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진화
저자 : 멜린다 데이비스
발행사항 : 21세기북스, 2003
형태사항 : Paperback, 328 p
가격 : ₩ 13,000
부서 회식을 마치고 집에 가느라 저녁 늦게 지하철을 타면 다른 사람들도 역시 어느 정도 술 냄새를 풍기는 경우가 많다. 술집이 몰려 있는 주요 지역은 밤 11시, 12시가 되면 택시를 잡느라 전쟁이다. 아침 출근길, 전철이나 버스 속에 앉아 있는 사람은 백발백중 눈을 감고 자거나 애써 잠을 청한다. 운전을 해서 출근하는 사람들은 길이 막히진 않는가, 누군가 잘못해서 접촉사고를 내진 않는가 등 1분, 1초를 다투며 마음을 졸인다.
바쁘게 정말 정신 없이 돌아가는 현대의 삶은 우리 소비자를 아무런 휴식 없이 앞으로 앞으로만 가도록 밀고 있다. 그러나 문득, 오랜 친구가 갑자기 과로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할 때,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간 경화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모든 재산을 사회공헌재단에 헌납하는 사람의 뉴스를 접할 때, 오랜 시간 공들여 작성한 보고서가 상사의 한 마디로 사무실 바닥에 내 팽개쳐 질 때, 하루 12시간, 1년 365일을 열심히 일해도 손에 쥐는 월급으로는 전세금 메우기도 힘들 때, 소비자는 갑자기 뒤통수가 띵해지면서 갑자기 무엇을 위해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자문하게 된다.
『욕망의 진화』는 물질적 풍요를 개인과 기업, 국가의 목표로 달려 온 현대 사회에서 물질적 풍요에 대한 욕구는 접어들기 시작하는 반면 ꡐ스트레스 Free 직장ꡑ, ꡐ화목한 가정ꡑ 등 ꡐ정신적 안정과 풍요ꡑ에 대한 욕구로 소비자 욕구의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음을 다섯 가지 소비자 트렌드로 정리해 놓은 책이다. 결론으로, 단지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마음의 평화와 정신적 안정을 줄 수 있도록 ꡐ치유(Healing)ꡑ하는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ꡐ인간욕망 프로젝트(Human Desire Project)ꡑ의 결과물이다. 이 프로젝트는 넥스트 그룹(The Next Group)이 주관하여 1996년에 시작된 방대한 프로젝트로 인간욕망이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추론한 대형 리서치이다. 기업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기본 전제는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며 앞으로는 무엇을 원할 것인지를 잘 아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구체적인 하나의 제품에 대한 소비자 요구사항이 아니라 인간이 앞으로 어떻게 살고자 하는지를 큰 그림으로 그려내었다. 특이하게도 소비자를 직접 조사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ꡐ미래생활을 만들어 나가는ꡑ각 분야 전문가들을 조사하였다. 그들은 바로 학자, 예술가, 마케터, 작가, 교육자, 최고경영자, 영화감독, 하이테크 전문가 등이었다. 이 책으로써 이 프로젝트가 마감된 것은 아니며 저자인 멜린다 데이비스는 소비자 욕망이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 계속 연구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물질적 풍요에 식상하고 정신적 불안정에 시달리는 소비자는 스위치 현상(The Switch)을 경험한다. 스위치 현상이란, 대부분의 중요한 현실생활이 물리적 세계가 아닌 마음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가상세계에서 진행된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을 말한다.
예를 들어, ꡒ나(벤자민)는 잠옷 바람으로 노트북을 켰다. 네트워킹을 통해 세계 각국과 실시간으로 회의를 하고 있었다. 침대에 앉아 회의에 접속했을 때는 현재 진행중인 신규 브랜드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런던, 홍콩의 담당자는 내게 자기들 편에 서 줄 것을 요청하였다. 내가 직접 만나 본 적도 못한 사람들과 가상세계에서 접속해서 사람들 마음 속에나 존재하는 추상적 주제를 토론하다니. 그 사람들은 날 보고 자기들 편에 서 달라고 하네. 나는 서 있는 것도 아닌데……? 같은 상황을 말한다.
또 예로 ꡒ(필라, 유방암을 진단 받은 여성) 의사는 유전자 이상이 있는지 검사해야 한다고 했어요. 내 여생 전부가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작은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달려 있다니……. 난 그 전날까지도 하찮은 세상일에 매달려 살고 있었어요.? 등이다. 이런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늘 벌어지는 일이다.
현대사회를 바꾸어 놓은 가장 혁신적 요소 중 하나인 인터넷과 그를 통해서 확산되는 가상세계, 부가가치를 내기 위해서는 육체적 자산보다는 지식이 중요하다. 지식경제의 보급 등으로 인해 소비자는 점점 몸이 아닌 ꡐ두뇌와 마음ꡑ으로 생활하고 일하게 되었다. 2000년 11월˜2001년 3월, 미국에서 3조 달러 주식가치가 허공으로 증발하였다. 실물가치의 변동은 없었으나 많은 사람들이 그로 인해 고통을 받았다. 경영사례에서 가장 유명한 것 중 하나인, AOL의 타임워너 매입은 물리적 통합이 아닌 가상적 자산 합병이었다. 3천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신앙치료나 대체요법을 시도한 적이 있으며 스트레스나 슬픔으로 인해 병이 날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는 사람은 없다. 또한 육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성공하는, 심지어 스포츠 스타가 되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이제 인간이 극복해야 할 문제는 정신장애이다. 바보상자라고 취급되는 TV, 제법 똑똑한 것 같았던 신문, 인터넷게임, 온라인 채팅 등의 미디어가 현대문화를 점령하여 소비자는 자신의 독자적인 의식 없이 집단적으로 반쯤만 의식 있는 상태로 몰려가고 있다.
사실, 모든 기업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숫자와 돈으로 환산해 자랑하는 기업이미지, 브랜드파워, 소비자신뢰 등은 모두 손에 잡히지 않는 비물질적 실체이다. 즉 눈에 보이는 제품은 더 이상 기업경영의 실질적 목표가 아니다. 오히려 소비자 마음 속에 형성되는 브랜드 이미지 즉 가상적 무엇인가가 궁극적 목표이다.
우리는 지금 무엇 때문에 괴로워하는가?
인간의 두뇌회로는 과부하 상태로 매일 엄청난 내면적 혼란을 경험한다. 매년 2엑사바이트의 새로운 정보가 생산되어 사람들은 1인당 250메가바이트 정보 트래픽을 겪는다. 일본에서는 메시지 하나 전달을 위해 1일 1인당 6달러를 소모한다고 한다. 최근의 미국은 TV 뉴스의 77%가 범죄 폭력사건 소식으로 사람들에게 사회가 점점 살기 무서운 것으로 인식시키고 있다. 미국 성인의 50%는 잠자야 할 시간에 평안하게 잠들지 못하고 들끓는 생각에 시달린다. 이와 같은 격렬하고 급속한 세상 변화로 인해 스트레스는 어린이도 사용하는 하나의 유행어, 유행병이 되어 버렸다. 미국은 의료비의 80%가 스트레스와 관련되어 지출되며, 미국 직장인 70%가 근무중 중간 또는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한다. 여기를 보건 저기를 보건 ꡒ비전! 비전! 변화의 앞장에 서라!?는 구호가 사람들이 끊임없이 변해야 한다고 재촉한다. 미국의 한 대형 컴퓨터 매장에서 고객은 가장 최신제품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기보다는 아무 것도 안 배우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무엇인지 문의한다.
