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발표한 ‘2023년 지역문화지수’에서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상위 20%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문화자원 활용도와 시민 체감 문화향유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아 생활밀착형 문화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상위 20% 전국 46곳 중 하나로 선정
문체부가 실시한 2023년 지역문화실태조사에 따르면 경주시는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 중 지역문화지수가 상위 20%(46개)에 포함됐다.
경북 도내에서는 경주시와 안동시 두 곳만 포함됐다.
지역문화지수는 문화정책, 자원, 활동, 향유 등 4개 지표로 기초 지자체의 문화 역량과 접근성을 수치화한 국가 지표다. 지역별 문화환경과 문화 격차 수준을 진단하기 위한 지역문화실태조사는 3년 주기로 이뤄진다.
전국 245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4대 영역에서 총 36개 지역문화지표를 분석해 지역문화지수를 산출하고 있다.
문체부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문화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문화환경지역을 선정해 문화사업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면서 “지역별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 문화정책지수 상위권, 예산 비율은 전국 평균 상회
경주시는 지역문화지수 중 문화정책지수 부문에서 상위 20%에 들었다. 2023년 기준 경주시의 총예산은 1조8450억원으로 이 중 문화예산은 약 850억원으로 전체 예산 대비 4.61%에 달했다. 이는 전국 평균은 물론 재정자립도 20% 미만인 지자체 가운데서도 높은 수치다.
도내에서는 안동시, 성주군, 고령군, 칠곡군, 문경시가 함께 상위권에 포함됐으며 성주군은 전국 10위권에 들었다.
경주시는 문화활동지수에서도 안동시, 영주시와 함께 도내에서 상위 20%를 기록했다.
지역 내 예술단체 수, 문화관광해설사, 학예인력, 문화재 관리인력 등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하지만 정작 활동 주체가 특정 기관에 집중됐으며 시민 참여 기반은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주시가 모든 분야에서 상위권에 든 것은 아니다. 문화자원지수에서는 안동시만이 상위 20%에 포함됐다. 경주시는 포항시, 경산시가 상위 40%에 포함됐다.
경주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다수 보유한 역사문화도시라는 상징성과 달리 자원 활용도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문화향유지수에서도 경주시는 40% 수준에 머물렀다. 도내에서는 포항시가 유일하게 20% 이내에 들었다.
지역 문화 관련 종사자는 “경주가 역사문화 자원은 풍부하지만 시민 삶과 연결된 생활문화 기반은 부족한 편이다”면서 “문화예산 대부분이 유적지 관리, 관광 콘텐츠 등에 편중돼 있어 시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