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와 서울을 2시간여 만에 오갈 수 있는 고속철도(KTX·SRT)는 시민들의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고속철도의 등장으로 수도권으로의 일일생활권이 가능해지면서 삶의 질이 높아졌고, 또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늘어나는 고속철도 수요에 비해 경주역의 고속철도 정차 횟수가 턱없이 부족해 시민과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불편이 많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주시는 지난 18일 국토교통부와 철도운영사에 KTX·SRT 정차 확대를 공식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경주역의 일평균 KTX 이용객 수는 2021년 2901명에서 2023년 5900명으로 103% 늘었다. SRT 이용객 수도 1798명에서 2823명으로 57% 증가했다. 이 같은 이용객 증가세는 다른 지역의 역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주역 정차 횟수는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5월 현재 경주역은 KTX 기준 주중 상행 20회·하행 23회, 주말 상행 23회·하행 27회 운행된다. SRT는 주중 상·하행 각 15~16회, 주말에는 18회 운행 중이다. 이는 울산역이 2개 고속철도 하루 70회 이상, 광명역은 90회 가까이 정차하고 있는 것에 비해 크게 부족한 수치다.
경주시는 고속열차 정차 횟수 증편의 필요성에 대해 한국관광데이터랩의 경주 방문객 현황 통계를 들었다. 이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매년 4000만명 이상이 경주를 찾고 있으며, 이들 대다수가 고속열차를 주요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KTX 경주역세권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주거·상업·업무 기능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어 증가하는 수요에 맞는 정차 횟수 증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현재도 서울 한번 다녀올라하면 주말·휴일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열차표를 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특히 관광 성수기나 공휴일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되는 경우가 많아 시민과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여기에 향후 관광객 증가와 역세권 개발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면 열차표 구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경주역 고속열차 정차 횟수 증편 요구가 당연한 이유다. 요구가 정당하면 관계기관인 국토교통부와 철도운영사는 결정을 차일피일 미뤄서도 안 된다.
고속열차 증편으로 시민과 관광객들의 불편을 즉각 해소해주길 기대한다. 정치권도 나서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