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1~4호기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오염과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차수막 파손에 따른 방사능 누출 사건으로 인해 경주가 연일 홍역을 앓고 있다.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검증 기관과 조사단을 통해서 확실하게 매듭을 지어야한다. 한수원이 작성한 문건에 보면 월성원전 부지에 설치된 27곳의 지하수 관측 우물에서 모두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높게 나왔다고 한다. 이쯤 되면 월성원전 부지 전체가 심각한 삼중수소에 오염되어 있지 않는지 정밀한 조사(원전 종사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가 필요하다. 또한 2016년 9월 12일 규모 5.8 경주지진 이후 지진 충격으로 인한 폐수지 저장탱크,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등 지하구조물들의 안전 점검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궁금하다. 삼중수소(三重水素) 또는 트리튬(tritium)은 수소의 동위원소이다. 삼중수소는 월성원전과 같은 중수로형 원전에서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방사성물질이다. 삼중수소는 장기적으로 노출될 때 백혈병이나 암을 유발하는 위험이 있다고 국제 논문 등에서 보고되고 있다. 더구나 방사선으로 인한 건강 피해는 성인에 비해 어린아이로 갈수록 더 민감하다. 삼중수소에 대해서 좀 더 살펴보면 대한민국 유일하게 경주에만 있는 월성1~4호기는 가압중수로(천연우라늄, 중수사용) 원전이라서 삼중수소(양성자 1개, 중성자 2개로 구성된 원자핵을 가진 방사성동위원소이다)가 다른 경수로(한빛, 한울, 고리) 원전보다 많게는 10배 이상 더 방출된다. 원자력발전소가 정상 가동 중이라도 삼중수소 등 방사성물질이 발생한다. 삼중수소는 핵분열 시에 발생하는 방사성물질로 주로 중수로 원전의 냉각재인 중수의 중수소에 핵분열 시 발생한 중성자가 결합해 삼중수소가 생성된다. 삼중수소는 크기가 매우 작고 이온을 띄지 않아 금속과 콘크리트 구조물을 통과한다. 그래서 월성원전에서는 삼중수소제거설비와 중수증기회수 계통 장치를 설치하여 삼중수소의 배출을 최대한 저감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효과는 장담할 수 없다. 월성원전 인접지역 주민 가운데 일부는 소변검사에서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가 검출되었다는 ‘경주시월성원전·방폐장 민간환경감시기구’의 발표(2015년)가 있었다. 매년 경북대학교 방사선과학연구소가 ‘월성원전 주변 환경방사능 조사결과’를 지역 주민들에게 설명을 하고 발표를 하는데 “월성원전 주변 환경방사능 조사, 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볼 때 월성원전의 가동에 의한 부지외부의 방사선환경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방사성물질의 배출을 저감할 수 있는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문제는 월성원전 부지외부가 아니라 부지내부에 대한 방사성물질의 배출을 저감할 수 있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럼 어떻게 월성원전 삼중수소 방사능 누출 오염 문제를 해결할까? 첫째, 원자력 안전성을 확보하고 관리, 감독, 규제해야 할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금까지 전문성 부족과 위원회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로 월성원전 부지 내 삼중수소 방사능 오염 문제가 불거진 만큼 원자력안전위원회 주도의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단은 국민적 신뢰를 얻기 어려운 만큼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사단은 백지화 되어야한다. 둘째, 경주시 차원에서 꾸린 ‘월성원전 삼중수소 관리 안전성 확보를 위한 민관합동조사단’은 별로 실익도 없고, 권한도 없고, 책임도 별로 없는 형식적인 조사단이 될 확률이 많은 만큼 조사단을 해체하는 것이 좋다. ‘경주시월성원전·방폐장 민간환경감시기구’ 주도로 감시기구(8명), 시의원(2명), 경주시 공무원(1명), 시민단체(3명), 전문가(6명), 주민대표(5명) 등 25명으로 조사단이 구성되었다. 지역의 환경단체와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은 조사단 구성이 절대적으로 친원전 인사들이고, 조사단에 규제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경주시가 주도하는 조사단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경주시장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좌우 이념과 정치적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경주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지역의 환경단체와 소통해서 이번 기회에 월성원전의 삼중수소 문제를 확실하게 뿌리 뽑아야한다. 셋째, 탈핵단체로 구성된 에너지전환포럼이 제안한 “국가 차원에서 국무총리실이나 국무조정실에서 조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지금 정부는 탈원전 정부요, 에너지전환정책으로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경주시민들이 동의하지 않는다. 최근 지역의 화백신문이 창간 1주년 기념으로 조사한 경주시민들의 ‘월성1호기 폐쇄 결정’에 대해 64.7%가 잘못 된 결정이라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월성원전 부지 내 삼중수소 검출 및 방사능 오염 문제 진상 조사단 구성’은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조사단을 구성하지 말고 국회차원에서 조사하는 것이 맞다.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 힘 국회의원들이 월성원전에 방문해서 월성원전 본부장의 해명성 자료에 의존하지 말고 하루 빨리 국회차원에서 국정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 경주시민들은 가치관과 이념에 다른 찬핵, 반핵, 탈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설계 수명이 다할 때까지 안전한 핵발전소 운영이 더 중요하다.
신축년 설날, 서울에서 차례를 지내고 아내와 딸 나, 셋이서 음복을 마치고 노트북을 열어 복과 글을 짓는다. 복은 받기 전에 먼저 짓고 나누는 것임을 새삼 다시 다짐하며 모든 가족이 모이지 못하고 보냄도 복이라 생각하며 마음 깊은 곳에서 고마움을 불러낸다. ‘5’라는 숫자가 이렇게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 코로나19의 엄중함에서 보낸 서울 명절에 뼈까지 때리는 울림으로 다가온다. 경주 본가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와 지난해 3월에 돌아가셔서 선산에 계신 아버지 두 분을 남매 모두가 모여 함께 모시지 못하는 설이 낯설다. 설 전 주에 우리 식구는 어머니·아버지를 뵙고 왔고 설에는 막내 가족이, 그 다음 주는 바로 밑 동생 가족이, 이어서 여동생이... 순번을 지어 주마다 경주를 찾는 계획이다. ‘오(5?) 마이 갓’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코로나19가 ‘5’ 이상을 넘지 못하게 한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에 가족을 한 번에 못 모이게 한다. 우리 남매가 경주집에 한 번에 모여 어머니 모시고 웃고, 아버지를 찾아뵙고 절할 모월모일모시가 하루라도 빨리 오길 간절히 바란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첫 번째로 맞이하는 설이다. 돌아가신 날이 속한 3월과 한 달 열흘 정도 앞서 온 설이 특별하다. 매년 설이 되면 찾아 읽고 공유하는 시가 한편이 있다. 20여 년 이상 된 나만의 의식이다. 올 설은 해마다 해온 의식과 함께 또 하나의 글이 겹친다. 지난 주 경주를 다녀오면서 더욱 애절하게 함께 하는 글이다. 매년 설 나와 함께 하는 시는 김종길 시인의 ‘설날 아침에’이다. 내게는 매우 따스하고 희망을 주는 시이자 설에 봄의 힘찬 함성 소리를 들려주는 시 같아 설 전에 찾아 읽고 함께 나눈다. ‘~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 고운 이빨을 보듯 /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고 노래한 이 아름다운 시를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이와 함께 기억되는 글이 지난 주 경주에 가서 어머니를 뵙고 아버지 산소에 다녀오며 가슴 속에서 폭풍을 일으킨 한시(漢詩)가 ‘풍수지탄(風樹之歎)’의 한 구절이다.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자욕양이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 - 나무는 고요히 머무르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 자식은 봉양하고자 하나 부모님은 기다려 주시지 않네’ 지난 주 경주에서 어머니가 대상포진에 걸려 심히 고생하셨다. 그렇게 아프신데도 매일 전화드릴 때마다 ‘괜찮다’, ‘너와 네 식구들이 건강하면 다 좋다’고 하셨다. 미리 동생을 통해 편찮으신 것을 알아 자식들이 걱정할까 숨기신다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전화 통화 때마다 괜찮다는 말씀에 ‘나는 내 할 일을 했다’며 하루하루 보냈다는 생각에 죄스러웠다. 더구나 이런 송구함조차 일상에 묻혀 포말처럼 생기고 사라짐을 반복할 것 아닌가. 아버지 산소에 가서 좋아 하시던 소주를 잔에 담아 드리다 병째 잔디에 부어드렸다. 처음 홀로 맞이하신 추운 겨울 잘 보내셨는지, 하늘에서는 아프지 않으신지, 행복하시고 어머니와 우리 남매 가족 일체 늘 보살펴 달라 말씀을 드리고 서울로 올 때 생각난 것이 풍수지탄이다. 이번에 경주를 찾으면서 어머니의 병환과 관련, 친구들의 소중함을 또 한 번 느끼고 감사드린다. 어머니를 병원으로 모시려다 어느 병원으로 모셔야 할지 몰라 고민하다 친구에게 전화했더니 해당병원을 추천해주고 미리 전화까지 해 준 친구의 고마움이 지금까지 생생하다. 그런 한편 노인들을 모시는 데 있어 국가나 지자체의 정책적 배려가 소홀하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외지에 사는 자식이 갑작스레 어른들을 병원으로 모시려고 할 때 진료과목별로 전문병원을 일목요연하게 알려주는 사이트가 있으면 좋겠다. 노령화로 거동이 불편하고 정보로의 접근이 어려운 분들이 전문병원을 쉽게 찾아 진료 받을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경주가 대한민국의 모범,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나 혼자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경주는 나의 과거, 현재가 있고 미래에 있을 곳이다. ‘설날 아침에’처럼 따스한 정과 희망이 흐르고 ‘풍수지탄’의 교훈을 새겨 늘 행하는 경주가 되기를 갈망해본다.
