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국사 근처에 친한 친구가 ‘한옥스테이’를 시작했다. 그렇지 않아도 경주로 치닫던 마음이 그로 인해 한층 간절해졌다. 더구나 2025년은 나와 경주 사이에 아주 큰 변화가 일어난 해이다. 부친이 돌아 가시고 홀로 계시던 모친을 모시고 올라오면서 경주는 내 존재의 뿌리이자 마음의 고향으로 되어가고 있다. 형제들도 모두 타지에서 생활하고 있어 이제 경주에 가면 바로 여장을 풀고 잘 곳이 없게 되었다.
고향인 경주 천북 동산은 어린 시절 정말로 ‘고향의 봄’의 노랫말처럼 ‘꽃 피는 산골’ 그 자체였다. 그런 경주에 가면 어디에 여장을 풀고 머물러야 할까? 문득 나처럼 경주를 떠난 출향인들 중 경주에 편하게 머물 숙소가 없는 분들의 숫자는 얼마나 되는지, 경주시에서 출향인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를 가지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인구가 줄고 고령화되어 가는 경주시가 출향인들이 경주를 한 번이라도 더 방문해서 머물 구체적인 솔루션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기업에서 마케팅의 핵심은 고객창출이며, 한 번의 고객경험을 통해서 반복방문/구매/정기구매로 연계하면서 사용하는 금원이 상향되게 만들고 지속가능한 관계화 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와 같은 주요 목표를 향한 전진과 실행을 끊임없이 발전시켜가면서 순수추천지수(NPS, Net Promoter Score)를 높여가고 실제 기존고객이 새로운 고객을 소개하고 궁극적으로는 함께 찾게 하는 것이 최상의 목표다.
경주의 연간 방문객이 2024년 11월 기준 4363만명(한국관광데이터랩 자료 인용)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되었고 이중 외국인 방문객은 100만명 정도라고 한다. 내외국인 합하여 5000만명의 관광객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는 경주시는 방문객의 경주체류일, 사용액, 만족도, 재방문객의 비중 및 재방문 사유, 순수추천지수 등에 대한 통계는 어느 정도 확보하고 경주시의 브랜딩,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을까?
2025년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준비 및 개최로 경주를 찾는 방문객의 증가는 예년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기회에 브랜딩, 마케팅에 대한 실질적인 큰 그림(Big picture), 미션(Mission), 전략과 전술, 성과목표와 실행계획(Action plan)도 챙겨 보았으면 한다.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 두 가지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혁신’과 ‘마케팅’이라고 한다. 경주시민의 숫자는 줄더라도 경주시를 찾는 사람은 지속 증가하고 체류일은 물론 소비하는 금액도 지속 증가하고 이를 위한 기반시설과 산업이 동반 구축되고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했으면 한다. 나아가 이러한 흐름 속에 출향인이 이를 선도할 수 있고 마케팅-홍보의 전도사가 되게 하는 방안도 동시에 챙겨주었으면 좋겠다.
기업을 이끌면서 구성원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이 ‘어떠한 직무를 수행하든 모두가 마케터이자 세일즈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도 지인들로부터 종종 경주에 대해 질문과 정보제공 요청을 받고 있다. 이때마다 ‘경주에 대한 공부와 체험을 더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경주에 가면 어디에서 묵어야 할까라는 화두로 다시 돌아오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흔히 찾기 쉬운 호텔이나 콘도 등보다 더 경주다운 답을 찾아보고 싶은 것이다.
올해 개최될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은 ‘5한(한복·한글·한식·한옥·한지) 체험관’도 확대 운영할 계획도 있다고 한다. ‘경주문화관광’ 사이트에 경주시 소재 한옥, 호텔 등 다양한 숙소가 게시되어 있는데 아주 간단한 정보만 제공되고 있고 한옥스테이에 대한 평가등급(호텔의 별 표시와 같은)은 없고, 이에 대한 것은 블로그, 인스타 등을 직접 찾아봐야 하고 예약은 불가하게 되어 있다. 숙소 예약 사이트인 야놀자, 여기어때 등처럼 경주시에서 평가/등급, 가격, 예약까지 가능하게 사이트를 관리하면 어떨까? 이와 함께 각종 기업체, 단체, 복지멤버십 관리 전문회사와 제휴하여 고객 창출을 리딩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브랜딩과 마케팅 측면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하시는 분들이 하기에는 벅차기 때문이다.
그리고 출향인 중 해당 사이트를 이용해서 몇 차례 이상 사용 시, 국내외 방문객이 몇 차례 이용 시, 몇 분을 추천하고 그분들이 경주를 방문할 때 디지털 명예시민증 발급 등을 통해 조금이라도 그 공을 인증하고 혜택도 주는 체계를 만들었으면 한다. 앞으로 친구가 오픈한 한옥스테이와 같은 한옥 숙소의 운영과 품격이 몇 단계 올라가는 기회로 승화되길 기대한다. 우선 나부터 친구의 한옥스테이를 찾아 머물며 경주에 대한 향수와 설렘을 지속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