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차실 브랜드 ‘비비비당’이 힐튼경주 우양미술관에 문을 열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부산에서 출발한 비비비당은, 문화와 예술의 도시 경주에서 또 하나의 도전을 시작한다. 단순한 카페를 넘어선 찻자리의 품격, 전통과 현대의 조화, 그리고 K-Tea를 통한 세계와의 교감. 비비비당 경주는 과연 어떤 공간일까? /편집자 주     우양미술관과 함께 빚어낸 문화의 공간 ‘비비비당 경주’의 입지는 특별하다. 국내 최초 사립 현대미술관으로 알려진 우양미술관과 한 공간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이미, 단순한 입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국 전통 차실과 현대 미술관의 만남은 서로 다른 예술 장르의 아름다운 충돌이자 융합이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꿈꾸는 비비비당 원소윤 대표는 경주가 적합한 곳이라고 강조한다. “비비비당은 단순히 차를 파는 공간이 아닌, 한국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길 바랍니다. 문화의 도시 경주, 그리고 올해 APEC 정상회의라는 국제적 무대에서 한국 전통 차실의 품격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큰 의미로 다가왔기에 비비비당 경주는 또다른 도전이자 시도입니다.”      비비비당 경주만의 특별한 실험 비비비당 부산 본점이 한국차만을 다루며 한옥 인테리어를 강조한 반면, 경주점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라는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있다.   공간은 하얀 백자를 소재로 삼아 미술관의 현대적인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며, 곳곳에 놓인 이우환 작가의 작품과 권대섭 작가의 품격 높은 작품이 절제된 미감을 더한다. 또한 비비비당 경주에서는 ‘다완커피’라는 독창적인 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손으로 빚은 백자 잔에 손으로 내린 커피를 담아내는 이 메뉴는, 동양의 다기와 서양의 커피 문화가 한 잔 안에 조화롭게 어우러진 결과물이다. 비비비당 경주만의 시도이자, 새로운 경험의 문을 여는 창이다.     ‘진짜’를 보여주는 공간, 비비비당의 철학 최근 한국의 티하우스들이 양산형 트렌드로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비비비당은 ‘진짜’를 고집한다.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700년 전 선조들이 사용하던 다기를 직접 손님에게 내어주는 것만 봐도 그렇다. “파손의 위험보다 경험의 가치가 더 크다고 믿습니다. 박물관 장에 모셔두기보다는 손님이 직접 만지고 느끼게 해야 그 가치를 온전히 전할 수 있습니다.” 비비비당은 창립자인 류효향 여사의 손끝에서 시작됐다. 30년 넘게 다도 연구에 매진해 온 류 여사는 한국 차 문화의 고급화와 대중화를 위해 평생을 바쳤으며, 그 철학은 며느리이자 후계자인 원소윤 대표에게로 이어졌다. 전통의 깊이를 품은 손끝의 정신은 이제 세대를 넘어, 새로운 브랜드와 공간으로 다시 피어나고 있다. 이처럼 비비비당의 철학은 단지 찻잔에 담긴 전통에 머물지 않는다. 차를 내리는 방식, 메뉴를 구성하는 기준, 차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전통 방식의 다식, 그리고 전체 공간을 운영하는 태도에 이르기까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단지 차를 마시는 행위가 아니라, 시간을 음미하고 문화를 경험하는 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세대를 넘고, 국경을 넘어 비비비당은 전통적인 차 문화의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노력해 왔다. 어르신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다도를 젊은 세대와 외국인에게도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경주는 외국인 유입이 많은 도시인데, 정작 그들이 예쁜 한옥에서 테이크아웃 컵으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받는 건 아이러니한 일이죠. 진짜 한국을 보여줘야 할 때입니다.” 비비비당은 다도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차문화의 본질을 공유하고자 한다. 8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될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원데이 클래스에 그치지 않는다. 어린이 대상 체험, 외국인 맞춤형 클래스, 그리고 티마스터 양성과정까지 단계별로 준비되고 있다. 수료 후에는 자격증이 발급되며, 비비비당과 협력해 창업까지도 연결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비비비당에서는 다도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젊은 세대 유입, 차 문화 확산, 창업 지원 등 경주가 한국 차를 통해 세계로 나갈 수 있는 기점이 될 수 있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K-Tea를 세계에 알리는 창구 K-POP과 K-드라마에 이어, 이제는 K-Tea다. 비비비당은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 전통 차 문화의 품격을 세계에 알릴 기회를 준비하고 있다. 최고급 우전녹차와 정성스레 만든 다식, 전통 양갱에는 한국의 맛과 멋을 세계에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모든 과정은 브랜드의 감각적인 정체성과 함께 굿즈 기획으로도 확장된다. 백자 다기 세트부터 세계적인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질 미술관 연계 굿즈까지. 비비비당은 ‘보는 것’과 ‘마시는 것’ 그 이상의 경험을 제공한다.     느림의 미학, 차실의 새로운 해석 원 대표는 본래 금융권에서 펀드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던 이력이 있다. 빠르고 격렬한 도시의 일상 속에서, 마음이 쉴 수 있는 조용한 차실 하나가 얼마나 절실한 공간이 될 수 있는지를 체감하며 비비비당을 구상하게 됐다고 한다. “차는 느림의 미학입니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에게 더욱 필요한 공간입니다. 하루 10분만 머물러도 삶의 결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많은 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어요.” 비비비당은 단순한 브랜드를 넘어 한국 차 문화의 품격을 재발견하고 그 가치를 시대와 공간을 넘어 전달하는 플랫폼이 되고 있다.     비비비당, 경주에서 다시 피어나다 부산의 오션뷰에서 시작된 한국 전통 차실 비비비당은 이제 천년고도 경주로 스며들었다. 단아하고 정갈한 찻자리, 고려청자와 백자에 담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음도 한결 부드러워진다. 비비비당 경주는 단순한 ‘찻집’을 넘어, 한국의 맛과 멋을 담아내는 살아있는 문화공간이다. “천년고도 문화와 역사를 자랑하는 경주에 비비비당이 왔습니다. 비비비당이 경주의 정취와 한국의 다도 문화를 담아서 우리의 맛과 멋을 선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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