올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에서 자타공인 최강팀이 시즌 최단 시간 만에 패배했다. 1시간 8분 만에 세트 스코어 0대3(16-25 12-25 14-25), 완벽한 패배다. 절대 강자가 없는 프로 세계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약팀이 강팀을 잡는 극적인 반전은 늘 있어 왔지만 이번 경우는 다르다. 가장 큰 이유는 팀의 주축인 쌍둥이 선수들이 출전을 안 했기, 아니 못했기 때문이다. “강한 자에게만 굽신거리고 약한 이에게는 포악해지는 일, 살면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 사건은 쌍둥이 중 하나가 SNS에 이 글을 올리면서 시작되었다. 자필로 써서 올린 걸로 봐서는 진심인 듯하다. 그 밑에는 이런 글도 있다. “본인은 모르지. 당한 사람만 알지. 난 힘들다고 했고 그만하라고 했는데도 끝까지 괴롭히는 사람이 잘못 아닌가요...” 나중에 드러난 바로 피해자는 쌍둥이, 가해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배 선수였다. 가해자와 피해자 구도가 선명해 보인다. 가해자로 지목받은 선수가 갈등이 있었던 건 사실이고, 오해가 쌓여 생긴 해프닝이라고 해명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쌍둥이 선수들이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을 저지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상황은 급 반전된다. 피해자가 알고 봤더니 가해자였던 것이다. “학창 시절 같이 땀 흘리며 운동한 동료들에게 힘든 기억과 상처를 갖도록 한 점 깊이 사죄드린다”, “철없던 지난날 저질렀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렸다” 둘은 고개를 숙였지만 왠지 씁쓸해진다. 어느 사회나 스트레스는 있다. 사춘기의 중딩들도 마찬가지다. 사회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아직 미숙한 이들은 또래와의 관계를 통해 완성된 인격체로 거듭난다. 그 과정에서 갈등과 화해, 그리고 스트레스는 익히 예상 가능하다. 문제는 그 스트레스가 운동성을 띈다는 거다. 톡 건드리기만 해도 폭발해버릴 것 같은 이들에게 사소한 험담, 갈등, 왕따는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로 쌓인다. 철 모를 때 한두 번씩들 경험해 보았겠지만 일은 어떻게 진행되던가? 아프리카 개코원숭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딱 TV에서 보던 대로다. 서열 1위, 소위 짱인 수컷이 괜히 2위를 때리거나 먹는 걸 빼앗는다. 기습적인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2위는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열 받은 2위는 자기가 당하는 꼴을 옆에서 지켜보던 서열 3위에게 화풀이를 해댄다. 똑같은 방식으로 강도는 더 세게 말이다. 이런 식으로 전파력을 확보한 스트레스는 폭력이라는 형태로 꼴등까지 이어진다. 더욱 강력하고 잔인하게 말이다. 이렇게 스트레스 전이(轉移)는 피해자가 다시 가해자가 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시어머니 욕하면서 닮아간다’는 우리 속담이 딱 이런 경우다. 갑은 을을, 을은 또 병을 괴롭힌다. 냉정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자신보다 약한 대상에게 폭력을 가하는 스트레스 전이가 자신의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란 점이다. 여드름 가득한 소영웅들이 군웅할거(群雄割據) 하는 중학교 교실에서부터 치열한 경쟁의 연속인 프로 스포츠 세계에 이르기까지 이 잔인한 사실은 여전히 유효하다. 잔뜩 열 받은 인간(내지 원숭이)은 그 스트레스를 풀 유효한 대안을 쉽사리 찾지 못한다. 제일 쉽고 익히 경험해왔던 방식이 다른 누군가에게 폭행을 행사하는 것이다. 스트레스 안 받으려고 남을 괴롭힌다. 결국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는 셈이다. 어리석지만 사실이다. 전쟁은 결코 전쟁으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건 다 아는 데도 말이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어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드는 구조로 몇몇의 스트레스는 풀릴지 모르지만, 조직 전체는 결코 건강하지 않다. 평창 올림픽 때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한 팀추월 선수들끼리의 갑을 논쟁은 진행형이지만 둘 다 지는 게임인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폭력의 끝없는 돌림노래는 행위 주체의 과오에 대한 분명한 인정(認定)과 자발적 재발 방지 의지(意志)만으로 멈출 수 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불가능에 가까운 이 미션을 수행해내야만 하고.
격렬한 운동을 할 때 느껴지는 쾌감과 행복감을 ‘러닝 하이(running high)’ 혹은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한다. 이는 운동했을 때 나타나는 신체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행복감이다. 오래 달려도 전혀 지치지 않을 것 같고, 계속 달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특히 마라톤을 할 때 극한의 고통을 느끼는 35km 지점쯤 되면 이와 같은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문성의 자취를 찾아 그동안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힘이 들었으나 막바지에 이르니 이제 ‘러닝 하이’를 느끼게 된다. 이제 마지막으로 관문성의 서쪽 끝자락을 찾기로 했다. 그런데 모화리의 관문성은 물론이고, 동쪽 신대리성은 그 자취가 뚜렷하지만, 이곳 관문성의 서쪽 부분은 잘 알 수가 없었다. 문헌을 접하지 못해 인터넷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자료를 찾기가 힘들었다. 외동읍의 녹동리와 울주군 범서읍 지역에 관문길이라는 도로명 주소가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일단 집을 나섰다. 네비게이션의 도움을 받고자 했으나 행선지를 명확하게 설정할 수 없어 난감했다. 일단 관문성의 주변으로 추정되는 원녹동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도중에 녹동마을에서 길을 잃어버렸다. 이리저리 살피는데 마침 행인을 만나게 되었다. 관문성의 위치를 물으니 한 5리쯤 가서 나오는 못을 지나면 관문성이라고 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그 못이 바로 두산지였다. 이 못을 지나니 갑자기 길이 넓어지고 통행하는 차량이 많다. 이 길이 바로 국도 제14호선인 관문로였다. 바로 앞에 원녹동버스정류장이 있는데 경주 시내에서 운행하는 609번 시내버스 종점이다. 길 건너편에는 울산에서 운행하는 시내버스 대신정류장이 있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뚜렷한 성곽의 자취를 볼 수 없는데 길 동쪽 편으로 나지막한 석축이 있다. 관문성이다. 이곳 관문성의 서쪽 끝부분은 울주군 범서읍 두산리와 외동읍 녹동리의 경계 지점이다. 이 지역의 도로명이 관문로, 관문〇길이다. 그리고 녹동 쪽으로 성저(城底) 마을이 있고 이 마을의 도로명이 성저길이다. 성저란 성의 아래에 있다는 의미로 성밑이라 부르다가 한자로 성저라 칭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신대리성의 아래에 기령이라는 지명이 있는 것과 같이 이곳에도 관문성에 주둔하던 병사들이 군기를 꽂은 기배기바우가 있다는데 확인을 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관문성과 관련한 지명과는 달리 이곳에 관문성의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있는 것은 아니다. 국도 14호선이 관문로이고, 울산과 경주 경계 지점이 관문성의 성문터라고는 하지만 돌로 쌓은 나지막한 축대만 남아 있다. 이곳이 성문이 있던 터라고는 하나 성문의 흔적을 더듬기에는 무리이다. 이 일대 마을은 울산공업지구의 확장으로 화물차 통행이 잦아 옛 맛을 잃고 있다. 또 다른 관문성의 흔적을 찾기 위해 이틀 후 다시 길을 나섰다. ‘관문성탐방로’가 있다는 사실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검색에서 문화재 관련 내용은 찾을 수 없고 등산로 내지는 둘레길 걷기 코스로 안내되어 있을 뿐이다. 순금산과 천마산의 중간 쯤에 관문산성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 듯하여 먼저 순금산 쪽으로 갔다. 골짜기 안쪽으로 태고종 사찰인 천불사가 있다. 그런데 한참 안쪽으로 들어가 보아도 관문산탐방로라는 안내판이 보이지 않는다. 지자체에서 조성한 탐방로라면 진입하는 길도 정비가 되어있을 터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되돌아 나와 천마산을 찾았다. 그러나 이곳 진입로도 다르지 않다. 입구에서 머뭇거리는데 마침 행인이 있어 물어보니 서장사 뒷길로 올라가란다. 하늘땅 유치원과 정안요양병원을 지나면 바로 그 안쪽으로 서장사가 있다. 서장사 뒤로해서 산길로 접어드는데 반갑게 ‘관문성 500m’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15분여를 오르니 드디어 고개마루에 이른다. 관문성탐방로라는 표지판과 아울러 관문성 안내판이 있다(그동안 여러 차례 관문성 안내판을 보았는데 모두 같은 내용이다). 성의 흔적이 뚜렷하지는 않으나 그 아래로 무너진 돌무더기가 죽 늘어져 있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700여m를 오르면 천마산이고 동쪽으로는 순금산이다. 『대학』 「정심」장에 이런 구절이 있다. ‘心在不焉 視而不見(심재불언 시이불현)’ 즉 ‘마음이 있지 아니하면,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며칠을 두고 여기저기를 헤매고 다니기는 했으나 관문성의 실체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다. 마음만 문제가 아니고 소양이 부족했던 것이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순금산에서 천마산까지 관문성의 흔적을 차근차근 더듬어 볼 작정이다.
