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분교들이 시골마을에 있다고는 하지만 일부분교는 그야말로 시골 중에서도 오지마을에 있다. 산내면소재지에서도 차를 이용해 10분 가량 비포장길을 달려야 만날 수 있었다. 이런곳에서도 우리 어린 아이들은 해 맑은 미소로 꿈과 미래를 갖고 내일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어제, 오늘 또 내일도 우리 미래의 주역이 될 어린이를 가르치는 교단에 서서 한 점 티끌도 없는 백지와 같은 동심을 꿈을 가진 어린이로 키우기 위해 따뜻한 애정과 조스러운 마음으로 그들이 항상 밝고 착하고 아름답게 자랄 수 있도록 협력자로서, 동반자로서 한 꿈의 거름이 되며 우리의 사랑하는 새싹들로부터 사랑 받는 우리 선생님이 되겠다-의곡초등 일부분교 교사 일동’ 이 글은 일부분교 교무실에 바로 들어가면 볼 수 있다. 교사라고 해봐야 정교사 3명 뿐이지만 이곳 선생님들은 매일 교무실에 걸려 있는 교사들의 다짐을 읽고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일부분교는 다른 학교나 분교에 비해 특이한점이 많았다. 아이들이 선생님을 부를 때 엄마·아빠라고 부르는 만큼 학생과 교단 위의 선생님 사이에 정이 특별했고 비록 같은 교실에서 일반 학생들과 같이 공부할 수는 없지만 중증장애인들이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 학생으로 모집돼 공부를 하고 있는 것, 최근 몇 년동안 결손 가정의 아이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이유인지는 몰라도 이곳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열과 성의는 교사가 아닌 부모님과 같았다. 지난 48년에 설립된 일부분교는 현재 19명의 아이들이 모여 있으며 이 중 11명이 선인재활원에서 요양중인 중증장애우들이다. 시내지역 같으면 경희학교에서 공부를 하겠지만 시골 오지 마을이어서 장애우들은 재활원 시설에서 수업을 받고 있었다. “넓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꿈”이라는 장애우 학생들은 “그래도 일부분교 선생님의 따뜻한 보살핌에 좁은 공간이지만 매일 공부를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고 늘 선생님에게 미안하고 또 고맙다”고 말했다. 의곡초등학교 일부분교 김달현 교장 선생님은 “장애우 학생들 때문에 늘 마음에 걸린다”며 “교육부나 시에서 우리 장애우 학생들을 위해 제대로된 교실만이라도 만들어 마음껏 뒹굴며 공부할 수 있는 면학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애우 학생들을 뺀 8명은 정상적으로 분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데 대부분이 결손 가정의 아이들이어서 마음을 아프게 했다. 마을 버스라고는 하루에 3번 밖에 다니지 않아 매일 같이 선생님의 승용차를 이용해 학교에 등교하는 이곳 아이들의 최고 행복은 한달에 한번 선생님과 함께 시내 나들이를 하는 것이다. 시내 나들이를 할 때면 대중 목욕탕에서 목욕도 하고 대형 문구점도 갈 수 있고 무엇보다 선생님 집에서 하루 밤 잘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 인근에 대규모 국책사업이 실시된 이후 많은 수업 기자재를 지원 받아 없는 것이 없을 만큼 물질적으로 풍족하지만 학생들은 물질의 풍족에서 오는 만족보다는 선생님의 사랑에 제일 만족해 했고 일부분교 학생이라는 것에 만족해 했다. 6학년 정이슬 양은 “내년이면 중학교에 진학해야 하는데 그 동안 정든 선생님들과 헤어지기 싫어 벌써부터 큰 걱정이다”며 “아마 일부분교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학교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은 학생 뿐만아니라 선생님들도 마찬 가지였다. 일부분교 이발비나(41) 선생님은 “시내에서 3년전 이 곳으로 올 때만해도 정말 막막했는데 이제는 다른 곳으로 정근 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학교나 아이들에게 정이 들었다”며 “이곳 일부분교는 시내 학교와는 비교 할 수 없는 가슴으로 참 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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