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애기아빠-김금선
며칠 전 애기가 아파서 동국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애기를 치료하고 약국에 약을 타러가니깐 사람이 없더군요. 약국 문 앞에서 한참 기다리니까 하얀 가운을 입은 선생님이 와서 이름을 묻더니 약을 지어 주었어요. 근데 애기가 그 약을 먹은 뒤 경과가 좋지 않아 이틀 후 아침 일찍 다시 동국대 병원을 찾게 되었습니다. 진료를 받은 뒤 수납을 하고 다시 약국에 처방전을 받으러 갔습니다. 그런데 마침 저녁에 보았던 그 분이 어떤 간호사랑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잠시 후에 다른 약사랑 교대 하는 것 같았다. 느낌이 이상해서 뒤에 오신 분에게 앞에 분이 약사인지 물었다. 잠시 머뭇거리더니만 “명찰 안 보셨나요. 약사들은 명찰에 약사라고 다 적혀 있어요”했다. ‘그런데 왜 가운 입고 있어요’ 라고 물었더니 그냥 웃었다.
아뿔사.. 그 순간 하늘이 노래졌다. 우리아기가 먹은 약이 그럼 면허증이 없는 일반인이 지었단 말인가. 그럼 왜 가운을 입었는지. 경주에 있는 유일한 대학병원에서 외부약국에서도 하지 않는 무면허 약사조제를 한 것이다. 비싼 응급실 치료비와 진료비 그리고 분명히 조제료까지 부담했는데 왜 이런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가? 저희 삼촌도 약국을 경영하시는데 외부약국에서도 약사만 흰색가운을 입고 약사만 조제를 한다고 들었는데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다. 저희 아기는 3-4일후 완쾌 되었지만 더 이상 저처럼 피해를 입는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