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만 한 우표에 담긴 그림이 국경을 넘어간다. 제3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기념하는 ‘2025 APEC KOREA 기념 아트전’이 오는 9월, 서울과 경주 두 도시에서 차례로 열린다.
(사)대한민국한가족미술협회(이하 대한미협)가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그림이라는 조형언어를 통해 나라사랑과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며 국내외 작가들과 학생들의 작품 400여 점을 한자리에 모은다. 일부 작품은 실물 우표로 발행돼 전시되며, 관람객은 문화적 상징을 고스란히 품은 ‘작은 예술’을 눈앞에서 마주하게 된다.
전시는 먼저 9월 8일부터 12일까지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시작되고, 이어 9월 16일부터 23일까지 경주 황리단길 생활문화센터와 신경주대학교 체육관으로 이어진다. 회화, 입체, 문인화 등 다양한 장르가 포함되며,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전국의 젊은 예술가들이 참여한 작품도 함께 소개된다. 지난달 27일, 경주 출신의 김부자 화백이 이번 전시를 알리기 위해 본지를 찾았다. 김 화백은 2007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캠페인을 시작으로,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일본 동경,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등에서 ‘예술 우표’ 전시를 이어온 인물이다. 그녀는 작은 그
림이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은 결코 작지 않다면서 이번 전시 역시 직접 발로 뛰며 기획을 이끌고 있다.
공모 부문은 유치부부터 대학부까지로 8절 이내의 자유 주제 작품을 이메일(kfart19@naver.com)로 접수받는다. 1차 마감은 7월 31일이며, 참가자 전원에게는 우표 발행의 기회가 주어진다.
이번 전시는 천연염색, 한복, 생활공예 등 전통 문화 자산도 함께 전시돼, 우표를 매개로 한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서울과 경주 전시 공간에는 시화전과 체험형 아트존도 마련돼 시민 참여를 유도한다.
대한미협은 ‘나라사랑, 가족사랑, 그림사랑’을 기치로 창립돼 지금까지 25년 넘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김 화백은 “문화예술이야말로 국력을 이끄는 힘”이라며 “이번 APEC 기념 아트전은 그동안의 예술우표 작업을 집약한 결과이자, 그림으로 세계를 잇는 조용한 외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