봄의 정치 고영민 봄이 오는 걸 보면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봄이 온다는 것만으로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밤은 짧아지고 낮은 길어졌다 얼음이 풀린다 나는 몸을 움츠리지 않고 떨지도 않고 걷는다 자꾸 밖으로 나가고 싶은 것만으로도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몸을 지나가도 상처가 되지 않는 바람 따뜻한 눈송이들 지난 겨울의 노인들은 살아남아 하늘을 올려다본다 단단히 감고 있던 꽃눈을 조금씩 떠보는 나무들의 눈시울 찬 시냇물에 거듭 입을 맞추는 고라니 나의 딸들은 새 학기를 맞았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노래 “방금 봄이 오는 들판을 산책하고 왔어요. 봄처녀도 보았소.” 얼마 전 선배가 카톡으로 보내온 소식이다. 봄처녀를 보았다니, 새싹도 돋아나고, 꽃망울도 제법 터뜨리고, 구름도 제법 한가해졌구나. 꽃샘추위가 몇 번 왔다가겠지만 그래도 봄은 어김없이 우리 가슴 속에 찾아와 볼을 부비리라. 일 년에 한 계절, 봄이 있다는 건 참으로 고맙고 설레는 일이다. 어느 시인은 봄이 밟고 간 땅마다 지뢰가 폭발하듯 푸르고 붉은 꽃과 풀과 나무의 여린 새싹들이 터진다고 했다. 봄꽃 소식이 북상하는 속도는 하루에 22km. 제주도에 개나리 피면 정확히 20일 후에 정확히 서울에서 핀다고 한다. 22km는 네 살짜리 어린아이가 쉬지도 자지도 않고 하루에 걷는 거리라니 신기하지 않은가? 시인은 봄을 세상이 나아지는 계절이라 나직이 말한다. 밤은 짧아지고 낮은 길어진다. 얼음이 풀리고, 날이 따뜻해지고, 밖으로 나가고 싶고, 꽃이 눈시울을 뜨고, 이제 바람도 몸에 상처를 내지 않고, 눈송이마저 따뜻하다. 고라니가 찬 시냇물에 입을 맞춘다. 지난 겨울 고비를 넘긴 노인들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봄의 노인이 된다. 내 딸들은 신나게도 부푼 새 학기를 맞는다. 얼마나 생기 있고 멋진 봄날의 일상인가? 그러나 그것만일까? 고영민의 시에는 현상을 담담하게 서술한 문장들 이면에 적막과 우울이 스며 있다. 별 의미를 갖지 않고 넘어갈 수도 있는 발화들이 내밀하게 시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시인의 문장은 그렇게 다른 의미를 실어 나르는 매개가 된다. 그것은 우선 아직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세상과의 대비에서 온다. 봄은 왔건만 내집 마련의 길은 멀고 생계는 더욱 팍팍해지고, 실업의 나날은 지속된다. 그러다 보니 늘어나는 건 미혼(未婚), 비혼(非婚)족들. 꽃은 피었는데 골목엔 어린 아이의 웃음소리 들리지 않고, 좋은 시절은 왔지만 아직도 우리네 상황은 겨울[춘래불사춘]이라는 의미가 깔려 있는 것이다. 그렇구나. 시인은 그래서 제목을 봄의 ‘정치’라 했구나. 봄은 이런 정치로 세상을 싱그럽게 만드는데 자연의 순환과 더불어 우리 정치도 세상을 나아지게 만들었으면, “몸을 움츠리지 않고/떨지도 않고/자꾸 밖으로 나가고 싶”게 만들어주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는 블랙 유머도 들어 있구나. 그래서 시인은 정치가 봄보다 못하다는 직설을 하는 대신 ‘봄의 정치’라고 넌지시 말하고 있구나! 그래, 정치야 봄에게 조금은 미안해야 된다. 암, 그래야 하고 말고.
경주에서 70년 대 이전 시기를 산 사람들은 지금의 경주가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 기억할 것이다. 대릉원 담장 속, 능묘 사이사이 놓여 있던 인가들이며 황남동 고분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던 인가들, 반월성에서 향교 사이로 늘어서 있던 인가들이며 쪽샘 주변을 비롯한 황남동, 구 교육청을 중심으로 한 인왕동, 그 외 사정동과 황오동, 황성동 인가들이 전부 유적지 발굴 혹은 정비라는 ‘대의명분’ 아래 헐렸고 그곳에 살던 사람들은 가족과 이웃이 흩어져 낯선 곳에서 새 삶을 시작해야 했다. 그 시대에는 보상도 형편없어서 그저 정부나 시에서 선 그면 긋는 대로 주민들은 이사를 가야했고 어디 불평이나 불만을 제기할 수도 없었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그 많았던 인가들이 아직도 자체의 미관을 고쳐가며 보존되어 왔다면 경주의 오늘날 모습은 어땠을까 궁리해보면 마치 교토나 파리, 로마를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유적 주변으로 인가와 상가들이 밀집함으로써 유적이 활기를 띠고 주민이 유적으로 인해 많은 혜택을 누리는 모습들은 경주에서는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발굴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발굴후의 토지가 전부 공터로 변해 버린 경주는 여름날 음료수 하나 사먹을 수 없는 ‘사막고도’로 바뀌어 버렸다. 오죽하면 이 인구밀집 지대가 사라짐으로 인해 계림, 월성, 황남초등학교가 급격히 쇠락하고 심지어 황남초등학교는 용황동으로 이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람들로 흥청이던 구도시 중심상가들은 8시만 되도 무인지경 상태로 변해 폐업점포가 늘어나고 있을 지경이다. 봉황로에 아무리 돈을 퍼붓고 온간 현란한 전구로 치장을 해도 주변 인구가 사라진 마당에 이 지역 상가가 활성화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유적만 덩그러니 남은 도시, 사람이 사라진 고도는 바로 이런 도시 붕괴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유적지 개발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경주어반스케치’를 이끄는 전시형씨의 2월 15일 페이스북에 올라온 문화재 정비구역의 철거현장은 그래서 더욱 을씨년스럽다. 화폭에 담긴 그림은 상세한 묘사로 정겹기까지 하지만 비었을 집이 가진 아픔과 허망함까지 느껴진다. 전시형 씨가 그린 그 사람이 살던 땅에 유적지 발굴 후 다시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어떨까? 원래 사람이 살던 땅이었으니 무리도 없을 것이고 살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면 유적들의 가치가 훨씬 높아지지 않을까?
