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돌담이 이어진다. 초가와 기와가 섞인 골목을 지나 체험관에 닿으면, 그곳에선 사람들이 마을을 ‘구경’하지 않는다. 그냥 묵는다.
양동마을 1박 2일 숙박체험이 올해도 다시 시작된다.
세계유산의 겉모습을 보는 데서 한 발 더 들어가 마을 안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마을의 시간을 함께 걷는 기획이다. 참가자 구분 없이 가족, 학생, 성인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17일부터 10월까지 8월 한달을 제외한 매주 주말 진행될 예정이다.
체험 일정은 입소식과 마을 소개로 시작된다. 생활예절과 다도, 마을 해설을 따라 걸으며 이어지는 일과는 식사와 야간 길놀이, 전통 가옥 숙박으로 이어진다. 이튿날에는 약과 만들기와 추억쌓기, 설문 활동으로 마무리된다.
올해는 특히 양동마을 주민과 인근 지역 주민을 위한 해설사 양성과정도 함께 운영된다.
오는 9월, 10월 총 10회로 진행되는 해설사 양성과정은 실내 강의와 외부 답사를 포함한 교육으로 마을의 역사와 환경, 세계유산 등재의 의의, 정체성 계승 방법 등을 깊이 있게 다룬다. 참가자들은 다른 지역의 유산 현장을 찾아가 직접 해설을 듣는 시간도 갖는다. 마을의 이야기를 자신의 언어로 풀어낼 수 있는 해설사를 양성하기 위한 것.
이지관 양동마을 운영위원장은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는다는 건 그 시간의 일부가 되는 일이며, 우리 마을이 가진 가치는 외부에서 덧붙여진 게 아니다. 여기에 살아온 사람들의 생활과 말투, 기억이 곧 유산”이라면서 “해설사 양성은 마을의 시간을 스스로 말할 수 있게 하려는 작업이고 숙박 체험은 그 이야기를 사람들과 나누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양동마을은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후 전통가옥 보존과 주민 참여형 프로그램 개발에 꾸준히 힘을 쏟아왔다. 이번 1박 2일 숙박체험과 해설사 양성과정 교육은 ‘보는 유산’에서 ‘함께하는 유산’으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이 프로그램은 국가유산청과 경상북도, 경주시가 주최, 양동마을 운영위원회과 주관했으며, 숙박체험 신청 및 해설사 교육문의는 양동마을 체험관으로 하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