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경찰서가 이른바 ‘5대 반칙 운전’ 근절을 위해 연중 계도 및 단속에 나섰다. 5대 반칙 운전은 새치기 유턴, 버스전용차로 위반, 꼬리물기, 끼어들기, 비긴급 구급차 진로 방해 등으로, 운전자의 이기심이 낳은 대표적인 불법행위다. 이는 단순한 교통법규 위반을 넘어 도로 위 질서를 어지럽히고, 교통사고 위험을 높이며, 공동체 신뢰를 갉아먹는 행위다. 경찰은 현재 주요 교차로 현수막, 전광판(VMS), 교통 순찰차 스티커 부착, 유관기관 캠페인 등으로 계도 및 홍보에 나섰고, 오는 9월부터는 집중 단속을 예고하고 있다. 경주를 찾는 관광객, 외국인 방문객이 증가하는 시점에서 이 같은 조치는 안전하고 품격 있는 도시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교통질서만으로는 도시의 공공질서가 완성되지 않는다. 시내 곳곳에서 여전히 목격되는 불쾌한 풍경·버스정류장, 횡단보도, 건물 앞 등 공공장소에서의 무분별한 흡연·은 경주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대표적 사례다. 간접흡연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 중에는 외국인 관광객도 적지 않다. 금연구역 표시가 되어 있음에도 일부 흡연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피우며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 그 옆에서 아이를 데리고 있는 부모의 표정은 곤혹스럽기만 하다. 이처럼 사소해 보이는 질서 위반이 누적되면, 관광도시로서의 품격은 무너진다. 시민의 생활 습관 하나하나가 도시 이미지를 구성하며, 그 결과는 결국 관광산업, 지역 경제, 국제 행사 평가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더욱이 경주는 오는 10월 말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귀빈과 관계자가 방문하게 될 이번 회의는 경주의 문화적 위상과 시민의식을 세계에 드러낼 절호의 기회다. 행정기관은 물론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경주의 얼굴이 되는 셈이다. 시에서 대대적으로 공중질서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발적 참여와 실천이다. ‘남이 안 보니까 괜찮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교통법규 준수, 공공장소 흡연 자제, 쓰레기 투기 금지, 질서 있는 줄서기 같은 작은 실천들이 모여 ‘살고 싶은 도시’, ‘다시 찾고 싶은 도시’를 만든다. 관광도시 경주의 품격은 바로 시민의 행동 하나하나에서 드러난다. 이제는 보여줘야 할 때다. 단속이 있기 때문에 지키는 것이 아니라, 나와 경주를 위해 스스로 지키는 공공의식이야말로 진정한 ‘문화시민’의 모습이다. APEC 회의는 일회성 행사지만, 그에 앞서 만들어갈 시민의식은 경주의 미래를 바꾸는 지속 가능한 자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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