2015년 6월, 2개월간 유럽지역 자유 캠핑 여행을 했습니다. 우리부부와 딸 내외, 외손주 2명(초등생)등 가족 6명이 함께 했어요. 이동하기 힘든 인원에 짐 가방도 7~8개 나 되어 여간 힘들지 않았어요. 영국, 스코트란드, 아이스란드를 거쳐 동서 유럽권과 포르투칼, 스페인등 12개국이 여행 대상지였죠. 각국의 생소한 노정과 낯선 풍물에 힘들었지만 호기심을 등불 삼아 좋은 경험을 했어요. 지금 ‘코로나 19’로 해외여행이 어려운 만큼, 당시의 기행 관련사항을 참고해 주요 발자취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포르투칼로 가는 길 포르투칼은 유럽대륙에서 서쪽 대서양 끝에 위치해 있어 지리적으로 동·서유럽 국가로 가기 편리하고 물가가 싸고 아름다운 항구도시와 역사적 유물이 많아 여행하기 좋은 나라입니다. 대서양의 이베리아 반도에서 스페인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인구 1050만의 우리나라보다 조금 작은 나라이죠. 15세기부터 대항해시대로 접어들면서 해양왕국으로 부상, 영토 확장과 부(富)를 축적하였고 꽤 선진화되어 살기 좋은 나라입니다. ▲포르투시에 있는 세계10대 유명책방 ‘렐루서점’ 포르투시는 항구 도시로 도루강 남단 연안에 자리고 있습니다. 인구 24만명정도 되는 제2도시 예요. 점심을 먹자마자 식당 부근에 있다는 세계적인 유명서점 ‘렐루서점’을 찾아갔습니다. 그 이름 ‘Lello livraria’이 흰 건물 전면에 쓰여 있고, 좌우에 마주보고 서있는 두 여인상이 새겨져있어요. 관람객들이 많아, 문밖에서부터 줄을 서 있더군요. 1906년에 두 렐루 형제에 의해 오픈되었는데, 이 서점이 세계적으로 이름 난건, 두 가지 이유에서랍니다. 하나는 '헤리포드’저자 ‘조엔k롤링’이 이 도시에서 영어교사를 할 때, 아르바이트를 한곳이며, 여기에서 영감을 얻으면서 책을 집필하였다는 현장이기에. 또 하나는 서점 내부 구조가 빼어난 예술 공예품 조합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10개 서점 중의 하나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에요. 1, 2층 계단이 소라 고동처럼 동글동글 하며 아름다워 ‘천국으로 오르는 계단’으로 불리죠. 또한 손잡이, 천정스테인 그라스, 서가구조 등이 예술조각처럼 제작되어 있어요. 책보다는 책방 구조물을 만져 보고 쳐다보며 사진촬영에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입장료를 지불해야 해요. ▲파리 에펠탑구조를 닮은 도루강 ‘동루이스 1세다리’ 포르투 항구의 ‘도루강’을 따라 선상유람을 했어요. 유람선을 탄 30여명은 1시간동안 강 상류를 오가며, 강 언덕에 전개되는 중세풍의 도시건물과 수도원, 낡은 성벽, 그리고 강변에 늘어선 유명한 포르투칼의 와인공장 등에 탄성을 질렀어요. 특히 강 좌우 도시를 연결하는 ‘동루이스 1세다리’에 유독 시선을 많이 보내더군요. 길이 172미터의 상하선 복선으로 되어, 위에는 철도와 길 양옆에 사람들이 다니고, 아래는 버스와 자동차가 달렸습니다. 프랑스 에펠탑을 만든 ‘구스타프 에펠’의 제자가 설계한 다리로 구조철물 등이 파리 에펠탑과 비슷한 게 특이하고 도루강 주변 야경이 멋있어서 관람객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다고 안내원이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성모 마리아가 발현한 곳, ‘파티마 대성당' 포르투에서 리스본행 버스를 타고 남쪽180여km에 있는 ‘파티마 대성당’으로 향했어요. 인구 8000여 명밖에 안 되는 이 작은 도시(파티마)가 유명해진 것은, 1917년 5년13일 성모마리아가 세 목동들 앞에 나타난 기적의 땅으로, 이를 기념하기 위해 1953년 대성당이 준공되어 항상 수많은 관람자들이 이곳을 찾기 때문입니다. 버스에 내려 20~30분 걸어가니 온통 성당 가는 사람들로 마을길이 복잡해졌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니 30여만 명을 수용한다는 광활한 성당 광장이 눈앞에 펼쳐졌고요. 발아래 지하에 1만여명이 미사를 보는 지하 성당이 있고, 멀리 8천5백 여 명이 입장한다는 본당과 함께 어마하게 큰 성당이었습니다. 본당까지 흰색 줄이 그어져있는 데 ‘고난의 길’표시로 본당 앞에 까지 무릎을 꿇고 걸어가는, 고행의 구간으로 정해져 있어요. 본당 앞에는 성모 마리아상이 창공을 향해 높다랗게 서 있고요. 1917년 이곳 ‘코바다 이리아’ 언덕에서 양치던 목동 3명의 어린이(프란시스쿠, 야신타, 루치아)가 성모 마리아를 만난 후, 6회에 걸쳐 마리아가 나타났다고 전해옵니다. 이 성당은 순례자 성금으로 건립되었다고 하는데 그 웅장함과 광장의 광활함이 대단해요. 세계 3대 성지중의 하나로, 매년 400만명 이상의 순례자가 모인다고 하는 데, 우리가 간 날만해도 성당 보수 공사중이었으나 많은 사람들로 붐볐어요. 세 사람의 목동 무덤은 성당 안에 잘 마련되어 있었고 그들의 일생이나 마리아의 발현 기록, 그들의 생가도 근처에 잘 보존되고 있었습니다. 이종기 시민기자
“정부 시책에 따라 어업해 우리나라 자연산 문어를 국민 식탁에 올리고 있다는 것에 뿌듯합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선장들의 노령화가 가속되는 것에 비해 이 일을 배우려고 하는 이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요” 감포에서 문어잡이 선박을 가지고 있는 선주(船主) 조경수 대표의 말이다. 문어는 낙지과의 연체동물로 다리가 여덟 개여서 팔초어(八稍魚) 또는 팔대어(八帶魚)라고도 하며 다리에는 강력한 빨판이 있다. 먹을 쓸 줄 알며, 몸을 낮춰 생활하는 ‘글월 문(文)’의 문어라는 이유로 양반들이 특히 좋아했다는 고기로 특히 경상도 지방에서는 설 차례상과 잔치에 빠질 수 없는 귀한 물고기다. 성인 몸집만한 거대한 대문어를 잡아 올리는 기분은 어떨까. 바다의 황제라고도 일컬어지는 이 고기를 잡아 올리는 선박이 우리 지역 감포에도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드물다. 지난 16일, ‘광성호’라는 문어잡이 배 한척을 가지고 있는 선주(船主) 조경수(66) 대표를 감포에서 만났다. 감포 토박이자 감포중고등학교 총동창회장이기도 한 그를 감포 주민들은 ‘회장님’으로 부르고 있었다. 흡사 그리스의 선박왕 오나시스를 떠올리게 하는 풍모에선 거칠지만 속정 깊은 항구 사람의 체취가 물씬 풍겼다. 문어잡이 배는 대개 24톤~29톤 정도며 조 대표의 배는 총길이가 27m로 29톤이었다. 광성호에는 ‘근해 채낚기 통발 29톤’이라 씌어져있었다. 풍랑주의보로 양포항에 정박 중인 광성호에선, 선원들의 굵은 땀방울처럼 진한 삶의 현장 속 이야기가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거친 바닷길을 가르며 끝도 없이 문어를 잡아올렸을 광성호 앞에 조경수 대표가 섰다. -아들은 문어잡이 배 선장, 아버지는 선주(船主)...어업인 이익과 문어 생산고 높이는데 앞장 서 조경수 대표는 감포 출생으로 1979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해 산내면 출장소 소장으로 5년, 고향인 감포에서 감포출장소 소장(서비스 센터장)으로 20년간 근무하는 등 약 32년간 공기업에 몸담았던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감포를 벗어난 적이 거의 없는 셈이다. 고향 감포에 대해선 누구보다 애정이 많은 그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퇴직을 한 뒤 그는 바로 고향 감포에서 문어잡이 선박(광성호)의 선주가 된다. 조 대표는 우선 선장 자격증을 취득했고 선장으로서 직접 운영해보고 이 일의 가능성을 확신했다고 한다. 확고하게 자신감을 얻은 그는 한국전력공사 6년차였던 그의 아들(조영관·40)도 직장생활을 그만두게 하고 현재 광성호의 선장을 맡기고 있다. 이들 부자(父子)는 지금까지 10여 년째 이 일을 경영하고 있다. 조 대표는 “노령화된 선장들이 대부분인데 전산화된 시스템에 대해 젊은 선장인 아들에게 문의할 정도로 디지털적 작업에 능통합니다”라며 든든한 아들에 대한 신뢰를 전했다. 조 대표는 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사)전국문어생산자협회를 조직해 해양수산부 사업을 유치하는 등 어업인의 이익을 높이고 문어 생산고 또한 높였다. 또 선원들에게 지급하던 보합제 방식 대신 월급제를 도입하는가하면, 양포통발협회장을 맡고부터 살아있는 활어 상태로 판매하게하고 외국선원도입제, 어쟁(魚爭)을 조정하는 역할 등을 맡아 추진해왔다. 