사람들은 점점 정신적 능력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염려에 시달리게 되었다. 정치 후보자들의 76%는 정신적 능력 상실이 미래에 대한 가장 큰 위험이라고 하였으며, 선진국의 질병관련 비용의 15% 이상이 정신질환 때문에 발생한다. 세계적으로 1억 2천만 명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매년 100만 명이 자살하며 영국인의 10%는 삶의 변화속도를 이기지 못해 신경쇠약 직전상태에 시달리고 있다.
이미 소비자들은 물질적 희망보다 정신적 희망을 갈구하기 시작하였다. 소비자들에게 갖고 싶은 장래 희망이 무어냐고 하면 집, 자동차, 전자제품보다 행복한 가정, 마음의 평화가 더 많이 응답된다. 유명제약회사는 이미 심리상태 조절약품 연구에 막대하게 투자하고 있으며 미국에서의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82%는 집에 있어야 하는 필요한 것들 중 1순위로 명상할 수 있는 공간을 꼽았다. 이러한 소비자 스트레스 해소는 이미 상품화되어 나타났는데, 에스티로더의 인기상품 「마음의 평화(Peace of Mind)」로션, 「맑은 머리(Clear Head)」 샴푸가 대표적이다. 아로마 용법, 목욕치료, 음악치료, 치유용 정원(Healing Garden)은 이미 성행하고 있다.
소비자 욕망은 어떤 트렌드로 진화할 것인가?
결국 소비자가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 상태는ꡐOꡑ라고 하는 일종의 최적의 마음상태이다. 이는 가상계의 극치적인 상태이며 소비자가 가장 활력 있게 성공적으로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체험이다. 또 어려움에 대처하고 정신적으로 번영하는 데 방해가 되는 스트레스나 정신장애와는 상반되는 개념이다.
ꡐOꡑ상태는 우리의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이다. 예술가나 운동선수는 이 같은 완전한 기쁨의 상태를 더 존(the Zone)이라고 한다. ꡒ우리가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한 대답은 한 마디로 더 많은 시간을 ꡐOꡑ상태에 머무르는 것이다. 앞으로는ꡐOꡑ의 탐구가 우리 생활의 모든 면을 차지하는 시기가 올 것이고, 이러한 상태로 나가기 위해 소비자는 몇 가지 단계를 거쳐 진화해 나갈 것이다. 정신적으로 시달리고 있는 소비자가 미래에 제품을 선택할 때는 ꡒA 브랜드는 값이 싸고 B 브랜드는 기능이 우수하지만 C 브랜드가 더 기분을 좋게 할 것 같해. A와 B는 제품성능은 많이 좋아졌지만 나를 골치 아프게 만드는 건 안 변했어?라고 할 것이다.
소비자가 정신적 평화를 얻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은ꡐ현실세계로부터의 탈출ꡑ이며 이는 도피와 분노로 나타난다. 바로 ꡐ트렌드 1ꡑ이다. 물리적 세계에 익숙해 있던 소비자는 삶의 중심이 정신적 가상 세계로 옮아감에 따라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겪는다. 그간 익숙했던 세상과는 다른 세상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각종 PC게임이 성행하고 있는 것은 가상세계에서 펼쳐지는 현실적 도피의 한 예이다. PC로 작업하는 사무직 노동자의 90%가 근무시간에 도피주의적 인터넷 서핑을 즐긴다고 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가정, 학교, 직장, 패스트푸드점, 보육시설 등 장소와 사람을 가리지 않고 총기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 역시 삶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다. 운전자의 70%는 ꡒ난폭 운전을 하는 사람에게는 진로를 막거나 겁을 주어야 한다?고 응답하여 이미 자신도 폭력적인 대응을 생각하고 있다. 영화 「터미네이터」의 제작자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ꡒ영화를 좋아하는 10대 소년들은 女전사를 보기 원합니다?라고 하여, 거친 행동을 하는 여성이 인기라고 했는데 이 역시 분노의 한 표출이다.
두 번째 트렌드는, ꡐ병든 마음, 찌들은 스트레스를 치유ꡑ하려는 것이다. 앞에서 본 것처럼 육체적 고통보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 심각한 문제로 대두할 것이고 사람들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치유하기 위해 아로마 용법을 쓰기도 하고 알코올 등 약물에 취하기도 하며 스포츠에 빠져들기도 한다. 미국에서 9?11 이후 매출이 76%나 성장한 피부 진정로션은 ꡒ세상이 너무 바싹 다가와 압박감을 느낄 때, 두 번 정도 가볍게 두드려 주세요?라고 홍보하였다. 앞에서 보았던 「맑은 머리」샴푸 외에 「해피엔딩(Happy Endings)」헤어 컨디셔너 등도 계속 출시되고 있다. 녹차요법, 抗 스트레스 목욕용품, 초콜릿, 심지어 마늘이나 매운 음식이 심리 안정제로 유행하고 있으며, IBM과 몬산토처럼 유머 컨설턴트를 고용하여 일터에 활기를 부여하려는 회사도 많이 생겼다. 특히 지난 5년 동안 미국 요가수업은 두 배로 증가하여, 마음을 다스리려는 소비자의 욕구가 얼마나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육체적 성과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포츠계에서는 대규모 시합을 하기 전에 심신을 최고의 컨디션으로 올려놓기 위해 명상법을 활용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세 번째 트렌드는, ꡐ공동체에서 안식 찾기ꡑ이다. 범죄와 테러 위협에 늘 시달리는 현대인은 가족과 친구, 가치관이나 취미가 같은 사람, 性 정체성이 같은 사람 등과의 작은 공동체를 그리워한다. 9?11 후 미국에서는 ꡒ함께 살아야 합니다?, ꡒ참여합시다?라는 사진과 전단이 유행하였고, 이혼율은 감소한 반면 결혼율은 증가하였다. ꡐ플래티넘ꡑ, ꡐVIPꡑ 등 가상적 인간관계에 호소하는 멤버십 마케팅 이 등장하였고 문신이나 피어싱 등 공동체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활동이 점점 인기를 몰고 있다.
이제 소비자의 대응은 좀더 적극적으로 나간다. 네 번째 트렌드는ꡐ가상세계에 나를 알리기ꡑ이다. 소비자들은 보이지 않는 가상세계 속에서 온갖 방법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고 한다. 인터넷관련 컨설팅 회사인 주피터 커뮤니케이션의 컨설턴트는 자신의 여자 친구와 함께 사는 생활 모습을 www.weliveinpublic.com에 24시간 생중계하여 공개하였고 이와 유사한 www.iliveinpublic.com, Reality TV 등이 사람들의 비난 속에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가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 중 가장 최고는ꡐ소비ꡑ이다. ꡒ엘리트는 아니라도 엘리트가 소유한 것을 가지고 싶다. 나는 최고를 쇼핑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식의 고가품 소비는 계속 증가한다. 동서를 막론하고 능력이 개인을 돋보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ꡐ최고의 능력인이 되고 싶다ꡑ는 소비자 욕구는 각종 두뇌개선 약품이나 동기부여 훈련 등 개인능력 컨설팅 호조로 나타나고 있다.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이는 각종 보조식품의 매출은 계속 증가하며 자기계발용 도서와 세미나는 언제나 인기이다.
