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과 관, 타악이 서로의 리듬을 들었다 놓으며 두 겹의 긴장과 조화를 엮어냈다. ‘2025 경북 실내악 페스티벌’ 첫날 공연이 지난 15일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열렸다.
경주챔버오케스트라 주최로 마련된 이번 공연은 시민 누구나 실내악의 결을 가까이서 마주할 수 있도록 기획됐으며, 전석 무료 초청 형식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무대는 ‘앙상블의 조화’를 주제로 구성됐다. 칼 젠킨스의 ‘팔라디오’,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로 문을 연 현악 앙상블은 절제된 리듬과 팽팽한 구성으로 객석을 끌어당겼다. 이어진 보음과 당클라의 사중주는 각 악기의 음색이 맞닿는 순간들을 엮어냈다.
베토벤의 ‘가센하우어’ 트리오에서는 오보에, 바순, 피아노가 주고받는 선율 속에 부드러운 긴장과 유머가 흘렀다. 무대는 점차 밝아졌고, 타악 트리오의 등장으로 분위기는 한층 경쾌해졌다. 차이콥스키, 모차르트,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친숙한 선율이 쉴 새 없이 이어졌고, 관객석엔 박수가 이어지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오는 22일에는 두 번째 무대인 ‘국악+양악 앙상블’이 이어진다.
플루트와 대금의 이중주, 향가 낭송, 국악 그룹 ‘길’의 창작곡 ‘잔치’와 ‘씻김’, 그리고 가야금·대금·피리·타악·피아노·바이올린이 함께하는 앙상블 곡 ‘해피니스(Happiness)’ 등이 예정돼 있다. 서로 다른 온도와 울림을 지닌 악기들이 한 무대 위에서 어떻게 어우러질지 기대를 모은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경주챔버오케스트라 신문식 단장은 “시민들에게 음악이 어려운 것이 아닌 어떻게 가까워질 수 있을지 고민했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으로 구성했다. 경주시민들의 많은 관심으로 경주의 여름에 실내악이 스며들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