이에 (사)전국문어생산자협회장으로 분쟁 해결에 공을 세운 것을 인정받아 해양수산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어업인에 대한 공로로 경주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이런 변화들을 선두에서 추진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93,94’ 해구에서 문어 잡아 국민 식탁에 올려...이 해구는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손에 꼽을 만큼 황금어장이지만 최근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라는 난관에 봉착 조 회장의 선박이 조업하는 해구는 구룡포나 감포 앞바다가 아닌 울산과 부산, 일본 근해지역인 ‘93,94’ 해구다. 이 해구까지는 양포항에서는 4시간 반, 감포에서는 3시간 40여 분 걸린다고 한다. “93,94 해구는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손에 꼽을 만큼 황금어장입니다. 이 구역에서는 문어, 가자미, 오징어, 꼼장어 등이 엄청나게 잡히고 있습니다. 이백여 대가 이곳에서 조업하고 있는데 양포통발회장을 맡으면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분구 어쟁이 너무 심해 흡사 전쟁터와도 같았습니다. 어업관리단 조정위원회에서 제가 주관을 해 서로 효율적이고 평화롭게 조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상당한 문어 생산고를 올리고 있으며 양포, 감포, 구룡포, 포항 등에 전량 위판으로 들어가 경북 예천, 안동, 영주 등 내륙지방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이곳의 문어가 워낙 맛이 좋다보니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까지 알려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근해채낚기통발 어선으로 문어를 잡습니다. 가로 120cm, 세로 80cm, 높이 60cm의 사각문어통발을 2100m 한 줄에 30m당 70개씩 70틀 정도 설치해 약 5000개의 통발을 사용합니다. 어구표시기를 설치하고 통발 안에 청어 미끼를 넣어 투망을 해 2~3일 만에 건져 올려 문어가 잡히는 방식으로 조업하고 있습니다. 93, 94해구에는 문어잡이 어선이 열서너대가 포진돼있어 국민식탁에 문어를 올리고 있지요. 특히 이 해역에서 어획된 문어는 전국 생산량의 3분의1을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답니다” 그런데 동해안 최고 황금어장 93, 94해구가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라는 갑작스런 난관에 봉착해있다고 한다. 문제는 송철호 울산시장이 핵심공약사업으로 내세우면서 발단됐다. 조 회장을 비롯한 이 해구 어업인들은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설 93,94 해구 일대는 황금어장이라는 이유로 크게 반발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자연 생태계와 어자원을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세대로서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하게 표명하고 있다. 조 대표는 “울산시장의 공약사업이고 국책사업이니 이해할 수도 있지만 수백 척 어선과 어민들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업을 시행하기 전에 어업인들이 부양하는 가족들과 연관된 산업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하고 결단을 내려야하는데 그러한 배려 없이 진행 중이어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선대로부터 물려받아 수 십 년간 조업하고 혹은 대대로 물려줄 천혜의 어업의 장(場)을 하루아침에 깡그리 없애기 전에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요즘은 조업을 하고 있어도 참 걱정이 많습니다”라면서 해상풍력발전시설에 보다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접근해주기를 거듭 바랐다. -양포항에서 출항하는 감포 선주의 문어잡이 배는 조경수 대표의 어선 한 척 뿐, 한 달에 서 너 번 출항하고 한번 나가면 3~4일 정도 바다위에서 작업하고 생활 감포 어선들의 주요 어획종이 가자미인데 비해 양포항에서 출항하는 감포 선주의 문어잡이 배는 조 대표의 어선 한 척 뿐이다. “우리 어선을 포함해 양포, 감포, 구룡포, 울산 등지의 문어잡이 어선은 모두 13~4대 정도입니다. 연안에서 문어를 소량 잡아들이는 배들 이외에는 우리의 문어 외획고가 출항 1회 당 약 1톤에서 약 5톤까지로 전국적인 어획고를 자랑합니다. 연중 풍랑주의보가 발효되지 않는 한, 한 달에 서 너 번 정도 출항하고 있는데 한번 나가면 3~4일 정도 바다위에서 작업하고 생활합니다. 외국 선원 6명(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의 외국인 노동자)과 한국선원 4명(아들 조영관 선장 포함)이 배 위에서 고락을 함께 하는 것이죠. 일찍 만선이 되면 더 빨리 돌아올수도 있고요” “바다일 중 힘 안 드는 일은 없겠지요. 이 일도 새벽 4시경 일어나서 밤 11시까지 조업하고 아침, 점심 10여 분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계속 작업이 돌아갑니다. 최근엔 구정 이틀 전까지 작업하고 약 일주일 간 풍랑주의보가 계속 발효돼서 지금은 양포항에 정박중입니다. 이럴때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항하는 거죠” -특히 경북지방에서 가장 대접받는 고기 ‘문어’...“동해에서 잡은 우리 문어는 죽도시장서도 가장 선호도가 높은 편입니다” “문어는 참문어와 대왕문어로 대별됩니다. 참문어는 2~3㎏정도로 자라지만 대왕문어는 50~60㎏까지 자랍니다. 우리는 대왕문어를 잡습니다. 가장 큰 문어는 50㎏정도인데 수시로 잡힙니다. 웬만한 사람 키 만하고 다리 하나가 팔뚝 만하지요. 하하. 시장에서는 주로 1~5㎏짜리가 제사상, 행사, 잔치상에 많이 쓰입니다. 문어는 특히 경북지방에서 가장 대접받는 고기로 안동 예천, 봉화, 영주 등 경북지방에 팔리는 문어만해도 엄청나거든요. 맛은 5~15㎏ 정도가 가장 뛰어나고요. 옛말에 선비들이 문어를 먹지 않으면 과거시험에 떨어진다는 말이 전하는데 이는 문어의 빨판이 워낙 흡착력이 강해 절대 떨어지지 않은데서 유래한답니다. 그래서 선비들이 즐겨 먹었다는 설이 전해지지요” “신정과 구정, 추석, 연말연시, 대단위 행사시, 묘제 때가 가장 고가로 팔리고 있어요. 그 시점에 생산량까지 적으면 가격은 더욱 올라가고요. 예년엔 구정때 1㎏에 5만원~5만5000원을 호가했는데 올해 구정엔 코로나로 수요가 줄어드는 바람에 2만원~2만3000원 정도에 팔렸어요.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어항 작황이 좋아서 하락한 가격을 그나마 상쇄 할 수 있었습니다. 남해와 서해 문어는 다소 질긴 반면, 동해에서 잡은 우리 문어는 죽도시장서도 가장 선호도가 높은 편입니다. 새벽 한 시경에 입항하자마자 새벽 두 세 시경 양포수협에 일부분을 하역하고 나머지는 포항 죽도시장 위판장에서 팔고 있습니다. 전국적 판매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지요. 감포수협에도 생산고를 올려주고 싶지만 감포중개인으로는 부족해서 할 수 없이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한편, 선주로서 사업을 시작한 그는 비슷한 시기에 감포중고등학교 총동창회 회장직도 맡아 진한 모교애를 실천했다. 학생수가 줄어 폐교 위기에 봉착한 감포고등학교를 살리기 위해 서울의 동창회와 연계해 노력한 결과 2018년 교육부로부터 마이스터고로 지정받아 2020년 한국국제통상마이스터고등학교로 개교하는 성과를 올린다. 감포고등학교가 오늘의 마이스터고로 존립하는 기반인 된 것이다. 지금도 이 학교의 학생 유치와 그에 따른 지역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높이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감포장학회 활성화와 초중학생 이탈을 막기 위한 여러 교육사업에도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을 만큼 고향 감포에 대한 조 대표의 애정은 남다르다.
