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여름, 경주문화관1918이 환경의 언어로 물든다. 환경영화제 ‘지구가 내게 말해’가 오는 2일부터 16일까지 총 6회에 걸쳐 경주문화관1918 실내외 공간에서 펼쳐진다.
이번 영화제는 지구, 환경, 생태계, 기후위기라는 동시대의 중요한 화두를 문화적으로 풀어내는 시민참여형 축제다. 환경영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체험·교육 프로그램, 어린이 공모전, 미니 음악회가 함께 구성됐다. 경주시민은 물론 관광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상영작은 단편과 장편으로 나뉜다. 단편 부문에서는 이종훈 감독의 ‘창가의 작은 텃밭’이 2일과 3일, 환경 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상영된다. 같은 날 박재범 감독의 ‘짱뚱이네 똥황토’와 임소연·유담운 감독의 ‘쇠둘레땅: 두루미마을의 탄생’은 저녁 7시부터 관객을 만난다. 철원 지역 농민과 두루미가 함께 만드는 생태공동체의 모습을 담아낸다. 이어 9일과 10일에는 이희영 감독의 ‘고양이가 되었다’가 상영되며, 이 역시 환경 체험 프로그램과 연계해 진행된다.
장편 다큐멘터리로는 쓰레기 처리 과정을 따라간 임기웅 감독의 ‘문명의 끝에서’(1주차), 광주의 도시사와 민주주의 역사를 청년 미디어 아티스트의 시선으로 조명한 ‘광천동 김환경’(2주차), 불법 개농장에서 구조된 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임중완 감독의 ‘꽃풀소’(3주차)가 주말 저녁 복합문화공간에서 상영된다. 관객과의 만남도 일부 회차에 함께 마련된다.
영화 상영 외에도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3주간 이어진다. 커뮤니티 A와 다목적 교육실에서는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라탄 공예, 비건 푸드 토크쇼가 번갈아 운영되며, 회차별 15명의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특히 단편영화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체험 프로그램은 1주차 ‘창가의 작은 텃밭’, 2주차 ‘고양이가 되었다’, 3주차 ‘덕질이 하고 싶어서’와 연계돼 관객의 몰입을 돕는다. 라탄 공예와 업사이클링 체험은 2일·9일·16일, 비건 푸드와 공예 토크는 3일·10일·15일 운영된다.
야외 역광장에서는 3일, 10일, 15일 저녁마다 ‘지구를 위한 음악회’가 열린다. 단편영화 상영 이후 관객과의 만남과 교차 편성돼, 한여름 밤의 정서와 메시지를 연결한다. 이 외에도 다회용기 팝콘 나눔, 환경 엽서 쓰기, 거절 사전 만들기 등 환경 실천을 유도하는 시민참여형 캠페인도 진행된다.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2일 낮 12시부터는 경주문화관1918 문화창작소에서 ‘어린이 환경 포스터 그리기 대회’가 진행된다. 경주시에 거주하는 초등학생 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제출작은 모두 영화제 종료 후 전시된다.
행사 기간 내내 경상북도 환경연수원의 ‘푸름이 이동환경교실’도 역광장에 설치된다. 이동형 환경교육 차량을 활용한 이 프로그램은 환경을 처음 접하는 시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도록 구성됐다.
경주문화재단 문화사업팀 측은 “이번 영화제는 일상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환경의 목소리를 예술과 체험, 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마주하도록 기획됐다”며 “경주문화관1918은 기후위기 시대, 문화 공간이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며 작지만 의미 있는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영화제는 ‘2025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주최하고 (재)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한다. 경상북도 환경연수원, 환경재단, 업사이클링플럽이 후원에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