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건동 주민자치위원회는 김종엽 위원장을 포함해 21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헬스, 요가, 다이어트댄스, 스포츠댄스, 탁구, 풍물, 단전요가, 노래교실 등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문화·여가 프로그램은 건강 증진과 공동체 결속에 크게 기여해왔다.
특히 고령층과 주부, 퇴근 후 여가를 찾는 중장년층까지 폭넓은 수요를 반영한 프로그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어, 지역 내 소통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성건동은 단순한 주거지역을 넘어, 외국인 이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중 하나다. 이로 인해 다양한 국적과 문화권의 주민들이 함께 살아가는 특수한 환경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성건동에는 근로자, 다문화 가정, 유학생 등 외국인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기존 주민들과의 관계 설정에서 섬세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은 인구 구성은 다문화 공존의 가능성과 함께, 초기에는 문화적 차이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과 갈등도 야기해왔다. 특히 과거에는 일부 원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외국인 이주민들이 주민자치센터의 프로그램에 참여 자체가 제한되기도 했다.
김종엽 위원장은 “성건동은 외국인들이 많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입니다. 그러다 보니 외국인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함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무엇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입니다”고 밝혔다. 이어 “2025년을 시작으로 프로그램에 외국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그 첫 번째 걸음입니다”고 말하며, 지역의 포용성과 통합을 위한 실질적인 첫 발을 디딘 점을 강조했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제도 개편이 아닌, 지역사회 내 인식의 전환을 반영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주민자치위원회는 프로그램 참여 기회를 외국인에게도 확대함으로써, 다문화 공존의 기초를 마련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배경의 주민들이 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됨으로써 오해와 거리감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또 위원회는 원주민과 외국인의 화합을 보다 적극적으로 도모하기 위해 외국인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 개설도 추진 중이다. 특히 성건동에 위치한 ‘경주시외국인도움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이는 언어 장벽을 해소함으로써 외국인들의 지역사회 참여를 보다 촉진할 수 있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에는 생활정보 교육,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 등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다만 현실적인 제약도 존재한다. 대부분의 외국인 이주민들이 근로자 신분이기 때문에, 주로 저녁 시간대에 참여 가능한 프로그램을 선호한다. 그러나 주민센터 운영 여건상 야간 프로그램 개설에는 행정적·물리적 제약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시간 조정이나 프로그램 구조에 대한 실질적 대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현실적 제약이 많지만 지역의 상황에 맞는 새로운 방식도 고민 중”이라며 “협의체나 외부기관과 협력해 일회성 체험이 아닌 꾸준한 관계 형성에 방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성건동 주민자치위원회는 멈추지 않고 있다. 문화적 다양성을 수용하고 이를 지역의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한 노력은 지역사회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자,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한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첫 번째 걸음’이 이미 시작됐다. 이제 그 다음 걸음을 내디디기 위해서는 행정의 뒷받침, 주민의 이해, 그리고 꾸준한 실천이 함께해야 할 것이다. 성건동이 만들어가고 있는 이 다문화 공존의 모델은 다른 지역사회에도 귀중한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