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13일 코로나19 확진자 5명이 신규 발생했다.지난 주말인 11일 4명, 12일엔 5명 등 한자릿수를 기록하면서 10명 이상 이어가던 이달 초 대비 다소 진정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주지역 누적 확진자는 모두 953명으로 늘었다. 경주시에 따르면 949번 확진자는 40대 여성으로 몸에 의심증상을 보여 검사한 결과 확진..
경주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사장 이상춘, 이하 경주범피)는 추석을 앞두고 3일부터 12일까지 열흘간 범죄피해자 가정을 방문해 위문금품을 지원하는 ‘한가위 사랑나누기’를 실시했다.코로나19 장기화로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범죄피해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피해자와 가족들이 명절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따듯하게 받아들일..
경주에서 10일 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4명의 확진자는 모두 최근 이어지고 있는 목욕탕과 경주농협공판장발 감염이다.경주지역 누적 확진자는 939명으로 늘었다.9월 들어서는 지난 1일 12명을 시작으로 2일 11명, 3일 6명, 4일 10명, 5일 5명, 6일 7명, 7일 8명, 8일 10명, 9일 6명, 10일 4명 등 총 79명의 확..
소득과 재산에 관계 없이 전 시민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경주시민 코로나 특별지원금’ 신청 접수가 9일 오전 9시부터 지역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와 현장접수처에서 일제히 시작됐다.신청 첫날 많은 시민이 몰렸지만 우려했던 큰 혼잡은 없었다.이날 23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꾸려진 현..
경주시가 내년 상반기부터 만 70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연간 택시비를 일부를 지원한다.경주시에 주민등록을 둔 만 70세 이상 주민에 대한 교통비 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경주시 여객자동차운송사업 재정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6일 제262회 경주시의회 임시회에서 최종 의결됐다.
경주시가 내년부터 지역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는 가정에 소득에 상관없이 학생 1인당 10만원 상당의 입학축하금을 지급한다.경주시의회 이동협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주시 초등학교 입학축하금 지원 조례안’이 지난 6일 제26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됐다.조례안 통과에 따라 경주시는 후속 절차로 보건..
행복한 여자춘심이-경주여행 사람들은 행복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매번 자기의 신세를 한탄만 한다. 남들은 잘사는데.. 남들은 쉬는데... 남들은 여행만 다니는데.. 등 수없이 많은 이유로 자기의 삶을 불행하다고만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꾸고 주위를 유심히 둘러보면 현재의 본인의 삶의 모습이 얼마나 행복함을 감사하게 될 것이다. 나의 작업은 이러한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행복한 여자 춘심이를 통해 현대 여성들이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무심히 지나치는 본인의 삶 속에서 이미 자신의 행복이 있음을 알게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주말은 모든 것 잠시 멈추고 여행 한번 떠나 보면 어떨까. 돌아오는 길 분명 행복 또한 따라 올것이니.. 이철진 작가 / 010-5653-2399 / artest20@naver.com 1963년 경남 합천 출생, 개인전 41회(뉴욕/서울/대구/부산/포항/수원/경주1994-2019) 홍콩호텔아트페어(홍콩), 부산화랑미술제(부산/벡스코), 경주아트페어(경주/화백센타), 서울 국제 아트페어(서울/코엑스), 현대미술 4인 초대전 (서울/유나이티드갤러리), 한국미술 컬렉션전 (서울/한국미술센타) 등 400여회의 그룹전 참여 대구시미술대전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 부산미술대전 심사위원, 불빛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부산 신라대학교 외래교수 역임, 현 포항예술고등학교 미술학과부장
경주지역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오는 10월 3일까지 4주 연장됐다. 이는 코로나19 대규모 유행이 지속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는 등 방역상황을 고려한 정부의 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 거리두기 결정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조치와 함께 일부 방역수칙이 완화했다. 사적모임은 기존 4인을 유지하되 예방접종 완료자(2차 백신 접종자)를 포함하는 경우 모든 다중이용시설과 가정 등에서 8인까지 모임이 가능하도록 했다. 유흥시설·노래연습장·목욕장 등 다중이용시설은 밤 10시 이후 영업이나 식당·카페는 밤 10시 이후 포장·배달만 가능하고, 편의점도 10시 이후에는 야외 테이블 이용이 금지되는 것은 그대로 적용하게 된다. 그리고 결혼식은 49인까지 허용되나 식사 제공이 없는 경우 99인까지 모임이 가능도록 했다. 경주시는 귀성객과 시민들의 이동이 많은 추석연휴 기간을 코로나19 확산세의 최대 고비로 보고 터미널과 신경주역, 주요 관광지, 전통시장 등지의 방역소독을 강화하는 한편,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위주로 추석 특별방역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 추석 연휴기간 면회가 허용되는 요양병원·시설에서도 특별방역점검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한다. 그러나 경주지역에서는 8월 들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8월 9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적용했지만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은 공단지역을 중심으로 확산자가 속출했으며 9월 들어서는 사우나 등 다중이용이설에서 뿐만 아니라 학생 확진자도 나와 특별방역기간까지 정해 대응한 경주시의 고강도 예방방역을 무색케 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주지역 코로나 확진자는 대부분 집단시설이나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따라서 시는 이들 시설의 사업자들과 종사자들에 대한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를 다사 한 번 점검하는 특별 관리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 되면서 일부 영업장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지키지 않는 곳도 있어 시의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특히 시민들도 최근 백신 접종률이 높아졌지만 확진자는 계속 나오고 있는 만큼 개인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본다.
