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많은 눈이 내려 겨울의 참맛을 느끼는 것 같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차가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겨울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다. 적도의 이글거리는 태양의 나라 멕시코에선 어쩌면 눈 내리는 이곳을 부러워할지도 모를 일이다. 멕시코의 민속주인 용설란으로 발효, 증류해서 만든 데킬라의 강렬한 맛에 반하거나 첫눈에 매료된 여인의 유혹처럼 한번 들렀다가 분위기에 반해 단골손님이 많다는 경주에서 가장 오래된 정통 올드바로 통하는 동대사거리 동쪽에 자리한 데킬라(대표 한승우)가 그곳이다. 바의 종류도 퓨전바, 락바, 째즈바 등 종류나 분위기에 따라 다양하지만 이곳은 정통 웨스턴 스타일의 정통 ‘올드바(Old B ar)’라고 한다. 업소의 이름이 ‘데킬라’라서인지 서부영화의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멕시코 전통모자, 인디언추장 장식 등 내부 인테리어 분위기와 소품들로 장식되어 있다. 또 이곳을 찾은 손님들이 흔적을 남긴 듯 친구나 연인과 같이 찍은 사진들이 한쪽 벽면을 메우고 있다. 데킬라가 자랑하는 한 가지는 빼어난 외모의 여성바텐더들의 댄스실력이다. 실내 한쪽공간에 자리를 마련해 댄스타임을 갖기도 한다. 맥주, 양주, 칵테일을 주로 판매하지만 호프맥주는 팔지 않는다. 그러나 가격대가 분위기에 비해 의외로 저렴하다. 편안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20대 후반에서 30중반의 젊은이들이 대부분일 것 같아 보여도 의외로 40~50대의 중년남성과 여성들도 많이 찾는 다고 한다. 앗 참! 여기서는 25세 미만은 출입이 금지란다. 혹시 연세가 지긋한 손님이 왔는데 젊은 사람이 술에 취해서 추태를 부리는 꼴불견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란다. 그래도, 단골들이 많이 찾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다. 데킬라를 운영하는 한 사장은 “손님들이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분위기를 위해 주문하는 술의 양에 맞춰 알아서 안주를 다양하게 준비한다”며 “자주 오는 손님들이라면 다들 아시겠지만 눈인사 정도의 사이만 되어도 데킬라 한 잔은 서비스로 제공하고 분위기에 따라서는 제가 골든벨을 울릴 때도 있다”는 귀뜸도 덧붙였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집만의 특별 서비스인 맥주병에 병뚜껑을 가득 채우는 손님에게는 양주 한 병이 공짜다. 웬만큼 술을 드시는 분이라면 도전해 볼 만하다. 공짜라는데. 소금과 레몬을 함께 마시는 데킬라는 멕시칸들의 정통적인 방법처럼 서민적이면서도 강인한 생명력으로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과도 닮아 이 곳을 자주 찾게 되면 누구와도 금방 친하게 지낼 정도의 편안함과 정통 바의 맛을 흠뻑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