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2년 조성된 북천둔치 포장마차촌이 경주시의 북천환경정비 개발사업에 밀려 철거될 위기에 처해 있다.
포장마차촌을 조성한 것도 경주시고 철거하는 것도 경주시란 점에 상인들은 생계 대책안으로 요구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조성될 당시만 해도 이곳은 매일밤 싼 술집을 찾던 셀러리맨과 대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모았고 한 동안은 경주지역 야간 명물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기도 했다.
"장사가 한참 잘 될 때는 포장마차를 매입하겠다며 몇 천만원씩 들고 온 사람도 있었다"는 상인들.
하지만 애주가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던 포장마차는 상술에 눈멀어 일부 상인들이 안주가격을 대폭 인상해 손님들은 하나둘씩 이곳을 떠났고 술집 영업 시간이 업소 자율로 규제를 완하하면서 좋은 시설과 깨끗한 분위기를 찾는 젊은이들의 발길은 시내로 이어졌다.
세계적인 관광도시라는 명성에도 경주지역에는 야간 볼거리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많은 외지 관광객들이 경주를 찾지만 낮시간에만 관광을 한 후 야간에는 볼거리가 없어 경주를 떠난다는 관광객.
몇 년전부터 수 많은 외국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중국 북경의 왕부정 거리와는 대조적이다.
왕부정거리는 세계 유명 브랜드들이 모여 있는 것도 볼거리지만 무엇보다도 왕부정 거리 중심에는 집단 포장마차촌이 형성돼 있는 것이 가장 큰 명물이다.
입맛에도 맞지 않는 음식에도 외국인들은 호기심에 음식을 싸 먹고 상인들은 달러를 벌어들인다.
하천을 정비한다는 명목으로 시가 포장마차촌을 철거한다고 하지만 포장마차를 잘 포장하고 관광 명물로 활용한다면 하천 정비 이상의 효과를 누릴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단순히 포장마차 입주 상인들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 침체돼 있는 관광도시 경주를 살리는 방법일 수도 있다는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