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옛 역사터에 예술의 결이 얹혔다. 경주문화관1918에서 지역 예술가 6인이 참여하는 전시 《결(結): 예술로 이어지다》가 27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결(結)’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작가와 시민, 예술과 공간이 어떻게 연결되고 교차하는지를 다층적으로 보여준다.
전시 공간은 실내외로 구성됐으며 조각과 회화, 시민 참여 작업까지 총 세 개의 섹션으로 나눠 진행된다. 조각가 이상수, 허장우, 이신희는 경주문화관1918 외부 공간에 설치 작업을 선보였다.
이상수 작가의 ‘수학여행’은 1980년대 수학여행과 대중문화의 기억을 유쾌하게 환기시킨다. FRP 소재로 제작된 인물 조형은 마이클잭슨을 연상케 하는 춤 동작을 하고 있으며, 시대적 상징성과 개인적 해방감을 동시에 담아냈다.
허장우 작가의 ‘기마고양이형 뿔상’은 고대 기마인물형 토기를 모티브로 삼았다. 캄포나무로 조각된 이 작품은 동물, 인간, 상상 속 이미지들이 유쾌하게 뒤섞이며 작가 특유의 조형 언어를 드러낸다. 이신희 작가는 장소에 반응하는 설치작업을 통해 재료의 물성과 구조가 공간과 긴장감있게 어우러지는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회화 부문에서는 나아, 박상원, 홍빛나라 세 작가가 참여했다. 화면 위에는 불안과 안온함이 공존하는 감정의 결이 엿보인다.
홍빛나라 작가의 ‘오후 12시’는 한여름 정오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오일파스텔의 강렬한 색채가 청춘의 찬란함과 뜨거운 시간을 그려낸다.
나아 작가의 디지털 드로잉 ‘나아진 나아Ⅱ’는 상처와 회복의 과정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시민이 함께 만드는 전시, ‘우리의 마음입니다’
이번 전시에는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작가 홍빛나라가 기획한 공동작품 ‘우리의 마음입니다’는 관람객이 감정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한 만국기 형식의 작업이다. 참가자들이 작성한 각기 다른 형상과 색채의 조각들이 하나의 대형 설치물로 구성되며, 전시 기간 내내 완성 과정을 이어간다.
이번 《결: 예술로 이어지다》를 기획한 이신희 작가는 “이번 전시는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경주의 장소성과 공동체성을 동시대 미술로 풀어낸 시도”라면서 “각기다른 재료와 시선, 시간이 담긴 조각과 회화, 공간과 사람, 예술과 삶이 맞닿는 방식에 대해 고민했다”면서 경주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관람을 바랐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야외 조각 작품은 상시로 열려 있다. 시민 참여 프로그램은 전시 기간 중 상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