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황남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일명 ‘다빈복지단’은 정경자 공공위원장과 박성진 민간위원장을 중심으로 총 13명의 위원이 활동하는 민관협력 조직이다.
지난 2015년 창단 후 2016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지역을 위한 다양한 복지사업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다빈’은 순우리말로 ‘많이 빛나는 존재’, ‘풍성하게 반짝이는 아름다움’을 의미하는 말로, 복지단의 이름처럼 이들은 조용하지만 깊이 있는 활동으로 황남동 곳곳을 밝히고 있다.
황남동은 약 37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769명으로 전체의 48%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698명은 홀로 생활하는 독거노인 가구로 확인된다.
지역 특성상 초고령화와 독거노인 문제는 심화되고 있고, 이에 따른 다양한 복지 수요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다빈복지단은 주민 밀착형 특화사업을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대표적인 두 가지 특화사업은 ‘행복나눔 꾸러미 지원사업’과 ‘기름 쿠폰 지원사업’이다.
행복나눔 꾸러미 지원사업은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각각 10가구씩 총 20가구를 선정해 생필품으로 구성된 꾸러미를 전달하고 있다. 또 기름 쿠폰 지원사업은 매년 하반기에 고유가로 인해 난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름보일러 사용 가구 10곳에 가구당 20만원 상당의 기름 쿠폰을 지원해 실질적인 난방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이외에도 다빈복지단은 과거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던 ‘요구르트 배달 사업’을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운영한 바 있으며, 남부교회의 후원으로 매주 1회씩 요구르트를 배달해 총 156가구가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후원 교회의 사정이 어려워짐에 따라 아쉽게도 사업은 종료됐다. 이러한 정기적 사업 외에도 다빈복지단 위원들은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집수리, 청소, 전기수리 등 생활환경 개선 활동을 재능기부 방식으로 수행하며, 소외된 이웃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활동이 가능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정경자·박성진 두 위원장의 서로 다른 개성과 리더십 덕분이다. 박성진 민간위원장은 통장, 새마을협의회, 청년회, 체육회 등 황남동 내 다양한 활동 경험을 토대로 지역 사정에 밝고 평소 봉사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덕분에 복지단 활동 이전부터도 꾸준히 지역을 위한 봉사활동을 해왔다.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로 꼽은 것은 부모 없이 지내는 장애인 남매의 가정을 청소했던 일이다.
박성진 위원장은 “그 집은 10년 넘게 청소가 이뤄지지 않아 집 안에 쓰레기가 가득했고, 결국 일주일에 걸쳐 트럭 7대 분량의 쓰레기를 치워야 했습니다”며 “시간이 꽤 흘렀지만 계속 기억에 남는 대상자였기 때문에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극단적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함께한 경험은 박 위원장에게 깊은 인상으로 남아 있는 것.
정경자 공공위원장 역시 오랫동안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경주지역 여러 협의체 활동을 도와온 경험이 풍부하다.
정경자 공공위원장은 “다빈복지단의 가장 큰 강점으로 위원들의 지역 밀착성과 단합력입니다”며 “다빈복지단 위원들은 대부분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분들이라 한 사람 한 사람이 지역 사정에 밝고, 그 덕분에 대상자 발굴에서부터 실제 실행까지 봉사에 최적화돼 있습니다”고 평가했다.
최근 갑작스러운 경기침체로 인해 외부 후원이 줄어들며 운영비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이들은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위원들 스스로 자발적으로 회비를 모으고 있으며, 필요한 곳에 자신들의 시간과 재능을 기꺼이 기부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자생적 노력은 복지활동이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함께 지키고 이끄는 일이라는 인식을 더욱 굳건히 한다.
정경자 위원장은 2025년 다빈복지단의 운영 방향으로 ‘지속가능한 특화사업 개발’, ‘복지사각지대 해소’, ‘고독사 예방’ 등 세 가지 과제를 제시하며, 특히 고독사 예방을 위해 사회적 고립 가구 및 고독사 위험군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해 총 7가구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수혜 대상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능동적인 접근을 통해 사각지대를 선제적으로 발견하고 대응하는 선진적인 복지 방식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황남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다빈복지단은 규모는 작지만 지역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조직으로,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황남동의 복지안전망을 지키는 ‘빛나는 존재’로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