경주시가 지역 문화예술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문화산업시설을 확충해 문화예술도시 경주의 위상 제고와 문화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한 문화예술창작소 조성사업이 경주시의회를 통과했다. 문화예술창작소가 들어설 곳은 천북면 구 물천분교 부지로 경주시가 당초 이곳에 시립미술관 건립을 추진했다가 접근성과 협소한 부지 등의 이유로 여론이 좋지 않았고 시의회 또한 반대한 곳이다. 문화예술창작소는 부지 9550㎡, 2층 건물 877.22㎡를 경북도교육청으로부터 매입, 리모델링해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사업에는 용역비, 매입비 및 보상비 25억7000만원, 공사비 9억3000만원 등 총 35억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예술창작소는 건물 1, 2층에 32.4㎡ 규모의 작업실 8개, 97.2㎡의 전시실, 32.4㎡의 체험실 2개와 관리사무실 등을 갖출 예정이다. 그리고 작가 휴게실, 설치미술 및 조형 작업실, 야외전시공간 등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문화예술창작소 조성 후 운영관리비는 인건비 등을 포함해 연간 1억1900만원가량 소요되는 반면 프로그램 운영, 입주 작가 시설이용료 등으로 연간 2억1700만원의 편익이 발생한다고 했다. 경주시는 공모를 통해 입주하는 작가들이 정주하며 작품 활동을 하게 될 것이며 문화재, 지역 명소와 연계해 입주 작가들과 함께하는 예술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또 전시회, 문화예술 공연, 지역주민 대상 문화·예술 프로그램 교육 등도 병행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문화예술창작소 조성 결정 과정에서 경주시의회가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보류했다가 경주시가 별다른 보완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 달여 만에 통과시킨 것은 향후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문화예술창작소가 자칫 예산만 낭비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매년 들어가는 1억1900만원가량의 운영비뿐만 아니라 여건 마련을 위해 추가로 예산을 투입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처음 계획했던 것 보다 예산이 더 늘어날 소지가 있다고 보여 진다. 접근성과 수용성 등의 문제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문화예술창작소가 지역 문화예술인을 위해 조성하지만 협소한 공간에서 소수의 작품 활동으로 성과를 내기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설사 제대로 운영되더라도 특별하거나 뛰어난 경쟁력이 없다면 접근성이 나빠 결국 지역 학생들의 견학이나 체험 장소로 밖에 활용되지 않을 것이다. 경주시는 35억원 이상 들어가는 문화예술창작소가 ‘돈 먹는 하마’가 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운영계획을 수립해 주길 기대한다.
지식이 기술을 만나면 시대는 변하기 시작한다. 아이디어가 지식으로 재창조되고 과학기술을 만나게 된다면 상상도 못할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21C의 특이한 점은 과거에는 지식이 가진 자의 몫이었다면 지금의 지식은 오픈되고 무한 재생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가 하나가 되어가고 있는 시점에 다양한 곳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것은 비교적 쉬워진 듯하다. 따라서 예전처럼 많이 배워서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닌 시대가 되었다. 머릿속에 쌓아두고 입으로만 내뱉는 지식이 아닌 그것을 어떻게 드러내는가? 여기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지식은 인문학이라는 말로 바꿀 수가 있다. 인문학은 마음도 변화시키지만 세상도 변화시키는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의 하나는 보이지 않는 세상에 대해 궁금해 하고 이미지화하며 결국은 만들어 내고야 만다는 것이다. 즉 추상적인 것을 구현해내는 사고력이다. 인문학적 사고력인 것이다. 먼저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고 유추하는 것의 시작은 우리가 살아보지 않았던 과거의 역사이다. 자칫 잘못하면 현대인들은 현재의 과학기술보다 미개한 것 같아서 역사를 조금 얕잡아 보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과학기술의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오류이고 오해이다. 현대의 인간들이 과학기술로 급속한 발전을 한 것은 오랜 인류 역사에 비해 아주 짧은 기간이다. 불과 100년 더 좁혀서는 기껏 30년 안팎의 이야기인데 오랫동안 첨단시대에 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역사를 들먹이는 이유는 아이디어라고 하는 것은 남들과 다른 생각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진보된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두 가지이다. 하나는 자연인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고, 하나는 좀 더 다른 생각으로 창출한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멈출 수 없다면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아이디어를 지식으로 무장해서 과학으로 융합해야 한다. 남들과 다른 아이디어는 우리가 가진 지식데이터 베이스인 역사 속에 무궁무진하다. 유튜브 등 기적과 같은 인터넷 통신망으로 세계가 하나가 되는 시점에 사람들은 더 독특하고 감동적인 것을 찾게 된다. 짧은 호기심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길게 생명력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각 나라의 역사는 그들의 살고 있는 지리적 특성과 시간적 특성으로 독특한 문화로 형성되어 있다. 