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봄날, 경주의 한복판에서 작은 물결이 출렁인다. 그것은 거창하지도 요란하지도 않다. 다만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사람의 마음을 건드린다. 경주문화관 1918에서 13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제4회 아람 회원전’ 이야기다. ‘아람’은 ‘탐스러운 가을 햇살에 충분히 익어 영근 탐스러운 열매’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그 이름처럼 이번 전시에 참여한 회원들의 작업 역시 무르익은 시간 속에서 갈고닦은 예술적 농익음이 묻어난다. 2021년 첫 막을 올린 아람 회원전은 올해로 네 번째를 맞는다. 박원용, 박순애, 박외선, 손순금, 신정자, 양중규, 은계숙, 조복숙, 조희국, 최순덕 등 10인의 회원과 지도 작가인 혜인 최명희 화백이 함께했다. 회원들의 평균 연령은 73세. 하지만 화폭을 채운 붓끝은 한 점 망설임 없이 경쾌하다. 전시 작품은 대부분 한지에 수묵채색으로 표현된 사군자와 문인화다. 한 송이 목련이 도톰한 꽃잎을 펼쳐내고, 자잘한 야생화가 풀잎 사이로 얼굴을 내민다. 전통 수묵화의 격조를 지키면서도 색채와 구도의 실험이 가미돼 있어 고요한 물 위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듯 은은한 울림을 전한다.   조희국 아람회 회장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작품에 임하는 태도만큼은 저희 회원 모두 진심이다. 저마다의 사계절을 붓끝으로 담아냈으니 천천히 감상하시며 마음에 작은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도 작가 최명희 화백은 “회원 한 분 한 분이 오랜 시간 자신만의 그림을 성실히 그려오셨다. 그 진심이 고스란히 작품 속에 담겨 있으니 전시장에 들러 따뜻한 눈길과 응원의 말씀을 나눠주시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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