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들의 간절한 정성과 귀중한 역사적 자료가 수록돼 있으나 모두 한문으로 되어있어 일반인들은 쉽게 읽을 수 없었던 ‘경주읍지(慶州邑誌)’를 경주시와 경주문화원에서 이를 알기쉽게 우리말로 번역해 일반에게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한문 학자이며 경주문화원 부설 향토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인 조철제(51·경주고 교사)씨의 국역으로 출간된 ‘경주읍지’는 원문 240쪽, 국역 647쪽이다. 조철제씨는 ‘경주읍지’는 1932년 이석흠, 손상익 등이 편찬한 석판본 8권 4책으로 이 책에는 경주의 연혁과 신라기(新羅記)를 비롯하여 지형·학교·속현·과거의 방목·유행(儒行)·효행 등에 이르기까지 총망라한 경주의 종합지리서라고 밝혔다. 또 당시 조선총독부에 출판허가를 받기위해 작성한 ‘경주읍지목록’을 보면 금융기관·임야면적 등에 이르기까지 현재 ‘경주읍지’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목록이 설정되어 있었으며 이를 모두 편찬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상당 부분은 삭제되고 간행되었음을 알수 있다고 했다. 경주에서 최초로 간행된 읍지는 ‘동경잡기’라고 밝힌 조씨는 현종 10년(1669)에 경주 부윤 민주면이 진사 이채·김건준 등과 함께 편찬했고 여러 번 개간하여 오늘에 전해지고 있으며 영조 21년(1745) 경에 왕명에 의해 전국적 지리지를 편찬하려고 기초자료를 모은 ‘경주부읍지’라는 책은 간행되지 못한 채 일부 필사본으로 아직 남아 있는데 이를 흔히 ‘구읍지(舊邑誌)라고 하며 이것이 당시 ‘경주읍지’를 편찬하는데 기본 텍스트로 삼았다고 했다. 조씨는 이 책은 1930년대 초 일제의 참담했던 시대에 경주 지역 뜻있는 선비들의 개인에 의해 편찬된 시사(市史)며 온갖 고난과 난관, 그리고 일제의 집요한 회유를 물리치고 오로지 민족적 자아의식과 잊혀져 가는 지역의 제도와 문화유산으로 정리하여 후손에게 물려준다는 일념으로 편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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