프랑스혁명이라는 근대의 역사를 모티브로 책과 뮤지컬과 영화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세계화하고 지속하고 있는 ‘레미제라블’도 우리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상상력과 결합한 기술의 힘은 무한하기 때문이다. ‘레미제라블’같은 스토리는 우리 역사 속에 무궁무진하게 널려있다. 어떻게 세계화 할 것인가는 우리의 몫이다. 또한 AR과 VR기술이 상용화된 지금은 거대 자본에 기대지 않더라도 몇 명이 협업하면 항아리에 붙어있는 작은 토우들을 살려 낼 수도 있다. 이 밑바탕에는 탄탄한 역사적 배경이 깔려있어야 한다. 재미있다고 해서 아무 이야기를 갖다 붙이면 역사적 개연성이 사라지고 허구만이 남게 된다. 역사적 배경이 탄탄한 사람들이라면 전혀 문제가 없겠지만, 막연한 공부에 그친 사람들에게는 매우 위험할 수가 있다. 역사는 만든 사람의 자부심이 들어있기 때문에 생명력을 가진 콘텐츠가 될 수 있다. 21세기 우리가 다시 역사를 꼼꼼히 읽어 보고, 질문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현대에 살려내야 하는 이유이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1000년 고도에 100살 자리 식당조차 하나 없다’ 라는 필자의 지난 번 칼럼은 사실 ‘아쉬움에 대한 토로’라고 봐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아쉬움에 대한 토로’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공감적 이해’를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나누고자 한다.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명확하려면 사람들로 부터 확장된 시각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래된 것들에 대한 가치의 실종 – 새것이 좋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낡은 것이 불편한 것은 당연지사이다. 그런데 그 낡은 것에 대한 ‘가치’를 찾아서 의미를 부여하는 일에도 이제는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영국 사람들이 발 빠르게 문명의 발전에 남들보다 많은 업적을 이루어 놓은 이유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온고지신’이라는 것을 필자는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의 여러 잡지에 반복하여 적어 올렸다. 물론 ‘불편함을 감내해야 하는 몫’이 온전히 당사자의 일이라는 항변이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가치’에 대한 ‘총체적 이해’는 이 불편함이 ‘자랑과 자존심’의 영역으로 확장이 된다고 필자는 확신한다. 천년고도가 내 고향이라는 것은 그 만큼 많은 의미가 있다. 장인정신의 부재-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우선 타고난 능력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남들보다 더 많이 노력해야 하고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격어야 하고 더디게 이루어 가느라 인내와 끈기 또한 필요 할 것이다. 한국 음식은 여전히 ‘손끝에서 완성되는 맛’이 절대적으로 많다. 그 손끝에서 완성되는 맛은 세월이 녹아 몇 대를 거쳐서 할머니, 어머니, 며느리와 딸들에게 전수된 것들이 많다. 굳이 종가집 음식이 아니더라도 그 동네, 그 지역, 그 집안의 ‘손끝에서 완성되는 맛’이 있다. 누군가가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결코 안 되는 것들이 바로 음식이다. 사농공상에 대한 편견과 편협함 - 지난 호 칼럼을 본 후배 한 명이 “형님 경주에서 100년 식당이 없는 것은 사농공상에 대한 고정관념이 지나치게 강해서 그렇지요” 라고 쪽지를 보내 왔다. 그래서 잠시 생각해 봤다. 아직도 그런가? 새천년이 시작된 지 벌써 20여년이 지난 이 시점에도 말이다. 폼 나는 대학교수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와 식당을 하고 한 때 잘나가던 외교관이 우동집을 하고 근사한 유학파 아티스트가 파스타를 만들고 국회의원 하던 사람이 앞치마를 두르고 테이블을 닦는 시대다. 그 후배의 일갈이 맞는 말이라면 나와 상관이 없는 고향의 일이지만 100년 된 식당이 없는 이유로선 너무 참담할한 것이다. 요리사에 대한 온당한 태도 - 영국에 처음 왔을 때, 방송 및 여러가지 공중파 매체와 각종 언론의 앞 페이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등장하는 많은 요리사들을 보면서 상당한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그게 지금으로부터 강산이 거의 세 번 바뀌기 전의 일이었으니 필자에는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다. 물론 그 이유가 ‘음식문화가 척박한 영국’이 자신들의 취약점을 극복해가는 지혜로운 방법이라는 것을 연구소에서 공부하는 과정에서 여러 역사적 고증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우리 모두 알고 있듯 영국은 아직도 왕이 건제하고 귀족들이 활개 치는 나라이다. 21세기에도 봉건시대의 권력 체계를 가지고 있는 이 섬나라 사람들이 보여주는 요리사에 대한 유연한 시각은 정말 부럽기 짝이 없다. 오래된 도시 경주에서 우리가 보여주었던 요리사에 대한 그간의 태도는 100년 식당이 왜 없는가에 대한 이유가 아닐까. 나라와 지방자치의 후원과 협조 - 한국에서 식당업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영세업자들이다. 물론 오늘날 대기업이 운영하는 외식업체도 많고 개인이 운영하다가 기업형 식당이 된 곳도 많다. 그러나 식당업은 고정비가 많이 발생하고 외부의 환경에 좌우되는 취악함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살아남아야 100년 식당이 된다. 영국에서 오래된 펍들이 어느 도시에 가더라도 널려 있는 이유는 예전부터 국가에서 많은 후원들을 해 주었고 지금도 어려울 때 후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이 어렵다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발 벗고 나서면 된다. 이 글을 쓰면서 간간히 상상해 본다. 천년고도 경주에 걸맞은 위상이라면 적어도 10개 정도의 100년 식당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상상 말이다. 사실 마음 같다면 한 100개 정도 되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게 정말 실현 가능한 ‘상상’이 아니라 허공에 날리는 ‘공상’이 될 듯해서 욕심을 줄였다.
