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을 마치고 부모님을 따라서 떠났던 고향 경주. 어린시절 서천 냇가에서 놀았던 추억은 물가에만 가면 아련히 떠오른다. 너무도 맑았던 물살이며 은빛모래사장이며 깊어서 들어가기 꺼려했던 애기청소, 그래도 용감한 머슴아들은 수영을 하면서 물살을 가르곤 하였다. 어린 시절 경주 어디서나 만날 수 있었던 수학여행단은 우리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40여년 객지생활과 30여년 간 교단에 서면서 어린 학생들의 얼굴에서 나의 모습을 찾아본다. 그렇다. 경주는 나의 가슴에 추억의 강이 되어 유유히 흐르고 있다. 멀리서 살아갈 때나 가까이 울산에 살고 있는 지금이나 경주는 언제나 나에게 보람이고 긍지였다. 옛날 내가 놀던 서천내처럼 깨끗한 경주, 황남빵처럼 맛있는 먹을거리가 많은 경주, 볼거리가 많아 많은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경주의 발전을 새해를 맞아 기원해본다.
전경자 (울산태화여자중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