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을 어떻게 가꿀 것인가? 최근 신라문화동인회와 경주문화축제위원회, 경주환경련 등 경주지역의 시민문화단체들이 연대하여 경주남산시민연대를 결성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주남산에서 열릴 예정인 남산산길마라톤대회와 경주남산 순환도로를 중심으로 설치할 계획인 조명등설치를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경주 남산은 유적답사와 성지순례의 장소가 되어야한다고 주장하고 마라톤이나 극기훈련, 등반대회 등으로부터 남산을 보호하여 생태계를 보존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경주 남산에 가로등과 조명등을 설치하면 생태계를 파괴하고 유적지가 훼손되므로 자연적인 분위기를 해치는 인위적인 시설물을 반대한다는 주장이다. 경주 남산은 민족문화와 겨레의 얼이 살아 숨 쉬는 우리민족의 성산이며 4백여점의 역사문화유산들이 산재해 있는 문화유적의 보고로서 그 자체가 박물관이며 세계문화유산이다. 어떤 측면에서는 성스러운 땅으로 경건한 마음으로 올라야하는 곳이 경주 남산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경주지역의 각급 학교 동창회들의 친교를 위한 등반대회장에서부터 각 회사들의 극기훈련장으로까지 정서나 환경면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각종 행사들로 경주 남산이 몸살을 앓고 있는데 대해 일찍이 뜻있는 시민들은 많은 걱정을 해 왔었다. 그러나 경제적인 사항을 고려해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입장에서 본다면 야간조명등 설치나 산길마라톤은 상당히 매력적인 상품이 아닐 수 없다. 경주 남산을 어떻게 가꾸는 것이 경주발전에 이로운가에 대한 입장차이다. 추진하려는 쪽이나 반대하는 쪽이나 다 같이 서로의 입장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런 문제일수록 공청회 등의 공론장을 통해서 시민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중지를 모아 시민통합의 길을 모색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쉬쉬하지 말고 열어놓고 대화하는 적극적인 결단이 요구되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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