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서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이웃을 살피GO, 알리GO, 보살피GO’라는 뜻을 담아 ‘NGO 복지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출범한 이래, 김동수 공공위원장과 박춘발 민간위원장을 포함한 25명의 위원이 힘을 모아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위기가정 및 취약계층을 발굴하고, 민간 자원을 연계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사회에 나눔문화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이 모든 활동이 별도의 공공 예산 없이 자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업비는 ‘1일 호프집’과 같은 지역 행사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충당하고 있다. NGO 복지단은 이 수익으로 주거환경개선, 반찬배달, 안경 지원, 불우이웃돕기, 출산가정 지원 등의 특화사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사업 중 하나인 주거환경개선사업은 인테리어 사업을 운영하는 박춘발 민간위원장이 직접 시공을 맡아 진행한다.   그는 활동 초기에는 “무료로 집을 수리해준다”는 말을 사람들이 믿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한 집, 두 집 수리를 하다 보니 입소문이 퍼졌고, 지금은 오히려 먼저 찾아와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물론 아무 집이나 수리해주는 것은 아니다. 복지단은 현장 방문과 행정 확인을 거쳐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가정을 신중히 선별한다.   박 위원장은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로, 집이 전소된 장애인의 이야기를 꺼냈다. “장애인이 살던 집에 불이 나 전소됐습니다. 그 집은 사실 다른 단체 소유의 땅 위에 세워진 임시 거처였는데, 갈 곳이 없던 그분은 완전히 망연자실해 있었습니다. 저는 땅 주인을 직접 찾아가 사정을 했고, 허락을 받아 작은 컨테이너를 개조해 임시 거주지를 마련했습니다. 그분이 제 손을 꼭 잡고 ‘고맙다’고 말하던 순간이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NGO 복지단은 주거사업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안경학과와 협업해 노안을 겪는 어르신들에게 돋보기 안경 600여개를 지원한 돋보기 안경 후원사업, 위원 중 한 명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매주 직접 반찬을 만들어 저소득 노인가정에 전달하는 취약가정 반찬배달 사업, 출산가정에 꽃다발과 함께 2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전달하는 출산가정 축하금 지원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박춘발 민간위원장은 NGO 복지단의 강점으로 민관 간의 신속한 협력 체계를 꼽았다.   “다른 지역도 잘하고 있겠지만, 서면은 특히 민과 관이 손발을 잘 맞춥니다. 위원들이 대상자를 발견하면 행정에서 바로 조사를 하고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안내해줍니다. 그 정보를 받아 저희가 실질적인 지원을 하죠. 이제는 ‘척하면 척’입니다” 한편, 김동수 공공위원장은 2025년 NGO 복지단의 운영 방향에 대해 ‘복지단이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NGO복지단은 지금까지도 정말 열심히 활동해온 단체입니다. 별도의 운영비 지원 없이도 자체적으로 수익을 만들어내어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은 정말 본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좀 더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구조가 필요합니다”고 말했다. 기존의 운영방식이 열정에 의존한 ‘일회성 수익행사’ 중심이었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복지단의 일상적인 활동에도 안정적으로 예산이 투입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처럼 특화사업이 있을 때마다 ‘1일 호프’를 여는 방식은 에너지가 많이 드는 구조입니다. 앞으로는 복지단이 평소에도 꾸준히 운영할 수 있는 사업들을 발굴하고, 그에 따른 소액의 사업비를 정기적으로 지원해 적립할 수 있도록 해보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위원들이 행정절차나 예산 걱정 없이 본연의 활동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복지단 활동의 공공성과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 행정과의 협력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서면지역의 복지안전망을 든든히 받쳐주는 민관 협치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활동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 개선을 예고한 것이다. 예산 없이 시작된 NGO 복지단의 활동은 이제 단순한 봉사를 넘어, 하나의 지역 공동체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 진심과 연대, 그리고 실천이 만든 복지의 힘이 서면 곳곳에 따뜻하게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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