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남동 120-2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에서 비단벌레 날개 15장이 확인됐다. 금관류 유물에서 이 곤충의 날개 장식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유산청은 경주시와 함께 추진 중인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발굴조사에서 2020년 출토된 금동관의 보존처리 과정 중 날개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해당 날개는 흡착과 흡수가 동시에 일어난 상태로 금동관의 여러 부위에서 확인됐다. 이번에 확인된 날개 장식은 총 15장으로 이 중 7장은 금동관의 본래 위치에 그대로 남아 있었고, 나머지 8장은 떨어져 주변에 흩어져 있었다. 일부 세움장식에서는 날개 세 장이 겹쳐 붙어 있는 형태도 관찰됐다.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며 검게 변했지만, 몇몇 날개에서는 청록색의 원래 빛깔이 부분적으로 남아 있어 눈길을 끈다.     비단벌레 날개는 관의 세움장식과 관테에 뚫린 거꾸로 된 하트 모양 구멍의 뒤편에 부착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금동관은 출(出)자형 세움장식 3개, 사슴뿔 모양 장식 2개, 그리고 관테로 구성돼 있다. 지금까지는 신라 시대의 허리띠나 말갖춤(말 안장 등 장식품)에서 비단벌레 날개가 쓰인 사례가 일부 확인된 바 있지만 왕실 권위를 상징하는 금동관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신라 공예기술이 자연 소재를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로 평가된다.    특히 출자형 세움장식은 학계에서 왕족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크다고 보는 형태로 이번에 발견된 날개 장식 역시 착장자의 신분과 위상을 상징하는 요소로 해석된다.   비단벌레는 주로 동남아시아 열대지역에 서식하며 금속처럼 빛나는 청록색 날개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날개는 고대 동아시아 일대에서 귀한 장식 소재로 여겨졌고 빛을 반사하는 특성 때문에 장례의례나 권력 상징물에 사용됐다는 해석도 있다.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 관계자는 “비단벌레 날개 장식은 단순한 미적 요소를 넘어 신라 지배층의 권위와 장례 문화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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