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경주. 경주의 새해는 맑고, 밝고, 싱그러워야한다. 동해의 찬 바다물길 속에서도 식지 않는 불덩이로 활활 타올라 경주의 하늘을 일 년 내내 환하게 비추어야 한다. 이렇게 간절하게 소망하는 것은 고향을 떠난 사람들은 고향으로부터 정기를 이어 받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아니 이어 받고 싶기 때문이다.
소득 일만불의 시대는 물질문명의 삶에서 정신문화의 삶으로 전환하는 시대다. 우리나라가 이러한 정신문화의 시대에 걸 맞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최초의 통일국가로 문화의 꽃을 활짝 피웠던 민족문화의 발상지인 경주가 다시 한 번 문예부흥의 메카로 새롭게 태어나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 또한 통일의 얼이 배어 있는 경주의 오랜 역사적 전통을 이어온 문화유산을 계발하여 한 층 더 차원 높은 문화광광도시로 탈바꿈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을유년 새해. 동해의 푸른 물결 헤치고 붉은 해가 높이 떠 경주의 하늘을 밝히고 있다. 온 시민이 밝은 생활을 마음껏 누리는 희망찬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해야 솟아라, 새해야 솟아라.
권혁동(부경대학교 교수 자연과학대학장, 교육대학원 원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