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 /구광본
늦은 밤에 모여 앉았습니다
수박이 하나 놓여 있고요
어둠 속에서 뒤척이는 잎사귀,
잠 못드는 우리 영혼입니다
빨갛게 익은 속살을 베어 물 때마다
흰 이빨이 무거워지는 여름밤
얼마나 세월이 더 흘러야할까요
...............(중략)
아버지, 바로 당신의 식구들입니다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소서. 경주시 경로당은 수박 프로그램으로 시끌벅적하다.
(사)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 경로당행복선생님들은 지난 7일부터 600여개소 경로당을 대상으로 ‘어르신 상큼하고 시원한 여름을 보내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2021년부터 기획재정부 복권기금사업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경로당행복선생님사업으로 시(詩)와 미라캐스터를 활용해 추억을 떠올리고 함께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또 여름철 과일 종류를 알아보고 1일 수분섭취량과 당분 권장량 등 과일 보관법도 익혀보는 시간도 가진다.
프로그램 참여 어르신들은 “이르게 무더위가 시작된 올해 수박과 함께 수박에 관련된 詩 한 수까지 읽어주는 시간으로 경로당이 더욱 정겹게 느껴진다”며 “행복선생님들의 경로당 사랑은 건강과 웃음, 각종 질병에 대한 예방까지 알려주니 자동으로 귀를 열게 한다”고 엄지척을 세웠다.
또 “옛날에는 수박 한 통이면 동네 사람 다 모여도 한 사발씩 나눠 먹었다. 바늘로 툭 쳐서 깨뜨린 얼음을 동동 띄우고 당원을 넣어 모두가 즐겼다”며 “요즘은 좋은 시절이라 시원한 에어컨 아래서 이쁘게 썰어 먹고 싶은대로 먹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으라”고 트로트 한자락을 뽑는다.
구승회 노인회 경주시지회장은 “최근 이어지는 폭염으로 어르신들의 건강관리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경로당에서 건강한 여름나기로 행복선생님들과 많이 웃고 자주 방문해 서로 안부도 확인하고 행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