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320m에 위치해 경주에서는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산내면 의곡초등학교 우라분교. 경주에서 차를 타고 30여분 달려 산내면이 나오고 거기서 또 다시 15분 가량 가다보면 산 중턱에 아담한 우라분교가 보인다. 작고 낡은 건물에 한 눈에 봐도 분교라는 느낌이 드는 이곳에도 주인이 있다. 신입생 병아리 지혜, 2학년 태구, 장난꾸러기 종철이(3학년) 그리고 항상 같이 다니는 성호(4학년)·석현(5학년), 의젓한 은희(6학년), 그리고 정동자, 안용렬, 구성분 선생님이 우라분교의 주인들이다. 이곳에 아이들은 선생님을 선생님이라 부르지 않는다. 모두 아버지, 어머니라고 부를 만큼 선생님과 학생들의 정은 남달랐다. 별다른 쉬는 시간도 없고 수업 시간도 없었다. 정규 수업이 마치는 시간도 없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똑같이 등교해 공부하고 밥먹고 같이 놀고, 선생님 퇴근 시간에 맞춰 똑같이 하교하고 하루종일 같이 생활했다. “어쩔때면 이놈들이 지겨워 도망가고 싶은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 이놈들이 있어 참으로 행복하다”고 말하는 선생님들의 웃음소리. 혹여나 말 잘듣는다고 선생님들이 과자 선물이나 할때면 아이들은 연신 “우리 선생님 최고”라고 온 복도를 다니며 자랑한다. 방과 후 선생님들과 컴퓨터 공부와 노래방에서 노래부를 때가 제일 신난다는 아이들. 이곳에 아이들은 우라분교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학교라 부른다. 왕따도 없고 선생님들의 편견도 없는 학교. 지난 1934년에 설립된 이학교는 86년까지 본교로 총 1천273명이 우라초등학교 이름의 졸업장을 받아갔고 이후 의곡초등학교 우라분교로 편입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현재 3학급이 전부인 우라분교는 1학년과 6학년 한반, 2·4학년 한반, 3·5학년이 한반으로 편성돼 내일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두 학년씩 복합반이라고는 하지만 한 반에 학생들이 2명에 불과해 수업은 항상 개인지도이다. 하지만 컴퓨터 특성화 교육으로 작년에는 경북도 과학전에 출전에 좋은 성적을 올리기도 했으며 전교생이 컴퓨터에는 전문가들이다. 올해 3학년 이상 아이들이 자격증을 획득 하는 것이 목표인 우라분교. 개개인 학생들의 능력을 무엇보다 중시하고 의견을 존중하는 선생님들은 “우리 우라분교 학생들의 학업 수준은 그 어느 학교 보다 뛰어나다”며 연신 자랑, 또 자랑한다. 신문기자가 왔다는 소문에 혹 폐교 대상학교로지정된 것은 아닌지 밭에서 일하던 체 뛰어온 학부모 한 분은 “산골마을 우라에 이 우라분교라도 없으면 정말 큰 일이다”며 “우라분교는 단순한 학교가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문화 공간이자 단결할 수 있는 매개체이다”고 말했다. 의곡초등학교 우라분교 김달현 교장 선생님은 “비록 분교이지만 이곳의 아이들은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해 세계를 지배하는 큰 인물이 될 것이라 믿고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며 “마을의 구심점 역할과 학생들의 꿈을 키워나가는 우라분교를 지키기 위해 학생, 학부모, 선생님 모두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우라분교에서 호랑이 선생님이라 불리우는 안용렬 선생님은 “우라분교는 365일 열려 있는 학교”라며 “지역민들뿐 아니라 경주시민, 관광객 모두 우라분교를 지날때면 그냥 스쳐지나지 말고 학교에 들어와 따뜻한 차 한잔이라도 드시고 가는 마음의 안식처가 됐으면 한다”고 떠나는 이에게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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