단무지와 베이컨의 진실한 사람 김승희 친절한 사람 꼭 나를 속이는 것만 같아 친절한 사람은 피하고만 싶다 진실한 사람 내가 들킬 것만 같아 진실한 사람 앞에선 늘 불안하다 나는 친절하지도 진실하지도 못하다 속에 무엇이 있는지 본심을 모르는 사람은 무섭고 진심으로 오는 사람은 진실의 무게만큼 무겁다 변심을 하는 사람은 위험하고 변심이 너무 없는 사람도 박제…… 아니다, 아니다, 다 아니다 차라리 빨리 나는 단무지나 베이컨이 되고 싶다 진심은 복잡하고 입체적인데 진심을 감당하기엔 내내 모가지가 꺾이는 아픔이 있다 내장과 자궁을 발라내고 단무지나 베이컨은 온몸이 조용한 진심이라고 한다면 진심은 한낱 고결한 사치다 말하자면 본심의 배신이자 돼지머리처럼 눌러놓은 꽃이다 프로이트의 박물관처럼 본심은 어둡고 원초적이고 진심 뒤에는 꼭 본심이 도사리고 있는데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라 본심이다 거기까지는 가보고 싶지도 않고 숨겨진 본심이 나는 무섭다 과녁에서 벗어난 마음들을 탁 꺾어버릴 때 나오는 진심, 허심이란다 적어도 단무지는 뼛속까지 노랗고 베이컨은 앞뒤로 하양 분홍 줄무늬다 무엇을 바라는가 내일이 없는 지 오래되었는데 무엇을 바라는가 진심이 바래 섬망의 하얀 전류가 냉장고 속에 가득 차 있는데 무엇을 바라는가 단무지와 베이컨 이후는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무엇을 무엇을 무엇을 더 바라는가 -겉과 속이 노랗거나 분홍색이거나 친절한 사람, 잘 웃는 사람에게서 당해본 적이 없는가? 철철 넘치는 교양미와 웃음, 혹은 사람 좋은 표정으로 짓는 넉살에 넘어가지 않을 사람은 잘 없다. 또한 너무 진실해서 내가 무거워질 것 같은 사람, 옆에 있으면 내가 다 불편해지는 사람도 만나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친절한 사람은 상황에 따라 변심을 하기 쉽고, 진실한 사람은 “그 진심을 감당하기에 모가지가 꺾이는 아픔이 있다.” 그러나 그 진심이, 껍데기를 벗으면 속에 또 다른 무엇이 똬리를 틀고 있다면?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실망을 거듭하면 “차라리 빨리 나는 단무지가 베이컨이 되고 싶”은 것이다. “온몸이 조용한 진심”인 ‘단무지나 베이컨이 되고 싶다’는 선언은 거짓이 진심 행세를 하는 세상에 대한 거침없는 일갈이다. 더욱 진심이 “돼지머리처럼 눌러놓은 꽃”이 되어버리고, ‘허심’이 된 채 본심에 따라 움직이는 세상에서 친절한 사람, 진실한 사람을 대하기가 불안한 것이 시인만의 인식일까? 그리하여 “뼛속까지 노”란 단무지가, “앞뒤로 하양 분홍 줄무늬”인 베이컨이 위안이 된다. “진심이 바래 섬망의 하얀 전류가 냉장고 속에 가득” 찬 시대, 그런 사람 사이의 관계를 떠올린다. 일상적 소재를 통해 동시대의 고통과 인간관계에 대한 사유가 거듭 갱신된 시를 만나는 기쁨이 여기에 있다. 김승희, 그녀는 여자 김수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총묘에서 보문마을길을 따라 남으로 750여m 정도 가면 보문사지에 이르게 된다. 사찰 이름이 어떻게 보문사로 알려지게 되었을까? 『관세음보살보문품』에 의하면, 관세음보살이 세간의 소리를 듣고 그에 응해 나타날 때[응현(應現)]에는 그들이 처한 상황에 맞도록 중생의 근기에 맞게 33가지 몸으로 바꾸어 나타난다. 이를 불가에서는 보문시현(普門示現)이라 하는데, 관세음보살께서 ‘넓은 문으로 (몸을) 나타낸다’는 의미이다. 보문사라는 사찰 이름은 여기서 유래된 것이 아닐까? 1916년 11월 일제강점기에 절터 주변 지역에 많이 흩어져 있던 기와와 벽돌 조각을 조사하던 중 ‘보문(普門)’이라고 쓰인 기와 조각이 발견되어 이곳이 보문사지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문사의 창건에 대한 기록은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다행히 보문사와 관련한 기록이 두 곳의 금석문에서 확인되고 있다. 1964년 도굴되었다가 1966년 회수된 황룡사 9층목탑 사리함기[찰주본기(刹柱本紀)] 중 ‘普門寺 上座僧 隱田’이라는 기록에서 보문사라는 사찰명이 나온다. 이는 신라 경문왕 11년(871년) 8월 12일에 황룡사 9충목탑을 중수하면서 묻어 두었던 것이다. 이 기록에 의하면 보문사는 적어도 871년 사세가 번창하여 황룡사 목탑 중창 불사에 도감 15명 중 6번째로 보문사 상좌승 은전이 참여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 사리함기에는 신라의 그 많은 사찰 중에 보문사만 언급되어 있다. 당시 보문사의 비중이 대단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사리함기와 함께 도굴꾼으로부터 회수된 중화 7년명 사리기에 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보문사 현여(玄余) 스님이 무구정광경에 의해 소탑 77구를 조성하고, 진언(眞言) 77본을 정사(淨寫)하여 큰 탑에 봉안하였다” 이 기록에도 당시 신라의 그 많은 사찰 중 오직 보문사의 승려만 언급이 되어 있어 당시 보문사의 사격을 짐작하게 한다. 그리고 이 기록에서 눈여겨볼 것이 석탑을 조성하였다는 기록이다. 그런데 현재 이곳 보문사지에는 석탑지로 추정되는 곳이 없고 연화문 당간지주에서 가까운 북쪽 논둑 가운데 대형 석탑재로 보이는 석재가 있다. 그러나 이 석탑재는 위치로 보아 보문사의 경내가 아닐 수도 있다. 보문사지는 1994년 국가에서 사적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현재 보문사지에는 보문들 한가운데 여기저기 금당지, 목탑지, 당간지주, 석조를 비롯하여 많은 유구와 기와 조각이 흩어져 있는데 안내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요즈음과 같은 농사철에는 논에 물을 가득 대어 놓아 접근이 어렵다. 