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게 웃음 머금은 개나리꽃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음이던가. 노란색 표지가 책장 열어볼 것을 재촉한다. 전 경주대학교 총장이자 동리목월기념사업회 회장 장윤익 선생님, 펜클럽 경북지역 회장 서영수 선생님, 펜클럽 대구지역 회장 박곤걸 선생님 외 6분 동인(김원중, 김종록, 민경철, 조주환, 김원자, 정영선)의 작품으로 발간된 동인지 ‘칡넝쿨’. 칡넝쿨 동인은 1955년, 문학의 열정으로 나아가던 선생들의 청년시절에 경북예술제 입상자와 학원문학상 수상자들로 결성된 모임이다. 동인지는 창립 후 5호까지 발간하다 여건이 여의치 않아 접어두었던 마음을 다시 모아 2002년부터 재 발간하게 되었고 올 봄에 4호를 탄생시켰다. 장윤익 선생은 문학평론가로서 문학의 전 장르를 꿰뚫고 있으며 문학을 온몸으로 사랑하고 있음이 동리목월기념사업의 추진을 통해서 그대로 보여진다. 경주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하였고 현재는 펜클럽 경북지역 회장으로 경주 시단에 우뚝 서 있는 서영수 선생은 7권의 시집을 통해 우리 서정시의 아름다움과 경주사랑을 읊고 계신다. 또한 대구에서 활동하면서 펜클럽 대구지역 회장을 맡아 전국을 누비고 있는 박곤걸 선생은 지난해 8번째 시집 ‘하늘 말귀에 귀를 열고’를 내는 등 왕성한 창작의욕을 불태우고 계시는데, 고속철도 경주역사로 인해 사라진 화천리에 대한 안타까움을 한 권의 시집으로 엮어 낼 만큼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경주에서 이루어지는 문학행사에는 빠짐없이 참석하는 편이다. 목숨을 내놓을 것같이 뜨거운 사랑을 호소하다가도 쉬이 식어버리는 인간의 사랑에 비긴다면 문학이란 과연 무엇일까. 식지 않은 그분들의 문학사랑, 숨을 멈추고 들여다보게 되었다. 잃어버렸던 시간을 되돌려주기도 하고 고사목에도 꽃을 피워내는 문학의 힘. 다시 청년으로 돌아가 싱싱한 줄기 뻗기 시작한 ‘칡넝쿨’동인께 축하를 드리며 산길을 돌아설 때 나그네의 허기 달래주던 보랏빛 칡꽃의 눈망울 떠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