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문화재단 오기현 대표가 5월, 네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마침 올해는 APEC 정상회의가 경주에서 열린다. 도시 전체가 국제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지금, 경주문화재단 역시 한창 분주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경주예술의전당에서 마주한 그는 “이제는 경주의 시간을 전 세계와 나눌 때”라고 말했다.“정책 연속성이 필요했던 시점에 다시 중책을 맡게 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함께해주는 동료들과 시민들 덕분입니다”그는 6년 전 방송국 퇴직 직후 문화재단 공모에 지원했다. 당시 문화행정은 새로운 영역이었다. 그리고 어느덧 네 번째 임기다. 그 사이 재단은 5년 연속 경영평가 최고등급을 받았다.     방식보다 결과, 원칙보다 신뢰 그가 말하는 경영의 기본은 자율과 신뢰다.“공연이든 전시든 결정은 실무자가 합니다.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에너지가 생기고 책임이 자부심이 됩니다” 그는 조직 내부에서의 소통 구조를 ‘간섭 없는 구조’라고 설명한다.또 하나는 원칙이다.“티켓 발권, 채용, 예술인지원 사업까지, 기준은 분명해야 합니다”그는 얼마 전 있었던 뮤지컬 ‘시카고’ 공연에서 시장님도 직접 표를 구입하셨고, 순리에 따르신 거라고 말했다.   경주, APEC을 맞이하다 올해 경주는 APEC을 준비 중이다. 경주문화재단 역시 직접적인 주관기관은 아니지만 관련 행사를 적극적으로 기획하고 있다.“오는 6월 7일과 8일, ‘MyK FESTA in 경주’가 첫 포문을 엽니다. K팝, 뷰티, 음식, 거리공연이 함께 어우러진 축제입니다”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에서 최우수사업으로 선정된 이 행사는 시민과 관광객 모두를 위한 자리로 구성됐다. 뒤이어 6월 13일부터 15일까지는 ‘국제&APEC뮤직페스티벌’이 개최된다. 정명훈, 조수미, 선우예권, 임선혜 등이 무대에 오르고 APEC 21개국 대표 예술가들도 함께한다. 7월에는 체코챔버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이 예정돼 있고, 9월에는 ‘국제경주역사문화포럼’이 열린다.“포럼 주제는 ‘천 년의 길 위에서 별을 바라보다’입니다. 세계 석학과 작가들이 경주의 시간 안에서 미래를 이야기하게 될 겁니다”참가자들은 고고학 발굴 현장도 직접 둘러보게 된다. 같은 기간, APEC 최고경영자 회의인 ‘APEC CEO SUMMIT’이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전당은 지금 전체 리노베이션에 들어가 외벽과 엘리베이터, CCTV, 조명, 전시실 바닥까지 모두 점검 중이다.   15년 된 예술의전당, 다음을 그리다 경주예술의전당은 올해로 개관 15년을 맞는다. 그는 대공연장 화랑홀의 좌석을 200석가량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1000석으로는 대형 뮤지컬이나 오페라 유치에 한계가 있습니다. 최근 컨설팅에서도 확장 가능성이 있다고 나왔습니다”또한 2030년이면 현재 BTL 방식으로 운영 중인 전당의 관리권이 경주시로 이관돼 그에 따른 절차도 미리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인터뷰 말미, 그는 경주라는 도시가 지닌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어느 문화평론가가 경주를 ‘과거만 남은 도시’라고 말했습니다. 그냥 넘기기 어려운 지적이었죠”그는 도시의 문화는 시민의 현재를 반영해야 한다고 믿는다.“유산은 배경입니다. 우리가 지금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이야기하지 않으면, 도시는 멈추게 됩니다. 경주의 문화가 어제에 머무르지 않도록 경주문화재단 계속해서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더 책임있게 움직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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