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미분양 세대 감소와 관리지역 제외에도 지역 아파트 거래량과 가격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역 아파트 미분양 건수는 올 1월 1360건에서 2월 1366건, 3월 1029건, 4월 1023건 등으로 최근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주시의 미분양 아파트가 줄어든 이유는 매매의 증가가 아닌 선분양 아파트를 후분양으로 전환해 줄어든 것이다.
4월 미분양 건수를 살펴보면 337세대 규모의 진현동 엘크루 헤리티지가 후분양으로 변경됐으며, 건천읍 해링턴 플레이스와 충효동 더 테라스는 미분양물량이 비공개된 상태다. 그리고 황성동 힐스테이트 150가구 미분양, 건천읍 반도 유보라 167건 미분양, 외동읍 삼부 르네상스 103건 미분양 등 총 1023건이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진현동 아파트가 후분양으로 변경돼 337세대가 미분양 물량에서 빠진 것으로 지역 미분양 물량은 아직도 그대로다”고 말했다.
미분양관리지역 해제
일부 아파트의 후분양 전환으로 지역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줄어들자 2년 넘게 지정됐던 미분양관리지역에서 경주시가 제외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경주시가 미분양관리지역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경주시는 전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미분양관리지역에 머무른 도시였다. 지난 2022년 제65차 미분양관리지역 선정에서 경주시와 포항시, 아산시, 사천시, 평창군과 함께 관리지역이 됐다. 당시 경주시 관리지역선정 이유는 △미분양세대수 증가 △미분양세대수 감소율 10% 미만 등 미분양 해소 저조 △미분양 우려 등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포항시가 공동주택 재고수 대비 미분양세대수가 2% 미만이 되면서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벗어났지만 경주시는 기준치 2.0을 넘어서려면 산술적으로 미분양 세대가 최소한 1120세대 이하로 줄어들어야만 했다.
최근 일부 아파트가 선분양에서 후분양으로 변경하면서 337세대가 미분양 물량에서 제외됐다. 이로인해 경주시 미분양 물량은 1023건으로 공동주택 재고수 대비 미분양세대수 2% 미만으로 줄어들며 미분양관리지역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거래는 오히려 감소
미분양관리지역에서 벗어나며 지역 아파트 시장에 훈풍이 부는 듯 보였지만 실제 경주는 거래 감소와 가격 하락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경주시 아파트 거래현황을 살펴보면 5월 16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0건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159건, 2월 189건, 3월 228건, 4월 212건, 5월 162건 등 올해 아파트 거래건수는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거래량이 증가한 달보다 감소한 달이 더 많았다.
거래량이 줄어들며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모두 전월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포항본부에 따르면 경주 5월중 아파트 매매가격은 -0.3%, 전세가격 -0.4%로 모두 전월대비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역 부동산 가격 변동률을 살펴보면 아파트매매가격은 3월 -0.3%, 4월 -0.2%, 5월 -0.3%였으며 전세가격도 3월 -0.5%, 4월 -0.1%, 5월 -0.4%로 하락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거래량과 가격은 여전히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후분양 전환으로 인한 미분양 통계상 감소가 시장의 체감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면서 “실제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금리와 경기 흐름, 실수요 회복 여부 등 보다 근본적인 조건들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