마지막 트렌드는, ꡐ미로에서 길 찾기ꡑ이다. 즉 불확실하고 복잡한 정글같은 세상을 안내해 줄 가이드가 필요한 것이다. 이미 자동차에는 복잡한 길을 찾아가지 않아도 알아서 찾아 주는 각종 네비게이터가 소비자를 안내하고 있다. GM의ꡐOn-Starꡑ는 2003년까지 4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스타워즈에서 주인공 제다이의 스승으로 나왔던 요다(Yoda)의 이름을 따라, 세상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기 위해 막강한 존재에 의존하는 현상을 요다이즘(Yodaism)이라고 한다. 티벳 국민과 많은 서양인들의 정신적 지주인ꡐ달라이 라마ꡑ, 디지털 시대를 이끌어 가는ꡐ빌 게이츠ꡑ, 가장 화목한 가정을 꾸미는 데는 최고의 스승인ꡐ마사 스튜어트ꡑ,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많은 책들 중 무슨 책을 읽으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을 완벽하게 해소해 주기 위해 북클럽을 운영하는ꡐ오프라 윈프리ꡑ 등이 요다이즘의 한 예이다.
같은 맥락에서 스타일 컨설턴트, 일정관리사, 화술지도사, 개인생활비서 등이 성행하고 있으며,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좋은지 만이 아니라 어떤 것이 유행인지도 안내하는 수퍼브랜드(Super Brand), 메타브랜드(Meta-brand)를 소비자는 갈구하게 되었다. 무엇이 좋은지,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는 것인지를 고민할 필요없이 그 브랜드가 알려 주는 대로 따르기만 하면 되는 그런 전지전능한 브랜드이다.
치유자(Healer)로서의 마케터
과거의 마케터는 어떤 방법을 쓰던지 고객에게 많이 팔려고 하였다. 따라서 판매자로서 ꡒ우리는 치약을 팝니다, 우리는 거래를 하지요?라고 외쳤다. 이로 인해 소비자는 수많은 물건과 판촉활동 속에서 시달렸다. 그 다음의 마케터는 오락가(Entertainer)였다. 즉 ꡒ연예인을 출연시키거나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즐겁게 해 드릴께요. 우리 제품을 사 주세요?라고 했던 것. 이 역시 소비자에게는 짜증과 잡음만을 만들어 주었다.
이제 앞으로의 마케터는 소비자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존재가 아닌ꡐ치유자ꡑ가 되어야 한다. ꡒ고객님께 마음의 위안과 정신적 평화를 드리겠습니다. 우리 브랜드가 고객들께 이런 기쁨을 널리 퍼트리도록 허락해 주세요?라는 것이 미래의 마케터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21세기의 소비자를 사로잡을 혁신은ꡐ마음의 평화ꡑ에 있다. 우수한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기본이고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소비자는 ꡒ당신 제품이 최고라고 하자, 그래 그 다음엔 뭐지??, ꡒ당신이 지금 계속 떠들고 있는 제품 특징이나 가격을 떠나 내게 가장 절실한 관심사에는 무엇을 해 줄 수 있지??라고 질문하기 시작한다.
치유하는 마케팅을 위해서 소비자 니즈 조사는 병을 진단하는 과정으로 되어야 하며 그 결과에 따라 치유책을 고안해야 한다. 진단 및 치유적 마케팅 활동의 예를 보면 ꡐ신분상승 갈망 높은 그룹ꡑ에게는 제품, 서비스가 높은 지위를 나타낼 수 있어야 하나 스트레스를 유발할 정도는 아니어야 할 것이다. ꡐ겉모양에만 집착하는 그룹ꡑ에게는 세련되어 보이는 상표와 표식을 제공하되 쉽게 알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 ꡐ내부관계자가 되려는 그룹ꡑ에게는 ꡒ여러분도 당연히 알고 계시겠지만……?하며 뭔가 은밀해 보이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 치유책이다.
고객을 치유하는 마케팅에는 마음을 실질적으로 치유하는 것, 과거의 상처를 교정하는 것, 요다 브랜딩 등이 가능하다. 실질적으로 마음을 치유해 주기 위해서는 예를 들어 새로운 기술보다 쉬운 기술로 승부하거나 영양보조식품, 인터넷 중매, 인간노동을 기계로 대체하는 것 등을 생각할 수 있다. 과거의 상처를 교정하는 것은 고객이 과거에 싫어했던 과정을 만족스런 과정으로 변화시켜 다시 제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새턴은 고객 특히 여성고객이 두려워했던 자동차 구매과정을 즐거운 경험으로 전환하여 다시 제시하였다. 요다 브랜딩은 한 제품에 국한되지 않고 일종의 만능 이미지를 창조하는 것인데, 이미 코카콜라, 할리데이비슨, 매리어트 등은 해당 산업분야에서는 소비자에게 신뢰와 안심을 주는 만능 브랜드가 되어 소비자는 고민없이 그대로 따르기만 한다.
끝으로 ꡐ디지털ꡑ이라는 스트레스 가득찬 기술사회로 소비자를 이끌고 나가야 하는 엄청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ꡐ디지털화를 위한 12단계 프로그램ꡑ을 도입해야 한다. 예를 들어, 버려야 할 습관에 의해 얻는 것보다 훨씬 높은 만족을 드리겠다는 믿을 만한 약속, 새로운 디지털 행동을 시작하기 위한 편의와 지원, 지속적이고 누진적인 보상제도, 정서와 자아감과 관련된 만족감 제공, 선량하고 전지전능한 요다의 손에 고객 스스로를 맡길 수 있는 가능성 등이 그 단계들이다.
책을 읽다 보면 물질적 풍요를 목표로 달려 온 미국을 중심으로 이러한 욕망의 진화가 급속도로 일어나고 있음을 한 눈에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우리 나라를 돌이켜 보면 서구인들이 부러워 할 한국 고유의 철학과 문화는 뒷전에 두고, 서구적 물질주의에 쫓아오기 시작한 지 50여 년, 이미 과도한 물질적 욕구의 병폐를 많은 사람들이 깨달아 가고 있다. 바로 이 책에서 예상하는 소비자 욕구의 미래진화 방향은 서구 소비자는 물론 우리 나라 소비자에게도 적용되는 독특한 시야를 제시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재미는 책 중간 중간에 나오는 몇 가지 진단표에 따라 나 자신의 상태를 진단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형이상학적 자기진단은 우리가 어느 정도로 가상세계에 참여하고 있는지 진단하여 소비자가 스위치 현상을 이미 경험한 것인지 등을 알려 준다.
하버드 AMP 최고경영자 노트
저자 : 마크 스티븐스
발행사항 : 세종연구원, 2003
형태사항 : Hardcover, 304 p
가격 : ₩ 13,000
하버드 AMP에서 배우는 `최고 경영`의 노하우
4만9,000달러의 수업료를 내고 9주 동안 집중 교육을 받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최고경영자 과정(AMP: Advanced Management Program).
