바빠진다. 그러면서 하늘에 뜬 만월을 향하여는 “포효는 내 게 아니니 달은 떨지 말기를”이라는 말을 남긴다. 시의 공간성이 확장되는 순간이다. 천지를 호령하는 사자의 용맹을 벗어버렸다는 선언이다. 이미 “몽환을 담당하는 밤의 정령”에 적신 영혼으로 상승되어 있는 것이다. 아라비아 설화 『천일야화』에는 어떤 아내든 첫날밤을 지낸 뒤에는 죽이겠다고 맹세하는 술탄 샤리아르와, 첫날밤 재미있는 이야기로 술탄의 관심을 끌어 목숨을 보존하는 데 성공하고, 마침내 술탄이 자신의 맹세를 포기하게 하는 세에라자드가 나온다. 이 시를 찬찬히 읽다보면 꿈 수집자 사자는 어느새 술탄으로(특히 “발톱도 거친 이빨도 진즉에 다 뭉개졌”다는 표현에서), 세에라자드는 집시 여인(가장 순결하다는 꿈 이야기를 뿌린다는 의미에서)으로 화하는 지점이 있다. 우리의 미학적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아름다운 시를 만나는 기쁨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