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겨울철 사용하는 고가의 제설장비를 야외에 임시보관하고 있어 ‘사실상 방치’라는 지적이다. 수천만원대의 제설 장비들이 관리 허술로 심하게 부식되거나 쓸 수 없게 되는 등 거의 방치되고 있다는 것.   경주시와 지역주민 등에 따르면 15톤 및 1톤 제설제 살포기 30여대를 천북면 소재 에코물센터, 외동읍 월동자재창고, 읍면지역 내 공터 등에 임시보관하고 있다. 15톤 살포기는 대당 6000여만원, 1톤은 1000여만원에 이른다. 그러나 제설장비를 보관하는 시설이 전혀 없어 비바람에 그대로 노출돼 장비가 부식되고, 녹물과 기름때까지 유출되면서 환경오염도 유발하고 있다. 특히 고가의 장비가 녹슬어 내구연한이 짧아짐에 따라 재구입도 잦아지면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에코물센터와 외동읍 월동장비창고 현장에는 각각 15톤과 1톤 살포기가 야외에 늘어서 몸체를 그대로 드러내 놓고 있었다. 살포기는 군데군데 녹이 슬어 도장이 떨어져 나갔으며, 기계 작동의 핵심인 엔진과 주요 부품 주변까지 부식되고 있는 것들도 눈에 띄었다.   제설장비가 녹스는 이유는 철을 부식시키는 화학물질인 염화칼슘 때문이다. 겨우내 눈이 내릴 때마다 염화칼슘을 살포한 기계들이 봄부터 가을까지 비바람에 노출돼 급속히 녹이 슨 것이다.   살포기의 경우 제설 작업이 끝나는 즉시 물로 염화칼슘을 제거하고, 햇빛에 말린 뒤 통풍이 잘되는 실내에 보관해야 수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장비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경주시는 실내 보관은커녕 비가림막조차 설치하지 않아 관리부실이라는 비판이다. 지역주민은 “제설장비를 대책 마련 없이 야외공간에 방치하듯 관리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고가의 장비인 만큼 제대로 된 사후관리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경주시는 면적이 넓고 산간 지역도 많아 지역별로 제설장비를 배치하고 있는데 실내 보관을 위한 마땅한 장소가 없다”면서 “빠른 시일 내 제설장비 보관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내구연한 지난 살포기 수년째 노상 방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내구연한이 지나 녹슨 살포기를 수년째 방치하고 있어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역주민 등에 따르면 에코물센터와 인접한 도로 아래 15톤 살포기 3대가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이곳 현장에는 살포기 하부에 녹이 심하게 슬었고, 각종 케이블도 탈락돼 있어 흉물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특히 인근 학교의 학생 등이 드나드는 곳이어서 녹슨 제설장비가 무너지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어 보였다. 지역주민은 “경주시의 제설장비 관리에 허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즉각 조치해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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