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동에 위치한 계림고등학교를 폐역된 서경주역 인근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15일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공간재구조화 사업 대상인 계림고가 도심 내 공사의 어려움, 공사 중 학생 문제 등의 이유로 개축 대신 신축 이전을 검토 중이다.경북교육청은 2025년도 공간재구조화 사업 대상 학교 19교(계림고 포함)를 선정해 지난 2월 27일 발표한 바 있다. 공간재구조화 사업은 기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에서 명칭을 바꾼 것으로 2024년부터 새로운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40년 이상 된 노후 학교시설을 대상으로 개축 및 리모델링 등을 통해 사용자 중심의 다양한 학습공간과 지역 상생을 위한 복합 활용 공간을 갖춘 학교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경북교육청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155개교(232동)에 1조5454억원을 투입해 53개교의 사업을 완료했다. 남은 학교는 2028년까지 1조156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완료할 예정이다.공간재구조화 사업 초기에는 임시 수업 공간인 모듈러 교실이 광범위하게 사용됐고, 이에 따른 예산 낭비와 공간 제약이 반복돼 최근에는 모듈러 사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계림고 역시 공간재구조화 계획에 모듈러 교실을 고려했지만 학습권 침해, 주변 주택가 민원 등의 이유로 학교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계림고가 도심 주택가 한복판이라는 입지 탓에 공사 차량 진입과 소음 민원 대응이 어렵다. 또 모듈러 교실 설치에도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면서 “학교 리모델링 기간동안 학생들이 공사로 인한 학습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도심권 학교로 공사 차량 진·출입에 어려움도 있어 신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상지는 (구)서경주역 인근
경북도교육청은 계림고 이전 후보지 가운데 폐역된 (구)서경주역 인근을 유력한 대상지로 검토하고 있다.도교육청은 서경주역 부지를 관리하는 철도시설관리공단, 경주시와 함께 몇 차례 만남을 가졌다. 도교육청은 현 계림고 부지와 서경주역 인근 부지를 맞교환하는 형태로 협의를 진행 중이다.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는 이전 가능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로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다만 학교 이전은 학생을 위한 방안으로 이전 또는 리모델링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후보지로 거론되는 서경주역은 행정구역상 현곡면으로 농어촌 지역에 포함된다. 계림고가 이곳으로 이전할 경우 농어촌 특별전형으로 대학 진학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 전형은 수도권 대학이나 의학계열 입시에서 경쟁력을 갖는 제도로 초·중·고, 또는 중·고 재학 경력과 거주지를 기준으로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지원 자격이 주어지는 제도다.시 교육 관계자는 “계림고가 공립으로 사립 고교가 많은 지역 특성상 포지션이 애매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현곡으로 이전할 경우 기존 학교와 가까운 거리, 환경 개선, 농어촌특별전형 제도 활용 등 다양한 이점이 있다”면서 “현재는 이전 가능성을 검토하는 단계로 다양한 의견 청취 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계림고가 현곡면으로 이전할 경우 지역 교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권에 드는 학교는 안강지역의 경주예일고다. 예일고는 2021년 안강여고에서 교명을 바꾸고 남녀공학으로 전환했다. 당시 안강중 남학생의 절반 이상이 포항이나 시내권 일반고로 빠져나가던 상황에서 유출을 막기 위한 구조개편이었다. 전환 이후 예일고의 남학생 비율은 3학년 37%, 2학년 33%, 1학년 45%로 증가했다. 이중 일부 학생은 농어촌 특별전형 활용을 기대하고 있다.
계림고가 같은 학구 내 농어촌 대상 고등학교로 이전한다면 두 학교 중 한 곳은 학생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이전은 학생을 가장 중심에 두고 결정하는 사안으로 입시 혜택과 공간 개선이 가능한 곳으로 이전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경주예일고와의 사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한편 계림고는 1984년 15학급 설립 인가를 받아 올해 학교 건립 40년이 지났다. 현재 17학급(특수 2학급) 총 341명의 학생이 교육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 38회 졸업식까지 총 703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