경주YMCA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9일 민족 고유의 명절 설을 맞아 홀로 명절을 보내는 저소득 및 취약계층 50가구에게 명절음식 키트를 전달했다. <사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북지역본부(㈜한수원),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미정)에서 후원해 준비된 명절음식 키트는 떡국 떡, 찹쌀, 참기름, 유과, 약과, 국수, 계란, 황태포, 땅콩, 쌀국수, 식용유 총 11종으로 구성됐다. 복지관 관계자는 “이번에 전달된 물품이 명절을 홀로 외롭게 보낼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이웃사랑 실천에 더욱 노력해 지역민과 함께하는 복지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 경주영천지사(지사장 이승희)는 지난 8일 설을 맞아 직원들의 마음을 모아 온누리 상품권을 경주YMCA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에 전달했다. <사진> 국민연금공단 경주영천지사는 작년에도 직원들의 자발적인 기금 모금을 통해 설과 추석, 그리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지난해 12월에 특별 기금을 마련했고 이번에도 설을 맞아 경주 지역 이웃들과 명절을 함께하고자 온누리 상품권을 전달했다.
한전원자력연료(주)경주지사(지사장 최춘경)는 지난 4일 소외된 이웃인 독거어르신들에게 설명절 따뜻한 지역분위기 조성을 위해 경주노인복지센터에 설명절 선물(떡국떡, 계란, 김자반, 사골곰탕, 두부, 감치미)을 지원했다. <사진> 경주지사 관계자는 “혼자 생활하는 독거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하루를 선물할 수 있어 뜻깊었다”고 전했다. 경주노인복지센터 김경태 소장은 “한전원자력연료가 지역사회복지를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나눔을 실천해주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경북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관장 권기숙)은 지난 4일 경북가정위탁지원센터(관장 임원주)와 학대피해아동 및 위탁아동의 권리 옹호와 아동의 복지증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은 양기관의 직원들이 함께 참석해 학대피해 아동을 위해 협력해야하는 내용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협약을 통해 학대피해로 긴급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이 위탁가정에서 보호될 수 있으며 위탁아동에 대한 학대 발견 시 신속한 조치와 다양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학대행위자에게는 상담과 교육을 제공해 재학대를 막아 아동이 안정적으로 보호 될 수 있도록 했다. 학대 피해아동을 발견하거나,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경우 국번 없이 112와 054-777-1391(경주시 신고전화)로 신고하면 된다. 한편 경북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복지법 제 45조(아동보호전문기관의 설치 등)에 의거해 2000년 10월 개소했으며 경상북도 내 6개 시ㆍ군(경산, 경주, 군위, 영천, 의성, 청도)을 관할하고 있으며 아동학대 신고접수, 아동학대조사, 보호, 피해아동과 가족을 위한 상담 및 치료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옥 매입 후 전체를 공연 가능한 문화공간으로 꾸며, 성능 좋은 고가의 음향기기도 설치 완료!! ‘좋은 도시’의 기준은 각양각색이다. 산업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경제적으로 안정된 도시일 수도 있고 경치나 풍경이 좋아 마음을 정화시키는 곳일 수도 있다. 새로 만들어지는 신도시들처럼 철저히 계획된 근린공원과 주민들을 위한 첨단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도시들도 좋은 도시의 표준일 수 있다. 기준은 제각각 달라도 이런 곳들의 공통점은 사람들이 모이고 새로운 투자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경주는 분명한 개성을 가진 도시임에 틀림없다. 역사 문화가 숨 쉬는 노천 박물관이라는 말은 국내 어느 도시도 가지지 못한 가장 분명한 정체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최근 여러 가지 지표에서 경주가 좋은 도시라는 측면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인구감소와 외부투자위축이라는 측면에서 어두운 내일을 예상하기도 한다. 출생률 저하에 따른 자연인구 감소와 수도권 중심의 경제구조와 교육열 등 비단 경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강변하더라도 갈수록 비어가는 구도심 상가들의 모습을 보면 ‘소멸도시 경주’라는 말이 꼭 먼 남의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 바로 이런 때 경주를 좋아하고 경주의 미래가치를 믿은 끝에 결연히 경주행을 택한 서울의 사업가가 있어 눈길을 끈다. 경주공업고등학교 맞은편 사정동에 한옥을 구입해 문화공간으로 꾸미고 있는 장성윤 사장(㈜대창 프리미어, ㈜대창물산 대표이사)은 경주가 국내의 다른 어떤 도시보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고 확신한다. “제가 여행을 좋아해 국내는 물론 세계 각지를 많이 다녀봤지만 경주처럼 유서 깊고 아름다운 곳이 없었습니다. 가치로 따져도 시세가 실제 가치보다 훨씬 낮을 뿐 아니라 미래가치는 지금보다 훨씬 높아 보이지요” 부동산 관련 사업을 하면서 다른 지역에 다양한 건축경험이 있는 장성윤 사장은 2018년 10월, 포항에 볼일이 있어 왔다가 휴식 겸 관광 차 경주에 들른 것이 경주에 온통 마음을 빼앗긴 계기였다고 설명한다. 그렇지 않아도 어느 지역에 가건 그 지역 부동산중계업소에 들러 습관처럼 해당지역 부동산 시세를 알아보곤 하던 장사장은 경주 온 다음 달 바로 현재의 사정동 한옥을 매입하고 그때부터 개보수 공사를 시작해 바야흐로 완공단계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 한옥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일반의 기준과 전혀 다르게 만든 것이 더욱 눈에 띈다. 건평이 총 28평이니 한옥으로 치면 작다고 할 수 없는 꽤 넓은 공간인데 장성윤 사장은 이 넓은 공간에 방을 만들거나 다른 칸막이 시설을 하지 않고 공간 모두를 탁 트이게 고쳤다. “경주를 다녀보면서 소규모 공연장이나 전시실 같은 것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황리단길을 봐도 한옥과 상가들은 많이 있는데 이런 분위기에 어울릴 법한 문화공간은 찾을 수 없었어요. 기왕에 한옥을 사서 고치는 바에야 경주에 작으나마 음악을 감상하거나 문화적 온기를 지닌 곳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장성윤 사장은 특히 그 자신 클레식 음악을 비롯한 다양한 음악 장르를 즐겨 이 한옥에 고가의 음향기기를 들여 놓았을 만큼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그는 향후 이 공간에서 소규모 연주회와 음악회, 강연회, 시낭송회 같은 문화행사가 열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것을 단정하듯 이 공간에는 3단으로 꾸며진 연주대가 처음부터 설계되었다. -손명문 건축사와 손잡고 문화공간 만들어, “나중에 손주들이 경주에 들러 할아버지 추억하면 얼마나 보람되겠습니까?” 마침 장성윤 사장의 이 한옥은 황리단길에 전통적 한옥미와 현대적 효용성을 조화시킨 한옥건물을 다수 건축한 ‘건환’의 손명문 건축사가 전담, 가장 경험 많은 한옥 장인에게 이 건물 수리를 맡겼다. 손명문 건축사는 이 한옥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며 황리단길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해줄 명소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이 한옥은 1973년도에 지어진 집으로 당시 집장사들이 주로 짓던 그 당시 건축 형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한옥입니다. 경주가 어중간한 시기의 한옥을 허물고 새로 짓는 우를 범하곤 했는데 그 시대 건물도 나름대로 역사성이 있는 만큼 잘 보존하고 새롭게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손명문 건축사의 말처럼 장성윤 사장의 한옥은 그 시대 한옥의 숨결을 지키며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멋진 공간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경주를 사랑하고 황리단길에 문화적 향취를 쏟아 넣겠다는 장성윤 사장의 희망과 황리단길의 가치를 미리 내다보고 이 지역의 시대성 깊은 한옥들을 지키는데 기여해온 손명문 건축사가 만나 또 다른 문화적 산실을 만든다는 자체로 장성윤 사장의 한옥은 이미 화제적(話題的) 가치를 지닌 셈이다. 한편 장성윤 사장은 지금까지 자주 경주를 찾으면서 경주 사람들에 대해 매우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술회한다. “경주 사람들은 자부심이 높고 인심이 넉넉하고 체면을 아는 사람들이라 여깁니다. 아마도 오랜 전통 역사도시의 시민들이라는 자의식이 이런 풍모를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 반면 경주의 음식들은 경주의 명성에 비해 모자란다고 평가한다. 