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나무 산책(67) 갯버들 갯버들은 찬바람과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이른 봄에 은빛의 두터운 솜털 옷을 입고 꽃을 피움으로서 봄의 전령사라고도 한다. 옛날에 장난감이 귀하던 시절 버들피리를 만들었던 나무이며, 버들피리는 봄이 오는 소리를 알려주기도 하였다. 흔히 버들강아지, 버들개지 또는 포류(蒲柳)라고 부른다. 이른 봄 개울가에 물이 오른 갯버들의 가지를 꺾어 조심스럽게 비틀면 목질부와 껍질부분이 분리되는데, 목질부분을 빼내고 껍질대롱을 이용하여 버들피리(호드기)를 만든다. 노고지리 지저귀는 보리밭 둑길을 달리며 경쟁이라도 하듯이 힘차게 버들피리를 불었다. 버들피리는 자연이 만들어 준 악기이며 놀이기구로서 아이들의 친자연적인 정서와 감성을 키워내는 역할을 하였다. 버들피리는 이제 어른들의 기억 속에만 남아 있으며, 봄날에 추억의 동심을 담고 있다. 어느 시인은 갯버들은 산기슭 개울의 얼음 밑으로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겨울잠에서 깨어난다고 노래하였다. 전국의 냇가에 흔히 자라는 갯버들은 높이 2m내외로 낙엽성의 관목이다. 우리 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중국, 만주 등에 분포하고 있다. 나무의 형태는 원줄기에서 많은 가지가 돋아나와 덤불형태를 이룬다. 꽃은 3∼4월에 잎보다 먼저 은빛의 보송보송한 솜털 사이로 노랑 수술과 암술을 내밀고 꽃을 피우는데, 암꽃과 수꽃은 서로 다른 꽃봉오리에서 피는 자웅이가(雌雄二家)이다. 열매는 4∼5월에 성숙되고 종자에는 솜털이 달려 있어 봄바람에 의해 날리다가 냇가나 습지의 땅위에 닿으면 1주일이내에 발아하여 뿌리를 내리고 새로운 개체로 자라게 된다. 봄에 솜털이 많이 날리는데 이것은 버드나무 종류의 종자에 붙은 솜털이다. 종족보존 이라는 본능으로 바람에 멀리까지 잘 날리도록 고안된 솜털종자(씨앗)인 것이다. 오늘날 친환경적 생태하천을 위한 하천정비사업에 호안의 자연석 사이에 갯버들을 식재하면 자연이 어우러진 하천경관조성과 수생생물의 서식지 제공 및 하천의 수질정화에 효과가 있다. 수해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하천변 조림용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갯버들은 관상용으로 심기도 하며, 은빛솜털로 둘러싸인 꽃봉오리를 달고 있는 가지를 잘라 꽃꽂이 소재로 이용하고 있다. 민간에서는 잎을 이뇨·종기·황달·치통·지혈 및 열을 내리고 염증을 제거하고 옻나무의 독을 푸는 약제 등으로 쓰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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