여기저기를 자세히 살피려면 농사철을 피하는 것이 좋다. 논 가운데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초석 등으로 미루어 보아 절의 금당(金堂), 경루(經樓), 문, 회랑(回廊) 등의 위치를 짐작할 수 있다. 동서 목탑지(東西木塔址) 및 절 북서쪽의 당간지주(幢竿支柱)는 보문사가 방대하고 장려하게 구축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사역이 대단히 넓고 특히 두 곳에 당간지주가 있어 2개 이상의 사찰이 존재하였을 것으로 유추할 수도 있다. 凡所有相(범소유상) 皆是虛妄(개시허망) 무릇 형상 있는 것은 모두 허망한 것이니 若見諸相非相(약견제상비상) 卽見如來(즉견여래) 만약 모든 형상이 형상이 아님을 보면 곧 여래를 볼 것이다 이 구절은 『금강경』의 핵심으로 “신상(身相)을 가지고 여래[眞理]를 볼 수 있겠느냐?”고 붓다가 묻자 수보리는 “신상으로써 여래를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신상은 곧 신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라고 하자 붓다께서 이때 하신 말씀이다. 존재하는 온갖 모습은 다 허망한 것이니 모든 상(相=현상)에서 상 아닌 비상(非相=본체)을 보면 곧 여래를 본다고 한 것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석재 등을 살피면서 애써 옛 모습을 찾으려는 필자의 머리가 갑자기 띵해진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이리저리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아하, 저기에 주차했었구나! 오늘도 겨우 ‘숨은 내 차 찾기’에 성공했다는 뿌듯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내 차 바로 옆 SUV 차량 보닛에 앉은 까만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기 때문이다. 저 녀석도 나만큼이나 무서울까? 괜히 휘파람을 부르며 손을 휘휘 젓는다. 고양이는 나를 경계하면서 사뿐히 바닥으로 내려온다. 그 우아함마저 무서운 나는 얼른 차에 올라탄다. 며칠 전부터 주차장 코너 부근에 못 보던 사료통하고 물통이 놓여 있다. 그걸 본 다음부터는 차 문을 열기 전에 꼭 차 여기저기를 두드리는 버릇이 생겼다. 혹시나 차 밑에 고양이가 있지는 않을까 해서 말이다. 고양이 밥그릇을 놔둔 게 누군지도 안다. 같은 동에 사시는 아주머니인데 마스크 너머 인상이 푸근하시고 눈웃음이 많은 분으로 기억한다.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마주칠 때면 빈 물통을 쥐고 계신다. 지하주차장 고양이 물통엔 어김없이 물이 가득 차 있었고. 길고양이도 귀한 생명이라 음식과 물 등 도움을 주는 걸 이해한다. 밥그릇에 규칙적으로 사료가 채워지면 주변에 고양이가 몰려오는 것도 안다. 선한 의지로 밥을 챙기는 행동이 다른 한편에서는 이기적인 행동으로 비친다는 것도 물론 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보존된 보신각 울타리에 붙은 경고문 사진 한 장이 인터넷을 달군다. ‘유물 보존을 위해 종각 안에 고양이 사료를 넣지 마십시오’ 누군가가 보신각 종각(문화재 보물 2호) 안에 고양이 사료를 넣어둔 사실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이 올린 사진이다. 용인의 어느 아파트에서는 길고양이 집을 만들고 있던 주민이 떨어진 벽돌에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사망자는 길고양이를 보살피는 고양이 동호회 회원이었다고 한다. 길고양이 배설물에 잔디밭이나 텃밭을 망쳐버린 누군가가 ‘고양이 먹이를 준 후 발생한 쓰레기를 처리하지 않는다’고 호소하면 ‘쓰레기는 치우겠다. 그런데 고양이들이 굶는 게 불쌍하지도 않나. 아량을 베풀라’는 반박글이 따라 붙는다. 마치 파도처럼 전진과 후퇴를 반복한다. 소위 캣맘에 대한 혐오감도 커지는 만큼 ‘캣맘이 폭행을 당했다…가해자를 엄벌해 달라’는 국민 청원도 있다. 갈등은 심해지는데 좀처럼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어디 기막힌 백종원식 솔루션이 없을까? 기가 막히는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어이없는 농담 하나를 인터넷에서 찾았다. “어느 이웃이 새벽 2시 반에 우리 집 문을 두들기더라고! 새벽 2시 반이라니, 이게 말이 돼? 다행히도 내가 그 시간까지 드럼을 치고 있었으니 망정이지...” 정말 이런 뻔뻔한 사람이 있지는 않겠지만,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신을 기준으로 모든 걸 해석하는 버릇이 있다. 본능처럼 말이다. 밤새 드럼을 친 원인제공자가 오히려 새벽에 남의 집을 두드리는 예의 없는(?) 이웃을 다행스럽게(luckily) 맞이했다는 논리는 자기중심적 해석의 끝판이다. 일방의 행동은 타방에 영향을 미친다. 어린아이는 모른다. 마트에서 장난감을 안 사주는 엄마를 골탕 먹이려고 바닥을 구르는 행동을 하면서 알게 된다. 아이들이 철이 든다는 건 고무적이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철이 든다는 건 자기반성적(自己反省的) 사고를 시작했다는 의미니까. 내 행동에 남 눈치를 보게 되었다는 말이다. 고양이가 가여운 것과 배설물 처리는 다른 문제다.