경주가 사방이 산이고 강과 바다가 조화롭다는 점 및 이에 따라 다른 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먹거리의 생산지이자 집산지임에도 그런 음식들이 관광객이나 방문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채 다른 관광지와 차별성을 띠지 못하는 것은 관광측면에서 장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사안이라 조언한다. 특히 장성윤 사장은 경주의 간판들이 너무 무절제하게 만들어졌다고 아쉬워한다. 관광지라는 특수성 상 멀리서 간판만 보고 찾아올 고객들이 있다는 것도 인정하지만 인터넷과 SNS가 발달하고 간판보다는 맛과 멋이 더 중요해진 현대적 개념에서 지금과 같은 간판은 경주의 수준을 낮추는 역작용을 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서울을 비롯, 선진화 된 해외 관광지들이 간판을 작게 줄여가는 측면에서 외지인의 단순한 지적이라 가볍게 치부할 수 없어 보인다. 장성윤 사장은 그 자신 경주에 관심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한옥을 사서 수리한 점을 두고 총체적으로 자신의 ‘노는 노후’를 설계했다고 단언한다. 또 한 편으로는 경주에서 작게나마 문화 공간을 만드는 만큼 이 공간을 통해 문화적 나눔을 실천해 보겠다는 따듯한 소망도 가지고 있다. “다른 분들은 거액을 기부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데 저는 그렇게는 못해도 이 공간을 경주의 음악애호가들이나 문화인들에게 내줌으로써 경주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나중에 제 손자들이 이곳에 들러 ‘할아버지가 이런 좋은 공간을 만드셨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보람이 크겠습니까?” 장성윤 사장은 경주 한옥은 돈 벌기 위한 방편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이 다른 사업에서 번 돈을 효과적으로 쓰는 공간으로 운영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이 공간을 운영할 음악전공자가 있다면 맡길 계획이라 소개했다. 때문에 일체의 음식이나 음료를 판매하지 않을 것이며 음식이나 음료가 필요할 경우에는 행사측에서 별도로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못 박는다. 장성윤 사장은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고와 서울대 상과대학을 졸업, 한국화약그룹에 근무하다 자신의 사업을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다. 그런 그가 경주에 또 다른 출발점을 만든 것은 시사하는 바 크다. 앞으로 경주를 좋아하고 사랑해 경주에서 새로운 미래의 계획을 세울 사람들이 더 생기기 바란다면 장성윤 사장이 훌륭한 모델이 되지 않을까? 결국 장성윤 사장과 같은 투자자들이 경주에 몰려 와 경주에 활력을 주는 것이야말로 경주가 좋은 도시라는 증거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라도 경주에서의 장성윤 사장의 바람이 온전히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경주의 문화인들이 이 공간을 주목할 것을 권한다.
참 희한한 일이 많이 벌어지는 곳이 서울이다. 서울은 가로수 한 그루 한 그루에도 다 임자가 정해져 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서울의 나무돌보미 사업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관내 25개 자치구를 통해 가로수와 녹지대를 내 나무로 입양하여 관리하는 ‘나무돌보미’를 수시 모집하고 있다. ‘나무돌보미 사업(Adopt-A-Tree)’은 시민이 직접 가로수를 입양하여 실명으로 관리하는 시민주도 도시녹화사업이다. 가로수는 미세먼지 감소시키고, 도시가 더워지는 것을 완화할 수 있으며 녹지공간을 확충하고 소음을 낮추는 등 좋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3년 나무 돌보미 사업이 시작된 이후 2020년까지 8년 동안 총 5만5627명의 나무돌보미가 활동했으며, 연간 약 7000여명이 꾸준히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8년간 입양된 가로노선은 3053개소이고 입양 수목은 432만9000주에 달한다. 사업 참여를 원하는 시민이나 단체 누구나 연중 수시로 신청 가능하며, 나무 또는 가로수 노선을 정한 후 관할 자치구의 공원녹지과, 푸른도시과, 녹색도시과 등에 신청하면 일정한 심사를 거쳐 ‘나무돌보미’로 선정된다. 이에 따라 서울지역 내 종교단체, 학교, 유치원, 기업, 각종 동호회, 지역사회 시민단체, 자원봉사단체 및 시민 가족 등 봉사 활동에 관심이 사람이 이 사업에 참여하며 교육적 효과와 친목도모를 다지고 있다. 이 사업에 참여하면 1인당 가로수 최대 5주 신청 가능하고 월 2회 이상 가뭄철 물주기, 쓰레기 줍기, 가을철 열매 줍기 등 활동을 서면으로 보고해야 한다. 이 활동에 참여하면 평일 최대 2시간, 주말·공휴일 최대 4시간 범위에서 자원봉사활동 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어 학생들에게도 인기 있는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다. 경주도 각종 가로수들이 도시를 아름답게 꾸미고 시민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기왕이면 이런 제도를 들여와 특정 지역의 가로수나 나무들을 시민들이 함께 관리함으로써 더 아름다운 경주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두 해 전 통일전 앞 은행나무길이 앙상하게 벌목되어 많은 시민들이 안타깝게 여겼는데 시범 삼아 이런 길에 시민들과 함께 나무돌보미 사업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성싶다.
황오동행정복지센터는 지난 4일 지역 주민들과 함께 설을 맞아 경주를 찾는 귀성객 및 관광객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자 환경정비 및 방역활동을 실시했다. <사진> 이번 환경정비 활동은 자생단체회원과 통장협의회, 동직원 등 50여명이 참여해 경주역, 성동시장, 중심상가, 버스정류장 등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를 위주로 방역을 실시하고 쓰레기 사각지대 정화활동을 펼쳤다. 권칠영 황오동장은 “설맞이 환경정비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방역활동에 힘써준 자생단체와 통장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쾌적하고 청결한 황오동을 만드는 데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설 명절기간 동안 이동을 최소화 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황오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나눔과 행복복지단(위원장 정용하)’은 지난 4일 코로나19로 더욱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는 복지사각지대 어르신과 청소년 등 60가구에 반찬, 누룽지 식품키트를 전달하며 안부를 전했다. 이번 ‘어르신, 청소년 안부 묻go, 반찬 나누go!’ 사업은 지난해 12월 선정된 경상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황오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공동 추진하는 특화사업인 소외계층 반찬지원사업이다. 정용하 위원장은 “협의체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이웃발굴이라고 생각해 이번 특화사업을 기획하게 됐다”며 “복지단 회원들과 적극적인 행동을 통해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권칠영 황오동장은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최선을 다하는 나눔과 행복복지단의 활동에 감사를 전하며 앞으로의 다양한 특화사업과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면서 “오늘 사랑실천의 마음이 설을 맞이하는 이웃에게 잘 전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도동 자율방재단(단장 김준락), 여성자율방범대(대장 허정남), 친절한 경자씨 회원 등 40여명은 지난 8일 설날을 앞두고 청결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대대적인 환경정비를 실시했다. <사진> 이달 참여 단체들은 방치된 흉물스런 폐가 청소와 놀이터, 원룸촌, 공원, 소하천 등지에 있는 불법투기쓰레기와 폐자제 등을 수거했다. 김준락 자율방재단장은 “아름다운 선도동만들기 위해 고질적으로 쓰레기가 쌓여서 미관을 찌푸리게 했던 폐가와 각종쓰레기를 치우는데 참여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차원으로 경로당이 문을 닫은 가운데 강동 국당1리 부조 경로당도 개방하지 않았다. 동네 가운데 있는 경로당은 도로면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 있으며 외부의 오래된 화장실로 불편함이 많았다. 지난해 4분기부터 실내로 환기가 잘 되도록 화장실을 설치하고 유모차 이동시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출입구도 휠체어 혹은 유모차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개보수 했다. 또한 경로당 운영에 필요한 물품 구입 등 제반사항 재정립을 했다. 지난 2일 코로나19 발생 후 처음으로 경로당 회의를 진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원모두가 참여할 수는 없었으나 그간의 상항을 보고하며 생활방역에 더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이용암<사진> 회장은 “노후 경로당에 대한 환경개선 사업을 추진해 어르신들이 불편함 없이 여가생활과 친목을 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준 강동면행정복지센터에 무척 감사하다” 또한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어 경로회원들이 보다 좋은 환경으로 변한 경로당에서 편안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내실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올해 1월부터 경로당 환경정비 노인일자리로 더욱 깨끗하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 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에 고마우며 행복도우미를 통해 정기적 방역소독 활동에 만전을 기해줘 더욱 감사하다
