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이 올해로 고희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그가 다년간 운영하고 있는 경주서도학원 문하생들이 4월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지산 정진용 선생 고희 기념 서예전을 마련했다. 오십여점의 본인 친필과 함께 제자들의 찬조 작품들이 함께 전시되는 뜻 깊은 행사가 펼쳐질 예정인데 진심으로 축하해 마지않는다. 지산은 어려서부터 서예인은 아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40여년간 포항과 경주에서 고등학교 영어 교사의 직을 수행해 왔다. 그러다 중년이 되어 향산 이정갑 선생을 만나 예도에 입문하게 되었고 워낙 탁월한 천부적인 소질을 타고 났기에 일취월장하여 장년에 이르기 전에 이미 대가의 경지에 이르렀다. 이 사실은 그가 한국미술대상전에서 수작상의 영예를 차지했으며 동경과 북경에서 번갈아 개최된 한일, 한중 저명작가 초대전이라든가 프랑스 파리의 SALON DE PARIS 국제 초대전 등에 출품하는 등의 눈부신 활약상이나 신라문화대상, 신라서화대전 초대작가상과 같은 국내외에서의 그 많은 수상 경력이 웅변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지산의 글씨는 그의 준수한 외모와 호방한 성격 그대로 힘이 있고 멋이 흠씬 풍긴다는 게 정평이다. 이에 대해 이상렬 전 경주문화원장은 다음과 같은 말로 지산을 격찬하고 있다. “삶에서 생성된 진실을 신성한 미를 통해 형상화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상과 감정과 학식이 하나로 융화되어 한 생명의 실체로 구현될 때 그 진가가 우러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랜 경륜 없이는 될 수 없으며 각고의 탁마 없이는 감히 이룰 수 없다고 봅니다. - 중 략 - 자신의 지혜와 성격, 지식과 인품이 붓끝을 통해 흐른 정수의 백일진대 그 생명력의 진솔함이야 이루 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일생을 두고 먹과 붓으로 닦아 거대한 일가를 세운 지산선생의 높은 예술적 경지에 다시 한 번 찬사를 보내며 이 귀한 묵향이 서라벌 고도에 길이 남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지산은 30여년간 나의 경주고교 동료교사요 술친구다. 나이 70이라고는 하나 아직은 홍안소년처럼 활달한 쾌남아인 기지로 술자리의 화제를 독점하다시피 하는 단골 주점의 스타로 건재하고 있다. 다시 한 번 지산의 고희전 개최를 축하하며 그의 무병장수와 무궁한 예도에의 정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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