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꺼져 있던 스크린이 다시 빛을 밝힌다. 경주엑스포대공원 내 기념관에서 백남준의 미디어아트 대표작 ‘108번뇌’가 매주 토요일, 한정된 시간 동안 특별 상영된다.  1998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위해 제작된 이 작품은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거장의 신작이자엑스포의 상징으로 기억된다. 108개의 브라운관 모니터에 담긴 동서양 문명과 인간의 번뇌는 당시 첨단 기술과 철학적 사유가 교차하던 공간을 압도했다. 작품은 이후 2008년 스페인 ARCO 아트페어, 벨기에 브뤼셀 전시, 부산현대미술관 특별전 등을 거치며 세계적으로 소개됐다. 그러나 상영은 수년 간 중단됐다. 구형 전자 부품으로 구성된 특성상 보존이 쉽지 않았고, 전시 환경도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경북도와 엑스포조직위의 지원 아래 1억5000만원으로 제작됐던 이 작품은 이제 매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정해진 시간에만 상영된다. 내구성 보호를 위해 제한된 상영이며, 기후 조건에 따라 취소될 수 있다. 경주엑스포 김남일 사장은 “시간이 흘러도 ‘108번뇌’는 여전히 감동을 주는 문화자산”이라며 “이번 특별상영이 예술의 지속 가능성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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