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아지랑이처럼 전신을 엄습해 오는 고양이의 졸음 같은 것을 가리켜 춘곤증이라 한다. 이런 증상은 말 그대로 초봄에 다른 질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나른하고 피로를 쉽게 느끼면서 졸린 증상을 말하는데, 이는 인체리듬의 적응 장애 증상이라고 한다. 의학적으로 쉽게 말하자면 밤이 긴 겨울에 익숙해져 있던 인체가 낮이 길어지고 일조량이 많아지는 새봄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한다.
계절적 변화뿐만 아니라 봄철에는 사회적인 변화까지 겹쳐 여러 가지 변화가 많은 요소도 한 요인으로 꼽을 수가 있다. 예를 들면 취직과 입학, 이사와 인사이동 등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급격한 환경변화 상황들이 봄철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세월은 속여도 계절은 못 속인다는 옛말처럼 훈훈한 남풍에 얼었던 기운이 녹아지는 듯 잠이 솔솔 오는 것이 막기도, 참기도 어려워 그냥 고개가 숙여진다. 구태여 증세라 한다면 충분히 잠을 잤는데도 낮 시간에 졸음이 쏟아지거나, 식욕도 떨어지고 기운이 빠지고 권태감으로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는 것이다. 목이 뻣뻣해지고 어깨가 뻐근하며 감기에 걸린 것처럼 몸이 찌뿌드드하고, 심하면 불면증과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세를 동반한다고 하니 혹시 병인가 싶어 염려했던 사람도 굳이 예민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춘곤증은 3~4월경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일시적 생리현상이지만 그 증세가 심할 경우에는 알맞은 조치를 취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신체도 겨우 내내 갇혀 있던 양기는 봄의 따스한 기운을 맞이하여 왕성해지고 동시에 음의 기운은 부족해진다고 한다. 따라서 봄철에는 남녀를 불문하고 춘곤증이 발생하기 쉽지만 특히 남성의 경우 더 활기가 떨어지고 의욕상실증 현상이 심하다고 한다.
자동차도 출발할 때 에너지가 가장 많이 소모되듯이 인체도 계절의 시작인 봄에 가장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춘곤증은 피로뿐만 아니라 식욕부진, 식곤증, 현기증, 무기력증 등을 동반하여 사기를 저하시키므로 자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아침을 거르고 허기진 상태에서 점심을 먹으면 과식하게 되고 그래서 춘곤증을 가중시키게 된다고 한다.
영양소 중에서 단백질은 졸음을 쫓고 대신에 당분은 졸음을 부르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낮에는 육류, 야채, 해조류, 잡곡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낮에 20분 정도 수면을 취하는 것도 원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무리하거나 격렬한 운동은 피로를 가중시키므로 피하고 전신을 풀어주는 스트레칭, 손가락과 발 부위를 풀어준다든지, 머리 주변은 지압으로 풀어주고 가벼운 팔다리 운동 등이 춘곤증 퇴치에 큰 효과가 있다고 하니 서서히 그리고 꾸준히 해서 나른한 봄 오후를 이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