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선거인 명부 확정 때까지 지역에서 최고령 선거인으로 선정됐던 김모 할아버지와 최모 할머니가 나란히 15일 투표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1897년생으로 만 106세이던 김문수(현곡면 상구리) 할아버지는 투표일 확정 직후 노환으로 별세해 13일 장례를 치른 것으로 밝혀졌다.
1898년생으로 여성 최고령이던 최흥용(황성동 446-3)할머니도 황성동 제4투표구(유림초등학교)에서 진행된 투표에 참가하려 했으나 건강이 악화돼 불참했다.
◆…오후 6시 방송국 여론조사 발표 후 정 후보측은 당선이 확정 된 것처럼 만세를 불렀다. 오후 6시부터 방송국 여론조사가 발표되자 정 후보측 100여명의 지지자들은 조용히 이를 지켜보다가 정 후보가 50%이상의 득표가 예상된다고 하자 일제히 만세를 불렀다.
◆… “뭐, 투표권이 없다고...” 투표장에 투표하러 갔다 투표권이 없다는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의 말에 격분, 술을 먹고 투표함을 던지려던 40대가 경찰에 의해 저지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15일 오후 2시 20분경 투표를 하기위해 보덕투표구(서라벌초등)를 찾은 설모(47, 천군동)씨가 투표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관위 직원들이 ‘투표권이 없다’고 하자 투표함을 던지려는 등 소란을 피운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설씨는 지난해 12월 10일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에서 폭력피의사건으로 벌금 600만원의 선고를 받고 출소한 상태.
보문치안센터로 연행된 설씨는 센터에서 술을 깬 후 다시 투표장에 왔지만 결국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특별한 범법 행위가 없고 선관위 직원들의 오인으로 인해 생긴 해프닝으로 설씨를 귀가 조치시켰다”고 밝혔다.
◆… “제발 아무일도 없이 무사히 끝나길...” 이번 17대 총선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경주경찰서는 총 76개 투표소에 152명의 경찰을 투입했다.
경주경찰서는 각 투표소 별로 2명씩 배치했으며 개표소인 경주공고 체육관에도 전경 2개 중대 100여명이 투입됐다.
경주소방서도 화재를 대비해 투표소에 소방 공무원 및 공익요원 100여명이, 개표소에도 소방차 1대와 소방공무원 12명이 교대로 배치됐다.
하지만 선관위의 ‘공무원의 선거 중립’이란 명목 아래 투표소의 경우 투표소 100m이상 떨어져 있어야만 했고 경주소방서가 장애인 및 거동이 불편한 유권자들을 위해 실시할 계획이었던 ‘119 선거 도우미’도 선관위의 지적에 따라 활용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한 소방공무원은 “공무원의 중립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시민을 위한 그 순수성도 배재된 선거가 과연 누굴 위한 선거 인지 모르겠다”는 말.
◆…어, 잘못 찍은 것 같은데 다시 투표 하면 안 되나요?” 현행 선거법에 의하면 재투표는 불가능하다. 이번 선거에도 선택을 잘못했다며 선관위 직원들에게 재투표를 요구하는 시민이 있었다.
황성 제2투표소에서 투표한 김모씨는 “후보자 투표를 한고 난 후 생각해 보니 잘못 한 것 같아 재투표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사람이 실수 할 수도 있는데 말이야...”고 웃기도.
한편 선관위 관계자는 “김씨와 같은 분들이 간혹 있다”며 “꼭 ‘화장실에 들어갈 때 마음하고 나올 때 마음하고 틀린 사람’이 있지만 재투표는 안 된다”고 웃음을 지었다.
◆…개인의 신상이 기재된 선거인명부가 투표장 밖에 공공연히 나돌아 물의.
동천동 제1·6투표구인 황성초등학교에서는 유권자들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선거등재번호가 적힌 선거인명부 색인이 투표소 내가 아닌 교문 밖에서 나돌았다.
교문 밖에서 선거인명부 색인을 들고 있던 투표도우미 학생들은 “한 학교 내에 투표소가 2곳 이어서 유권자들의 편의를 위해 선관위 직원들이 준 것”이라며 “아침부터 교문 밖에서 학생들이 직접 들고 있었으며 시민들이 보고자 하면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이번 17대 총선에서 경주지역에는 총 76개 투표구에서 투표가 실시된 가운데 집계는 경주공고 체육관에서 실시됐다.
투표 종료를 알리는 오후 6시 시계 소리에 이어 10분 뒤 탑정 제1투표구(경주공고)가 개표소에 가장 먼저 도착했으며 양남 제2투표구가 오후 7시 18분 경 가장 늦게 개표소에 도착했다.
한때 투표함 등록부 창고가 협소해 유권자들이 주권을 행사한 소중한 표들이 개표소 밖에서 줄을 지어 차례를 기다려야만 했다.
경주시선관위는 개표소에서 간단한 개회 행사를 가진 후 오후 6시 41분 탑정 제1투표구를 시작으로 개표를 시작했으며 지역구에 이어 11시경부터 비례대표 개표를 시작했다.
개표는 경주시선관위 직원들을 중심으로 시 공무원, 교사, 은행원, 일반인, 회사원 등 총 240명이 개표 사무원으로 참가했으며 각 후보자 및 정당별 참관인이 각각 5∼6명씩 참석했다.
◆…개표 이전 최대 관심사는 2번의 고배를 마신 정종복 후보인가 아님 김일윤 후보의 5선 인가를 두고 개표 1시간 전부터 개표소 밖은 웅성웅성했다.
6시 정각과 함께 각 방송사에서 조사한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희비가 엇갈리기 시작했다.
정종복 후보 측 참관인들은 기쁜 속내를 표현하지 않으려는 듯 입가에 미소만 지어졌고 반대로 김일윤 후보측을 비롯한 6명의 후보측 참관인들은 침통에 빠졌다.
특히 김일윤 후보 측 참관인들은 잠시 말을 멈추고 도저히 믿기지 않는 표정인 가운데 김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개표를 시작하면 달라질 것이다”라는 말을 던지기도.
더욱이 출구조사에서부터 두 후보간 표차가 예상을 깨고 크게 벌어진 가운데 실제 가장 먼저 집계가 끝난 선도 제1투표구, 황남, 황오 투표구에서도 정종복 후보가 큰 표차이로 앞서 압승이 예상됐다.
개표사무원 김 모씨는 “이번 선거는 그 어느 선거보다 정 후보와 김 후보간에 박빙이 예상돼 개표가 재미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무너졌다”며 “초반부터 승패가 결정된 것 같다”고 웃음을 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