이 책은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하버드식 경영의 노하우를 한 권으로 요약한 것이다. 저자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마케팅 컨설턴트인 마크 스티븐스. 그는 마치 우리가 하버드 강의실에서 실제 수업을 받는 것처럼 생생하게 핵심 내용을 정리하고 알기 쉽게 전달해준다.
하버드 AMP에서 가르치는 것 중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통찰력`이다. 스스로 자신의 편협한 영역을 인식하고 새로운 시야와 능력을 발견하도록 이끌어주는 것. 이 과정의 운영 원리는 `학술적인 측면과 실용적인 측면이 어우러져 현명하고 유능한 리더들을 양성ꡑ하는 데에 근거하고 있다.
AMP 참가자들은 사소한 문제보다 특정 기술과 팀원들의 경험을 조화시키고 강력한 상승효과를 창출하는 `탈전문화` 연습에 먼저 익숙해지게 된다. 다음으로는 광범위한 외부의 힘과 비즈니스 목표 달성을 창의적으로 접목시키는 `외부적 구체화` 단계를 익히고 마침내 `발견을 위한 항해`라고 표현되는 `리더십의 진수`를 체득하게 된다.
ꡒ최고 경영자 과정은 무엇보다 실제 세계에 초점을 맞춘다. 상품 시장과 경제 시장, 합법적인 경기장과 뛰어난 경영자들이 존재하는 혹독한 환경에서 습득하는, 살아서 진화하는 경험의 교과 과정에 기반을 둔 것이다.ꡓ(37쪽)
마지막 9주 째의 교육 과정이 `폭넓은 시야`와 `통찰력`을 얻는데 집중돼 있는 것도 그것이 최고의 경영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는 민영화, 기업 쇄신, 환경 문제, 국경을 초월한 기업 제휴, 정보 기술이 경영에 미치는 영향, 경쟁력 등의 주제를 함께 다룬다. 이런 모든 사항은 교육 내용에 긴박감을 유발하는 통합적 사례 연구와 과학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AMP는 졸업시에도 학생들을 그냥 내보내지 않는다. 교수진은 강의실과 실제 비즈니스 시장을 가장 효과적으로 조화할 수 있도록 참가자들에게 일기를 쓰면서 그것을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도록 권장한다.
저자는 ꡒ만약 당신이 이런 지식과 교훈을 업무에 적용하고 싶다면, 이 책의 수업 방법을 그대로 활용하라ꡓ고 권한다. 이 책의 뼈대인 하버드식 최고경영은 어떤 것인가. 변화와 혁신의 키워드를 비즈니스에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다섯 가지 기술에 그 열쇠가 숨겨져 있다.
첫 번째 기술-성공을 부르는 리더십의 요체
성공을 가져다주는 리더십은 의사 결정 기술, 동기를 유발하는 방법과 직결된다. 세부사항으로 들어가 보자.
● 유행을 쫓아가는 경영의 함정에서 벗어나라=변덕스러운 리더들은 한 가지 경영 방식을 개발하여 그것을 밀고 나가지 않고 이것저것 기웃거리는 성향을 보인다. AMP를 졸업한 세계적 통신회사 부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AMP에서는 불균형적인 경영 방식을 피하라 고 가르칩니다. 그 대신 위대한 경영자들의 방식을 살펴보고 그것을 본보기로 활용하도 록 교육받습니다. 유능한 경영자들의 경우 한 가지 방식을 선택하여 그것에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 자신의 단점부터 해결하라=1994년 이 과정에 참가했던 사우스와이어컴퍼니의 전 CEO 로이 리차드는 스스로의 단점을 발견한 뒤 어떻게 이를 극복했는지를 차분하게 들려준 다. "첫째, 내가 존경하는 리더들을 찾아서 우리 회사의 이사회 임원으로 초빙했습니다. 그래서 비즈니스의 시야를 확장할 수 있었죠. 둘째, 휴렛팩커드와 모토롤라를 비롯한 우 수 기업들에 대해 연구하면서 그들이 사내에 탁월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 것을 알 고 이를 우리 회사에 활용했습니다."
● 끊임없이 연구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하라=모든 비즈니스는 단계적으로 이뤄지기 때 문에 결정적이고 최종적인 것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 뛰어난 리더들은 이 사실을 인식 하고 있으므로 끊임없이 연구하며 꾸준히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해나간다. 미국 여성경제개발협회 책임담당관인 로잔나 안토누치가 "근본적으로 탁월한 리더들은 선임 리더들이 마든 규칙을 재창조한다"고 표현한 대목도 눈여겨 볼 만하다.
● 직원 통제의 범위를 완화하라=야심만만한 중역들은 이 조언에 특히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경력에 오점을 남기지 않기 위해 사람들을 쉴새없이 감시하고 통제하려는 성향, 이 것이 결국엔 소심한 경영 방식이라는 올가미로 자신을 옭아매기 때문이다. 이 방식의 모 순은 바로 자기 방어가 자기 제한을 유발한다는 사실이다.
● 독재자가 아닌 팀의 일원처럼 일하라=이스라엘의 군 지휘관 출신인 모세 리비는 보안업 체의 선두주자인 세이프가드테크놀로지 회장이 되었을 때, 전쟁터에서 익힌 독재적인 방 식을 무의식적으로 적용했다. 그러나 그는 AMP에서 교육받은 후 달라졌다.
"그동안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얻을 수 있는 귀중한 정보의 유입경로를 차단했습니다. 명령만 내리는 독재자처럼 행동했기 때문에 강력한 팀워크를 이끌어내고 강화하는 데 실 패했지요. 하버드를 떠나면서 나는 직원들이나 소비자들에게 다른 방식으로 대하기 시작 했고 지금은 아주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 개인적인 욕심을 버려라=너무 평범한 말 같지만 이 항목도 빠뜨려선 안 된다. 개인적인 기량을 완벽하게 발휘해야 하는 연주자들과 달리 지휘자는 연주자들의 개인적인 욕구와 오케스트라 전체의 완벽한 조화라는 목표에 균형을 맞춰야만 한다.
● 새로운 기회에 도전하라. 뛰어난 리더십은 끊임없이 배우려는 학생의 자세에서 비롯된다 =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고 직원들의 동기 유발 수단을 개선하고 조직 구조를 재편하는 작업은 늘 이뤄져야 한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월마트의 설립자 샘 월튼이 아프리카의 소규모 업체에게 뭔가 특별한 것을 배우겠다며 비행기를 타고 일부러 찾아갔던 일화를 들여준다. 경영자의 삶이야말로 배움을 향한 끊임없는 항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대목이 다.
두 번째 기술-성공한 비즈니스 뒤에는 세계적 수준의 조직이 있다
● 직원들의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조직원 스스로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하 라 = 때로는 경영자들이 변화의 최대 장애 요소로 작용한다. 자신들이 현명하고 통제력 을 갖고 있다는 자신감 때문에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성을 잘 못 느낀다. 이것이 진짜 문 제라는 사실을 하버드에서 깨닫기만 해도 큰 성과라고 저자는 얘기한다.