보약에 감초가 빠질 수 없듯이 밥은 우리 민족의 밥상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주식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을 들으며 성장해 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요즘은 이 말이 점점 무색해지고 있다. -밀가루가 차지한 쌀의 자리 ‘2019년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사람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7.4kg으로 나타나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1989년 1인당 쌀 소비량이 133.4kg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쌀 소비량은 30년 동안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언제 밥이나 한번 같이 먹자’라는 말이 이웃의 호의를 표현하는 인사였는데 어느덧 ‘밥’은 ‘찬밥신세’가 됐다. 이런 경향이 생긴 것은 현대인들이 바쁜 일상과 1인 가구의 증가로 밥과 반찬을 차려 먹는 것보다는 빵이나 라면 등의 간편식을 선호하게 됐고 먹을거리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강을 생각한다면 역시 밥만큼 건강과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은 없다. 밀가루와 쌀은 무엇이 다를까? 밀가루와 쌀은 열량으로만 보면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지 않지만 밀가루를 중심으로 한 식사는 쌀을 중심으로 한 식사에 비해 단백질, 섬유질, 비타민 A, B, C가 부족한 반면, 지방과 콜레스테롤은 더 많았다. 백미보다는 정미를 적게 한 3분도미나 현미의 영양함량이 우수하다. 그런 이유로 조선시대의 우리나라 사람은 지금보다 3배 가까이 더 많은 밥을 먹고도 더 건강하고 날씬하게 살 수 있었다. 또한 밀가루 속의 글루텐이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거나 장내 세균에 영향을 주어 알레르기를 일으킬 확률이 높은 반면, 밥은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아 아토피가 많은 어린이에게 적합하다. 그리고 쌀눈 속의 단백질에는 해독에 도움이 되는 메치오닌이나 사람을 안정시켜 주는 시스테인 성분이 많아 인공 첨가물에 노출되기 쉬운 현대인에게 도움을 준다. -다양하게 즐기는 쌀밥의 묘미 오래 씹어야 하고 소화가 안 돼 현미를 먹기가 불편한 이들은 현미를 살짝 발아시켜 밥을 짓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면 현미 내의 소화성분이 활성화돼 위에 부담 없이 현미의 영양분을 즐길 수 있다. 또한 현미를 씹는 감각 역시 다이어트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여름을 앞두고 다이어트를 하는 이가 많은데, 아침밥을 안 먹으면 사람은 기름진 음식을 더 먹고 싶어지고 충동적으로 간식을 먹게 돼 다이어트에 안 좋다. 아침 식사는 뇌의 자기조절중추인 안와 전두피질의 기능을 강화시켜 자기 통제력을 강화시키고 씹고, 냄새 맡고 맛보면서 느끼는 음식 섭취에 쾌감을 증강시켜서 조금 먹어도 푸짐하게 먹은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식이섬유 함유량을 5배 가량 증가시킨 섬유소 쌀을 개발해 체중감량과 중성지방 감소효과를 증명한 임상연구도 있었고, 셀레늄 유기비료로 벼를 재배한 ‘셀레늄 쌀’, 상황버섯 배양액을 흡수시킨 ‘상황버섯 발아 현미’, 식사 후 혈당 조절이 가능한 ‘혈당 강하 쌀’ 등 건강 기능 식품으로써 쌀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또한 밥은 쌀 그 자체가 맛이 좋고 영양가가 높지만 밥에 보리, 콩, 율무, 햄프시드, 아마씨 등 다른 곡물을 섞을 수 있어 건강과 다이어트에 더욱 좋다. 검은 콩에는 이소플라본과 안토시닌 등 폴리페놀이 많아 여성의 유방암과 골다공증 예방에 좋고, 남성의 전립선 비대 및 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팥은 우유보다 단백질이 6배, 철분이 117배, 니아신(비타민 B3)은 23배가 많으며 심장, 간, 혈관 등에 지방 축적을 막아주는 기능도 있고 밥의 맛을 좋게 해서 아이들에게 좋다. 딱딱한 검은 콩, 율무, 보리는 전날 냉장고에서 미리 불려두고 팥은 삶아서 사용하면 밥 짓기가 쉬우면서도 더욱 고소한 밥맛을 즐길 수 있다. 단, 잡곡밥은 특히 찹쌀을 섞으면 열량이 증가하므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 (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글 : 정진명 한국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가정의학과 전문의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1년 2월호 발췌
언 땅을 밀치며 노오란 복수초가 힘겹게 피어오른다. 낙엽 사이로 수선화가 소리 없이 싹을 올리고 있으며, 수줍게 꽃망울을 터뜨린 매화로 희망의 봄날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봄꽃들로 기분이 설레는 요즘, 봄기운 가득한 전시가 갤러리 곳곳에서 펼쳐진다.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꽃과 함께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봄내음으로 환기시켜보자. #‘경주의 봄을 그리다’ (3월 2일 ~5월 16일) 작가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경주의 봄은 과연 어떨까. 경주의 역사적 생태적 가치를 지역미술인들의 시각으로 은유한 ‘경주의 봄을 그리다’전이 경주솔거미술관 제1, 2 기획전시실 및 엑스포 특별전시장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경북지역 30여명의 작가가 참여해 경주의 봄을 담은 작품 60여점을 선보인다. 역량 있는 경북 지역미술인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시키고 지역민들에게는 다양한 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 지역 화단의 저력을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봄의 향기 - 4人 4色’ (3월 2일~4월 30일) 곽연주, 김병수, 김영아, 이영철 작가가 참여하는 오션갤러리 기획 초대전 ‘봄의 향기 - 4人 4色’가 경주 라한셀렉트 오션갤러리에서 열린다. 4인의 작가가 저마다의 미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봄을 해석하고 개성적으로 표현한 소품과 대작을 선보인다. 곽연주 작가는 나비와 꽃을 통해 현대인의 삶을 형상화한다. 나비 날개에 대한 개별적인 색채는 작가의 감정과 예술에 대한 시각을 뒷받침하며, 행복과 사랑을 끌어내기도 한다. 한국적 전통성을 적용하며 이 시대와의 동질성을 접목하는 김병수 작가는 평소 산 정상의 바위틈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어렵게 생명력을 유지하며 꽃을 피운 진달래를 소재로 작업을 해오고 있다. 김영아 작가에게 꽃은 별처럼 빛나는 추상적 기호다. 우주이면서 세상이고, 자기 자신이기도 하는 김영아 작가의 꽃은 어디서나 피고 영원히 피는 철학적 사유의 꽃이다. 특유의 감수성으로 순수하고 동화적인 세계를 화폭에 그려내는 이영철 작가는 선명하고 따뜻한 색채와 쉽고 간결한 표현으로 희망을 이야기한다. 오션갤러리 측은 “경주의 봄을 미술의 향기로 가득 채워줄 이번 전시가 코로나19를 극복해나가는 시민과 상춘객들에게 깊은 위로와 큰 행복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문의 051-476-6060. #‘다시 희망을 ; 봄 전’ (3월 2일~3월 31일) 개관 3주년을 맞은 갤러리 란에서는 3월 2일부터 31일까지 기념초대 ‘다시 희망을 ; 봄 전’을 선보인다. 현장 사생의 생생함을 화면에 전하는 이기선 작가, 참새의 익살스러운 재잘거림으로 즐거움을 전하는 김미지 작가, 자연의 길 속에서 오롯이 시간을 안내하는 김정란 작가, 달과 연꽃을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최한규 작가 등 4인의 작가가 참여해 각자만의 방식으로 희망을 이야기하는 따뜻한 전시를 선사할 예정이다. -전시문의 070-7360-3794. #‘봄맞이 꽃 나들이’ 전 (3월 2일~3월 10일) 오선아 작가의 네 번째 개인전 ‘봄맞이 꽃 나들이’ 전이 3월 2일부터 10일까지 더케이호텔 경주 1F 갤러리에서 열린다. 더케이호텔 경주 초대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동백, 원추리, 매화, 국화 등 전통회화의 기법을 살린 화훼도 40여점을 선보인다. 오선아 작가는 “꽃은 평범한 일상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 전시를 통해 꽃의 좋은 기운과 함께 전통회화의 우수성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문의 010-2567-7024. 오선아 기자 suna702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