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에 최고 28cm의 폭설이 내린 경주지역은 일주일 내내 빙판도로 때문에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16일 내린 폭설로 시민들의 주요 교통수단인 169대의 시내버스는 월동 장구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제때에 운행되지 못했다. 시민들은 발을 굴러야 했고 천년고도의 설경을 찾은 관광객들은 빙판으로 변한 보문단지와 관광지 도로에서 제대로 이동할 수조차 없었다.
일부 시민들은 주변 골목길은커녕 자신의 집 앞에 쌓인 눈마저 치우지 않고 방치해 골목길과 소방도로에는 얼어붙은 눈이 빙판으로 변해 일주일 내내 시민들이 종종 걸음을 하고 있다.
이번에 내린 눈이 경주에서는 오랫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폭설이지만 경북북부 지방에 비해서는 결코 많이 내린 눈은 아니다.
그러나 시민들이 폭설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첫째 경주시의 동절기 재해에 대한 준비가 소홀했다는 점이다. 현재 경주시는 눈을 치울 수 있는 장비를 3대 보유하고 있어 이번 같은 폭설에는 신속하게 제설작업을 하기에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역 내에 제설작업을 할 수 있는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이들과 민관협조체제만 잘되어 있었더라면 주요도로 뿐만 아니라 관광지 도로, 지역 곳곳의 소도로가 빙판으로 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둘째, 시민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버스회사는 월동 장구를 갖추고 시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생각보다는 행정에서 제설작업을 제때에 하지 않고 있다며 운행을 소홀히 한 것은 시민의 주머니만 털어갈 줄 알았지 시민을 위한 서비스는 안중에도 없었음을 반증한 것에 다름 아니다.
셋째, 일부 시민들이 집 앞에 쌓인 눈도 치워주기를 바라며 빙판이 되어 다니기 어렵다고 불만을 터뜨리는 것 또한 문제다. 집 앞 골목길이나 각자의 대문 밖 눈이라도 치웠다면 일주일 내내 빙판으로 고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눈이 내리면 남의 집 앞까지 치워주던 인심은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지구촌의 곳곳에서 벌어지는 기상이변 소식은 이제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경주지역에도 언제든지 폭설이 내릴 수 있다.
경주시와 버스회사, 시민들은 이번 폭설로 빚어진 문제점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마음을 다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