마이클 비어 교수와 컨설턴트인 러셀 아이젠스타트는 조직을 철저히 파헤치고 약점을 파 악해서 그에 대처하는 방법인 `조직 효율성 평가(OFP)ꡑ과정을 개발했다. 특별조사단을 구성하고 경영자와 하부 조직을 양쪽 렌즈로 비추는 작업을 투명하게 진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은 비즈니스를 위한 조직 재편과 경영 모델을 찾도록 도와준다.
● 진보적인 변화와 혁신적인 태도 간에 조화를 이루어라=이른바 `연계성`이라고 불리는 이 입체적인 리더십은 인체의 기능과 닮았다. 인간의 중추신경계는 물리적, 정신적 자극에 대응하는 풍부한 방식을 두뇌에 공급하는 수백만 개의 신경세포들로 구성되어 있다. 기 업도 조직을 구성하는 직원들의 마음과 재능이라는 형태로 유사한 연계성을 갖는다. 이 재원을 잘 활용해야 한다. 경영진과 일선 직원들의 지적 능력을 서로 자극해서 기업의 성과를 높여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하버드는 변화의 중요성을 일찍 파악한 잭 웰치의 조직 변화를 모방하라는 주문도 곁들인다.
● 직원 중심의 경영 방식이 곧 전략이다 = AMP의 사례연구 핵심 주제 가운데 하나인 브 루스 엘리어트의 성공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그는 대서양 지부장에 오르자마자 시장점유 율과 생산성, 이윤 증대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끌어냈다. 이 세 가지 요소를 동시에 달 성할 수 있었던 요인은 `직원들과 경영진 간의 빈틈없는 연계성`이었다. 그는 일용직 근 로자들과 조직 재편성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큰 자본을 투자하지 않고도 생산성을 획기 적으로 증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목표를 향한 도전에 낭비만 초래하는 과정은 과감히 포기하고, 조직의 목표를 지향하는 목록을 만들어라 = AMP를 졸업한 K&W의 빌 그리핀 회장은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조 직 장치를 활용했다. 범람하는 강물처럼 밀려드는 업무에 허우적거리지 말고 가장 중요 한 것이 무엇인지를 기록하는 것이다. 그 목록을 보면서 우선 순위를 정하고 선택과 집 중의 시간을 배분함으로써 기업의 방향을 제대로 잡아나갔다.
● 부하직원들이 변화를 수용하도록 동기를 유발하라 = 수행능력에 따른 인센티브 방식은 변화의 강력한 원동력이다. 그렇지만 변화를 위협하거나 저지하려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 야 할까? 사바나 일렉트릭의 마일즈 그리어는 "현상유지의 덫에 빠진 직원들에게 ꡐ변화 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ꡑ를 묻고 최대한 설득하지만 가망이 없는 경우에는 다 른 일자리를 찾아보라고 말한다"고 얘기한다. 그는 시각을 바꿔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엔지니어를 마케팅 부서로 발령내기도 했다. 이 방법은 뜻밖의 효과를 가져왔다. 엔지니 어들은 공급 중단에 대한 관점을 기술적인 측면에서 소비자 서비스의 측면으로 전환했고 그 결과 소비자 만족도가 35%나 향상됐다고 전했다.
세 번째 기술-승리를 가져다주는 경쟁력 있는 전략과 전술
● 품질도 중요하다. 하지만 전략은 더 중요하다 = 일본 자동차들의 공격으로 입지가 좁아 진 독일 BMW 경영진은 일본 회사들의 강점이 우수한 품질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불량 률을 제로에 가깝게 하더라도 따라잡기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이들은 품질 기준의 핵심 요소로서 `성능`을 부각시킨 전략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BMW는 고급 세단의 느낌이 배어나는 스포츠카를 디자인했고 이것으로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다. 품질의 일치성을 성 능으로 극복하려는 이들의 전략은 자동차 시장의 심장부를 정확히 꿰뚫은 것이었다.
● 끊임없는 모의 전투를 통해 실전에 대비하고 비판적인 반대세력의 힘을 활용하라 = 흑 백 논리를 조심하라. 극단적인 사고 방식은 지나치게 단순화된 오류를 범하기 쉽다. 실제 비즈니스에서 이상적인 접근법은 흑백논리가 아닌 회색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잊지 말 라. 복잡한 경쟁에서 이기려면 반드시 비판적인 반대 세력을 포용하고 그들을 활용해야 만 한다.
● 7S 모델을 정복하라 = 경영분석 및 운영체계의 첨단 기법인 일곱 가지 핵심 요소를 알 아야 성공할 수 있다. 그것은 전략, 구조, 체계, 인사관리, 기술, 방식, 공동의 가치라는 일곱 개의 서까래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발전의 기회로 삼아라.
이밖에 `경쟁자들이 공략할 수 없는 시장을 찾아 선점하라`, `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는 지적 기반과 촉매제로서의 교육을 최대한 활용하라`는 지침도 담겨 있다.
네 번째 기술 - 특별 서비스 팀을 양성하라
이 장에서는 `서비스가 곧 이윤이다. 서비스와 이윤의 체인을 강화하라`, `조직 전체가 서비스 담당자가 되어야 한다`는 당위론을 재차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만족한 소비자들을 조심하라`는 대목이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성난 고객을 충성 고객으로 전환시키는 작업`에는 몰두하지만, 이미 불만이 없어 보이는 고객에게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 책은 바로 여기에 함정이 있다며 지속적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이를 유지하는 데 힘쓰라고 충고한다. 일상 생활이나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나 `꺼진 불도 다시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섯 번째 기술 - 재무에 관한 블랙박스를 열어라
이 부분은 비교적 짧다. 핵심 내용은 `환자가 살아있을 때가 부검을 실시하기 위한 최적의 시기다`라는 구절에 함축돼 있다. 신임 경영자들은 실효성이 없는 계획을 추구하는 화려한 방식보다 재무에 대한 부검을 먼저 실시하여 지식으로 무장해야 한다. 그런 다음, 충분한 수익성을 거둘 수 있는지 파악하고 조직의 능력과 필요한 자본 사이에 균형을 이끌어내는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장은 멈추고 비즈니스는 쇠퇴하고 만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리더십의 진정한 힘이 뛰어난 통찰력과 세부적인 전략, 혁신적인 변화를 주도하는 데서 나온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리고 지속적인 경쟁력을 창출하라, 장차 다가올 변화의 세계를 경영하라, 직원들이 변화를 수용하도록 동기를 유발하라, 스스로 최고의 경영자가 되라고 일깨운다.
변화의 리더십
저자 : 존 코터
발행사항 : 21세기북스, 2003
형태사항 : Hardcover, 255 p
가격 : ₩ 12,000
이 책의 원제 『on What Leaders Really Do(리더들이 해야 할 일에 대하여)』에 비해서번역서의 제목 『변화의 리더십』은 좀 진부한 느낌을 주지만 제목을 그렇게 붙인 것은 아마도 ꡐ변화ꡑ와 ꡐ리더십ꡑ이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이고, 이 책에서 리더가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바로 ꡐ변화추진ꡑ이기 때문일 것이다. 제목이 좀 진부하다고 책의 내용도 진부한 리더십 이론일 것이라고 성급하게 짐작하지 말기 바란다. 이 책은 그 동안 수 없이 출간된 리더십에 관한 책들과 비교해 볼 때 상당히 색다른 시각과 구체적인 교훈을 담고 있다. 또한 리더십에 관한 책이라기 보다 경영혁신의 방법론에 관한 책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 같다.
