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도심과 황리단길의 공실률 등 상업용 부동산 임대시장 주요 지표조사에서 명암이 갈렸다.
본보가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4년 4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를 분석한 결과 이들 2곳 상권의 공실률과 임대가격지수, 투자수익률 등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인 것.
먼저 2곳 상권에서 임대가 되지 않아 비워둔 상가의 비율인 ‘공실률’부터 크게 차이가 났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경주도심 소규모상가 공실률이 25.1%인 반면, 황리단길은 0%로 격차가 심했다. 경주도심의 공실률은 전국 254곳 상권 내 소규모상가 중 울산대(27.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이는 전국 평균 공실률 7.8%, 경북 6.7%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반면 황리단길은 공실률이 0%였다. 전국에서 공실률이 0%인 상권은 49곳 뿐이었다.
경주도심 중대형상가의 공실률은 15.0%로, 소규모상가에 비해 낮았다. 하지만 전국 평균(13.0%)보다 높았으며, 경북(17.8%)보다는 다소 낮게 나타났다.
소규모상가는 일반건축물대장상 주용도가 상가이면서 2층 이하 연면적 330㎡ 이하인 일반건축물을 말한다. 중대형상가는 3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330㎡를 초과하는 일반건축물이다.
‘임대가격지수’ 역시 도심과 황리단길 간 1.2p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4분기 경주도심 소규모상가의 임대가격지수는 ‘99.5’, 황리단길은 ‘100.7’이었다. 이는 전국·경북 평균인 99.7에 비해 경주도심은 낮았고, 황리단길은 평균을 상회했다.
상업용 부동산의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인 ‘투자수익률’에서도 희비가 갈렸다. 지난해 4분기 경주도심 소규모상가의 투자수익률은 0.69%인 반면, 황리단길은 1.20%로, 그 격차는 무려 0.51%p였다.
전국 평균 0.80%, 경북 0.77%를 감안하면 2곳 상권의 투자수익률 차이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 전국 254개 상권의 소규모상가 중에서는 황리단길 41위로 상위권이었고, 경주도심은 153위로 중하위권이었다.
경주도심 중대형상가의 투자수익률은 0.64%로, 전국 평균 0.92%, 경북 0.66%보다 낮았다. 투자수익률은 투자된 자본에 대한 전체수익률로, 임대료 등 상가운영에 따른 소득수익률과 부동산가격 증감에 의한 자본수익률을 합산한 것이다.
1% 이하의 투자수익률은 은행 이자에도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상가가 임대되지 않으니 임대료를 내리고 다시 투자수익률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특히 투자수익률은 임대료와 매매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에 따라 이들 2곳 상권의 소규모상가 임대료 역시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해 4분기 경주도심 소규모상가의 임대료는 ㎡당 2만460원, 황리단길은 3만8620원으로, 황리단길이 경주도심보다 ㎡당 1만8160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도심 상업용 부동산 지표 ‘침체 일로’
경기불황 등으로 경주도심의 상업용 부동산 임대시장 주요 지표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소규모상가의 공실률은 25.1%로, 전년 동기 23.0% 대비 2.1%p 늘었다. 경주도심의 소규모상가 4곳 중 1곳이 비어있는 셈이다.
중대형상가의 공실률도 15.0%로, 전년 동기 11.4% 대비 3.6%p 늘어났다.
투자수익률 역시 소규모상가는 지난해 4분기 0.69%로, 전년 동기 1.36%에 비해 0.67%p 차이로 크게 하락했다.
또 중대형상가는 0.64%로, 전년 같은 기간 1.11% 대비 0.47%p 떨어졌다.
경주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경주도심 활성화를 위한 중심상권 르네상스, 황오동 원도심 도시재생사업 등이 추진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면서 “관 주도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상권 내 상인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구책 마련이 시급해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은 매년 분기마다 실시하는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황리단길을 지난해 3분기부터 포함해 조사하고 있다.