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피는 연꽃
연둣빛 꽃대는 해마다 키를 더해가며
수줍은 여인처럼 조심스레 얼굴을 내민다
그 모습은 해마다 변함이 없건만
그 꽃을 바라보는 나만이 세월의 갈피를 넘기고 있다
진흙 속에 서 있어도 연꽃잎이 맑은 까닭은
물들지 않음의 뜻을 보여주기 위함이고
밤새 모은 이슬을 한 방울도 남김없이 내어주는 그 모습은
온전히 비우는 지혜를 일러주는 것이다
오늘도 연밭에서 흔들림 없이 바로 선다는 것
그건 곧 나 또한 세상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의 중심을 지켜가야 함을 조용히 일러주는 듯하다
연꽃 앞에서 배운다
변하지 않는 맑음과 다 내어주는 고요한 강함을
윤태희 작가 / 페이스북 @yuntaehui
신라미술대전 우수상, 추천작가
고운서예전국휘호대전 우수상, 특·입선
그림 회원전 3회, 개인전 1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