현재 하버드대 비즈니스 스쿨의 석좌교수인 저자 존 코터(John P. Kotter)는 1981년에 하버드대학 역사상 가장 젊은 나이(34세)에 종신교수로 임명되었고, 리더십 분야의 컨설턴트로서 수많은 기업과 공공기관을 자문하기도 하였다. 저자 자신도 이 책의 서문 첫 문장에 ꡒ지난 30년 간 나는 조직을 관리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연구해 왔다.ꡓ고 밝히고 있다. 리더십에 관한 그의 연구결과는 10여 권의 책과 수많은 논문으로 발표되었는데, 이 책은 1979~1997년에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에 발표한 6편의 논문을 근간으로 한 리더십 연구의 결정판이다.
리더십의 결핍
그는 오늘날 대부분의 조직이 리더십결핍 현상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다. 조금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조직의 전계층에 걸쳐 고질적인 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하다는 것이다. 관리자들이 무능하거나 게을러서가 아니라 매우 탁월한 관리자들도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리더십과 관리의 차이
그렇다면 그가 주장하는 진정한 리더십은 무엇이며 전통적인 관리와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는 변화와 연결하여 리더십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리더십이란 비전과 전략을 개발하고 전략의 실행과 비전의 실현을 위해 적합한 사람들을 배치하고 그들 각자에게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는 활동이다. 한편 관리는 일상적인 계획, 예산, 충원, 문제해결 등을 통해 기존의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유지, 가동되도록 하는 활동이다. 리더십이 사람과 문화를 통해 작동되며, 유연하고도 인간적인 활동인 반면 관리는 조직계층과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지며 보다 형식적이고 냉정하다. 이렇게 구별한다고 해서 저자가 리더십은 선이고 관리는 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두 활동은 각각 추구하는 목적이 서로 다를 뿐이라는 것이다. 관리의 기본적인 목적은 현재의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기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며 반면에 리더십은 유용한 변화, 특히 비약적인 변화의 창출을 목적으로 한다.
이 두 활동은 한 사람의 경영자가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일인데 문제는 조화이다. 관리가 결여된 강력한 리더십은 혼란을 일으켜 조직을 위기에 빠트릴 수 있다. 리더십이 결여된 강력한 관리는 조직을 치명적인 관료주의의 함정에 빠트리게 된다. 결국 안정을 추구하는 것은 관리이고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리더십인데 어느 한 쪽도 부족하거나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안정을 유지하는 것보다 변화를 달성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시대이기 때문에 유능한 경영자들은 보다 많은 시간을 변화를 리드하는데 투자하기 위해서 점점 더 많은 관리적 책임과 권한을 하위계층에 위임하고 있다.
변화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
오늘날 기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 즉, 조직의 변화역량이다. 진정한 리더가 해야 할 일이 바로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이데, 그렇다면 어떻게 조직의 변화를 달성할 것인가?
이 책에서는 변화의 전략을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저자는 조직변화의 전략 제시에 앞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말로 조직변화의 어려움을 강조하고 있다. ꡒ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것보다 어렵고 성공가능성도 낮으며 위험한 일은 없다.ꡓ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기업은 적어도 1년에 한번 정도는 적절한 조직 재편을 시도해야 하며, 4~5년에 한번씩은 획기적인 변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변화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있다.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이 어려운 것은 사람들이 변화에 저항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왜 변화에 저항하는가? 그 첫 번째 이유는 변화로 인하여 뭔가 개인적인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조직 전체가 아닌 개인적인 이해관계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변화를 추진하는 리더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연 변화의 결과가 조직에게 정말 이로울 것인지 확신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저항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직원들의 상황에 대한 인식이 경영자와 다르기 때문이다. 경영자만큼 절실하게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다르고 정보에 대한 해석 능력도 다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변화의 흐름에서 낙오될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조직이 변화하면 필연적으로 개개인도 뭔가 새로운 기술이나 행동을 익혀야 하는데 자신이 적절히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모자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당연히 변화를 싫어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저항을 극복할 것인가?
몇 가지 극복방안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육으로 변화의 필요성을 공유한다. 교육의 장에서 직원들이 상황을 바르게 인식하는데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고 서로의 생각을 교환함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 저항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저항을 사전에 예방한다. 이 경우 리더는 그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충고를 활용해야 한다.
셋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개개인의 노력을 최대한 지원한다.
넷째, 변화로 인하여 손해를 보게 되는 사람들과는 타협을 한다. 조기퇴직의 대가로 위로금을 지급하는 것과 같은 방식을 말한다.
다섯째, 때로는 강제적인 수단을 동원하여 저항을 잠재운다. 변화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인사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이 가장 전형적인 강제수단이다. 변화를 강요당하면 누구나 강한 적개심을 갖게 마련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방법이다. 저자는 이러한 방법들을 적절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으며 각 방안이 어떤 상황에 적합하며 장․단점이 무엇인지 표 한 장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다.
리더가 진짜 해야할 일
리더가 해야 할 일은 변화의 방향설정, 인력화합, 동기부여라는 3가지 활동으로 집약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흔히 같은 것이라고 혼동하는 리더가 하는 일(리더십)과 관리자가 하는 일(관리)의 차이를 명쾌하게 설명하여 리더십이 관리가 되지 않도록 경계하고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조직이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것이 기획, 장기계획수립 등의 관리활동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사실, 조직구성원들이 서로 화합하도록 만드는 것이 조직을 설계하고 인력을 배치하는 인사관리와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 구성원들에게 변화과정에서 만나는 장애물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고 적극적인 자세를 갖도록 하는 동기부여가 제도나 규정의 준수를 강요하는 통제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있다. 이 장에서는 리더십 활동별로 3가지 사례를 제시하였다.
방향설정의 사례(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루 거스너의 이야기), 인력화합의 사례(이스트만 코닥의 트로브리지와 크랜달의 신나는 성과), 동기부여 사례(P&G의 리처드 니콜로시의 업적)를 소개하였다.
기업혁신의 8단계
제3장은 저자의 다른 저서에서도 많이 소개되어 널리 알려져 있는 획기적인 변화(transformation)를 위한 노력이 왜 실패하는가에 대한 설명이다. 기업을 되도록 짧은 시간에 많이 변화시키려면 다음과 같은 8단계를 밟아야 하는데 전체 변화과정 중에서 1단계라도 결정적인 실수를 하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혁신의 8단계는 1. 위기감 조성 2. 강력한 변화추진세력 구축 3. 비전 창출 4. 비전 공유 5. 권한 위양 6. 초기의 가시적 성과 창출 7. 달성한 성과 통합 및 후속 변화 창출 8. 변화를 기업문화에 뿌리 내리기다.