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었다면 주변을 어지럽히는 배설물도 가여운 마음으로 치웠으면 좋겠다. 길고양이에게 정성을 보일 정도면 차라리 집에서 키우라고 쏘아붙이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나온, 최선일 수도 있다. 산책로 등 공용 장소에 비닐하우스로 만든 고양이집을 가끔 본다. 불법으로 점유한 것이기에 철거 대상이다. 하지만 외로워서, 말벗이 필요해서 이렇게라도 한다는 어느 할머니 말씀을 듣고 보니 비닐 너머 겁에 질린 고양이 눈빛에서 어르신 모습이 겹쳐 보인다. 길 위에 사는 녀석에게 정을 붙이려는 듯 연신 말을 건다. “어디 아프나, 왜 오늘은 안 먹노?” 과자 부스러기를 줍고 있는 당신은 어떻게 식사를 하셨는지... 뒤축이 심하게 닳은 낡은 신발이 눈에 들어온다.
최근 10개월 정도, 서울 출향인 엄준섭 씨는 작심하고 책을 읽는 몇 안 되는 사람으로 눈길을 끈다. 엄준섭 씨가 마음 다잡고 책을 독파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20년 10월부터. 그간에 독파한 목록이 줄 잡아 20여종 250여권이다. 엄준섭 씨의 독파 목록에는 벽초 홍명희 선생의 ‘임꺽정’, 김홍신의 ‘인간시장’과 ‘대발해’, 조정래의 ‘태백산맥’과 ‘아리랑’, ‘정글만리’, ‘한강’ 등 화제작, 김주영의 ‘객주’, 황석영의 ‘장길산’, 최명희의 ‘혼불’, 박경리 선생의 ‘토지’ 등 국내 작품들과 ‘삼국지’와 ‘수호지’, ‘초한지’ 등 중국 역사 소설, 시오노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와 금세기 최고의 환타지 소설로 알려진 ‘해리포터’ 시리즈와 허명만 화백의 만화 ‘식객’ 시리즈 등 장르를 불문한 책들이 포함되었다. 유흥준 작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터키 횡단 도보 여행기인 ‘나는 걷는다’도 독파했다. 보기에도 시대를 풍미한 대단한 걸작들이다. 이중에서도 엄준섭 씨는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을 가장 인상 깊게 보았다고 회고한다. 부인이 대학교 졸업선물로 받은 책을 20여년 전에 한 번 읽고 이번에 다시 읽었다는 엄준섭 씨는 책을 덮고 나서도 “지리산에서 맴도는 등장인물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하다”며 진한 여운을 표현했다. 영화 ‘태백산맥(1994)’로 제작되어 인기 끌었던 태백산맥은 1983년 월간지 현대문학에 연재되며 1986년 제1부 3권부터 1989년 제4부 3권까지 총 10권으로 한길사에서 출판했고 2002년 해냄출판사에서 10권으로 다시 출판했다. 태백산맥은 80년대 지식인 혹은 지성인을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봐야 한다고 믿을 만큼 중요한 도서목록이었다. 이 책이 사회적으로 굉장한 파문을 일으킨 것은 그 이전까지 다루지 못한 이념의 문제를 내놓고 세상 밖으로 끄집어냈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 이념을 다룬 소설이라면 이병주의 ‘지리산’ 정도였다. ‘지리산’은 빨치산을 중심으로 등장인물의 삶을 조명하며 좌파 이념화의 과정과 빨치산 활동 속에서 무너지는 공산주의 이념의 허구성을 그렸다. 이에 비해 태백산맥은 해방 후 좌우의 혼란한 대립양상을 ‘벌교’와 ‘지리산’이라는 무대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분히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관찰하고 묘사했다. 좌우이념이 날카롭게 대립하는 속에서 좌와 우를 막론하고 행해지던 폭력과 만행들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한편 이념을 떠나 사람 자체를 중요시하는 중심인물들의 숭고한 가치를 잔잔하게 풀어냄으로써 극단에 치우친 이념적 편중을 누그러뜨리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엄준섭 씨가 한 눈에 봐도 한 시대를 풍미한 명작들 중에서 굳이 태백산맥에 찬사를 보내는 것은 대학시절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민주화의 물결이 치열하던 80년대 중반, 서울의 대학가는 우파의 허울을 뒤집어 쓴 군부독재가 휘두르는 폭압에 맞서 좌파의 이론을 몸에 감은 학생들이 치열하게 부딪치던 극한 대립의 현장이었다. 매캐한 최루탄으로 눈물이 쑥쑥 빠지는 대학 캠퍼스에는 한쪽은 붉은 머리띠를 두른 학생들이 짱돌과 화염병을 들었고 한쪽은 방석복에 최루탄 발사기를 든 전투경찰들이 진 친 채 서로를 향해 살벌한 공격을 주도했다. 자신들의 이익이나 안위와는 전혀 상관없이 독재가 만든 비극의 결투장에서 장기판 졸이 되었던 젊은이들에게 태백산맥은 시대를 뛰어넘어 동질감을 안겨줬던 것이다. 어쩌면 2021년 역시 무모하지만 첨예한 보수와 진보,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다행인 것은 해방 후나 80년대와 달리 지금은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로 진영을 선택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점이다. 서로 불편한 심기는 드러낼 수 있어도 최고위 누구의 명령 하에 서로를 향해 총질하거나 서로에게 돌을 던지고 최루탄을 쏘는 일은 없어졌으니 이야말로 격세지감이다. 전 세대 지리산과 태백산맥이 이념을 나누는 산맥이었다면 미래 세대 태백산맥은 화해의 굳건한 상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엄준섭 씨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직장생활하다 2010년부터 유명 플랜차이즈 퓨전일식집을 경영하던 중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직전인 2019년 10월경 사업을 중단하고 현재 독서로 자신을 북돋우며 새로운 사업을 구상 중이다.
