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내남면에는 ‘사람이 희망’이라는 신념 아래, 소외된 이웃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특별한 공동체가 있다. 바로 내남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별칭인 ‘내사랑복지단’이다.
이 단체는 단순한 봉사단체가 아닌, 위기에 처한 이웃들을 찾아내고 실제적인 도움을 실현하는 지역복지 실천조직으로 자리잡고 있다. 총 27명의 위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고독사 예방, 주거환경 개선, 반찬 나눔 등 다양한 복지 활동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정기적인 활동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 마을은 우리가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위기가정과 소외이웃을 향한 촘촘한 돌봄 체계를 일상에서 실천해오고 있다.
내사랑복지단의 활동은 특히 2024년 들어 더욱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1월 2일부터 12월 31일까지 연중 진행되는 ‘복지사각지대 발굴사업’은 단순한 조사가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행정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찾아가는 복지’의 실현이다.
주민등록 일제조사, 동절기 위기 집중 발굴, 대민 홍보 활동을 통해 은둔형 외톨이, 주민등록 말소자,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생활하는 주민, 실직이나 질병, 가족 해체 등 다양한 원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구를 직접 찾아내고 있다.
특히 50.9%에 이르는 노인 인구 비율을 가진 내남면의 특성을 고려할 때, 고립된 1인 가구의 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내사랑복지단은 단순한 명단 확보에 그치지 않고, 발견된 위기 가구에 대해 즉시 복지서비스를 연계하고, 장기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실행력 있는 복지를 실천하고 있다.
삶의 가장 기본적인 환경인 ‘주거’를 개선하는 사업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주거환경 개선사업은 복지사각지대 발굴 과정에서 실질적인 주거불안에 놓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다. 오래된 벽지와 바닥재를 교체하거나, 누수, 전기, 창호 등 안전과 관련된 문제들을 직접 손보고 있다. 2024년에는 총 7세대가 이 사업의 혜택을 받았다.
복지단 위원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재능기부로 집수리에 참여하는 것은 내사랑복지단만의 특별한 점이다. 행정과 민간, 그리고 주민이 함께 손을 잡는 이 구조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공동체의 회복과 자립이라는 더 큰 가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정서적 돌봄과 사회적 유대를 동시에 실현하는 ‘희망찬(饌) 반찬 나눔’ 사업 역시 내사랑복지단을 상징하는 따뜻한 활동이다.
내남면 삼성생활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조리한 반찬, 국거리, 빵 등은 단순한 식사 제공을 넘어선다. 위원들이 이를 직접 가가호호 방문해 전달하며 이웃의 건강 상태와 생활 여건을 꼼꼼히 살핀다. 2024년에는 총 51세대가 지원을 받았다.
많은 어르신들은 단순히 음식을 받는 것을 넘어, 사람의 온기를 느끼는 순간에 큰 감동을 표현하며 위원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단발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꾸준히 지속되며 지역 내 고립과 외로움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김경태 민간위원장은 내사랑복지단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로, 평소 이웃을 돕는 일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의용소방대 활동을 통해 지역봉사를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2018년 내남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처음 발족될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함께해왔다.
김경태 민간위원장은 “내사랑복지단은 단순한 봉사단체가 아니라 이웃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라며 “청년 및 중장년 1인 가구와 고위험군에 대한 심층 발굴과 맞춤형 지원 확대를 통해 더욱 현장에서 발로 뛰겠습니다”고 의지를 밝혔다.
특히 내남면은 지정기탁과 후원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이라 공모사업을 통해 사업비를 직접 확보해야 하는 현실이 존재하는데, 김 위원장은 마을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으로 이 과정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내사랑복지단의 강점으로 위원들 간의 뛰어난 단합력, 높은 참여도, 그리고 인적자원의 질적 우수함을 꼽으며,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끝까지 함께 가는 모습이 우리 단체의 진짜 힘입니다”고 말했다.
이성환 공공위원장은 평소 복지에 대한 관심이 깊은 행정가로, 협의체 활동이 지금처럼 활발하게 추진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그는 “복지란 누군가의 불편을 미리 살피고 손 내미는 것이며, 그런 역할을 우리 복지단이 앞장서서 수행하고 있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며 민·관이 함께하는 촘촘한 복지망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내남면의 지역적 특수성에 대한 우려도 덧붙였다. 내남면은 넓은 행정 구역에 비해 인구는 적고, 그중 절반 이상이 노인 인구로 구성되어 있어 향후 복지 사각지대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남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권혁만 사무국장 또한 협의체의 숨은 원동력이다.
그는 “봉사란 열의가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우리 위원들은 그 열의가 남다릅니다”며 “이런 좋은 활동들이 꾸준히 지속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전체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소외된 이웃에게 먼저 다가가는 따뜻한 복지의 손길’, ‘돌봄이 필요한 순간, 언제나 곁에 있는 내남면 내사랑복지단’, ‘함께하는 복지, 모두가 행복한 마을’. 이 슬로건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외면당한 하루일 수 있는 시간을, 따뜻한 말 한마디와 진심 어린 손길로 밝혀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내남면은 점점 더 살기 좋은 마을로 변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