각 단계에서 경영자들이 흔히 간과해 버리거나 저지르기 쉬운 실수를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행사하는 방법
리더십에 관한 이론적인 정의들을 보면 타인에게 영향을 주어서 그 사람이 리더의 의도대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라는 내용이 많다. 그런 점에서 보면 리더들에게 있어서 조직이나 개인에게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제4장은 바로 그에 대한 내용이다. 저자는 자신이 관찰한 바에 의하면 많은 경영자들 특히 최고의 교육을 받은 젊은 경영자들은 자신의 잠재적인 역량에 훨씬 못 미치는 성과를 내고 있는데 그 이유가 첫째, 그들이 조직 내의 권력행사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둘째, 효과적으로 권력을 획득하고 활용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왜 권력의 역학을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하며, 유능한 경영자는 어떻게 권력을 획득하고, 또 유능한 경영자가 권력을 사용하는 방법과 목적은 무엇인지를 재미있는 사례를 들어가면서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영향력을 행사하는 다양한 방법을 변화전략처럼 각각의 장․단점과 함께 표 한 장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상사 관리하기
어떤 사람이 리더의 위치에 있다 해도 위로 상사를 모시고 있지 않은 경우는 매우 드물다. 또한 경영자의 일이 힘든 이유가 부하직원 때문인 경우 못지 않게 상사 때문인 경우도 많다. 상사를 ꡐ관리ꡑ한다는 말에 좀 어폐가 있긴 하지만 상사와 잘 지내는 것이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있어서 현실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일임을 부정할 수 없다. 이 책 5장의 내용이 바로 그에 관한 것이다. 좀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상사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상사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천박하게 아첨하는 방법을 알려 주고 있는 것은 아니니 상사와의 관계에서 곤란을 겪고 있는 분들은 이 장만이라도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유능한 경영자가 진짜로 하는 일
이 책의 마지막 장인 6장의 제목은 ꡒWhat Effective General Managers Really Doꡓ이다. 이 장은 어떤 최고경영자의 하루를 5분, 10분, 때로는 2분 단위로 기록해 놓은 내용으로 시작한다. 이 책의 5장까지의 내용이 원칙과 논리를 설명한 것이라면 마지막 장에서는 배운 것을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설명을 해 주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조직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리더들, 관리자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 리더들에게 실용적인 통찰력을 줄 수 있는 책이다.
변경
저자 : 렁청진
발행사항 : 더난출판, 2003
형태사항 : Paperback, 664p
가격 : ₩ 25,000
지금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는 여러 가지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 원인을 치유할 수 있는 방안도 원인별로 다양하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인재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필요한 위치에 필요한 인재가 자신의 역할과 임무를 제대로 발휘하고 있지 못할 뿐 아니라 필요한 위치에 필요한 인재를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한 마디로 수많은 범재(凡材) 중에서 필요한 인재(人材)를 변별해서 선발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자신의 적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일이야말로 오늘날 모든 조직이 직면하고 있는 최대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지식기반 사회의 추동세력도 결국 지식을 창조하고 공유하며 활용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지식 창출 및 공유와 활용을 통한 조직의 경쟁우위 확보의 문제도 근저에는 사람이 관여되어 있다. `기업은 사람이다`라는 평범한 주장을 굳이 들먹거리지 않아도 한 명의 인재가 수만 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분야별 전문성의 범위와 깊이도 과거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심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다양한 특성을 보유하고 있는 인재를 식별하여 활용할 수 있는 식견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더욱이 많은 인재들이 비슷비슷한 사고와 특성을 갖고 있는 십인일색(十人一色)의 인재관에서 사람마다 개성이 있고 독특한 전문성을 다르게 보유하고 있는 십인십색(十人十色)의 인재관이 등장하면서 인재마다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주어진 위치에서 발휘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출간된 『변경』은 기업현장에서 인재를 선발, 채용해서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활용하는 일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은 물론, 인재 식별과 활용을 통해 특정 업무나 과제를 추진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유용한 실천적 지침을 제공해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은 혼란과 분열의 시대였던 중국 위진남북조 시대에 쓰여져 인물 품평교과서로 널리 알려진 유소(劉邵)의 『인물지(人物志)』에 기초하고 있다. 『인물지』가 구체적 인물평은 피한 원칙론이라면 렁청진이 편저한 『변경』은 5,000년 중국역사에 등장하는 영웅호걸 100여 명을 인재 식별과 활용 측면에서 조목조목 따져보면서 인재 등용의 득실을 평가한 일종의 인물평전이다.
각 장의 제목을 보면 인재 등용술 각론처럼 편집되어 있어서 필요시 관심 있는 부분만 선택해서 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또한 각 장 뒤편 `변경에서 배우는 인재 활용`이라는 섹션을 두어 총 10가지 인재 활용에 관한 유용한 지침을 제공해 준다.
1. 사람을 알아보면 길이 보인다 : 인재의 특성
「변경에서 배우는 인재 활용」 : 인재만이 인재를 알아본다
2. 잘 찾아쓰면 모두가 인재다 : 성격에 따른 인재의 특성과 차이
「변경에서 배우는 인재 활용」 :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에 인재를 배치하라
3. 균형이 중요하다 : 인재의 장단점을 바로 보는 법
「변경에서 배우는 인재 활용」 : 장점으로 단점을 보완하게 하라
4. 군주의 능력과 신하의 재능은 다르다 : 재능과 능력에 따른 인재 배치
「변경에서 배우는 인재 활용」 : 능력에 따라 일의 분배도 달라져야 한다
5. 권한과 책임의 조화가 필요하다 : 재능과 능력의 쓰임
「변경에서 배우는 인재 활용」 : 재능과 능력이 한 곳으로 치우치지 않게 하라
6. 인재도 때와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 : 인격을 고루 갖춘 인재 구별법
「변경에서 배우는 인재 활용」 : 재능과 인격을 갖춘 사람이 인재를 식별한다
7. 큰일을 할 인재는 따로 있다 : 인재의 옥석을 가리는 방법
「변경에서 배우는 인재 활용」 : 인재를 쓸 때는 먼저 그 사람의 그릇 크기를 살펴야 한다
8. 단점 뒤에 숨은 장점이 있다 : 인재 감정시 빠지기 쉬운 오류
「변경에서 배우는 인재 활용」 : 인재를 선별할 때 한 가지 잣대는 금물이다
9.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한다 : 인재 선발과 추천의 어려움
「변경에서 배우는 인재 활용」: 인재를 알아보고 추천하는 일은 쉽지 않다
10. 수신하고 겸양과 예의를 갖춘다 : 충돌 없이 목적을 이루는 비결
「변경에서 배우는 인재 활용」: 겸양하고 물러설 줄 아는 미덕이 인재의 이름을 남긴다
특히 이 책이 일반인들의 관심을 끄는 대목은 이제까지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역사 속의 중국인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주고 있다는 점이다. 잦은 실정과 구설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유방이 천하를 제패한 결정적인 이유도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들의 말이 비록 고언(苦言)이라 할지라도 흔쾌히 받아들이는 자세에서 비롯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에 일반인들에게 비교적 긍정적인 이미지로 알려진 제갈량은 인재를 등용하고 관리하는 측면에서는 혹평을 받고 있다. 제갈량은 남을 믿지 못하고 모든 일을 거의 혼자 처리하려는 독단과 지나친 간섭과 통제로 후계자를 키우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했다고 평가한다. 인재 활용에 있어서 조조와 제갈량을 비교해보면 흥미 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비록 문치와 무공에 있어서 조조를 압도했던 제갈량이었지만 조조의 수하에 뛰어난 인재가 많았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제갈량의 주위에는 오호대장들 뿐이었다. 모든 일을 직접 챙겼던 제갈량에 비해서 많은 일을 독자적으로 수행토록 권한을 위임했던 조조의 수하에는 독자적인 전투 능력을 보유했던 수많은 인재들이 조조의 번창함을 도와준 것이다. ꡒ천리마는 늘 있지만 명마를 알아보는 안목은 늘 있는 것이 아니다ꡓ라는 말이 있다. 인재를 알아보는 것의 어려움을 뜻하는 말이다. 천하통일의 제업에서 유비가 조조에게 패한 것도 인재 활용에 있어서는 조조가 한 수 위였기 때문이다.