아버지라는 지위는 불과 한 세기만에 엄청나게 많은 변화를 겪었다. 해방 전후 대가족 제도와 전통적 유교관습이 지배하던 농경사회에서는 가정 내에서 아버지의 지위는 막강했다. 아버지의 말씀이 곧 법이고 진리였다. 감히 거역했다가는 집안에서 뿐만 아니라 친족들, 동네까지 소문 나 에게 멸시 당하는 풍파를 감수해야 했다. 80년대 이전, 산업사회까지 아버지는 그런대로 권위가 인정됐다. 집안의 중심으로서, 가장으로서, 집안을 지탱하는 경제주체로서 어느 하나 꿀릴 게 없었다. 연령으로 치면 대체적으로 지금의 60대 이상까지는 이 그룹에 속하는, 남자로서는 마지막 권위를 누린 세대다. 90년대 아버지들은 문자 그대로 ‘낀’ 형편이다. 지금의 50대는 대체적으로 이 그룹에 속할 것이다. 어릴 때 보고 자란 것은 전통 농경 사회, 대가족의 풍모가 엄연히 존재했지만 가정을 이룰 때쯤 완전히 핵가족으로 바뀌었고 한창 여성의 권위가 높아지던 시기였다. 이 시대 아버지들은 부모와 형제, 집안과의 유대에도 신경 써야 하고 아내의 눈치도 살펴야 한다. 대부분 노동의 대가가 통장으로 바로 들어가는 시스템 속에서 기능적으로는 ‘돈 벌어 주는 남자’로 전락한 채 거꾸로 용돈을 타 쓰는 사람으로 전락했다. 이 시기 아버지들은 심리적으로는 어린 시절의 관습에 빠져있고 현실적으로는 급속한 변화로 인해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면서 가정 내에서 지위를 상당부분 상실하기 시작했다. 2000년 대 이후, 40대 이하의 아버지들은 윗세대들에 비해 훨씬 자유로워졌다. 대가족 제도 자체를 경험해보지 않았거나 아주 어린 시절 겪은 일이니 가족만 잘 챙기면 되는 아버지가 됐다. 어릴 때부터 양성동등의 인식을 꾸준히 교육 받고 자란 덕분에 성별 간 스트레스도 훨씬 덜 하다. 기존의 연대 의식들이 줄어들고 급격히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띤 세대답게 무엇을 하건 자유롭다. 김찬형 씨가 페이스북에 올리는 가족들을 위해 가끔씩 꾸미는 ‘아빠의 밥상’은 그래서 더 자연스럽게 보이는 일상이고 행복한 모습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즐겁게 하는 일이니 밥상에 윤기가 흐른다. 지금까지 많은 밥상을 올리면서 한식, 양식은 물론 별의별 음식을 다 만들어 올린다. 밥상 뿐 아니라 간식, 야식, 디저트까지 어지간한 요리사 저리 가라다. 물론 정기적이다 싶은 외식도 마다하지 않는다. 아무 것도 보지 않고 이 즐비한 음식들만 봐도 40대 후반,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한창 소통 많은 가장으로서 김찬형 씨가 꾸려나가는 행복이 보이고도 남는다. 50대 이상의 낀 세대가 한 번쯤 유심히 살펴보고 밴치마킹하기 딱 좋은 아빠의 밥상이고 자신의 이름 ‘형’을 딴 ‘형아’의 생각들이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포항지원(지원장 이정선)은 수산물 원산지 표시 자율 관리를 강화하고 음식점을 찾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2021년도 ‘수산물 원산지 표시 우수음식점’ 지정 신청을 지난 6일부터 접수한다고 밝혔다. 음식점에 대한 수산물 원산지 표시 제도는 2012년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현재 고등어, 갈치, 낙지 등 다소비품목이 의무표시 대상이다. 수산물 원산지 표시 우수음식점은 현재까지 대구·경북지역에 22개의 음식점이 지정돼 있다. 수산물 관련 음식점을 2년 이상 운영하는 자로서 최근 2년 이내에 원산지 표시를 위반하지 않았고, 표시 관리를 적정하게 유지하고 있다면 모두 신청이 가능하다. 신청기간은 이달 24일까지이며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포항지원에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접수할 수 있다. 이정선 지원장은 “수산물 원산지 관리를 잘하는 우수 음식점을 지정·운영으로 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 보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화랑마을은 11일부터 11월 27일까지 하반기 국궁체험을 운영한다. 국궁체험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시민과 이용객들에게 스트레스 해소와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화랑마을이 준비한 체험활동이다. 지난 3월~6월 운영기간 동안 매회 정원을 거의 다 채우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무더운 여름을 지나 9월부터 다시 시작되는 하반기 국궁체험은 매주 토요일마다 총 12회에 걸쳐 실시된다. 회차별 운영시간은 1회 10:30~11:20, 2회 11:30~12:20, 3회 14:30~15:20, 4회 15:30~16:20이다. 체험가능 연령은 7세 이상(7세~11세는 보호자 동행)으로 안전체험부(7세~11세)와 일반체험부(12세~성인)로 나눠 국궁예법 및 유래, 장비 이해, 활쏘기 체험 등이 진행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체험인원은 회차별로 정원(20명)의 50%인 10명으로 제한된다. 