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문화관1918에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는 9월 18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 하루 10회차에 걸쳐 상영된다. 회차당 45분간 쉼 없이 이어지며 관람료는 무료다. 회차별 입장 인원은 30~40명이며 관람객은 인근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
반 고흐 인 경주는 반 고흐의 삶과 예술을 여섯 개의 챕터로 나눠 스토리몰입형 미디어아트로 구성한 전시다. 고흐가 붓을 들었던 순간부터 예술가로 성장하기까지, 동료 폴 고갱과의 갈등, 동생 테오와의 서신 등을 중심으로 고흐의 내면과 작품세계를 따라간다.
첫 장면은 ‘나의 희망, 나의 열정, 나의 세상’이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청년 고흐의 고독과 갈망이 어두운 조명 아래 펼쳐진다. 이어지는 장에서는 ‘별이 빛나는 밤’, ‘감자먹는 사람들’, ‘해바라기’ 등의 대표작을 통해 고흐가 그린 세계가 움직이는 영상으로 펼쳐진다. 프랑스어 내레이션과 잔잔한 음악이 함께 흐르며 관람객의 몰입을 돕는다.
서울에서 유료로 운영됐던 전시가 이번에는 경주에서 축소된 버전으로 무료 공개됐다. 전시 공간은 경주문화관1918의 일부 구역을 활용하고 있어 대형 미디어 전시에 익숙한 관람객에게는 다소 작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제한된 공간 안에서도 주요 작품의 정서를 충실히 구현해냈다. 화면 속 해바라기는 화면 바깥으로 퍼지는 빛처럼 공간을 채웠고, 자화상 속 고흐는 관람객과 눈을 맞췄다.
고흐의 삶은 단 한 점의 작품만을 팔고 세상을 떠난 화가라는 사실로 자주 회자된다. 네덜란드 시골 쥔데르트에서 태어나 사산된 형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은 그는 생애 내내 고독과 싸워야 했다. 그 외로운 궤적이 영상 속에서는 서정적인 움직임으로 번역된다.
전시는 오는 9월 18일까지 이어진다. 주최 측은 “이번 전시가 고흐라는 한 사람의 삶과 예술을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문화관1918은 그간 이중섭, 르누아르, 조선명화전 등 명화 레플리카 전시를 이어왔다. 이번 전시는 고흐의 생을 따라가는 미디어아트를 통해 공간의 역사성과 기술이 결합된 또 하나의 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