저자가 보여주는 인재 등용술의 방편으로 장점을 가지고 단점을 보완하라는 지침이 있다. 우리는 흔히 인재가 보유한 단점에 주목하면서 강점을 평가절하시키는 실수를 자주 범하곤 한다. 그런데 한 인재가 모든 점에서 완벽할 수 없기에 인재가 지니고 있는 강점을 살릴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이 선발하는 일만큼 중요다. 반응이 민첩하여 실수를 피할 수 있는 사람을 `임기응변의 인재`라고 하고, 자기 주장을 끝까지 관철시켜 상대방을 굴복시킬 수 있는 사람을 `지론에 능한 인재`라고 하며, 총명하고 민첩한 정도가 사물의 발전 법칙과 순서를 파악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른 사람을 `사물을 식별하는 인재`라고 한다. 따라서 비슷한 능력을 갖고 있는 인재라고 할지라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인재의 발전 가능성은 현격하게 달라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말로 대신하고 있다. "사람을 얻기도 어렵지만 인재를 얻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하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처럼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주위에서 얼마든지 인재를 찾을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 인재를 찾아 잘 지도하고 활용하느냐 하는 데 있다. 잘 쓰면 모두가 인재요, 내치면 모두가 쌀 지게미다." 이 책에서는 "옥도 갈고 닦지 않으면 기명을 만들 수 없다. 인재가 시련을 겪으면서 경험을 쌓고 지혜를 배우는 과정은 옥을 갈고 다듬는 것과 같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인재를 어떠한 상황에서 어떤 방법으로 갈고 닦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인재가 탄생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있다. 이 점과 관련하여 이 책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유능한 인재는 없다`는 가정 하에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인재의 형태를 제시하고 있다.
가장 등급이 낮은 인재는 한 가지 재주만 가진 편재(偏才), 다음이 여러 재주를 갖춘 겸재(兼才), 이어 덕까지 갖춘 겸덕(兼德)으로 구분되는데, 제갈량은 편재의 대표적 인물로 꼽혔다. 겸덕의 대표 주자는 청(淸)나라 말 정치가이자 학자였던 증국번이다. 학문과 교양, 일처리 능력뿐 아니라 근면성까지 갖춘 그는 자기의 성공을 나누고 정상에서 흔쾌히 물러나는 대범함을 보여줬다. 공산주의자 모택동마저 그를 지주 계급 가운데 가장 뛰어난 사람으로 칭송했으며, 장개석도ꡐ중국번은 완벽한 인물ꡑ이라고 평가했다. 저자가 주장하는 편재가 얼마나 중국사를 얼룩지게 만들었는지를 제시하면서 균형의 미덕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편재란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재로서 다른 분야에 비해 강점을 갖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편재를 골고루 선발해서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활용한다면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저자는 이러한 편재를 극복할 수 있는 균형의 미덕을 강조하면서 특히 인재를 선발할 때는 한 가지 잣대만으로 획일적으로 평가하지 말고 다각적인 분석에 근거한 다양한 관점을 토대로 선발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인재를 품평하고 감정할 때 흔히 범하기 쉬운 일곱 가지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 첫째, 명성을 살피면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것, 둘째, 사람이나 사물을 대하면서 개인적인 감정을 앞세우는 것, 사람의 의지 의향을 평가하면서 사안의 크고 작음을 분별하지 못하는 것, 넷째, 인재의 자질을 평가하면서 조숙과 만성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 다섯째, 인재의 유형을 식별하면서 자신과의 동질성 혹은 차별성 때문에 정확한 평가를 내리지 못하는 것, 여섯째, 능력을 평가하면서 그 사람이 처한 구체적인 배경 상황을 간파하지 못하는 것, 일곱째, 기이한 인재들을 고찰하면서 특이한 인재의 실질적인 능력을 갖추지 못한 사이비 인재를 구별하지 못한 것 등을 들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오류를 극복하기 위해 인재 선별자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ꡐ오시(五視)ꡑ를 갖출 것을 제안하고 있다. 첫째, 평소에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보고, 둘째, 높은 자리에 있을 때 어떤 인물을 천거하는지를 보며, 셋째, 부유할 때 어떤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푸는지를 보고, 넷째, 가난할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보며, 다섯째, 미천할 때 재물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라. 그러면 그 사람이ꡐ미꾸라지`에 불과한지, 아니면ꡐ용`이 될 인재인지를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어떤 조직에 적용해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줄 수 있는 인재 변별술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각각 다른 시대적 상황 속에서 각각 다른 성격적 특성과 능력을 보유한 영웅호걸들의 다양한 면모를 인재 식별과 활용이라는 측면으로 훌륭하게 분석해내면서 부수적으로 당대의 역사적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왜 어떤 영웅호걸은 인재를 성공적으로 변별하고 활용함으로써 성공한 영웅호걸로 남아있지만 다른 영웅으로 실패한 영웅호걸로 남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간파할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인재를 어떻게 선별하고 활용해서 성공 또는 실패를 했는지를 주어진 역사적 상황과 맥락에 비추어 학습할 수 있는 훌륭한 사례를 제공해준다. 비슷한 맥락에서 오늘날 조직이 직면하고 있는 상황적 맥락이 다를 수밖에 없기에 해당 조직이 필요로 하는 인재의 모습과 특성 및 자격 요건도 다를 수밖에 없다고 전제할 때 주어진 상황에서 최고의 인재를 선발해서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활용하기 위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성공한 영웅호걸뿐 아니라 실패한 영웅호걸로부터 인재 등용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즉 실패로부터 배우는 학습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미래의 다른 상황에서는 동일한 실수를 반복해서 범하지 않는 학습 효과를 제고시킬 수 있다. 특히 이 책에 등장하는 실패한 영웅호걸이 구체적으로 어떤 취약점과 그릇된 인재 등용술로 실패했는지 주변 여건과 당시의 상황을 설명해줌으로써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거나 이미 그런 실수를 범한 조직에게는 다시 한 번 반추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이 책에 등장하는 중국사의 영웅호걸이 활용했던 인재 변별법과 활용에 관한 노하우는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등에 업고 탄생한 `변경`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재 등용술이라는 텍스트(Text)가 인재 등용 상황적 맥락, 즉 컨텍스트(Context)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논의될 경우 당시의 역사적 상황과 전혀 다른 지금의 상황적 맥락에서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 책은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각 장별로 비교적 소상하게 기술해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도 옥의 티는 보인다. 예를 들면 인재가 갖추어야 될 특성적 요건을 설명하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인 나머지 선별된 인재의 능력을 어떤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개발시켜 주어진 소임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 변별된 인재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그 인재의 전문 능력이 육성되는 측면을 포함하고 있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