우천시는 취소된다. 1회 체험비용은 청소년 5000원, 성인 1만원이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화랑마을 활동운영팀(054-760-2412~8)에 문의하면 된다. 화랑마을 관계자는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해 발열체크, 장비 소독 등 철저한 방역하에 체험활동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오는 15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울산·포항·경주 간 연계 관광 발전을 모색하는 ‘해돋이역사기행 관광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은 울산광역시, 포항시, 경주시가 주최하고 공사가 주관한다. 이번 포럼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으로 선정된 해돋이역사기행 권역 사업 추진에 3개 시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권역 관광 활성화를 모색한다. ‘해돋이역사기행, 공정관광을 통해 상생을 꿈꾸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포럼은 공정관광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주제발표 한다. 첫 번째 순서로 이매진피스 임영신 대표가 ‘기후위기 시대, 지구를 생각하고 지역과 삶을 지키는 공정관광’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지역과 주민, 여행자 중심의 관광 관리 정책을 통해 오버투어리즘 문제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관광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 처음 공정여행을 소개한 임영신 대표는 YMCA 한국 여성 지도자 젊은 지도자상을 수상했으며, ‘세상을 바꾸는 시간’에서 공정관광과 관련된 강연을 진행한 바 있다. 두 번째 순서로 마을호텔 18번가 협동조합 김진용 상임이사가 ‘마을이 호텔인 곳, 지역여행의 플랫폼을 꿈꾸다’라는 주제로 발표한다. 마을호텔 18번가는 지역주민들이 버려진 폐광촌 마을을 살리기 위해 골목의 식당, 사진관, 세탁소, 민박 등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해 대한민국 최초의 마을호텔로 탄생시킨 곳이다. 김진용 상임이사는 ‘폐광촌의 작은 기적’이라고 불리는 정선군 고한 마을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 공정관광의 성공적 사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 관광정책과 실비아 수산나 플로레스(Silvia Susana Flores)가 ‘지역과 삶을 위한 여행, 바르셀로나 도시관광’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바르셀로나 주민들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관광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현재 시행 중인 바르셀로나의 다양한 정부 대책들에 관해 발표할 예정이다. 실비아는 현재 스페인 바르셀로나 관광정책과에서 정책 분야를 담당하고 있어, 보다 실무적인 관점에서 공정관광에 관해 이야기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돋이역사기행 관광포럼은 사전접수를 통해 온라인(http://naver.me/GSim2Byy)으로 참여할 수 있다. 사전 신청자에게는 실시간으로 시청 가능한 유튜브 링크가 전송된다. 공사 김성조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지역주민의 삶과 문화를 존중하며 지속 가능한 관광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관광업의 화두로 떠오른 ‘공정관광’과 관련된 국내외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관광객과 지역의 공정한 문화를 확산하는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시 감포읍 송대말등대가 경주바다와 감포항, 등대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미디어 전시공간으로 거듭난다. <사진> 주낙영 시장은 지난 3일 감포 ‘송대말등대 전시관 조성사업’ 현장을 방문해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했다. 송대말등대 전시관 조성사업은 사업비 29억원을 들여 등대건물 본관(430㎡)을 경주바다와 감포항 등을 주제로 디지털체험이 가능한 미디어 공간으로 조성한다. 별관(159㎡)은 체험·휴게공간, 화장실, 관리사무실 등을 갖출 계획이다. 지난 2019년 12월에 착공했으며, 오는 11월 준공 예정이다. 경주시는 이번 사업이 무인화된 등대 유휴시설을 중앙부처와 지자체가 협력해 해양관광 명소로 재탄생시킨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감포 송대말등대를 어촌 고유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살린 특색있는 명소로 조성해 감포지역 해양관광의 견인차 역할을 하도록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